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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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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30 21:28
연재수 :
1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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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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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글자수 :
759,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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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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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경연

DUMMY


MC가 에이리프를 호명했다.


“다음은 에이리프의 히트곡 메들리 무대입니다.”


1라운드의 주제인 히트곡 메들리는 그룹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어 각인시키는 게 목적이다.

그래야 앞으로 펼쳐질 경연에서 여러 그룹 속에서도 시청자들이 더 눈여겨보게 만들 수 있다.


다른 그룹도 에이리프가 어떤 색깔을 보여줄지 기대했다. 구성원의 특기와 성격이 다양한 만큼 어떤 개성을 강조할지 궁금해했다.


“에이리프가 어떤 공연을 할까? 미강이가 있으니 파워풀한 보컬을 앞세우겠지?”

“이번 라운드는 영상 조회수로 평가하니까 지솔이의 섬세한 보컬 위주로 가겠지.”

“아니야. 프로듀싱을 윌비가 하니까 쎈 랩이 중심일걸.”

“온제랑 헌서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려면 그루브하고 힙한 노래로 가지 않을까?”

“영상 조회수를 올리려면 아무래도 섹시한 일유가 나서겠지.”


과연 에이리프의 색깔은 무엇일지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인트로에 느리고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음악이 깔리자, 보고 있던 그룹들이 무슨 곡인지 알아차렸다.


“이번 신곡으로 시작하네.”

“도전!”


얼마 전 발표한 앨범 타이틀 곡 도전이었다.

세 번째 앨범으로 에이리프가 신인 그룹에서 벗어나 메이저 그룹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걸 의미하는 장엄한 곡이었다.


은은히 반짝이는 레이스가 달린 흰 의상을 입은 멤버들의 모습이 무대에 나타났다. 중세 유럽의 성의 영상이 무대 배경에 나타났다.


“와, 왕국 컨셉인가 봐.”

“환상적이다.”


두둥 두둥 두둥-


근엄한 관현악 반주에 맞춰 미강이가 단단하고 굵은 목소리로 노래했다. 지솔이는 높은 음역에서 얇은 가성으로 천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미강이에게 코러스를 넣었다.


“도전”

“꿈꾸는 자에게만 허락된 열매”

“도전”

“결과를 알 수 없는 주사위에 운명을 걸어”

“도전”

“파도에 몸을 맡기고 거친 강을 건너”


에이리프는 미강이의 노래에 맞춰서 무게감있고 절도 있는 칼군무를 선보였다. 하얀 깃털이 나부끼며 천사의 날개가 무대 배경에 나타났다.

이전에 보여준 적 없는 느리고 우아한 모던재즈댄스 스타일의 춤이었다.

관객을 압도하는 에이리프의 고급스러운 인트로에 버디는 멘붕에 빠졌다.


“으으, 초반부터 너무 쎈 거 아냐?”


에이리프가 다른 참가팀보다 경력이 짧아서 타 그룹에 밀리지 않는 메이저 그룹이라는 걸 각인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뮤지컬처럼 신화적인 도입부를 설정했다.

그동안의 에이리프의 음악이 신나고 쿨하고 영한 음악이라는 이미지를 뒤집는 인트로였다.


“어제의 나를 이길 수 있는 건

오늘의 나”

“도전! Run! Fight!”



관객은 도입부부터 에이리프의 무대에 압도되었다.


“명품 공연이네.”

“무대에 공을 많이 들였네.”


에이리프가 서바이벌 오디션으로 갑자기 급조되어 튀어나온 그룹이 아니라, 실력 있고 근본 있는 그룹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도전!

위너가 될 기회를 잡아

뛰어들어 나를 불태워

세상을 가지게 될 거야”


버디의 멤버들은 에이리프의 무대를 보며 속삭였다.


“메들리로 퍼포먼스 해야 하는데, 저런 독특한 컨셉을 어떻게 다른 곡하고 연결하려고 그러지?”

“그러게. 다른 곡은 힙한 느낌인데 잘 어울리려나?”


이어진 곡은 싱글곡인 start였다. 에이리프의 곡 중에서 희망찬 느낌의 밝고 부드러운 곡이었다.

느낌은 가벼워졌지만, 비트가 빠르게 급변한 건 아니라서, 뭔가 스토리가 진행되며 분위기가 환기된 기분이었다.


에이리프 멤버들도 진지하고 날카로운 표정에서 다소 웃음 띤 표정으로 바뀌었다.


“시작이야 설레는 마음

끝을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이 내 전부야

언젠가 지금을 돌아보면

행복했다 말할 수 있으면 돼”


디영이가 앞으로 나와서 윙크하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일유도 나와서 아름다운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귀엽고 행복해보이는 두 사람의 웃음에 보는 사람의 얼굴에도 똑같이 미소가 떠올랐다.

청량의 교과서인 버디에게 똑같이 청량으로 응수한 것이었다.


“버디하고 에이리프의 청량은 느낌이 달라.”

“어느 쪽이 좋은지 선택하기 어렵네.”


에이리프는 상큼한 컨셉도 잘 소화해낸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었다.


