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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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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작품등록일 :
2022.05.11 19:11
최근연재일 :
2022.09.28 15:15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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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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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
글자수 :
3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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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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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검제(劍帝)

DUMMY

엄마도 널찍한 주방과 거실 그리고 자신만의 아담하면서도 정돈된 방을 보고 한참 말문을 열지 못했다.

막힘 없이 탁 트인 8층이라 햇볕이 잘 들어 이제 빨래 마를 걱정도 덜었다.


아침 잠깐 볕이 든 이후 어두컴컴하기만 했던 반지하 방.

도롯가라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해 늘 눅눅한 데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악취는 또 얼마나 심했던가!

그곳에서의 힘들었던 나날들이여, 이젠 안녕!


요즘 허리가 아파 일을 몇 개 쉰 통에 벌이가 영 시원치 않았다.

그래서 돈 걱정에 시름이 많았는데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된 건가?

아들 덕에 이런 집까지 구하다니.

성인이 된 길동이 이제 큰 힘이 되는 걸 실감하자 든든하고 대견했다.

커 갈수록 아빠를 빼닮은 녀석을 보며 오늘따라 금세 눈시울이 붉어진다.


길동은 연수를 불러 가족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이삿짐을 나른 후 저녁까지 같이 먹었다.

'맘 같아서는 우리 집에서 함께 살자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빨라도 너무 빠른 거겠지?'


워낙 싹싹하고 일을 잘해 엄마나 미라는 벌써 연수에게 푹 빠져 있다.

미라는 친한 언니가 하나 생겨 한껏 들떠 있고, 엄만 아들의 애인이라 하니 모든 게 궁금한 눈치다.


미라는 도대체 무슨 재주로 이렇게 이쁜 아가씨와 사귀게 됐냐며 농담삼아 짓궂게 묻는다.

오빠의 찌질한 과거 이야기를 꺼내려 하니 길동이 미라의 입을 막는다.

'이 녀석이 입을 벌려 하는 말은 족족 나에겐 마이너스, 더는 용납 못 해.'


짐 정리를 마치고 우린 토마호크 스테이크 파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번 남이섬 파티 때 그 맛있는 걸 먹으며 엄마와 미라 생각이 간절했다.

이걸 나 혼자 먹고 있으니 목이 메어 넘어가지 않던 순간이 있었다.

꼭 같이 먹고 싶어 연수와 함께 준비한 특별식.


비록 그날처럼 숯불에 구울 순 없어 불맛은 덜했지만, 엄마와 미라는 이런 꿀맛 나는 고기는 처음이라며 하나도 남기지 않고 맛나게 먹었다.

준비한 와인까지 곁들이니 그날의 바베큐 파티가 부럽지 않았다.


발갛게 달아오른 연수의 얼굴이 오늘따라 다른 느낌으로 예쁘다.

그녀와 함께할 나의 미래가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또 눈앞에 보이니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했다.


연수의 엷은 미소에서 만감이 교차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에 대한 기억이 없는 그녀.

마냥 부럽기만 했었을 뿐 나와는 거리가 먼 다른 세상 같던 존재.


그녀에게 소중한 가족을 그리고 함께하는 행복을 꼭 안겨주고 싶다.

이 순간처럼 우리와 함께 늘 행복하기를.


* * *


길동은 벨럼을 뒤쫓아간 게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 전우치를 찾았다.

초인대회를 앞두고 그를 만나 훈련도움을 받는다는 핑계를 대며 여러 선배에게 물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남이섬에서 돌아온 이후 전우치를 본 사람이 없었다.

구미호에게도 물었지만, 그녀 역시 알지 못한다고 말할 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걸까?

설마 벨럼을 뒤쫓다가 불상사라도 생긴 걸까?'


길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계속 전우치의 행방을 찾았다.


* * *


드디어 초인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요즘들어 괴수의 출현이 빈번해지자, 이를 해결한 새로운 영웅 또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언론이 이들의 활약을 집중 조명한 탓에 세상의 관심이 온통 초인에게 쏠렸다.

