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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나스의 서재입니다.

인디비듀얼리티 앤드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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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엘라나스
작품등록일 :
2014.06.15 17:40
최근연재일 :
2015.07.30 14:59
연재수 :
1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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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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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2,631

작성
15.02.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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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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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2쪽

19. 초월자Ⅴ

DUMMY

꽁꽁-

마음만 먹는다면 두제는 서리용의 포효 이후로도 몇 개나 되는 마법을 연속으로 전개할 수 있다. 애초에 마법사의 전술이 그런 식이다. 하나의 마법으로 시작해 이어지는 마법의 연쇄. 그런 기본적이 전술을 두제가 모를 리가 없었지만 그는 하나의 마법만을 구현한 후 가만히 선화의 털이 주는 보드라운 감촉을 즐겼다.

선화 역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아까와 똑같은 자태로 걷고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저 둘이 아무 생각 없이 그런 행동을 취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는, 그리고 그를 태운 선화는 알고 있었을 따름이다.

그 이상의 조치 따윈, 필요하지도 않다는 것을.

“…어?”

“뭐야, 저거?”

“어떻게 된 거야?”

비명을 지르는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두제로부터 쏘아진 강렬한 냉기의 포효는 만물을 얼리며 나아갔고, 목표물을 완벽하게 얼음덩어리로 재탄생시켰다. 달려오던 수십 명의 길드원 중에서 단 한 명도 그 냉기 속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이 결과는 당연한 것이니까. 11단계 마법. 육미호를 넘어서서 칠미호급의 레벨을 지니고, 그 레벨조차 스킬레벨에 비하면 떨어지는 별종 현아도 11단계 마법에는 간신히 턱걸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 수준은 보편적인 네임드 NPC의 레벨과 스킬의 상관도를 따졌을 때 자그마치 레벨 500이상.

아무리 범위마법이라 위력이 분산된다 해도, 설령 어떤 사전준비도 없이 적당히 발동이 가능한 소규모의 마법이라 해도 명백하게 드러나는 수준차이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잠적한 어빌리티 유니온의 몇 없는 상급 스킬 보유자, 두제를 제외하면 진짜 현실에서 치트라도 치고 들어온 듯한 강자들이라도 이러한 공격 앞에서는 살아남는 것도 이를 악물고 해내야 하리라.

그런 일격을 아무리 대형 길드의 길드원이라지만 기껏해야 50대 사냥터에나 있는 이들이 버텨낼 수 있을 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아무리 평타라도 최종보스가 쓰는 평타는 당연히 초보자를 단숨에 죽이고도 한참이나 공격력이 남는다. 두제가 딱 그런 식이었다.

터무니없는 힘. 그야말로 사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위용에 유저들은 눈을 둥그렇게 뜨며 뭐라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간 특별한 이벤트를 겪으면서 강해진 유저들이 개인 수준에서는 이룩할 수 없는 성과를 보이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토록 압도적인 힘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지금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두제의 닉네임 앞으로 일곱 개의 글자가 떠올랐다. 호마왕의 계약자. 시련을 수행하는 동안 고정되는 두제의 칭호가 드러난다.


[본격적인 전투 활동이 실행됨에 따라 칭호 옵션 ‘깊은 어둠의 장막’이 사라집니다. 숨겨져 있던 칭호가 드러나며, 그 효과도 발휘합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원래 마왕의 계약자 같은 칭호를 달고 쉽게 돌아다니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마족을 플레이어 종족으로 삼는 게임이 아닌 이상에야 마족은 결코 일반적인 NPC와 사이가 좋을 수 없는 악마적인 몬스터인 경우가 많으며, 인퀘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마족과 계약한 유저는 게임의 유저에게 NPC가 할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험한 같은 대우를 받기 마련이다.

애초에 드루나의 교단 같은 NPC들이 특이한 것이지 일반적인 NPC는 네크로멘서는커녕 마기를 쓰는 유저만 봐도 그냥 호감도가 펑펑 깎여나간다. 마족의 계약자 정도 되면 칭호를 숨기지 않고는 도시를 오갈 수도 없을 정도고, 마족의 정점인 마왕의 계약자 정도 되면 진짜로 대륙공적이 되는 수가 있다.

