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고샅 님의 서재입니다.

하수구정령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고샅
작품등록일 :
2012.04.14 13:35
최근연재일 :
2012.04.14 13:35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36,961
추천수 :
1,754
글자수 :
108,406

작성
11.02.10 16:34
조회
12,670
추천
56
글자
6쪽

하수구 정령사 - 7

DUMMY

"금화를 건드리지 않기를 잘했다. 사실 네가 상자를 만질때부터가 요행이었다. 의심많은 마법사들은 상자에 보호마법을 걸어놓거든. 아마 주인이 의심하지 않고 있었을게다. 하기사 외성의 하수구를 누가 뒤적거릴까"


레논은 어리둥절해하는 라쉬와 자일을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단호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자일 너는 지금 즉시, 이 양피지를 원래 있던 상자 안에 집어놓고 오거라. 그리고 그 벽 안에 네가 왔던 흔적들을 모두 지워라. 뒷걸음질 치면서 발자국만 지워도 충분할거야. 가능하면 렉스가족도 옮겨주고"


"알았어요"


자일은 묻지도 않고 양피지를 건네받아 다시 왔던 길로 달려갔다. 라쉬는 마법사라는 말을 들을때부터 오한이 드는 것 같았다. 조심스러운 얼굴로 쳐다보자 레논이 안심하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


"걱정하지마라. 제 아무리 교활한 마법사라 할지라도 인간 폐기장엔 얼씬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통로가 뚫렸다는 생각조차 안할거야. 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상자안에 양피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겠지만"


"그 양피지에 적힌게 뭔데요?"


"자일이 오면 이야기해주마. 모두 알고 있어야해"


레논은 심각한 얼굴로 눈을 감았다. 미간에 주름이 잡힌 것은 레논이 깊은 생각에 빠졌다는 것이다. 라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일이 사라진 검은 하수구를 바라봤다. 끝없는 무저갱 같았다.


"가야해"


상자안에 양피지를 집어넣고 요요한 눈빛을 빛내는 렉스를 보며 자일이 설득했다. 새끼들은 옴지락거리면서 렉스와 자일을 번갈아봤고 렉스는 꿈쩍도 하지않을 기세로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렉스, 나랑 같이 있자. 레논 할아버지가 널 데려오래"


자일의 목소리에 힘이 담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렉스가 천천히 고개를 까닥이며 움직였다. 새끼들은 렉스를 닮아 몸집이 컸다. 8마리의 새끼들이 렉스의 뒤를 졸졸 쫓았다.


"흔적을 없애야지"


거죽때기는 여러용도로 유용했다. 거죽때기로 발자국등을 지우자 어둠 속에서 눈에 띄지 않을만큼 형태가 없어졌다. 자일은 렉스와 새끼들을 이끌고 다시 레논과 라쉬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이게 생쥐라고?"


"생쥐에요"


"고놈 참 고약하게 생겼네"


레논은 못마땅한 얼굴로 렉스를 바라봤다. 지지않을듯이, 렉스도 사이한 붉은 눈빛을 뿜으며 레논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둘이 그러거나 말거나 라쉬는 새끼들을 귀여워했고 새끼들도 라쉬주변을 맴돌았다.


"자리에 앉거라 저 녀석 좀 안보이는 곳으로 치워라"


레논의 손짓에 단호함이 있었다. 자일은 웃으며 말했다.


"렉스가 레논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이구, 퍽이나!"


레논과 렉스는 본능적으로 서로를 못마땅해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렉스를 끌어 옆에 앉힌 자일과 라쉬가 쳐다보자 레논은 그제야 좀 전의 일을 꺼냈다.


"너희들은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곳은 미슐랭 도시로 카스트로 공작이 다스리는 지방이다"


"그건 알아요"


무식하지 않다고 주장하듯, 라쉬가 흘겨보며 말했다. 반면 자일은 공작이 뭐지 하며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자일, 공작은 귀족중에 왕 다음으로 높은 계급이다. 귀족을 먼 발치에서 봐서 알겠지만 일반 사람들을 혐오하고 곁에 지나가는 것 조차 싫어할만큼 발톱의때만도 못한 존재다. 물론 나도 귀족이었지만 전부 그렇다는건 아냐"


레논이 익살스럽게 말했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자일이 귀족에게서 경각심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자일은 이미 알고 있었다. 굳이 귀족이 아니더라도 곱게 차려입은 자들은 경계대상이었다. 그리고 손이 큰 사람들이기도 했다.


"이곳을 다스리는 카스트로 공작은 현재 왕국에서 가장 권력이 높고 입김이 강하다. 그의 입김이 미치지 않은 곳은 없어. 그래서 왕보다 공작에게 충성하는 자들이 많지"


강한자에게 이끌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카스트로 공작의 휘하엔 많은 기사와 병사들이 있었고 또한 따르는 귀족들도 많았다.