다음 곡으로는 그루비한 힙합 곡인 next? 가 이어졌다. 비트가 바뀌면서 강한 베이스 리듬에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오, 분위기 반전.”


두둠- 두둠- 두둠- 틱


“Are you ready?”


윌비가 랩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What’s next?

다음은 뭐야?

뭐 신나는 거 없어?

그게 우리야 에이리프”


무대를 휘젓고 다니며 흥이 넘치는 윌비의 랩에 몸이 들썩거렸다.


“Let’s go, 윌비!”

“뿌 뿌 뿌우-”


관객의 호응이 높아졌다.

마지막 피날레는 최대 히트곡인 정글 파티였다.


“정글 파티 우워 오오!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

내일도 치열하게 살아남아

오늘은 행복한 파티

누구든 와도 좋아

이 밤을 따듯하게 보내

정글 파티 우워 오오!”


미강이가 센터에서 파워보컬로 노래하고 모든 멤버들이 무대를 뛰어다니며 호응을 유도하고 분위기를 띄웠다.


“캬! 신난다.”

“파뤼~ 파뤄~”


다른 그룹 멤버들도 어깨를 들썩이며 호응했다.

심사위원까지도 손을 흔들며 무대를 즐겼다.


“그냥 무대를 가지고 노네.”


버디는 분위기를 들었다 놨다 자유자재로 이끌어가는 에이리프의 무대에 할 말을 잃었다.

메들리 곡의 분위기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느린 비트에서 차츰 빠른 비트로, 무거운 분위기에서 점차 신나는 분위기로 일관된 흐름을 가진 배치여서 생뚱맞지 않고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피날레 답게 온제와 헌서는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가보자고.’


온제가 센터에서 댄스 브레이크를 하는데, 헌서가 그의 뒤에 섰다.


“뭐지?”

“뭘 하려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가운데, 무대에 커다란 알록달록한 풍선 묶음이 나타났다.

버디가 선물상자에서 사람이 나온 것처럼 에이리프도 특수한 장치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준비했다.


헌서는 풍선 묶음을 한 손으로 붙잡았다.

풍선 묶음은 천천히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


헌서가 천천히 위로 떠오르는 파티풍선 모양 무대 장치를 잡고 올라가는 동안, 아래에서는 온제가 댄스 브레이크를 하는 것이었다.


“어엇! 올라간다!”

“와, 재미있겠다!”


사람들은 온제의 댄스를 보랴, 점점 위로 올라가는 헌서를 보랴, 시선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뭔가를 타고 내려오는 퍼포먼스는 많이 하지만, 반대로 위로 올라가는 퍼포먼스는 위험해서 잘 하지 않는데, 헌서는 풍선을 타고 허공으로 올라갔다.


공중에 4-5미터 되는 높이에 풍선에 한 손으로 매달려있는 헌서의 모습은 무한한 자유로움과 황홀한 느낌을 주었다.


“저렇게 풍선에 매달려서 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린 시절 누구나 꿈꿨던 하늘을 나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 퍼포먼스였다.


실제로 높은 곳에서 무대 퍼포먼스를 해봤던 몇몇 아이돌은 걱정스러워하며 헌서를 쳐다보았다.


“위험하지 않아?”

“떨어지면 어떡해?”

“어떻게 내려오려고 그러지?”


그때, 풍선이 공중에서 팟 소리를 내며 터졌다.


“앗!”


놀란 사람들이 입을 벌리고 전부 다 눈이 튀어나올 듯이 몸을 앞으로 굽혔다.


터진 풍선에서는 반짝이는 꽃들이 쏟아졌다.

꽃잎이 천천히 나부끼며 꿈결처럼 환상적인 무대가 연출되었다.


“아름다워.”

“야, 장관이다.”


헌서는 풍선이 터지는 순간, 손을 놓고 꽃비를 맞으며 가볍게 땅으로 착지했다.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아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그 광경이 너무나 멋지고 훌륭해서 홀린 듯이 쳐다볼 뿐이었다.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을 선보인 에이리프의 무대에 박수가 쏟아졌다.

여전히 환상의 나라에서 돌아오지 못한 것처럼 몽롱한 눈빛으로 기뻐했다.


“온제가 밑에서 춤추고 헌서가 풍선을 타고 올라가는게, 춤을 출 때면 저렇게 하늘을 나는 것처럼 행복한 느낌이 든다는 걸 표현한 것 같아.”


“에이리프를 상징하는 자유로운 놀이 본능을 이미지화한 거네.”


“메시지도 있고, 에너지도 있고, 퍼포먼스도 멋지고, 그냥 압살했네.”


뜨거운 객석의 반응에 에이리프 멤버들을 뿌듯했다.


“우리 잘했지?”

“느낌 좋아.”


버디의 청량한 공연도 좋았지만, 에이리프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매력을 볼 수 있는 무대가 확실히 더 기억에 남았다.


공연 후 현장 분위기는 버디보다 에이리프가 열광적이었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이번 라운드 평가는 공연 영상을 대중에게 공개해서 조회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버디의 공연이 에이리프의 공연보다는 임팩트가 적지만,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반복해서 보게 만드는 편안함이 있었다. 어느 쪽이 이길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힝, 결과가 1주일 후에나 나온다니, 어떻게 기다려.”


