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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님의 서재입니다.

늑대의 이빨은 하늘을 꿰뚫고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장진백
작품등록일 :
2024.07.16 18:37
최근연재일 :
2024.07.24 19:00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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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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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수 :
61,054

작성
24.07.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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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9화.

DUMMY

제9화.


“형제가 되어서 말하는 건데, 나는 가족, 그리고 내 여동생을 찾기 위해 구사문을 배신때렸다.”

“구사문이 대형의 일에 얽혀 있는 거지?”


호랑의 질문.

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그리고 구사문은 내 복수를 이루기 위해 처리할 곳 중 가장 밑바닥이나 다름없다. 내 복수에 적은 많고, 아직 모르는 것들도 많아. 어쩌면 무림, 나라 전체가 될지도 모르지.”

“말만 그런 건 아니고?”


율은 눈을 감았다.

마을이 불타고, 가족을 잃고, 동생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알게 된 사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과, 믿을 새끼 많이 없다는 것과, 나아가 자신의 적은 많다는 것이다.

이를 잠시 생각하다, 이내 눈을 떠 형제들이 된 이들에게 말했다.

호랑이 되묻는다.


“그런데, 그거 대형만의 착각 아냐? 어릴 때 일이고, 그런 일들 겪었으니 세상이 다 적이 될 수 있잖아.”

“‘흑시(黑市)’에서 알아본 일이다.”

“······아. 흑시. 그럼 인정이네.”

“흐음. 흑시라. 허면, 확실한 정보겠구려.”

“흑시만 믿을 만하지.”


호랑, 학필, 금돈은 율의 흑시라는 말에 확실함을 얻었고,


“흑시가 뭔데.”


광견만이 뭔지 몰라 그리 묻는다.

흑시를 모른다는 광견의 말에 세형제가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지 라는 눈빛으로 휙 하고 쳐다본다.

광견이 흠칫했다.

율은 담담히 흑시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흑도가 천하에 즐비한 지금 가장 성행하는 암시장이다. 그곳에선 나랏님 속옷 색마저 알아 낼 수 있다고 하더군. 허니, 내 가족, 마을을 불태운 곳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은 법.”

“아······ 그, 그렇구나!”

“허나, 그곳이라 할지라도 전부 아는 것은 아니더군. 그래도, 알아낸 것들이 있으니, 하나하나 처리해서 숨겨진 것들을 알아내면 그만.”

“흐음. 어쨌든, 대형의 적은 이래저래 보통 큰 몸뚱이가 아니라는 거네. 에잉. 그걸 술잔 나누기 전에 말을 하지. 술잔 나누고서 말을 해서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네.”


술잔만 나눈 의형제 사이다.

대형이라는 이에게 커다란 적이 있음을 알았으니, 당장 의형제 물려도 상관없었다.

허나, 호랑은 그런 생각 없었다.

그저 여우처럼 웃으며, 툴툴거리기만 했다.

어디 호랑 뿐이랴.


“비록, 같은 피로 태어난 형제가 아니라도, 피를 마신 형제요. 복수도 함께 해야 하는 법이오.”

“맞지, 그게 맞지. 그게 아니면 이런 술잔 나눌 의미도 없는 거지.”

“사내라면, 제 한 말 책임지고, 입에 담은 형제의 잔을 책임져야 사내 아니겠수.”


학필, 금돈, 광견 역시 율의 적은 상관없다는 듯 그리 담담히 받아들였다.


“아, 그러고 보면 우리에게도 여동생이 하나 더 생기는 건가? 대형의 동생이라면 우리에게도 동생이잖아?”

“어라? 그렇네? 그럼 얼른 여동생 구해야지! 그게 오빠 아니겠어?”


형제들의 말에 율은 울컥함이 올라왔다.

눈시울이 붉어지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일어나, 허리 숙였다.


“······고맙다. 이 은혜, 죽어서도 갚으마.”

“은혜는 무슨. 정 갚고 싶으면 나중에 우리 복수도 함께 하면 되는 거야, 대형.”

“맞소. 그거면 되오.”

“그렇지, 그렇지.”

“허면, 얼른 대형의 동생, 아니, 우리의 여동생부터 구하고 보자고. 없던 여동생이 생기니 어떤지 궁금해!”


이제는 율의 형제들이, 율의 친여동생이 처음부터 자신들의 친동생인 것처럼 대하기 시작했다.

율은 기분이 썩 좋았다.

그렇다고 당장 구하러 가자 말을 할 수 없었다.

이 역시 율은 형제들에게 말했다.

왜? 라고 묻기 전.


“내 복수에 구사문이 가장 약한 세력이라고 하나, 실제적으로는 상당히 큰 문파다. 그 명성 자자한 곳이기도 하지.”


율이 먼저 입을 열었다.


“분명, 구사문은 오늘 일을 알게 될 것이고, 흉수를 찾을 것이다. 즉, 여동생을 찾기 전 먼저는 구사문을 먼저 정리 해야 하는 법이다.”

