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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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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작품등록일 :
2022.05.11 19:11
최근연재일 :
2022.09.28 15:15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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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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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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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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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쌍검술

DUMMY

다음 경기는 홍길동 대 환타지아.


선수대기실에서 연수와 대화하며 긴장을 풀고 있을 때 불쑥 황금성이 나타났다.

게다가 그 옆에 홍미라까지 데리고.


“오빠! 꼭 파이팅 해! 우승해야지?”


미라는 이 경기가 마치 가벼운 스포츠 게임이라도 되는 듯 쉽게 말하고 있다.


‘하아, 황금성 이 녀석한테 벌써 물든 것 아니야?’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때 옆에 있던 황금성도 거든다.


“우리 길동이가 환타지아 정도는 쉽게 이기겠지?

너 대진 진짜 좋은 거야. 코난이나 검황을 피했으니 말이야.”


길동은 황금성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흘려보내고는 그를 쏘아보며 물었다.


“너 제논이 관중석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알지?”


“뭐, 제논! 걔가 여길 왔다고?”


“시치미 떼지 마라. 네가 키우는 녀석이 제논 아니야?

게다가 너 정도 기감이면 모를 리가 없지.”


“아, 아니야, 진짜!

아버지가 보냈는지는 모르겠는데, 난 진짜 모르는 일이라고.

난 줄곧 미라랑 같이 있었어, 그렇지?”


황금성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라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맞아, 우리 집에서부터 경기장까지 쭉 같이 있었는데.”


미라는 황금성을 의심하는 길동이 오히려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치다.


‘미라가 언제 이 녀석과 이렇게 친해진 거지?’


“너랑 20여m 거리밖에 안 되던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


“뭐라고? 그렇게 가깝게 있었단 말이야? 난 진짜 몰랐어.”


황금성이 손사래까지 쳐가며 자신의 결백을 호소한다.


“관중석에 있던 제논이 환각술을 써 연수를 막았는데 몰랐다고?”


“진짜야, 난 환각 따윈 관심 없어서 배운 적도 없다고.

게다가 제논은 원래 아버지가 키우는 애야.

그날 내가 보여준 건 그냥 혹하게 하려고 그런 거고.”


미라는 오빠와 황금성이 말다툼하는 것 같아 불안한 모습이다.

안절부절못하는 미라를 본 연수가 다가와 길동의 팔을 붙잡았다.

그 정도면 됐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황금성 이 녀석, 진짜 모르는 건가?’


녀석은 답변할 때 전혀 망설이지 않았고, 목소리의 떨림이나 동공의 흔들림조차 없었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식은땀이 나는 것과 같은 거짓말할 때 드러나는 신체 징후들 또한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좋아. 이번은 믿어주지. 그런데 네가 생각했을 때 제논이 왜 이곳에 온 것 같아?”


“아버지가 시킨 일이 있나 보지.

그런데 연수가 환각을 쓰니까 제논이 막았다는 이야기는 뭐야?”


길동은 연수가 환각을 써 심판을 부르지 않았다면 오로라가 죽을 뻔한 사정 그리고 백강을 살리려고 다시 환각을 썼으나 제논이 방해해 끝내 막지 못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자 놀란 황금성은 제논이 요즘 들어 부쩍 성장해 환각술에도 재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일루젼에서 키우는 아이 중 가장 주목받는 제논.

그는 이미 벨럼을 능가하는 초인인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 중이라 황금성 자신도 두렵기까지 하다고 했다.


황금성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더욱 믿게 된 길동이 마음속 이야기를 꺼낸다.


“넌 어떻게 이 잔인한 경기를 보면서 그렇게 무덤덤할 수가 있냐?”


“이런 초인 대회를 하다 보면 전력을 다하다 보니까 목숨을 잃는 때도 있어.

그래서 사전에 동의서를 쓰는 거고.

난 당연히 그런 상황인 줄 알았지.”


답답한 심정의 길동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 코난과 최종혁은 이번 경기를 단순한 대결로 보지 않았어. 분명히 상대를 죽이는 것까지 목표로 삼았다고.”


“그래? 그럼 그것도 아버지가 지시한 걸까?”


‘하, 이 녀석 진짜 알 수 없는 친군데!

도대체 아버지를 너무 믿어서 그러는 거야, 아니면 그냥 천진난만한 거야?’


“그나저나 네가 왜 우리 미라랑 같이 다니는 거야?”