그 때문인지 그 어느 때보다 이 대회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대회는 벌써 여러 방송국이 생중계를 계획하고 광고협찬, 스폰서 계약도 줄을 잇고 있었다.


일루젼과 한빛 대학은 앞으로 이 초인대회를 전 세계적 행사로 키울 목적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초인에게도 그 문호를 열었다.

대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레비오사에는 반드시 우승을 거머쥐어야 한다는 특명을 내렸다.


하지만 벌써 그 우승 전략에 먹구름이 끼는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S급 랭킹 3위인 철갑맨이 참가신청을 했고, 미국에서는 초인 톱 시드인 아몬드 걸, 중국에서는 떠오르는 신인 검황, 심지어 멀리 유럽에선 국민 영웅인 판타지아까지.

모두 초능력 수치로는 SS급 이상의 초인들이었다.


게다가 최근 국내 뉴스를 장악하다시피 한 떠오르는 영웅 코난과 ‘만보기’까지 참가신청을 했으니 예선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길동의 무서운 성장 속도를 알고 있는 구미호가 특별히 그를 불렀다.


시뮬레이션 훈련장에 도착한 길동은 눈이 번쩍 뜨였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규모의 캡슐이 설치되어 있는 게 아닌가?

다른 캡슐 다섯 개가량이 있었던 자리에 떡 하니 커다란 황금색 캡슐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캡슐 앞에 서 있던 구미호가 말했다.


“길동아! 이번 대회에서 신입 중에선 너에게 기대할 수밖에 없구나.”


'이게 무슨 소리야? 난 어떻게 예선 탈락해야 하나 그걸 고민 중인데.'


길동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저희 신입이 우승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니에요. 카오스 같은 선배들이 잘하시겠지요.”


“환술이나 환각 같은 걸로는 우승하기 어려워. 이번 초인대회는 전사 유형만 살아남을 거야. 그런 면에서 네가 희망인 거지.”


“에이, 선생님도. 아시잖아요, 전 아직 멀었다는 거. 혹시 연수라면 모를까.”


“물론 연수에게도 큰 기대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싸우는 건 타고난 게 필요해.

내가 지켜본 바로는 전투 감각은 네가 가장 뛰어났어.

그래서 특별히 널 위해 내가 준비한 훈련이 있거든.”


“네? 어떤 훈련을?”


구미호는 작년에 황금성이 했던 훈련이라며 들어가 보면 안다고 말했다.

그리곤 무작정 길동을 캡슐에 밀어 넣는다.

길동은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겠지 하고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캡슐에 들어갔다.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자 어둠이 가득하다.

지난번처럼 시뮬레이션 훈련 정도겠지 생각하고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을 때.

순간 허공에 홀로그램 상태창이 나왔다.


그곳엔 상대할 적의 면모와 레벨, 공격기술, 방어능력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하나같이 SS급 이상, 초능력 수치는 모두 10,000을 넘었다.


무얼 선택하든 고생길이 분명했다.

길동은 그중에서 그래도 덩치가 작고 공격기술이 검술인 검제(劍帝)를 선택했다.


그는 실제 존재했던 인물로 무협 세계에서는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검에 기운을 싣는 검기, 그러한 검기를 물질화해서 외부로 발산하고 그걸로 상대에게 충격을 가하는 검강, 검기와 검강에 의한 공격기술 검격 등을 확립하고 여러 검술을 체계화했다.


길동은 지난번 검성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배운 게 많았지만, 검술의 체계를 완벽히 정립했다고 할 수 없어 이번이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하지만 검제를 선택한 다음 펼쳐진 상태창을 보고는 기절할 만큼 놀라고 말았다.


[ 상대를 죽이지 못하면 이곳에서 나갈 수 없다. 살고 싶으면 미션을 마쳐라.

“무한 회귀, 데스매치!” ]


'뭐? 검제를 죽이지 못하면 이곳에서 평생을 보내야 한다고,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

거기다 선택한 상대와 똑같은 무술을 사용해 그를 제압해야 한다고 하니, 세상에 이런 게 어딨냐고?'


