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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30 21:28
연재수 :
1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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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글자수 :
759,604

작성
24.05.30 22:36
조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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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돌연변이

DUMMY

헌서는 분위기가 좋아졌을 때 이야기하고 싶었던 화제를 꺼냈다.


“저희가 아이돌 그룹 경연 프로그램인 우주전쟁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소식 들으셨나요?”


며칠 전에 뉴스 기사로 참가팀이 알려져서 팬들도 알고 있었다.


[알지, 알지.]

[연습하느라 힘들지 않아?]

[무리하지 마.]


헌서는 팬들의 성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희 좋은 무대 보여드리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투표 꼭 해주실 거죠?”


그러자, 너도나도 참여하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당연하지.]

[알람 맞춰놓고 매일 할게.]

[우리 가족 전부 다 할게.]


팬들은 SNS에 투표 독려 글도 올리고 홍보 영상도 편집해서 올리겠다고 했다.

멤버들의 결속력이 단단해진 모습이 마음에 전해졌는지 팬들도 의욕이 충만해졌다.

어수선하던 팬덤 분위기가 우주전쟁의 참여로 단합된 분위기로 흘러갔다.


팬카페에는 우주전쟁 투표를 위해 하는 방법을 정리해서 올린 게시물도 올라오고, 홍보 영상 링크를 보내는 방법도 올라왔다.


미강이와 디영이의 악개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이런저런 꼬투리를 잡으며 불평했다.


[홍보 영상에 왜 미강이가 뒤에 있는 사진을 쓴 거야?디영이가 앞에 서려고 미강이를 뒤로 밀어낸 건데 굳이 이 사진을 홍보 영상에 넣어야 해?]


하지만, 다수의 팬들이 악개에게 눈치를 주었다.


[둘이 친한데 왜 자꾸 멤버를 까?]

[매번 공식 대형으로만 서란 법 있어? 변화를 줄 수도 있지.]

[우주 전쟁이 났는데 지구인끼리 뭉쳐야지, 뭐하는 거야?]

[이럴 시간에 스트리밍하고 투표나 해.]


팬덤 분위기가 그룹을 응원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다른 멤버를 헐뜯는 악개들이 설 자리는 사라졌다.

멤버들이 진심으로 서로 챙기고 아끼는 모습을 보이자, 멤버 개인에만 관심을 갖거나, 다른 멤버를 경쟁자로 여기던 팬들이 서서히 다른 멤버에게도 관심을 보이며 여러 멤버를 응원하는 팬의 비중이 높아졌다.


[디영이가 최애긴 한데, 다른 멤버도 잘 됐으면 좋겠어.]

[요즘 멤버들이 미강이 잘 챙겨줘서 고마워. 미강이가 전보다 멤버들하고 대화를 많이 하는 것 같아.]

[지솔이 팬이어서 같은 메인보컬인 미강이가 은근 신경쓰였는데, 요즘 둘이 자주 같이 라이브방송하면서 노래 불러줘서 너무 좋아. 보컬 톤 맞추려고 같이 연습한다고 하네. 둘이 스타일이 다른데 서로 장점을 닮아가는 게 보여서 좋아.]

[일유밖에 안 보였는데, 요즘 다른 멤버들이 자꾸 눈에 들어와.]

[윌비가 은근히 멤버들 챙기는 것 같아. 동생들 예뻐하는 게 보여. 츤데레야.]


팬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SNS에 화제성도 늘어나고 그룹도 더 알려지게 되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 당연히 투표에서도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준비는 끝났다.’


헌서는 팬덤의 조직력이 뭉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서 모든 면에서 버디에게 뒤지지 않도록 준비를 마쳤다.


우주전쟁의 첫 경연 촬영날이 내일로 다가왔다.

에이리프는 리허설을 하러 방송국으로 갔다.


버디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궁금했다. 에이리프에 맞설 비장의 무기로 무엇을 준비했을지 기대되었다.