가상현실게임이 점점 현실과 비슷해지면서 생겨나는 현상. ‘세계관의 개연성’이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물론 게임사의 입장에선 그런 유저도 고객이기에 방치할 수는 없고, 인퀘 역시 입장은 마찬가지인지 대책을 내놓았다.

그게 바로 마족의 계약자는 물론 세계관상 NPC들과 적대하기 쉬운 관계인 경우 적당한 불이익을 받는 대신에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숨기고 활동할 수 있는 추가효과를 부여하는 것. 두제가 가진 호마왕의 계약자에 달린 옵션 깊은 어둠의 장막도 그런 종류의 옵션으로 본격적인 전투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칭호의 효과를 무효로 하는 대신 칭호를 숨겨준다.

“칭호가 나왔는데?”

“마왕의 계약자…?”

“헐 미친.”

“상급마족이랑 계약한 놈도 없는 판에 마왕이라고?”

“상급마족이 문제냐? 저번에 중급마족이랑 계약한 놈이 얼마나 깽판 쳤는지 알잖아.”

“진짜 월드 클래스 이벤트네…….”

그렇기에 지금에야 두제의 칭호를 볼 수 있게 된 유저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칭호에 넋을 놓은 듯한 표정으로 두제를 올려다보았다. 인퀘의 마족은 구분의 편의를 위해 급수로 구분되어 있다. 하급, 중급, 상급, 귀족, 마왕으로 나뉘는 마족들은 그 급수에 따라 계약의 난이도와 혜택이 차원이 다르다.

유저들 중에는 아직 귀족은커녕 상급마족과 계약한 유저도 없을 정도. 그나마 중급마족도 이벤트 형식으로 힘을 얻는 수준이다. 잘 모르는 칠미호와 달리 이전에 중급마족과 계약하는 이벤트를 겪은 유저가 홀로 대형 길드 중에서는 세력이 좀 작다지만 그래도 대형 길드라는 이름을 달 수 있는 수준은 되는 베리아리 길드를 반파시키고 사망했던 광경은 생중계가 되었기에 마족에 대한 인식은 충분히 뛰어난 상태였기에 이런 상황에서 마왕의 계약자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유저는 없었다.

칭호만으로 그것은 레이드 보스의 이름조차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유저들에게 ‘기대’를 부여한다. 물론 마왕의 계약자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일은 아니지만, 애초에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타인이 쓰는 힘이 뭔지는 딱히 중요한 일이 아니다(물론 치트나 버그 등은 제외다.).

애초에 NPC의 입장에서야 사악한 힘이고 사람을 타락시키는 악마지 사는 세계가 다른 유저의 눈에는 사악한 힘에 홀리거나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일 따위 우스워 보일 뿐이다. 그저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 힘을 쓰는 사람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아닌지, 그리고 그 힘이 이 게임을 즐김에 있어 어떤 재미나 이익을 주는지가 중요하지 딱히 그 힘에 담긴 의미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두제가 ‘마왕의 계약자’라는 이름을 달고 대형 길드와 싸운다는 것. 이익이 된다는 것뿐이었다. 두제는 그런 그들의 소망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선화를 쓰다듬으며 던전이 있는 방향을 보았다. 거의 1km정도는 떨어진 곳이었지만 두제의 감각에는 인스턴트 던전이 아니라 사성게임단이 점거하고 있는 일반 던전과 그곳의 길드원들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길드원이 전멸한지 고작 1분도 되지 않았으니 아직 그들이 두제의 공격을 알아채고 대응하지는 못하리라. 원래라면 이런 이점을 노려 기습을 감행해야겠으나… 두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선화에게 조용히 지시했다.

“선전포고를 부탁하마.”

“네!”