디영이가 두근거리는 가슴에 손바닥을 대고 한숨 지었다. 윌비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다음 라운드 연습하면 1주일 금방 가.”


2라운드는 명곡 커버 미션이었다.

1라운드가 자기 곡으로 공연하는 거라서 비교적 쉬웠다면, 2라운드는 다른 그룹의 곡을 커버하는 거라 할 게 더 많았다.


게다가 2라운드 상대는 실력이 좋기로 소문난 와일더였다.


“와일더하고 붙으려면 우리 연습 개같이 해야 돼.”


온제도 굳은 각오를 다지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진짜 바닥 구르면서 연습해야 돼.”


와일더 멤버들도 다음 라운드 상대인 에이리프를 흘끔흘끔 쳐다보고 있었다.


“어떤 곡을 커버하지?”


하루 이틀 휴식하며 2라운드에서 공연할 곡을 선정했다.

멤버들로부터 각자 어떤 곡을 하면 좋을지 의견을 받았다.


“아, 버디 조회수가 또 올라갔네. 점점 폭이 좁아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우리가 더 많았는데.”


디영이는 곡을 고르는 건 뒷전이고, 인터넷에 공개된 영상 조회수를 계속 새로고침했다.


“끝난 건 끝난 거고, 앞으로 할 거 준비해야지.”


윌비는 조회수가 얼마가 나오건 상관하지 않았다.

은근히 경쟁심 많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디영이는 관심을 끊기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안 되겠어요. 있다가 저녁에 라이브 방송해서 팬들한테 조회수 좀 올려달라고 해야겠어요.”


디영이는 팬덤에 호소해서 조회수를 높여달라고 부탁하자고 했다.


“우리 팬이면 당연히 다들 봤겠지.”


“그래도 또 봐달라고 하고, 다른 사람한테도 홍보해달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더니 폰을 새로고침했다.


“으아아! 버디가 역전했어. 우리보다 조회수가 높아요.”


“그거 어차피 실시간 조회수가 표시되는 게 아니라, 일희일비 할 필요 없어. 시간차를 두고 한꺼번에 반영된다고.”


윌비의 말에도 디영이는 조바심을 내며 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라이트 팬의 숫자는 최근에 놀이공원으로 이름을 알린 멤버들이 있는 에이리프가 더 많았지만, 버디가 오랜 충성도 높은 팬이 많았다.


“처음에는 우리가 조회수가 많았는데, 매일 떨어지고 있어요.”


충성 팬이 많은 버디가 뒷심을 발휘했다.

버디의 성공을 바라는 팬들이 매일 영상을 스트리밍하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버디 팬들 대단해.”


에이리프도 충성 팬이 있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팬클럽이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각자 따로 움직이고, 그렇게까지 결속력이 단단하지 않았다.


그에 비해, 버디 팬덤은 버디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과 동일시하며 멤버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움직였다.

헌서는 계속 올라가는 버디 영상의 조회수를 보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하는 거지?”


팬미팅이나 콘서트 앞자리에서 접하게 되는 팬은 빙산의 일각이다. 보이지 않는 뒷자리에 앉은 팬, 심지어는 사정상 콘서트에 오지 못하는 팬도 버디를 위해서 기꺼이 시간을 내서 조회수를 올리고 SNS에 홍보했다.


“우리도 팬은 많은데. 영상을 봐주고, 입소문을 내주면 좋을 텐데.”


팬에게 부탁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다.


“일단 응원해달라고 말이라도 하자. 어때, 형?”


디영이는 라이브 방송으로 팬과 소통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이야기해 보자.”


헌서도 동의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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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몬스터 하우 24.05.31 45 3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47 3 12쪽
104 팀웍 24.05.29 46 4 12쪽
103 MT 24.05.28 47 3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47 3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46 4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55 5 12쪽
99 대면식 24.05.24 51 4 12쪽
98 팀 경연 24.05.23 54 4 12쪽
97 개인활동 24.05.22 60 6 12쪽
96 배척과 단합 +2 24.05.21 55 4 12쪽
95 사냥 24.05.20 52 5 12쪽
94 사생 24.05.19 55 5 12쪽
93 아바타 팬미팅 +2 24.05.18 57 4 12쪽
92 미강이의 비밀 24.05.18 55 4 12쪽
91 단비의 시크릿 24.05.17 60 3 12쪽
90 소통 24.05.16 57 5 12쪽
89 단비 24.05.15 59 4 12쪽
88 시크릿톡 24.05.14 63 3 12쪽
87 신년 계획 24.05.13 63 3 12쪽
86 헌터 직업특성 24.05.12 70 4 12쪽
85 깜짝 이벤트 24.05.11 66 5 12쪽
84 신인상 24.05.10 71 4 12쪽
83 연말시상식 24.05.09 69 3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71 5 12쪽
81 세계관 24.05.07 80 4 12쪽
80 제5세계 24.05.06 92 2 12쪽
79 교감능력 24.05.05 89 5 12쪽
78 팬미팅 24.05.04 9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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