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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천재의 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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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먹거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6.30 17:54
최근연재일 :
2021.07.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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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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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태수혁(2)

DUMMY

종합격투기의 신(神)

16화. 태수혁(2)


자타공인 대한민국 1위 종합격투기 단체인 RCF.

그곳이 현재의 위상을 가지게 된 데에는 크게 2가지 요소가 작용했다.


“장비서, 이번에 ACF 39에서 박준영이랑 시합하기로 한 애 이름이 뭐였지?”

“태수혁입니다.”

“그래. 태수혁. 걔 영입 건은 어떻게 됐나?”


첫째 적극적인 선수 영입.

심지어 당장 시합이 잡힌 타 단체의 선수들에게까지 거침없이 스카우트 제안을 건네는 적극성.


“반려됐습니다.”

“반려?”

“계약서에 도장 찍기 직전에 결렬됐습니다.”

“그래? 걔가 거절한 거야?”

“그렇습니다.”

“그럼 돈 좀 더 주겠다고 해봐.”


그리고 둘째.

인적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


“그리고 견한울이. 걔한테도 태수혁이 잘 설득해보라고 해봐. 둘이 데면데면한 사이는 아니라며. 성공하면 보너스 좀 준다고 하고.”

“알겠습니다.”

“태수혁이 걔가 우리 단체로 넘어와야 그림이 산단 말이야. 그래야 박준영이도 정신이 번쩍 들 거고.”


물론 지금까지 그래왔다는 뜻이다.

항상 변수는 존재하는 법.


“저··· 대표님, 그래서 말입니다.”

“뜸 들이지 말고.”

“죄송합니다. 견한울 선수 말입니다. 그··· 얼마 전에 연락이 왔는데, 앞으로는 이런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일?”

“네. 선수로서의 본분에만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게 뭔 소리야. 지금까지 잘 해와 놓고.”

“아무래도 박준영 선수와의 시합 이후로 심경의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윽고 장소미의 조심스러운 보고가 이어졌다.


“···박준영 선수와의 시합에서 압도적으로 패배한 게 큰 충격으로 다가갔다고 합니다.”


박준영과의 시합에서 본인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것.


“지 실력이 형편없어서 진 걸, 왜 엄한 데 불똥을 뿌리고 있어?”


하지만 장문형은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둘 다, 돈 더 주겠다고 해. 그럼 넘어올 거야.”


그리고 이 작은 어그러짐이 차차 커져 얼마나 큰 균열을 만들지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원래 단단한 바위를 뚫는 건 방울방울 떨어지는 낙숫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 박준영이한테 문자 넣는 것도 잊지 말고. 나 분명히 말했다. 걔 갖고 싶다고.”

“물론입니다, 대표님. 뜻대로 되실 겁니다.”



***


<박준영 선수, 오늘 ACF 39 대회 계체량 있는 날이죠?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RCF 장소미>


박준영은 장소미에게 온 문자메시지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걸 차단할 수도 없고.”

- 얘도 참 정성이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은 오는 것 같았다.

쓴웃음을 지으며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처음엔 후회할 거라더니, 반응이 없자, 요즘은 이런 구애성 문자를 보내온다.


“박준영 선수, 준비해주십쇼.”


ACF 39 대회 계체장.

무대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는 박준영을 향해 ACF 직원이 찾아왔다.

아마 곧 박준영의 차례인 모양.


박준영은 함께 온 최용호와 최진수의 도움을 받아 락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몸무게 측정을 마쳤다.


[박준영 선수, 77.1kg. 통과!]


가뿐히 통과. 애초에 평상시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다 보니,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태수혁 선수, 오버입니다.]


다만 태수혁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듣기론 아까 실수로 물을 한 모금 마신 게 문제가 된 것 같다고 한다.

괜히 긴장됐다.

왜 설마설마라는 게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상태창도 말썽을 부렸었고.

이윽고 치러진 2차 계체.


[태수혁 선수, 통과!]


다행이었다.


‘괜히 긴장했네.’


태수혁은 입고 있던 트렁크를 벗었고.

알몸으로 재측정을 함으로 인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이어지는 포토타임.


“박준영 선수, 태수혁 선수, 서로 마주봐주세요.”


