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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천재의 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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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먹거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6.30 17:54
최근연재일 :
2021.07.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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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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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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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9화. 다음 상대(1)

DUMMY

종합격투기의 신(神)

19화. 다음 상대(1)


<박준영, 태수혁 상대 2라운드 2분 32초 TKO승>


“박준영 선수, 잠시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태수혁 선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노형식과 기자들, 그리고 태수혁은 모두 각자의 이유로 찾아온 거였다.

우선 태수혁은 버팅에 대한 사과가 목적이었던 것 같다.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고 몇 번이고 고개를 숙였다.


“정말 일부러 박은 게 아니에요. 그때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가지고···.”


아무래도 이게 계속 마음에 걸렸나 보다.


“괜찮아요.”


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박준영과 태수혁은 서로 몇 마디 더 안부를 주고받았다.


“태수혁 선수는 괜찮으세요? 아까 살짝 다리가 풀리신 것 같던데.”

“네? 아, 일단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요.”


대화를 나누다 보니, 몇 가지 궁금증이 일었다.

시합을 하기 전, 키와 리치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었지 않은가.

그래서 물었다.


“그런데 프로필? 그건 어떻게 된 거예요?”

“네?”

“홈페이지 프로필이랑 키랑 리치가 조금 다르지 않아요?”

“아, 그건 아직 성장판이 안 닫혀서···.”


상상도 못했네.


“그럼 리치는?”

“리치는 체육관 코치님들이 길게 써놓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락커룸을 나왔다.


태수혁 말로는 나중에 꼭 밥 한 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격투기를 시작한 이유가 박준영 선수를 보고였다나?


‘으, 뭐야. 갑자기 오글거리게 왜 이래?’


일종의 우상 같은 거라고 했다.

계체량 때도 말을 걸고 싶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간신히 참았다고 했다.


‘그럼 죽을 둥 살 둥 싸운 건, 우상한테 인정받고 싶어서 그런 건가?’


그것까진 알 수 없었다.

딱히 중요하지도 않았고.


태수혁은 그 밖에도 RCF에서 스카웃 제의도 왔었다고 말했다.

일종의 양심고백 같았다.


‘어? 잠깐만. 그럼 상태창이 늦게 뜬 게, RCF 때문이었던 거야?’


막판에 좋은 정보를 얻었다.


락커룸을 나오자 카메라 플래시가 둘을 반겼다.


찰칵- 찰칵-


함께 밀담(?)을 나누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으로 보였나 보다.

자세한 대화 내용이 누출된 건 아니었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기사를 써대기 시작했다.

박준영은 이제 추측성 기사도 나올 정도의 급이 된 것이다.


<박준영과 태수혁 둘이 나눈 비밀 이야기는 무엇?>


그래도 아직 이런 기사보단, 사실에 입각한 기사가 훨씬 더 많았다.


<시합은 시합일 뿐, 박준영과 태수혁의 동업자 정신>

<버팅에 대해 사과하는 태수혁, 훈훈하게 용서해주는 박준영>


이제야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부상을 당하기 전으로 말이다.


“PD님 오래 기다리셨죠?”


노형식PD는 이 모든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단 둘만 남게 되자, 그가 조심스레 용건을 꺼냈다.


“박준영 선수, 혹시 저번에 촬영하실 때 어떠셨나요?”


저 말로 운을 떼곤, 다큐멘터리에 한 번 더 출연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물었다.

박준영을 주제로 특별 편을 촬영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어차피 부상 때매, 한 달 동안 출장 정지니까. 일단 말이라도 들어볼까?’


돈도 벌 겸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UCF에 진출하기 위해서도 인지도가 올라가면 더 좋은 것이고.


긍정적인 의사를 밝히자, 조만간 자리를 한 번 마련해보겠다고 했다.


박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왔다.

곧장 회식장소로 향했다.


“준영이형, 왜 이제야 오시지 말입니까?”


회식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야, 난 네가 계산하기 싫어서 도망간 줄 알았다.”

“내가 넌 줄 아냐?”

“박준영 선수, 오셨습니까?”


어떻게 알았는지, 회식자리에 기원식도 있었다.

일전에 소소한 파티를 열어주기로 했던 대신이라며, 회식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해주었다.

개인카드가 아닌 부분이 살짝 애매했지만, 나쁘진 않았다.