“하긴. 개 같은 곳이긴 하지만, 송곳자객 키워내는 것만 해도 보통 문파가 아니긴 해.”

“평생 송곳이 되기 싫고, 사람을 개만도 못하게 본 곳이라 도망치려고 불 지른 곳이며, 배신한 곳이기 허나, 그 뒤를 생각하면 확실하게 숨어 지내야 할 곳이기도 하오.”

“대형 복수나, 우리 여동생 찾으려면 새외 도망은 아예 생각도 말아야 할 이이고.”

“애초에 새외로 도망갈 생각은 없던 일이 아니었나?”


광견의 말에 맞지, 그렇지라며 호랑, 학필, 금돈이 고개 끄덕였다.

그들은 각자도생할지라도 숨어 힘을 기른 뒤, 자신들의 복수도 할 참이었으니, 새외 도망은 확실히 생각지도 않았다.

뭐, 결국 이러나 저러나, 율과 그의 형제들은 구사문부터 해결 하는 것이 최우선이긴 했다.

그 해결책을 율은 진즉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 흑도가 된다.”

“흑도? 이미 흑도 아냐?”

“그렇다. 이미 뼛속부터 흑도다.”


아무리 키워졌다고 할지라도, 송곳으로 사람 명줄 끊어내고 살았는데, 인제 와서 바르게 살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복수라는 것을 가슴에 품고, 차후 오늘처럼 거대한 화마에 다 태워버릴 일.

어찌 백도가 될 수 있으며, 흑도가 아니 될 수 있겠는가.


“물론, 그저 그런 흑도가 아니다. 구사문 마저 짓밟을 수 있는 흑도.”


즉,


“우리는 지금부터 세력을 가진다.”

“구사문도 흡수해서 우리 발밑에 둘 정도로 크게 말이지?”


호랑의 대답에 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할 줄 아는 거라곤 사람 명줄 끊는 거 말곤 없으니, 세력 키우려면 흑도 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합디다.”


이어 말하는 이는 광견.


“나는 글도 읽고, 쓸 수 있으며, 머리도 쓸 수 있소이다.”

“나는 상인 집안이라서 여러 가지 할 줄 알아.”


그 뒤 학필과 금돈의 말에 사람 명줄 끊는 거 말곤 할 줄 아는 것이 없게 되어버린 광견이 말문이 막혔다.


“······씨부럴.”


할 말 없는 광견의 욕지거리에 호랑이 낄낄거리다가, 혼잣말 하듯 입을 열었다.


“세력을 만들 자본은 없고.”


실전을 걸치면서 얻은 금전은 없다.

물론, 각종 장물은 얻었지만, 오늘 흑사, 적사, 구사문 분타 태운다고 전부 사용했다.

말 그대로 빈털터리.

세력을 만들기에 턱도 없다.


“그렇다면, 기존에 있는 흑도 세력을 집어삼켜, 세를 키우겠다는 건데. 맞아?”


호랑의 혼잣말은, 날카로운 질문으로 끝맺는다.

율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하다. 이미 생각해둔 곳도 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대형은 다 생각이 있잖아.”

“허면, 거기가 어디오, 대형?”


학필이 물었고, 율은 곧장 답했다.


“사천.”


사천이라는 말에 율의 형제들 전부 한순간에 이해했다.


사천.


그곳에는 구사문과 대립하는 흑도 세력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지금 바로 출발한다.”


그리하여 7일 밤을 내달려 도착한, 사천과 섬서의 경계선을 잇는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

율과 형제들은 마을 입구에 떡하니 있는 ‘응씨객점’을 보자마자, 바로 쳐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누가 봐도 흑도에 몸담은 패거리가 보이지 않던가.

어차피 기존에 있는 흑도 세력 흡수해 세를 키울 생각이었기에, 율은 옳다구나 싶어 당장 놈들에게 달려들었다.

한 번에 처리하고, 한 놈 남겨 놓았다.

본거지를 알아 단번에 잡아먹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어라?


“영웅이시여!”


딱 봐도 객점 주인양반으로 보이는 사람과 주방장으로 보이는 이가 눈물, 콧물 질질 짜며 뛰쳐나와 그리 소리치는 것이 아닌가.

영웅이라 하면 백도고, 백도는 율이 추구하는 일과 정반대나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지금 세상은 백도보단 흑도 천하.

그리하여,


“흑도다.”


흑도임을 친히 밝히고, 흑도 답게 술상, 밥상 건하게 차리라고 명령내렸다.

거기다, 흑도 답게 세를 걷기 위해 주인 양반은 남아 있으라고 하였고.

주인 양반의 얼굴은 침울해졌고, 주방장으로 보이는 사내의 얼굴이 똥 씹어 보이긴 했지만, 율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술상, 밥상이 한가득 뚝딱 차려졌다.


“으아아아! 밥이다!”