기자들 앞에서 서로를 마주 본 채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찰칵- 찰칵-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박준영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확실히 상태창에 나온 정보가 맞는 것 같은데?’


태수혁의 키를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 키가 178cm인데, 나보다 크다는 건 프로필이 틀리고 상태창이 맞다는 거잖아?’


역시나 상태창이 맞다는 의미.

프로필 보다 키는 크고 리치는 짧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는 박준영에겐 좋으면 좋았지 나쁜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 미소가 지어질 수밖에.


‘레슬링은 팔이 길고, 무게 중심이 낮은 사람이 유리하니까.’


박준영의 눈이 반짝 빛났다.

눈앞에 태수혁의 정보를 불러냈다.


{태수혁} {나이: 20}

{키: 182} {리치: 182}

{현재 체중: 77.1kg}

{활동 체급: 웰터급(77.1kg 이하)}

{MMA 전적: 7전 6승 1패}

└ 아마추어 리그: 3전 3승

└ ACF 전적: 4전 3승 1패

{프로 전적: 4전 3승 1패}

{컨디션: 73%}

{밸런스: D-}


실제 이런 경우가 왕왕 있었다.

전략적으로 키와 리치를 다르게 적는 경우.

태수혁처럼 나이가 어리고 전적이 많지 않은 선수들의 경우에는 이를 통해 꽤 큰 변수를 만들 수도 있었다.

상대방이 완전 헛다리를 짚은 채 전략을 준비해 올 테니까.


‘완전 약아빠진 타입이잖아?’


그러니 이걸 미리 알게 된 건 꽤 큰 행운이었다.

자칫 시합 중에 당황할 뻔했다.

박준영은 그 바로 옆에 자신의 상태창도 불러냈다.


{박준영} {나이: 23}

{키: 178.9} {리치: 184.5}

{현재 체중: 77.1kg}

{활동 체급1: 라이트급(70kg 이하)}

{MMA 전적: 7전 6승 1패}

└ 아마추어 리그: 3전 3승

└ RCF 전적: 4전 3승 1패

{활동 체급2: 웰터급(77.1(70)kg 이하)}

{MMA 전적: 2전 2승}

└ ACF 전적: 1전 1승

└ RCF 전적: 1전 1승

{프로 전적: 6전 5승 1패}

{컨디션: 78%}

{밸런스: E+}


서로 비교했다.

3달이라는 준비 기간 동안 랜덤 단환 뽑기권과 재활운동을 통해, 밸런스를 기존의 E0에서 E+로 한 단계 올릴 수 있었다.

비록 태수혁 선수의 D-엔 미치지 못했지만,

준비한 전략만 잘 성공시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었다.


‘좋아. 완벽해.’


박준영은 자신의 전략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애초에 또 기원식의 말에 따르면,


‘태수혁은 과거의 나와 비슷한 타입이니까.’


태수혁의 특기는 현란한 풋워크와 예술 같은 킥.

실제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태수혁의 동영상들을 확인해 봐도 그랬다.

부상을 입기 전 박준영과 경기 스타일이 매우 비슷한 선수였다.


그러니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다.

그가 어떤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약간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마치 과거의 자신을 깨부수려는 기분이었다.

이게 마땅히 해야 하는 일임을 알지만,

과거의 자신을 지우는 행위 같아 보이기도 했다.

물론 만약 질 경우 몰아닥칠 후폭풍도 아예 생각하지 않을 순 없었다. 시합이란 건, 언제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니까.


그런 복잡한 기분 아래에서 사진 촬영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태수혁 선수와 악수를 하고 계체장을 나왔다.


“준영이형, 얼른 이것부터 마시지 말입니다.”


최진수와 최용호의 재촉에 관장님표 특제 전해질 셰이크를 마셨다.

지금부턴 최대한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중요했다.

내일 시합까지 최대한 전투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몸무게를 회복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박준영 선수? 잠시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ACF 관계자로 보이는 여자가 다가와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무슨 일이시죠?”

“기원식 대표님께서 잠시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


기원식 선수가?

기원식으로부터 호출이 왔다는 말이었다.

아니 시합 하루 앞두고 갑자기 왜?

박준영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


ACF 공동 대표 집무실.

기원식은 싱숭생숭함을 감출 수 없었다.


‘태수혁이 RCF에서 오퍼를 받았다라.’