비록 상태창이 그렇게 말은 했지만, 열심히 훈련하라고 만들어 둔 일종의 장치일 뿐, 당연히 때가 되면 내보내주겠지 했다.

하지만 반나절 가량이 지나도록 파훼 방법을 찾지 못했을 무렵, 그게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고래고래 소리치며 밖으로 보내달라고 외쳤지만, 상태창에는 쓸모없는 짓이라는 비아냥만 날아왔을 뿐이었다.


여기서 오래 있다가 굶어 죽으면 어찌하느냐고 따져 묻자,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한다.

이 캡슐은 생명공학의 최첨단 기술이 망라된 거라 100년 동안 이곳에 머물러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

물론 늙어 죽으면 어쩔 수 없지만.


하지만 길동은 늙지도 죽지도 않으니 만약 상태창의 말대로라면 100억 년은 이곳에 잡혀 있어야 한다는 거다.

물론 초인대회 목전이 되면 구미호가 캡슐 문을 열어주겠지만, 그것도 1주일 뒤다.


아! 그때 돼서 굽신굽신 나가는 건 이 몸이 허락할 수 없다.

'내가 누구인가?

라온의 후예, 아니 라온을 뛰어넘을 홍길동 아닌가?'

거기다 황금성도 이 시험을 통과했다 하니 내 자존심이 허용하지 않는다.

'그 녀석보다 빨리 퀘스트를 통과해야지.

연수도 보고 싶고 하니 속전속결로 끝내는 수밖에.'


하지만 이곳에서는 오직 검술과 체술로만 겨뤄야 해서 검제의 기술을 계속 습득하고 있지만 그를 넘어서려면 얼마나 걸릴지 예상할 수 없었다.


'응집과 환원을 쓰면 이 정도 캡슐은 쉽게 날려버릴 수 있지 않을까?'


길동이 잠깐 이런 상념에 빠진 순간 검제는 그 허점을 찾아내 곧장 무서운 검날을 날렸다.

시뮬레이션에서 당하는 검격이지만 그 고통이 고스란히 몸에 전달됐다.


벌써 5번째 목숨을 잃고 재부팅 해 다시 싸우고 있다.

빛의 속도로 빨라진 길동의 동작과 검격이지만 검제에게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


'황금성 이 녀석이 이 시뮬레이션을 통과했었다고?

볼수록 더 대단한데.

어떻게 이런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지?

