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종합격투기의 신(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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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의 신(神)
Prologue.
롤모델이라는 단어가 있다.
흔히 본받고 싶은 대상이란 의미로 쓰이며, 내겐 진백호라는 MMA선수와 동의어다.
[대한민국의 아들, 진백호가 드디어 해냅니다. 5라운드 2분 17초. 서브미션에 의한 TKO승. 마침내, 그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마이클 올리베이라를 꺾고 벨트를 허리에 두릅니다.]
대한민국 최강의 파이터.
진백호.
아니, 대한민국을 넘어 라이트급 세계 최강의 파이터.
종합격투기의 홈그라운드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당당히 알리고,
그 본인 또한 화려한 명예와 영광을 누린 남자.
비록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르고 머지않아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해 타이틀을 허리에 두른 시간은 짧았지만,
그럼에도 문신처럼 대한민국과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의 가슴 속에 진하게 새겨진 인물.
그런 인물이었다. 그는···.
나 또한 MMA선수로 세계 정상을 꿈꾸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내게 우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심한 부상으로 인해 은퇴를 권유받은... 우중충한 그날.
“진백호 선수?”
그가 돌연 내 눈앞에 나타났다.
“정말 진백호 선수 맞아요? 아니, 어떻게, 분명 5년 전에 죽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 어, 맞아. 나 5년 전에 죽었어.
“네?”
귀신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 귀신이라고. 네 눈앞에 있는 이 몸은 무려 5년 전에 죽은 망령이야.
“망령이요?”
- 그래, 망령. 망령 처음 봐?
그리고···.
- 하긴 처음 보겠구나? 어디 가서 망령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암, 그렇고말고.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진백호.
그런 그의 손엔 새빨간 단환이 하나 들려 있었다.
- 것보다. 얼른 이것부터 먹어라.
“이게 뭔데요?”
- 뭐긴 뭐야, 단환이지.
그는 내게 달콤한 말을 건네며 손톱 크기의 단환을 내밀었다.
- 너 부상 때문에 은퇴해야 하지? 근데 또 계속 MMA는 하고 싶고. 그치? 근데 이거 먹으면, 아픈 거 다 낫고 계속 MMA 할 수 있다?
이젠 전설이 된 남자 진백호가 귀신이 되어 나타나, 수상한 단환을 건네온다.
- 그러니까 얼른 먹어. 난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거야.
기회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새빨간 단환을 말이다.
- 넌 이제 그 기회를 잡기만 하면 되는 거고. 오케이?
MMA계에 돌풍을 일으킬 우리의 동행은 이처럼 갑작스레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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