기원식은 일행들 앞에서 진지한 목소리로 이런 말도 남겼다.


“박준영 선수, 조만간 제가 깜짝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목소리가 아주 공손했다.

박준영의 체면을 추켜올려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 같았다.

보기보다 더 세심한 사람인 모양이다.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다음 시합도 최대한 빨리 잡아주겠지?’


박준영으로선 흡족할 따름이었다.

비록 메디컬 체크를 통해, 한 달간 출장정지를 받았지만,

여전히 박준영에게 가장 중요한 건, 많은 경기를 뛰어 남은 시간을 확보하는 것 아니겠는가.


{남은 시간: 195일 8시 59분}


이번 시합으로 대략 180일 정도의 TIME을 보상으로 받았지만.

사람 일이란 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

미리미리 시합을 치러두어도 나쁠 것 없었다.

여유가 될 때 시간을 벌어둬야만 했다.


‘선물이 뭔진 모르겠지만, 시합부터 잡아달라고 해야겠다.’


기원식을 보내고 회식도 마무리했다.


“주희야, 마지막 건배사는 용호 대신 네가 하자.”

“좋아! 그럼, 준영이 오빠의 빠른 회복을 위하여!”

“위하여!”

“잠깐! 오빤 술 마시면 안 되지! 지혈한 곳 다시 터지면 어떡해. 잔 이리 내.”


아, 슬쩍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게 안 통하네.

회식 내내 한 잔도 안 마셨는데.

이게 첫 잔인데.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피 튀기는 혈투, 종지부를 찍는 슬램 다시보기>

└ ㅈㄹㄷ

└ 나도 이미 지림


태수혁과의 경기 후,

박준영의 이름은 순풍에 돛단듯, 퍼져나갔다.

옥타곤에 눈이 있다면, 그가 다시 박준영을 주목하기 시작한 느낌이었다.

워낙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기 때문일 것이다.


<레슬링 장착 박준영, 우리가 알던 그가 아니야>


물론 박준영은 만족하지 않았다.

아직 증명해야 할 부분들이 더 많았으니까.


<박준영, 이번에도 그라운드에서 아쉬움 드러내>

<통한의 기요틴 실패. 그래도 승리자는 박준영>


주짓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레슬링도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 아닌가.


<박준영의 레슬링은 한계가 명확하다?>


당연히 논란도 있었다.


└ 확실히 레슬링으로 잡은 선수들이 견한울 태수혁이라는 게...

└ 둘 다 레슬링 개못하자너


그렇지만 초조해하진 않았다.

이런 반응을 오히려 즐겼다.

이 말은 아직 성장할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뜻일 테니까.

앞으로 나아갈 길도 창창하고.


<박준영의 다음 상대는 누구?>

└ 아직 챔피언 결정전도 못 치러본 애송이인데, 왤케들 띄워줌?

└ 띄워줄 만하니까 띄워주지


박준영은 자만하지도, 그렇다고 과하게 겸손해하지도 않았다.


그냥 평소와 같았다.


그의 선수 인생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이제 다시 출발선에 도달한 것이다.



***


어느 화창한 오후.

팀 스파크 체육관.


최용호와 최진수를 비롯한 관원들은 마치 모이 먹는 비둘기처럼 박준영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박준영이 핸드폰을 귀에 댄 채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20억 토너먼트 본선 일정이 나왔다는 말씀이시죠?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하자, 최용호가 물어왔다.


“뭐라냐? RCF야?”

“어.”


통화 중간에 박준영이 20억 토너먼트 본선이란 이야기를 언급했고.

그 말을 들은 최용호가 호들갑을 떨며 관원들을 불러 모았다.

그 관원들을 대표로 최용호가 물었다.


“뭐래?”

“뭐긴 뭐래. 본선 대진표 나왔다지. 조만간 보도 자료로 배포할 거래.”


비록 팀 스파크에서 20억 토너먼트에 참여하는 사람은 박준영 혼자였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20억 토너먼트에 관심이 없느냐 물으면 그건 또 아니었다.


자그마치 20억 아닌가.


라이트급과 웰터급에서 각각 10억씩.

본선은 총32강전으로 구성이 되니,

5번만 싸워서 이기면 10억이 뚝 떨어지는 것이다.

어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겠는가.


“준영이형, 형은 10억 받으면 뭐할 거지 말입니까?”