방금 전 자신의 사무실을 다녀간 태수혁의 말 때문이었다.

심지어 RCF는 태수혁에게 박준영을 상대할 몇 가지 팁도 줬다고 한다.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며 건넸다나?


태수혁은 몇 날 며칠 고민하다 결국 기원식에게 양심고백을 한 것이고.


이 얘기를 처음 들은 기원식은 RCF가 RCF했구나 싶었다.

물론 이번엔 조금 정도를 넘은 것도 같았지만.

다른 단체 대표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었으니까.

그러려니 했다.

더구나 태수혁의 경우,

이처럼 양심고백을 했다는 건, ACF에 계속 남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테고.


당장 나쁜 건 없어 보였다.

무언가 대처를 해야 할 것도 같았지만,

그렇다고 또 당장 움직일 만한 그런 것은 없어 보였다.


만약 생각이 박준영에게까지 미치지 않았다면, 어쩌면 기원식은 이 사건에 그냥 방관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른 건 다 재껴 놓더라도, 박준영 선수한테 연락을 넣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라는 게 문제지.’


그렇지 않은가. 태수혁에게 한 걸 박준영에게 하지 말란 법은 없었다.

아니, 아마 거의 확실하지 않을까? 심지어 박준영은 과거 RCF 소속이었고.

이 생각이 들자마자 머릿속에 경종이 켜졌다.

이건 절대 그냥 만만히 볼 문제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급격하게 속이 탔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박준영 선수 아닌가.


요즘 기원식은 하루하루 광활한 꿈을 꾸고 있었다.

그리고 그 꿈의 핵심은 바로 박준영이었다.

그와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종합격투기 강국으로 만들고,

그 과정에서 ACF를 대한민국 최고의 MMA 단체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만약 박준영 선수가 RCF로 이적하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


절대 그래선 안 됐다.

그러고 보니, 박준영 선수에게 더 잘해줬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며 없는 시간을 쪼개 레슬링을 지도해주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친분도 많이 쌓았지만,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생각해보니까 저번 시합 끝나고 소소한 파티를 열어주기로 했었지?’


근데 안 열어줬다.

어쩌면 이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고민에 잠겼다.


‘우리 단체를 떠날 수 없는 무언가를 준비해야 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다.

RCF에서는 할 수 없고 자신만 할 수 있는 무언가.

그리고 ACF에 소속감을 갖게 할 무언가.


‘우선···.’


그래서 계체가 끝난 박준영을 불렀다.


“대표님, 박준영 선수 모시고 왔습니다.”


마침 박준영이 도착했다.


“저 부르셨다고요.”


기원식은 벌떡 자리에 일어나서 박준영을 맞았다.


“이쪽으로 앉으시죠.”


일단 초조한 내색은 최대한 하지 않았다.

일어나면서 탁자에 무릎이 찧었지만, 티내지 않았다.

평소보다 훨씬 공손하게 박준영을 맞았다.



***


박준영은 눈앞의 기원식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이상한데?’


세 달여를 함께 하며 어느 정도 기원식에 대해 파악을 한 박준영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분위기가 묘하게 이상했다.


‘왜 보리차도 안 건네고 저렇게 애달픈 표정만 짓고 있지?’


그러니 고개가 갸웃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건네는 말도 그저 안부 인사뿐이고.

이런 건 그냥 전화로 해도 되는 말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무언가 망설이던 기원식이 눈을 질끈 감더니 조심스레 박준영에게 서류 한 묶음을 내밀었다.


박준영의 고개가 다시 한 번 갸웃했다.


‘박준영 성장 프로젝트 2.0?’


제목이 매우 오글거렸기 때문이다.

일단 건네니 받으며 물었다.


“···이게 뭔가요?”


그러자 기원식이 대답했다.


“일단 보시죠.”


기원식은 여전히 진지했다.

서류의 제목과 기원식의 태도 사이에서 묘한 이질감이 발생했다.


무엇인지 모를 막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었다.


‘일단 이게 뭔지부터 확인해보자.’


마른침을 삼키며 서류철을 열었다.

그리고 이내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게 대체···.’


서류철의 정체는 박준영의 약점집이었다.


그 서류철에는 박준영의 약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작가의말

평안한 밤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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