좋아 좀 더 집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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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발빠른 대응 22.09.24 69 3 10쪽
88 이그노얼(Ignore) +1 22.09.22 77 4 10쪽
87 어검술의 진수 22.09.21 73 3 9쪽
86 아빠 찬스 22.09.20 70 4 9쪽
85 코난의 정체 +2 22.09.18 68 4 9쪽
84 훼방꾼 22.09.17 69 5 9쪽
83 결승전 22.09.15 79 6 9쪽
82 염력 대결 22.09.14 75 6 9쪽
81 코난 대 최종혁 +2 22.09.13 79 6 10쪽
80 노르아드레날린 22.09.11 82 7 10쪽
79 신검의 경지 22.09.10 85 5 10쪽
78 신경전 +2 22.09.08 85 5 9쪽
77 준결승 22.09.07 90 6 9쪽
76 청룡 +2 22.09.06 91 4 9쪽
75 잔인한 복수 22.09.04 94 5 9쪽
74 몽중몽(夢中夢) 22.09.03 88 5 9쪽
73 알파와 오메가 22.09.02 90 5 10쪽
72 활빈당 22.09.01 91 7 10쪽
71 파키스(pacis) +1 22.07.31 137 5 10쪽
70 무의식의 저편 22.07.30 100 5 9쪽
69 율려 22.07.28 116 4 9쪽
68 쌍검술 22.07.27 108 6 10쪽
67 폭주 22.07.26 104 6 10쪽
66 고집 22.07.24 115 6 9쪽
65 리커버리(Recovery) +2 22.07.23 109 5 9쪽
64 황제성의 위세 22.07.21 108 5 9쪽
63 자기장 22.07.20 121 6 9쪽
62 복기(復棋) 22.07.19 136 5 10쪽
61 엇갈린 운명 22.07.17 127 6 9쪽
60 라온의 연인 22.07.16 124 7 9쪽
59 초인법 +2 22.07.14 129 6 10쪽
58 환각 22.07.13 131 6 9쪽
57 백강 22.07.12 126 7 10쪽
56 환타지아 22.07.10 136 6 10쪽
55 쿤타 22.07.09 135 6 9쪽
54 검황(劍皇) 22.07.07 140 6 9쪽
53 스피드 업(Speed up) +2 22.07.06 152 6 10쪽
52 만보기 +1 22.07.05 138 6 10쪽
51 코난 22.07.03 140 7 10쪽
50 시섬술(示殲術) +2 22.07.02 144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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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2.06.29 142 7 9쪽
47 최종혁 22.06.28 149 8 10쪽
46 철갑맨 +2 22.06.26 148 7 9쪽
45 우승 후보 22.06.25 155 6 10쪽
44 초인 대회 22.06.23 168 7 10쪽
43 미행 22.06.22 167 7 10쪽
42 사교 파티 22.06.21 183 7 10쪽
41 나노 혈청 22.06.19 222 8 10쪽
40 어검대법(御劍大法) +2 22.06.18 198 8 9쪽
» 검제(劍帝) 22.06.17 199 7 10쪽
38 기억 속의 기억 22.06.16 208 7 9쪽
37 검성(劍聖) 22.06.15 208 8 9쪽
36 와호장룡(臥虎藏龍) +2 22.06.14 225 8 9쪽
35 여인의 향기 22.06.13 246 7 9쪽
34 롤러코스터 22.06.12 240 8 10쪽
33 대주천 22.06.11 262 7 9쪽
32 EDF(Earth Defense Force) 22.06.10 259 8 9쪽
31 각성 22.06.09 280 9 9쪽
30 크라켄 22.06.08 261 7 9쪽
29 A time for us +2 22.06.07 260 7 9쪽
28 카오스 22.06.06 263 10 9쪽
27 빛의 검격 22.06.05 268 10 10쪽
26 돌고래 로봇 22.06.04 283 9 10쪽
25 짚라인 +2 22.06.03 308 8 11쪽
24 오로라 +2 22.06.02 327 10 9쪽
23 제논 22.06.01 327 8 10쪽
22 황금성 +1 22.05.31 343 8 9쪽
21 로미오와 줄리엣 22.05.30 351 10 10쪽
20 화양연화 22.05.29 371 9 11쪽
19 칸도라 22.05.28 386 10 10쪽
18 초인 친구들 +2 22.05.27 406 10 10쪽
17 내일의 나 +1 22.05.26 413 13 10쪽
16 염력 22.05.25 489 12 11쪽
15 라온의 임무 +3 22.05.24 516 13 11쪽
14 거미 괴물 +1 22.05.23 526 13 10쪽
13 전우치 22.05.22 577 17 11쪽
12 일루젼 +1 22.05.21 606 20 10쪽
11 비밀 기지 +4 22.05.20 681 20 11쪽
10 입단 테스트 +1 22.05.19 770 21 10쪽
9 블랙홀 오블리비언(oblivion) +3 22.05.18 832 23 12쪽
8 늑대인간 +5 22.05.17 985 23 10쪽
7 파라 벨럼(para bellum)! +4 22.05.16 1,081 24 11쪽
6 우사인 볼트 +5 22.05.15 1,170 27 9쪽
5 브라보 마이 라이프! +2 22.05.14 1,388 33 10쪽
4 세상에, 잠만 자면 된다고? +1 22.05.13 1,742 45 13쪽
3 큐브 머신 +3 22.05.12 2,072 49 9쪽
2 살고 싶으면 뛰어! +1 22.05.11 2,742 6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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