“글쎄? 체육관이나 하나 차릴까?”


박준영의 말에 관원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가 호랑이 새끼를 키우고 있었네.”


정말 막연한 금액이었다.

10억이라.

그런데 또 5번만 싸워서 이기면 된다는 생각을 하니, 그리 멀지만은 않은 금액 같았다.


잠잠하던 심장이 괜히 분주해졌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툭 까놓고 말해, 거의 복권 당첨 급의 상금 아닌가.

그리고 마침 최용호도 그런 감정이 들었나 보다.


“아, 진짜 헤비급은 왜 없는 거냐? 헤비급 있었으면 이 형님이 딱 10억 타는 건데. 그치 진수야?”


괜한 호들갑에 다시 조금 차분해졌다.


“준영이형, 그런데 말입니다. 형 ACF 타이틀전이 먼저입니까, 아니면 20억 토너먼트 우승이 먼저입니까?”

“응?”


그러고 보니 그랬다.

ACF 웰터급 타이틀전도 멀지 않았지 않는가.

분명 처음 계약할 때 기원식이 그랬다.


‘빠르면 두 경기 안에 ACF 웰터급 타이틀전을 준다고 했지?’


늦어도 세 경기 안에 타이틀전을 치를 수 있게 해준다고.


‘뭘 먼저 해야 하지?’


본선 일정을 확인해보고 결정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잠시 고민을 하다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보다 다들 훈련 안 하세요?”


옹기종기 모여 있던 관원들이 어물쩍 다시 본인들 운동을 하러 흩어졌다.

너무 빤히 쳐다봐서 솔직히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러자 옆에 있던 최용호가 말했다.


“너는 운동 안 하냐? 갑자기 전화나 받고 말이야. 이 형님한테 주짓수 연구하잘 땐 언제고. 대신 이따 수고비로 밥 사라.”


이게 그렇게 되나?

뭔가 논리 비약이 있는 거 같은데?


뭐 무슨 상관이랴.

까짓 거 삼각김밥 하나 사주면 되지.


“됐고. 일로 와서 겨드랑이에 머리 끼워봐. 기요틴 연습이나 하자.”


박준영이 말했다.


“이 형님이 또 도와줘야지.”


말은 저렇게 해도 여전히 착한 최용호였다.


박준영은 겨드랑이에 최용호의 목을 끼우고 기요틴을 연습했다.

애초에 기요틴이 어려운 기술은 아니었으니.

반복을 통한 숙달만이 정답이었다.


앞으로 태클을 종종 사용할 것이니.

비슷한 상황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그리고 그땐,


‘꼭 성공해야지.’


저번처럼 어이없는 실수를 해선 안 됐다.


“준영이형, 그런데 주짓수 훈련 말입니다. 우리끼리 해서 괜찮을까요?”

“어? 너 말입니다 안 했다.”

“용호형은 조용히 하시지 말입니다.”


한창 훈련을 하고 있는데, 최진수가 물어왔다.

하긴 일리 있는 물음이긴 했다.


“글쎄. 관장님이 주짓수 코치 한 명 구해본다고 하시는 것도 같던데···.”


그러니 홍태훈도 외부에서 코치를 영입한다고 하지.

대답을 마친 박준영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근데 과연 누굴 섭외하실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근방에 주짓수 좀 하는 사람이···.

음,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데?


“와, 난 여자였으면 좋겠다.”

“용호형은 지금 농담이 나오지 말입니까.”

“왜? 농담 아닌데? 이따 관장님께 말씀드려봐야겠다. 여자로 구해달라고.”


그러던 그때였다.


“잠깐만! 준영아 기사 떴다!”


사무실 근처에 있던 성인부 관원이었다.


“네?”

“어? 근데 RCF에서 띄운 게 아닌데? ACF야.”

“그게 무슨···.”


박준영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재빨리 본인의 핸드폰을 챙겼다.

화기애애한 팀 스파크에 놀람이 한 스푼 얹어졌다.


“다음 상대가 정해진 것 같은데?”


그리고 그 놀람은 곧 기쁨이 되어 돌아왔다.


“와, 벌써 얘랑 붙는다고? 준영아, 너 출세했다?”


아무래도 기원식이 말했던 선물이 이거인 모양이다.

곧장 웰터급 타이틀전 오피셜을 발표하다니.

박준영은 곧장 기원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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