나직한 두제의 말에 기분 좋다는 듯 꼬리를 쫘악 세워 올리며 선화가 힘차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용의 포효처럼 전장을 화끈하게 뒤엎는 메시지창이 모든 유저들의 눈앞으로 펼쳐진다.


[경고! 던베리아 평원에 네임드 히어로 필드 레이드 보스(700인급) 몬스터 선화가 나타났습니다!]


모든 유저들에게 내려지는 경고. 누구도 그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혼돈의 군세를 일순간에 격멸시켜버린 극강의 보스 몬스터. 엘리트 몬스터를 소환수로 만드는데 성공한 유저도 거의 없는 판에 최초로 등장한 레이드 보스 소환수.

그 이름이 주는 무게는 틀림없이 마왕의 계약자보다도 압도적이다. ‘누군가의 소환수’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거대한 충격을 주었기에 정작 ‘누구의 소환수’인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못한 소환수. 사성게임단의 냉정한 프로들조차 아무도 간략한 정보창에 ‘두제의 소환수’라는 사실이 적혀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두제라는 닉네임을 찾아내는데 실패할 정도로 모든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존재감이 그녀에게 있다.

또한 그렇기에 그녀야말로 상징이다. 범람하는 두제와 비슷한 차림의 유저들 중에서 그가 바로 이벤트를 점령했던 지상 최강의 유저라는 명실상부한 증거. 그리고 유저들이 눈앞의 거대한 칠미호가 가지는 진가를, 그리고 마침내 알려지는 두제의 정체를 알고 놀라 뒤집어지는 순간… 이미 두제는 활을 뽑아들고 있었다.

반짝이는 눈이 생각나는 은색의 활. 색을 제외하면 봄 새벽과 상당히 비슷하게 생긴 아름다운 활이 정확하게 던전 쪽을 겨냥하고 있었다. 마스터피스인 빙상설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눈빛의 활이 지금 두제의 손에 붙잡힌다.


『은설포 - 레전드

내구력 : 80/80

공격력 : 666

사거리 : 33km

조건 : 궁술스킬[상급 Lv.1 이상]

친밀도 50 이상의 여우족이 있을 것.

아주 오랜 옛날, 여우족의 족장이 수호자의 마스터피스 ‘봄 새벽’을 모방해 만들어낸 활. 팔미호의 뼈를 토대로 온갖 요술로 단련된 활은 물질을 도를 추구하기에 얻고 잃음에 연연하지 않는 여우족이 유일하게 잃었음을 슬퍼한 유일한 무구다.

초기 완벽한 봄 새벽의 모방을 추구했었으나 만드는 과정에서 점차 봄 새벽과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전혀 다른 영역을 개척해 마스터피스도 부럽지 않은 대단한 보물로 탄생한 은설포는 본래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봄 새벽’이 성물로 인정받을 무렵, 가장 위대한 여우에게 직접 이름을 하사받고 축복받았다고 한다.

옵션 : 탄속 +600%

연사속도 +600%

활줄의 탄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시위를 당길 때 자동으로 뇌전의 힘을 품은 화살 ‘설호뇌전(雪狐雷箭)’을 생성합니다. 설호뇌전은 적의 방어력과 속성저항력을 80% 무시하고, 2초간 마비시킵니다.

설호뇌전 이외의 다른 화살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공격이 자동으로 적을 추격합니다.

연속으로 적을 명중시킬 경우 피해량이 5%씩 상승합니다.

장벽 형태의 방어시설 혹은 방어스킬을 높은 확률로 관통합니다.

저격 시 사거리를 60% 상승시킵니다.

품고 있는 요술의 가호로 적을 명중시킬 경우 30%의 확률로 다음 공격의 위력을 30% 상승시킵니다.

품고 있는 축복으로 적을 명중시킬 경우 90%의 확률로 벼락을 떨어뜨려 추가적인 공격을 가합니다.

절대 파괴되지 않습니다.