"내가 감옥에 갇혀있을때도 심상치 않다 여겼는데, 공작은 아마도..."


"아마도?"


레논은 고개를 흔들다 이내 확신한듯, 단정지으며 말했다.


"아마도 반란을 준비하는 것 같다"


"반란!"


"?"


라쉬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다만 자일은 그 말을 이해못해 어리둥절했다.


"방금 내가 읽은 양피지안에 글 내용은 충성한다는 내용과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장문의 편지였다. 필시 공작가에 충성하는 귀족들이 보내는 뇌물성 편지같았다. 그리고 그것들의 보안은 철저해서 보통 마법사들이 보호마법을 펼친다. 내 생각엔 금화에다 걸었을거야"


"누가 쓴거에요?"


"그건 중요한게 아니야. 중요한건 우리들이 살고있는 폐기된 하수구 바로 옆에서 그런 은밀한 거래가 움직이고 있다는 거지. 그들이 우리를 발견하면 우린 뼈도 못추리고 죽을 것이다"


죽는다는 말에 자일이 부르르 떨며 렉스를 쓰다듬었다. 렉스는 어리둥절해하는 것 같았지만 자일은 렉스를 데려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레논은 은밀한 어조로 말했다.


"앞으로 우리가 대화할땐 자중해야겠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우리의 대화를 들을리가 만무하겠냐만은 누누이 말하지만 항상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자일도 지금 당장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내 말을 따라라"


"네, 알겠어요"


자일은 주눅든 듯, 모기소리를 내며 말했다. 라쉬는 그런 자일이 못마땅해 등을 토닥거렸다.


"자일, 너무 걱정하지마. 우리가 들킬일은 거의 없어. 당당해져야해"


"고마워요. 라쉬"


"그나저나 이 여덟마리 새끼 생쥐들 이름을 지어줘야하지 않을까?"


라쉬는 불안해하는 자일을 보며 화제를 돌려 생쥐들을 가리켰다. 자일은 곧장 신나 새끼들의 이름을 짓느라 정신없었다. 라쉬가 레논을 바라봤다. 그것은 무언의 재촉이다. 레논이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하수구정령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안녕하세요. 초보글쟁이 고샅입니다. +12 11.02.21 16,818 33 -
34 하수구 정령사 1,2권 출간했습니다. +12 12.04.14 2,368 17 1쪽
33 하수구 정령사(가제) - 33 +19 11.09.27 5,627 48 8쪽
32 하수구 정령사(가제) - 32 +10 11.09.26 4,810 44 7쪽
31 하수구 정령사(가제) - 31 +14 11.09.25 5,604 46 8쪽
30 하수구 정령사(가제) - 30 +9 11.09.24 5,254 36 7쪽
29 하수구 정령사(가제) - 29 +15 11.09.23 5,176 46 7쪽
28 하수구 정령사(가제) - 28 +9 11.09.21 5,444 38 7쪽
27 하수구 정령사(가제) - 27 +4 11.09.21 5,195 44 8쪽
26 하수구 정령사(가제) - 26 +4 11.09.21 5,184 47 7쪽
25 하수구 정령사(가제) - 25 +14 11.09.20 5,819 41 7쪽
24 하수구 정령사(가제) - 24 +3 11.09.20 5,422 42 7쪽
23 하수구 정령사(가제) - 23 +6 11.09.20 5,798 40 7쪽
22 하수구 정령사 - 22 +24 11.05.22 8,365 57 9쪽
21 하수구 정령사 - 21 +20 11.05.15 8,561 61 7쪽
20 하수구 정령사 - 20 +32 11.05.08 9,301 62 6쪽
19 하수구 정령사 - 19 +20 11.05.01 9,490 62 8쪽
18 하수구 정령사 - 18 +18 11.04.24 9,560 58 8쪽
17 하수구 정령사 - 17 +29 11.04.17 10,270 62 10쪽
16 하수구 정령사 - 16 +12 11.04.09 11,194 55 7쪽
15 하수구 정령사 - 15 +18 11.04.02 11,181 63 8쪽
14 하수구 정령사 - 14 +11 11.03.27 11,320 54 9쪽
13 하수구 정령사 - 13 +10 11.03.19 11,706 49 8쪽
12 하수구 정령사 - 12 +9 11.02.20 12,021 49 9쪽
11 하수구 정령사 - 11 +7 11.02.13 12,093 54 6쪽
10 하수구 정령사 - 10 +7 11.02.10 12,360 58 6쪽
9 하수구 정령사 - 9 +7 11.02.10 12,209 51 7쪽
8 하수구 정령사 - 8 +7 11.02.10 12,518 57 9쪽
» 하수구 정령사 - 7 +6 11.02.10 12,671 56 6쪽
6 하수구 정령사 - 6 +5 11.02.10 12,727 6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