제작진은 리허설 리액션도 촬영할 예정이라며 무대 앞 객석에 앉아서 상대팀의 리허설을 보라고 했다.


촬영이 내일이라, 지금 상대의 리허설을 본다고 해서 퍼포먼스를 크게 수정할 수 없다.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해 공연해야 한다.


무대 앞 관객석으로 가니, 버디 멤버들이 이름표가 붙은 옷을 입고 대기하고 있었다.


“안녕, 어서 와.”

“잘 지냈어?”

“선배님들도 잘 지내셨어요?”


버디와 에이리프는 반갑게 악수하며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상우 선배님, 안녕하세요.”


헌서는 버디 리더 상우에게 꾸벅 인사했다. 상우가 팀과 팬덤 분위기를 이끄는 팁을 알려줘서 그 덕을 톡톡히 보았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말씀하신 대로 멤버들이 더 친해지니까, 팬들도 그걸 느끼더라고요. 감사합니다.”


“그래?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


상우는 헌서가 자신이 말한 걸 신속하게 습득한 것이 놀라운지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과연 며칠 안 되는 시간이 에이리프 멤버들과 팬의 관계성이 얼마나 발전했을지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빠른 시간에 효과를 봤다고?”


“우리가 변하니까 팬도 변하더라고요.”


“그렇긴 해.”


그때 스텝이 촬영 시작을 알렸다.


“버디 먼저 리허설 시작합니다.”


버디는 무대에 올라갔다. 에이리프 멤버들은 무대 아래에서 숨죽이고 매의 눈으로 그들을 관찰했다.


“어떤 퍼포먼스를 할까?”

“경연을 생각하면 뭔가 특별한 걸 준비했을 것 같은데.”

“의상을 보면 청량 맞아.”


청바지와 후드 티, 스니커즈 등 잘생기고 다정한 학교 선배같은 이미지를 주는 의상이었다.


음악이 흘러나왔다.


“넌 나의 달콤한 초콜릿~”


버디는 그들의 데뷔 곡으로 시작했다.


무대가 넓어서 동선을 더 넓게 쓰도록 수정하긴 했지만, 오리지널 안무에서 그렇게 많이 바뀌지는 않았다.


“저건 뭐지? 무대 소품인가?”


무대 옆에 커다란 박스가 등장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크고, 분홍색 리본이 달린 선물박스였다.


“선물같은 하루~ 너에게 주고파~”


노래 가사에 맞춰서 준비한 것이었다.

퍼포먼스를 하면서 선물박스를 무대 중앙으로 밀고 왔다.

멤버들이 상자 뚜껑을 열자, 그 안에서 세 명의 버디 멤버가 환하게 웃으며 나왔다.


“와, 상자 안에서 사람이 나오네.”

“음, 연출에 신경 썼네.”

“표정연기도 좋아.”


눈에 띄는 연출로 노래에 스토리를 가미했다. 그러자 퍼포먼스에 더욱 생동감이 느껴졌다.


마지막 세 번째 노래로 넘어갔다.


“파도에 휩쓸린 것 같아 행복한 느낌~ 두근두근거려~”


백댄서들이 무대를 덮을 정도로 커다란 푸른 천을 흔들며 너울거리는 파도 모양을 만들었다.


“오, 멋있네.”


하이라이트 부분에 해당하니 인상에 남는 명장면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한 것이다.


그때, 리더 상우가 공중부양을 하는 것처럼 펄쩍 뛰어올랐다. 가볍게 몸을 날려서 댄서들이 흔드는 천 위로 트램펄린을 하는 것처럼 펄쩍펄쩍 뛰어 달려가며 노래했다.


“엇?”

“저게 가능해?”


지켜보던 사람들 모두가 놀라서 입을 벌렸다.

상우는 마치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날렵하게 사뿐사뿐 천 위를 걸어갔다. 기우뚱거리고 불안정한 천 위에서 넘어지지 않고 서는 것도 어려운데, 펄펄 날아다니다니.