“밥아아압!”

“제대로 된 술도 있어!”

“크하하하하!”


술상, 밥상이 거나하게 차려지자, 이성을 잃은 율의 형제들이 거품 물고 달려들었다.

혹여나 구사문의 본문의 꼬리가 붙을까.

당장은 맞붙기에는 세가 약해서 그들을 피하려고, 율과 형제는 7일간 밤낮으로 사천을 향해 쉬는 시간 아껴가며 미친 듯이 내달렸다.

그러다 보니 먹은 것이라곤 작은 산짐승과 나무 열매가 전부.

배가 등가죽에 붙었다.

허니, 제대로 된 식사를 거리, 술상에 눈이 돌 수밖에 없었다.

허겁지겁, 게걸스럽게 먹는다.

율도 잠시 게걸스럽게 음식을 접하는 제 형제 무리에 끼었다가, 응씨객점 주인장과 살려 놓은 흑도패 하나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우걱, 쩝, 자, 먼저, 우걱, 우걱, 여기 주인양반께서는 기존 흑도패에 얼마나 상납하고 계셨나, 접접. 아, 그전에 이름이 뭐요.”

“그, 응후옌입니다.”

“그렇군. 접접, 그래서 응후옌 주인장께서 얼마나 내셨나?”


스윽.


응씨객점 주인장 응후옌은 살아남은 기존의 흑도패 하나 쳐다보다, 이내 한숨 쉬더니 답했다.


“9할입니다.”

“10할 중 9할?”

“예.”

“이 개새끼. 날강도 씹새끼네.”


퍽!


율은 먹던 음식이 담긴 접시 들어 살려 놓은 흑도패 사내의 머리를 후려쳤다.


“아―!”


고통에 비명을 튀어나오려다,


“닫아라. 그 입에 송곳 박아버리기 전에.”


급히, 양손 들어 입을 틀어막는다.


“시벌넘 새끼. 아무리 흑도천하라도 1할 주고 9할을 처먹어? 시벌, 악독한 흑도새끼.”

“······.”


어, 음.

응후옌은 혼란스러웠다.

분명 저 호랑이같이 잘생긴 사내도 흑도라 하지 않았던가?

그래놓고, 지금 와서 흑도 머리 패며, 악독한 흑도라고 욕을 하고 있다.

그것도 세금 많이 처먹었다고.


‘흑도야, 백도야, 영웅이야, 악인이야?’


이러니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받아 처먹으려면 살려 놓고 처먹어야지, 죽을 똥 살 똥 하게 살려 놓고 다 처먹으면 나중에 뭐 처먹고 살려고.”

“······.”

“쯧. 그간 고생 많았수다, 주인장 양반. 우리도 흑도이긴 하나, 이 새끼들처럼 받아 처먹을 생각은 없소. 솔직히, 방금 말했듯이 주인장도 살아야 우리도 받아 처먹을 것이 많아지니까. 안 그렇소?”

“······아, 예.”


흑도 새끼였네.

아니, 뭐, 이리 헷갈리게 만들어!

어쨌든, 저 흑도 호랑이 같은 청년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응후옌은 알 것 같아, 곧장 물어보았다.


“그······ 허면, 얼마를 받아 가실 생각이신지.”

“오. 눈치가 엄청 빠르시네. 이러면 이야기하기 참 좋지. 어디 보자, 이 새끼들이 9할 받아 처먹었고, 조금 전 내가 한 말도 있으니, 적어도 이 새끼들 보다 덜 처먹어야 할 일이테고.”


어디 보자, 어디 보자,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까.

율은, 기름기 잔뜩 묻은 손을 쪽쪽 빨며, 얼마나 받아먹을지 계산했다.

그사이, 응씨객점 응후옌은 대충 율이 받아 처먹을 세를 계산했다.


‘흑도새끼들이라면 다 거기서 거기니.’


지금 세상이든, 전에 세상이든.

객점 주인 응후옌에게 있어 좋은 흑도란, 죽은 흑도말곤 없었다.


‘듣자 하니 9할은 아닌 것 같으니. 9할보다 1할 작은 8할이겠군.’


이것도 최소한이고, 최대한을 생각하면 1할 1푼밖에 내리지 않을 수 있었다.


‘1할 1푼이라도, 어쨌든 9할 보다 적게 처먹는 일이니ㄲ.’


그래도 응후옌은 1할이라도 더 줄였으면 하는 마음에 처음 생각한 8할을 이야기하려고 했다.


“어디 보자. 주는 사람도 잘살고, 먹는 사람도 잘 살려면― 그래 5대5가 났겠군.”


헌데, 율이 먼저 말했다.

응후옌은 한숨 푹 쉬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렇군요. 5대5.”

“어때, 주인양반. 5대5 괜찮지않소?”

“예, 예. 좋군요. 그래서 누가 5입니까.”

“······응?”

“······예?”


율과 응후예은 무슨 말이냐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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