스킬, ‘설호뇌전도(雪狐雷箭道)’를 발동할 수 있습니다. 설호뇌전도는 방대한 숫자의 설호뇌전을 구체의 형태로 뭉쳐 광선처럼 쏘아내는 스킬로, 충전시간이 길어질수록 강해집니다. 최대로 충전할 경우 900%의 위력이 상승합니다.』


파즈즈즈즈즈즈-

두제의 손으로 푸른 전기가 모여든다. 자그마치 레전드급 아이템에 달린 스킬, 설호뇌전도. 그것은 이미 화살의 경지를 넘어 포격에 가깝다. 바닥으로부터 마법진마냥 기이한 문양을 그리며 마구 피어오르는 푸른 뇌전이 회오리치며 두제를 향해 몰려드는 모습은 너무나도 멋지고 아름답다.

사실 본인도 처음 사용해보는 스킬의 장대한 연출에 두제는 ‘멋있는데.’하고 미소를 지으면서 그대로 시위를 놨다. 충전하면 강해지는 스킬이긴 하지만, 어차피 이 정도의 상대에게 굳이 충전까지 해가며 위력을 높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짧은 시간만에 지름이 두제의 상체와 맞먹을 정도로 뭉친 푸른 뇌전의 구체가 해방되며 활이 향한 곳… 던베리아 던전을 향해 그야말로 '벼락의 길'이 되어 쏘아진다.

콰르르르르르릉-!


작가의말

후우.. 멘탈이 정상적이질 않아서 영 힘드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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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외전. 교차점Ⅱ +8 15.02.19 810 35 10쪽
119 21. 뒤틀림Ⅰ +11 15.03.12 854 39 12쪽
118 외전. 교차점Ⅰ +14 15.02.18 1,198 35 12쪽
117 20. 영원의 신도들Ⅵ +9 15.03.10 869 41 12쪽
116 20. 영원의 신도들Ⅴ +8 15.03.07 1,054 36 11쪽
115 20. 영원의 신도들Ⅳ +8 15.03.05 943 39 14쪽
114 20. 영원의 신도들Ⅲ +8 15.03.03 1,004 42 13쪽
113 20. 영원의 신도들Ⅱ +8 15.02.28 1,068 42 12쪽
112 20. 영원의 신도들Ⅰ +10 15.02.26 1,107 41 13쪽
111 19. 초월자Ⅸ +11 15.02.24 1,050 43 14쪽
110 19. 초월자Ⅷ +16 15.02.21 1,058 41 13쪽
109 19. 초월자Ⅶ +10 15.02.19 1,089 49 12쪽
108 19. 초월자Ⅵ +9 15.02.17 1,194 45 13쪽
» 19. 초월자Ⅴ +10 15.02.14 1,192 43 12쪽
106 19. 초월자Ⅳ +17 15.02.12 1,167 47 14쪽
105 19. 초월자Ⅲ +14 15.02.10 1,247 47 12쪽
104 19. 초월자Ⅱ +14 15.02.07 1,236 45 11쪽
103 19. 초월자Ⅰ +11 15.02.05 1,190 53 12쪽
102 18. 예언과 시련Ⅲ +14 15.02.03 1,442 79 13쪽
101 18. 예언과 시련Ⅱ +16 15.01.31 1,287 49 13쪽
100 18. 예언과 시련Ⅰ +17 15.01.29 1,319 54 11쪽
99 17. 이성과 감성, 현실과 가상Ⅴ +13 15.01.27 1,276 54 13쪽
98 17. 이성과 감정, 현실과 가상Ⅳ +10 15.01.24 1,300 56 14쪽
97 17. 이성과 감정, 현실과 가상Ⅲ +13 15.01.22 1,120 55 12쪽
96 17. 이성과 감정, 현실과 가상Ⅱ +12 15.01.20 1,116 49 13쪽
95 17. 이성과 감정, 현실과 가상Ⅰ +13 15.01.17 1,394 50 13쪽
94 16. 강림Ⅳ +14 15.01.15 1,496 57 13쪽
93 16. 강림Ⅲ +16 15.01.13 1,453 59 13쪽
92 16. 강림Ⅱ +17 15.01.10 1,466 5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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