체조선수나 아크로바틱을 하는 사람이라면 가능한 동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우는 거기에다 흔들림없는 음정으로 노래까지 하고 있었다.


“상우 선배가 메인 댄서긴 하지만, 저런 놀라운 실력을 갖고 있는 줄 몰랐는데?”

“아니, 실력은 둘째치고 저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돼?”

“왜 지금까지는 저런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았지?”


에이리프 멤버들은 벙찐 표정으로 입을 막고 감탄을 연발했다.

버디의 춤이 쉽고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안무여서 저런 퍼포먼스를 보여줄 기회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헌서와 온제가 고난도의 퍼포먼스로 유명하니까, 거기 맞대응하려고 비장의 무기를 들고 나온 듯했다.


“우리도 긴장해야겠다.”


온제가 헌서를 보고 말했다.


“그러게요.”


헌서도 동의했다. 기존에 하던 수준의 퍼포먼스로는 버디를 누르기 어려워보였다. 버디는 이지리스닝과 청량 컨셉 위주의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이렇게 힘을 준 퍼포먼스를 하면 반전 매력이 돋보일 터. 에이리프도 반전을 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에이리프도 무대에 올라가서 리허설을 하고 내려왔다.

멤버들이 손끝 모양과 방향, 발의 위치와 각도까지 세세하게 맞춘 퍼포먼스였다.


며칠 사이에 확 달라져서 돌아온 에이리프의 퍼포먼스에, 지켜본 버디 멤버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멋지다.”

“잘하는데?”

“막상막하겠는걸?”


에이리프의 무대는 버디와 색깔이 완전히 달라서 관객이 어느 쪽을 선호할지 예단하기 어려웠다.

버디와 에이리프 팬들은 어차피 자기가 응원하는 그룹에 투표할 거라서, 참여하는 나머지 4그룹의 팬들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가 대세를 결정할 것이다.


“촬영 끝났습니다. 개인 인터뷰 할 분들만 남아주세요.”


스텝이 버디와 에이리프의 리허설과 리액션 촬영이 종료되었으니, 가도 좋다고 알렸다.


개인 인터뷰는 각 팀의 리더와 멤버 2명씩 하기로 되어 있었다.


한 명씩 개인 인터뷰를 하는 동안 나머지 멤버들은 옆의 대기실에서 대기했다.


“난 인터뷰 끝났다. 내일 봐.”


먼저 인터뷰를 하고 나온 상우는 짐을 챙겨서 돌아갈 준비를 했다.

헌서는 그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상우 선배님. 뭐 여쭤볼 게 있는데요. 5분만 시간 내주실 수 있으세요?”


“그래? 뭔데?”


헌서는 상우와 함께 조용한 옆방으로 갔다.


“선배님 오늘 한 퍼포먼스 어떻게 하신 거예요?”


헌서는 상우에게 천 위로 날아다니듯이 가볍게 뛰어다니는 동작을 어떻게 했는지 물었다.


“아, 그거? 연습 많이 했어.”


상우는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고 했다.


“연습으로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요.”


헌서는 차분하게 상우에게 물었다.


“너도 엄청난 아크로바틱을 하잖아. 나도 뭔가 보여줘야지.”


상우는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 그러나, 그의 동공은 불안하게 흔들렸다.


“언제부터 아크로바틱을 하셨어요?”


“그전부터 했는데, 그동안 보여줄 기회가 없었지.”


상우는 짜증스러운 듯이 턱을 문질렀다.


“이거 물어보려고 부른 거야? 나 바빠서 가봐야겠다.”


“잠시만요.”


헌서는 방을 나가려는 상우의 앞을 가로막았다.


“과연 그게 사람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일까요?”


“뭐?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는데?”


상우가 되묻는데도 헌서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단호한 눈빛으로 차갑게 명령했다.


“당장 상우 선배의 몸에서 나오지?”