16강전이 펼쳐졌던 어제 오후.


교정에서 미라를 만난 이후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녀의 얼굴.

보고 싶어 학교에라도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지만, 아버지와 길동의 눈치를 살피느라 꾹꾹 참아왔다.


하지만 이번 초인 대회는 자연스럽게 미라를 다시 만날 기회.

오빠를 응원하러 경기장에 올 미라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 점수를 따고 싶었다.


‘때가 되면 사모하는 마음을 고백하리라.’


황금성은 미라가 당연히 경기장에 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관중석 곳곳을 이 잡듯이 살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미라의 모습.


선수대기실에 가 길산과 오로라에게 넌지시 미라가 왔는지 물었고, 길동이 적극 말리는 바람에 집에서 TV로 보고 있는 걸 알아냈다.


경기가 끝난 후 일루젼 파일을 뒤져 길동의 집을 알아낸 황금성.

곧바로 그곳에 가 홍미라를 불러냈다.


흰 티셔츠와 편한 반바지 차림이지만, 황금성의 눈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어느 신부보다도 아름다웠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


“우선 오빠가 승리한 거 축하해요.”


“아, 그거라면, 고맙습니다.”


황금성이 머뭇거리다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경기장에 있는 줄 알고 한참 찾았는데······.”


“네? 저를요?”


“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홍미라.

황금성 역시 귀가 빨개지고 입안이 바짝 말라왔다.


“내일은 8강, 4강이 있어 더 중요한 날인데, 계속 TV로 볼 건 아니죠?”


“저도 직접 가서 보고 싶지만, 오빠가 허락을 안 해서.”


미라는 워낙 당차고 활달한 아이라 숨김없이 편하게 속내를 드러냈다.


“그건 아마도 위험해서 그럴 거에요.

그런데 저랑 같이 가서 보면 그래도 안심할 것 같은데.”


“아, 아니에요. 아직 표도 못 구했는데요, 뭘!”


그때 황금성이 뒷주머니에서 살그머니 종이봉투를 꺼낸다.


“시, 실은 제가 VIP석 표가 있어서요. 내일 같이 가실래요?”


미라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환한 미소를 짓는다.


“정말요? ······아, 안될 것 같아요. 오빠가 알면 정말 큰일 나요.”


“그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오빠 경기하기 전이나 중간에 저랑 같이 선수대기실에 가보는 겁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아마 이해해줄 거예요.

욕을 먹더라도 제가 다 먹고, 때리면 그냥 맞을게요.”


“풋, 진짜 맞아 주실 거에요?”


웃음이 터진 미라의 눈빛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경계가 사라지고 기대가 피어오르는.


“무, 물론이죠.”


황금성은 오늘 아침 일찍 리무진을 대동해 길동의 집 앞에서 홍미라를 기다렸다.

꽃단장하고 나선 미라는 번쩍이는 순백의 리무진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황금성이 트렁크에서 백송이 장미로 꾸민 멋진 꽃다발을 꺼내 건네자, 얼굴이 달덩이처럼 환해지고 말았다.


“아니, 이렇게까지 하시면 제가 너무 부담스러운데······.”


“아, 아닙니다. 전혀 부담 안 가지셔도 됩니다.

제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면 꼭 한번 하고 싶었던 일을 오늘에서야 해보는 거니까, 제발 사양하지 말고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


둘은 그렇게 아침부터 함께 하며 경기장에서도 쭉 서로를 알아간 것이다.


* * *


여기는 8강전이 벌어지고 있는 볼음도 경기장.


세 번째 경기가 소개되자 경기장 한가운데에서 환타지아와 길동이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그녀는 옵티머스 별에서 온 외계인.

연수가 엿본 그녀의 기억 속에는 아직 보여주지 않은 전사로서의 많은 능력과 힘이 있었다.


“네가 라온의 후예라지? 과연 그 이름값을 하는지 볼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길동이 허리를 숙여 공손히 인사했다.


“내가 연수와 인연이 있다고 해서 봐주거나 살살하는 걸 기대하는 건 아니겠지?”


“아닙니다. 오히려 힘껏 싸워주십시오. 모든 능력을 다 발휘해서 말입니다.”


“좋다. 시작해볼까?”


환타지아가 이번에는 등에 있던 칼집에서 두 개의 커다란 검을 꺼내 들었다.

양손에 검을 하나씩 쥐고는 천천히 기운을 끌어올리는 환타지아. 옵티머스 별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쌍검술을 보여주려 한다.


