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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샅 님의 서재입니다.

하수구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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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샅
작품등록일 :
2012.04.14 13:35
최근연재일 :
2012.04.14 13:35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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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865
추천수 :
1,754
글자수 :
108,406

작성
11.02.10 16:33
조회
12,722
추천
61
글자
7쪽

하수구 정령사 - 6

DUMMY

신기한 벽안에는 렉스가족 외엔 텅 빈 칠흑공간이었다. 주변을 살피던 자일은 구석에 상자가 보이자 무심결에 다가갔다. 그리고 상자를 여기저기 만졌는데 덜컹 하며 상자가 열렸다.


"어!"


자일은 화폐의 개념에 대해 라쉬에게 배웠다. 가장 비싼 화폐가 금빛 색의 동전이고 골드라 칭했지만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렉스가족이 있는 신비한 벽안에 있던 상자는 마치 골드를 품기위한 상자 처럼 환하게 빛을 내며 수북히 쌓여 있었다.


"어,엄청 많다!"


자일은 휘둥그래진 얼굴로 골드를 만져보려다 흠칫했다. 필시 누군가가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공간에 누군가 놓고 갔을 상자안의 골드를 건드렸다가들키면 맞아죽을 것이다. 두려움이 자일의 얼굴을 스쳐지나갔다.


"거,건들지 말아야겠다"


아무리 밝아졌다지만 거리위의 패거리들에게 당한 상처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다. 남의 것을 손댔던 다른 거지들이 상인과 시민들에게 맞다가 죽은 모습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자일은 망설임을 잊고 상자를 닫았다. 그때 닫은 금화상자위에 있던 양피지가 하늘거리며 자일의 품에 안겼다.


"이게뭐지?"


양피지에는 빼곡한 글로 가득차 있었다. 그러나 이제 막 글을 읽기 시작한 자일에겐 난해했다. 자일은 망설이다 양피지를 챙겼다. 그리고 렉스 가족에게 인사를 하고 벽의 위치를 지도에 그린 후 잽싸게 라쉬와 레논에게 달려갔다. 알려줄 것이 많았다.


"우린 곧 죽을거에요. 레논"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알려줄 필요는 없다. 흘흘"


라쉬와 레논은 자일이 없을때면 항상 같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죽음에 대한 대화였다. 라쉬는 신이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레논은 타차원의 정령이라는 존재를 소환해서 부리는 자다. 레논은 라쉬보다는 많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천국에 갈 수 있을까요?"


"그럼, 내가 처음 봤을때 라쉬는 아주 착하고 아름다운 아가씨였지. 아마도 그게 마음씨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으이. 라쉬는 천국에 갈거야"


"거짓말이라도 고마워요. 레논"


레논은 신의 이면에 둘러싼 진실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지만 굳이 알려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라쉬는 편안하게 여생을 마치고 싶어했고, 레논은 그녀가 마지막에는 행복하길 바랬다.


"레논. 우리가 죽으면 자일이 슬퍼할거에요"


"그 녀석. 보기보다 강단이 있어. 금새 극복할 수 있을거야"


"자일은 패거리에게 두들겨 맞고 버려졌죠. 그리고 그들 몰래 구걸을 하고 있어요. 자일이 나오면 가만두지 않을거에요"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레논. 당신은 알고 있어요. 아직 어린 자일은 모진 세상을 견뎌낼 수 없어요"


라쉬는 자꾸만 대답을 회피하는 레논이 못마땅했다. 레논 또한 라쉬와의 대화가 어려웠다. 하지만 곧 죽는 마당에 뭐가 두려워 피한단 말인가. 레논은 라쉬와 눈을 마주쳤다.


"자일을 정령사로 만들고 싶어하는군"


"아직 어린아이에요. 충분히 배울 수 있어요"


"라쉬, 나는 밑으로 10명의 제자를 두었다. 그러나 그들 중 단 한명도 정령의 재질을 갖추질 못해 정령사가 되지 못했다. 게다가 내 친화력은 이미 끊겨 나는 더 이상 정령사가 아니야. 나는 가르치기 이전에 절망을 맛보게 될까봐 두려워하고있는거네. 우리의 자일을 통해서"


레논은 자일이 정령사가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걱정이 가득하게 될 것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하지만 라쉬는 믿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해서 생각한 그대로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상관없어요. 재능이전에 노력하는 사람이 될거에요. 자일은 없는 능력도 만들어낼수있어요. 나를 봐요. 절망만 가득하던 내게 희망을 안겨준 아이에요. 자일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거에요"


"그래, 좋은 눈이야. 그대는. 그때도 그런 눈이었지"


밝은 눈. 인간 폐기장에서 저런 몸을 갖고 저런 눈을 가질 수 있을까. 레논은 마음이 평온에 달했음을 느꼈다. 찢어발겨진 고통스러움 속에서 부유하던 그의 올곧은 정신이 차츰 평화롭게 인도되고 있었다. 레논은 라쉬와 자일을 통해서 사람을 깨우치고 있었다. 그것은 레논에게 새롭게 다가온 충격이었다.