상우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걸 보면, 상우의 몸에 몬스터가 기생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상우가 극한의 균형감각과 유연성과 순발력 등 비상한 능력을 발휘하도록 몬스터가 몸 안에서 호르몬을 조종하고 있을 것이다.


“뭐, 뭐? 그게 무슨... 왜 그래?”


상우는 당황하며 헌서를 쳐다보았다.


“당장 나오지 않으면 내가 너를 꺼내겠다.”


“무슨 소리야?”


상우는 펄쩍 뛰며 헌서를 노려보았다.


“좋은 말할 때 나와. 너도 내가 누군지 짐작하고 있잖아?”


헌서의 말에 상우는 움찔 하며 뒷걸음질쳤다.


“너, 너는... 호, 혹시...”


상우의 정체를 아는 걸 보면 헌서는 헌터가 분명했다.


“허, 헌터?”


상우의 눈이 왕방울만큼 커지며 두려운 빛이 떠올랐다.

헌서는 대답하는 대신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어서 정체를 드러내라고 했다.

상우는 고개를 도리질하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상우에게서 나오면 나를 죽일 거잖아?”


“저항하면 죽이겠다. 일단 나와. 나오지 않으면 강제로 끄집어내겠다.”


상우는 멈칫하더니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무릎을 꿇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양손을 맞잡고 헌서에게 사정했다.


“사, 살려주세요. 저는 상우한테 아무런 나쁜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그냥 상우의 몸 속에서 조용히 살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네가 나쁜 짓을 안 한다고? 게이트 안의 몬스터에게 인간의 호르몬을 채집해서 보내고 있잖아.”


헌서는 눈을 부릅뜨고 게이트가 있는 방향을 가리키며 손가락질했다.

상우는 창백한 얼굴로 변명했다.


“아, 저는 아닙니다. 저는 게이트 안의 몬스터와는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저는 그냥 혼자 조용히 살고 있을 뿐입니다. 인간의 호르몬이나 혈액은 단 한 번도 취한 적 없습니다.”


“연결이 끊어졌다고?”


헌서는 상우의 말을 믿어도 좋을지 의심했다. 헌서의 공격을 벗어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걸수도 있다.


하지만, 정체가 드러나면 대뜸 야생성을 드러내며 거칠게 공격해오는 기존의 몬스터와는 느낌이 좀 달랐다. 겁 많고 온순한 초식동물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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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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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경연 24.06.01 39 2 12쪽
106 몬스터 하우 24.05.31 44 3 12쪽
» 돌연변이 24.05.30 47 3 12쪽
104 팀웍 24.05.29 45 4 12쪽
103 MT 24.05.28 47 3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46 3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46 4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54 5 12쪽
99 대면식 24.05.24 51 4 12쪽
98 팀 경연 24.05.23 54 4 12쪽
97 개인활동 24.05.22 60 6 12쪽
96 배척과 단합 +2 24.05.21 55 4 12쪽
95 사냥 24.05.20 52 5 12쪽
94 사생 24.05.19 55 5 12쪽
93 아바타 팬미팅 +2 24.05.18 57 4 12쪽
92 미강이의 비밀 24.05.18 55 4 12쪽
91 단비의 시크릿 24.05.17 60 3 12쪽
90 소통 24.05.16 57 5 12쪽
89 단비 24.05.15 59 4 12쪽
88 시크릿톡 24.05.14 63 3 12쪽
87 신년 계획 24.05.13 63 3 12쪽
86 헌터 직업특성 24.05.12 70 4 12쪽
85 깜짝 이벤트 24.05.11 66 5 12쪽
84 신인상 24.05.10 71 4 12쪽
83 연말시상식 24.05.09 69 3 12쪽
82 정글 파티 24.05.08 71 5 12쪽
81 세계관 24.05.07 80 4 12쪽
80 제5세계 24.05.06 92 2 12쪽
79 교감능력 24.05.05 89 5 12쪽
78 팬미팅 24.05.04 9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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