양 어깨를 흔들며 두 검을 X자 형태로 교차하자 무시무시한 검풍이 몰아쳤다.

환타지아의 몸 주변에 푸른 기운이 확 일더니 순간 바람처럼 날아와 길동에게 쌍검을 휘두른다.

이미 검을 들어 방어자세를 취하고 있던 길동은 검기를 가득 실어 같은 X자 형태의 검격을 날렸다.


“콰과광, 쾅, 콰지직, 콰광!”


불꽃 튀는 검격의 충돌.

환타지아의 쌍검은 한꺼번에 공격하다가 길동이 반격하면 하나는 방어를 하고 나머지 하나는 기습을 한다.

자유자재로 공격과 방어를 담당하며 춤을 추는 쌍검.


사실 쌍검술은 두 개의 검이 빠르게 교차하고 운검(運劍)의 폭이 커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좌우의 검이 서로의 검로를 방해하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그 때문에 뛰어난 보법과 공력을 갖추지 않으면 초를 거듭할수록 불협화음을 내는 위험한 술법이다.


하지만 환타지아의 쌍검술은 워낙 동작이 빠르고 막힘이 없어 길동의 매서운 눈과 감각으로도 허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바람처럼 가벼운 발검(發劍), 물 흐르듯 유연한 검로, 예측불허의 운검, 거기다 신출귀몰해 금방 여기서 검을 휘두르다가 길동이 반격하려 하면 어느새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검성에게서 느꼈던 강함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경지.

선수대기실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던 검황 역시 눈을 떼지 못한다.


검술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지구상에서 볼 수 없었던 초월의 경지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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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노르아드레날린 22.09.11 82 7 10쪽
79 신검의 경지 22.09.10 85 5 10쪽
78 신경전 +2 22.09.08 85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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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활빈당 22.09.01 91 7 10쪽
71 파키스(pacis) +1 22.07.31 137 5 10쪽
70 무의식의 저편 22.07.30 100 5 9쪽
69 율려 22.07.28 116 4 9쪽
» 쌍검술 22.07.27 108 6 10쪽
67 폭주 22.07.26 104 6 10쪽
66 고집 22.07.24 115 6 9쪽
65 리커버리(Recovery) +2 22.07.23 109 5 9쪽
64 황제성의 위세 22.07.21 108 5 9쪽
63 자기장 22.07.20 121 6 9쪽
62 복기(復棋) 22.07.19 136 5 10쪽
61 엇갈린 운명 22.07.17 127 6 9쪽
60 라온의 연인 22.07.16 124 7 9쪽
59 초인법 +2 22.07.14 129 6 10쪽
58 환각 22.07.13 131 6 9쪽
57 백강 22.07.12 126 7 10쪽
56 환타지아 22.07.10 136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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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나노 혈청 22.06.19 222 8 10쪽
40 어검대법(御劍大法) +2 22.06.18 198 8 9쪽
39 검제(劍帝) 22.06.17 198 7 10쪽
38 기억 속의 기억 22.06.16 208 7 9쪽
37 검성(劍聖) 22.06.15 208 8 9쪽
36 와호장룡(臥虎藏龍) +2 22.06.14 224 8 9쪽
35 여인의 향기 22.06.13 246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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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DF(Earth Defense Force) 22.06.10 259 8 9쪽
31 각성 22.06.09 280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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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A time for us +2 22.06.07 260 7 9쪽
28 카오스 22.06.06 263 10 9쪽
27 빛의 검격 22.06.05 268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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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오로라 +2 22.06.02 327 10 9쪽
23 제논 22.06.01 327 8 10쪽
22 황금성 +1 22.05.31 343 8 9쪽
21 로미오와 줄리엣 22.05.30 351 10 10쪽
20 화양연화 22.05.29 371 9 11쪽
19 칸도라 22.05.28 386 10 10쪽
18 초인 친구들 +2 22.05.27 406 10 10쪽
17 내일의 나 +1 22.05.26 413 13 10쪽
16 염력 22.05.25 489 12 11쪽
15 라온의 임무 +3 22.05.24 516 13 11쪽
14 거미 괴물 +1 22.05.23 526 13 10쪽
13 전우치 22.05.22 577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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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비밀 기지 +4 22.05.20 681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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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블랙홀 오블리비언(oblivion) +3 22.05.18 832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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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파라 벨럼(para bellum)! +4 22.05.16 1,081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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