"나는 그 동안 잘못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 변화하는게 당연한데 무얼 그리 연연해 했는지 모르겠군"


잠시 상념에 젖은 레논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라쉬는 레논의 변화된 기색을 보며 그가 자일을 가르쳐 줄 것이라 확신했다. 그걸로 되었다. 긴장을 풀며 힘겹던 두 눈을 껌뻑이던 라쉬가 마치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듯 천천히 눈꺼풀이 닫힐때였다. 급하게 뛰어오는 소리와 함께 자일의 외침이 들려왔다.


"라쉬, 레논! 이것 좀 보세요"


하수구에 울려퍼지는 소리에 레논이 고개를 돌렸다. 자일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하수구의 오물을 피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저 녀석을 보면 여기가 하수구라는 것을 잊게 돼"


"밝은 아이에요"


라쉬가 힘겹게 미소지을때, 어느새 다람쥐처럼 쪼르륵 다가온 자일이 새하얀 양피지를 꺼내보였다. 레논이 호기심을 보였다.


"이게 뭐냐?"


"글자에요!"


당당하게 말하는 자일을 보며 레논이 쯔쯧 혀를 찼다.


"당연한걸 가지고 묻냐! 이걸 어디서 구했냐고 묻는거다"


"복잡해요"


자일은 천천히 그러나 꼼꼼하게 새로 지은 하수구에 진입한 것과 생쥐 렉스를 쫓다가 허상 벽을 본 것 까지 이야기했다. 레논이 신음을 흘렸다.


"누군가 환상마법을 펼쳐놨어"


"계속해보렴"


라쉬는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마땅한 이야기와 재미거리가 떨어진 그녀에게 자일의 하수구 모험은 꽤나 흥미진진했다.


"라쉬누나가 알려준 금빛 동전들이 가득한 상자가 있었어요"


자일은 상세하게 상자의 크기와 그 안에 수북히 담긴 금화를 표현했다. 라쉬의 입이 헤에 하고 벌렸다. 그 정도 양이면 평생을 세 사람이 먹고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액수였다.


"그게 사실이니?"


"네!"


자일은 거짓말을 못한다. 아니, 할 줄 모른다. 자신있게 끄덕여지는 고개짓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라쉬는 너무나 놀라웠다. 레논은 금화보다 양피지에 더 관심이 많아 렉스의 생쥐가 몇마리 있더라 예쁘더라 라고 자일이 떠들때부터 양피지를 읽고 있었다.


"으음"


낮은 신음성을 흘리고 자일을 볼때, 자일의 모험은 종반부로 치닫고 있었다. 누군가 놓고 갔을 그 상자를 건드리는게 무서워서 금화를 건드리지 않고 닫았으며 상자를 닫을때 양피지가 보였다는 것이었다. 레논이 말했다.


"금화를 건드리지 않았다고?"


"예"


"잘했다"


레논이 고개를 끄덕일때, 라쉬는 아쉬워했다. 금화 몇개만 집어오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레논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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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하수구 정령사 1,2권 출간했습니다. +12 12.04.14 2,362 17 1쪽
33 하수구 정령사(가제) - 33 +19 11.09.27 5,623 48 8쪽
32 하수구 정령사(가제) - 32 +10 11.09.26 4,808 44 7쪽
31 하수구 정령사(가제) - 31 +14 11.09.25 5,600 46 8쪽
30 하수구 정령사(가제) - 30 +9 11.09.24 5,252 36 7쪽
29 하수구 정령사(가제) - 29 +15 11.09.23 5,172 46 7쪽
28 하수구 정령사(가제) - 28 +9 11.09.21 5,442 38 7쪽
27 하수구 정령사(가제) - 27 +4 11.09.21 5,191 44 8쪽
26 하수구 정령사(가제) - 26 +4 11.09.21 5,181 47 7쪽
25 하수구 정령사(가제) - 25 +14 11.09.20 5,817 41 7쪽
24 하수구 정령사(가제) - 24 +3 11.09.20 5,418 42 7쪽
23 하수구 정령사(가제) - 23 +6 11.09.20 5,796 40 7쪽
22 하수구 정령사 - 22 +24 11.05.22 8,363 57 9쪽
21 하수구 정령사 - 21 +20 11.05.15 8,557 61 7쪽
20 하수구 정령사 - 20 +32 11.05.08 9,298 62 6쪽
19 하수구 정령사 - 19 +20 11.05.01 9,487 62 8쪽
18 하수구 정령사 - 18 +18 11.04.24 9,558 58 8쪽
17 하수구 정령사 - 17 +29 11.04.17 10,267 62 10쪽
16 하수구 정령사 - 16 +12 11.04.09 11,191 55 7쪽
15 하수구 정령사 - 15 +18 11.04.02 11,177 63 8쪽
14 하수구 정령사 - 14 +11 11.03.27 11,316 54 9쪽
13 하수구 정령사 - 13 +10 11.03.19 11,701 49 8쪽
12 하수구 정령사 - 12 +9 11.02.20 12,019 49 9쪽
11 하수구 정령사 - 11 +7 11.02.13 12,090 54 6쪽
10 하수구 정령사 - 10 +7 11.02.10 12,357 58 6쪽
9 하수구 정령사 - 9 +7 11.02.10 12,207 51 7쪽
8 하수구 정령사 - 8 +7 11.02.10 12,514 57 9쪽
7 하수구 정령사 - 7 +6 11.02.10 12,668 56 6쪽
» 하수구 정령사 - 6 +5 11.02.10 12,723 6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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