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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진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 스트리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연어진
작품등록일 :
2022.05.13 07:09
최근연재일 :
2022.07.02 22:41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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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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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
글자수 :
956,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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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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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황조 II

DUMMY

공조를 약속하고 일본에서 넘어온 일본 경시청의 사이토도 리안과 마찬가지로 연구팀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낯선 전화가 걸려 왔다.


“예, 사이토입니다.”

-당신이 책임자인가.

“...누구십니까.”

-일을 어떻게 하는 건가. 전담팀이면 전담팀답게 제대로 하란 말이다. 알겠나.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정신 차리고 일하게. 사이토군.

“누구냐고!”


전화가 끊어졌다. 사이토는 이를 갈며 재다이얼을 눌렀지만, 없는 번호라고만 나왔다.


“이시토.”

“하잇.”

“일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

“하잇.”


오 분이 지나지 않아 이시토는 동영상을 찾아냈다. 치바현의 해안에서 캠핑하던 우익 스트리머가 피폭되어 머리가 빠지고 피부가 짓무른 채 떠드는 영상이었다. 찾아낸 지 오 분이 지나지 않아 영상이 삭제되었지만, 해외 사이트를 통해 다시 올라왔다.


“경시정!”


이시토가 화면을 멈추고 사이토를 돌아보았다.


“황조?”


피폭된 스트리머가 찍어 올린 영상이었다. 해안에 서서 바다를 찍던 그는 멀리 바다를 클로즈업했다. 푸른 물 사이로 노란빛을 띤 무언가가 흘러 다니고 있었다. 파도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파도의 방향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해안으로 밀려왔다. 스트리머는 그걸 건져내 보였다.


노란 해파리였다. 사이토는 바로 수연에게 전화했다.


“사이토입니다.”

-왜?

“같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노란색 해파리입니다.”


광안대교에서 수연이 본 것이다. 물탱크 속에 있던 같은 것들의 내장에 죽은 운전자의 살점과 피가 들어가 있었다. 운전자를 공격해 죽인 것이 해파리였다.


-고마워.


*


“비상사태 선포라고요?”


대통령의 질문에 정보국 국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살인 해파리가 있으니 물가로 가지 말라고 비상사태까지 선포하라는 겁니까?”

“필요한 조치입니다. 아직 조사 단계라서...”

“이보세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비상사태 운운하는 겁니까. 우한 바이러스 변종이 겨우 잠잠해져서 경기가 살아나려는 이때.”


가만히 노려보다 대통령이 말했다.


“뉴스나 내보내세요.”

“그 정도로는...”

“살인 진드기 나왔을 때 기억 안 나요? 다들 알아서 조심했습니다. 마스크 좀 쓰라고 해도 악을 쓰며 버티던 젊은 사람들 기억 안 납니까? 막아도 소용없습니다.”

“그럼 일본 농수산물의 전면 수입 금지 조치라도.”


탕.


테이블을 치며 대통령이 일어났다.


“왜 구질구질하게 과거사에 연연하는지 난 모르겠군요. 새 시대에는 새로운 기준에 맞춰 살아가야 합니다. 과거사는 잊고, 일본과 단단한 우방이 되어야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가 인수위를 먼저 보내 일본과의 우호적 관계를 이끌었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말입니까? 내가 머리까지 숙여가며 위안부 문제를 겨우 매듭지었는데, 수입 금지라고? 당신 미쳤어!”


‘미친 건 너지.’


속으로 욕하며 국장이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국장은 국민을 비웃으며 돌아섰다. 저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으니 무슨 일이 벌어져도 그들 탓이라고 생각했다.


*


회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멧돼지까지 회로 먹을 생각을 하는 그런 민족이다. 그래서 기생충에 감염되어 죽는, 참 어리석은 민족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날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야성이 남은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던 일본 농수산물의 수입이 다시 시작될지 모른다는 형의 말에 난 담담했다. 가공된 것은 이미 들어오고 있단다. 싸니까, 이윤이 많이 남으니까.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그런 결정을 내리는 대통령을 뽑은 국민이 죽든 말든 상관없지만, 반은 그 사람을 뽑지 않았다. 그런 이들을 위해 난 카메라를 켰다.


“곤곤입니다. 저는 정치적인 말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이런 말을 정치적이라 여길까 미리 하는 말입니다. 이건 생존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최근 일본에서 여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후쿠시마와 관련이 있습니다.”


파장이 얼마나 클지 예상되어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각오하고 카메라를 켰지만, 식은땀이 절로 난다. 난 나와 가까운 이들을 떠올리며 겨우 입을 열었다.


“먹지 마십시오.”


내뱉고 나니 속이 후련해졌다. 내 지지자는 아니지만, 내가 말하면 들어줄 이가 일억은 넘는다. 진실이든 아니든, 내 말은 그들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퍼질 것이다.


“특히 회. 대한민국 국민에게 하는 말입니다. 먹지 마세요. 횟집 망한다고 소리쳐도 상관없습니다. 그런 수산물 수입해서 원산지 속여 파는 곳, 망해도 쌉니다. 선량한 횟집까지 모두 망한다고 하겠죠? 그럼 증명하세요. 원산지를 공개하세요. 식재료들 모두! 양념에 들어가는 것까지 원산지 공개하세요. 그런데 말이죠... 난 다 먹지 말라고 말하는 겁니다. 회든 수입 농산물이든. 제게 이런 영상들이 제보로 들어왔습니다.”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날뛰는 괴물의 모습이다. 내가 보유한 영상에 나오는 여러 괴물과 다른 모습인데, 가장 큰 특징은 반응성이다. 회를 먹고 10분이 지나지 않아 변이가 일어났다.


“이게 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회 먹다가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근처에 있던 사람이 찍은 영상입니다. 이 사람도 스트리머입니다. 제게 영상 보내고 그 뒤로 연락 안 됩니다. 최근 뉴스에 보니 살인 해파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그걸 보고 찾아보니 세계 각지에서... 주로 태평양에서 황조현상에 대한 영상이 있었습니다. 황색 띠처럼 길게 아주 길게 이어지는 그걸 중국 사람들은 황룡의 출현이라고 말하더군요. 살인 해파리도 노란색입니다. 그런 해파리가 대량 증식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의 날짜들을 살펴보다가 가장 오래된 것을 보니, 그 사람... 넷우익? 치바현에서 텐트치고 물고기 잡아 먹던 사람의 영상이 가장 오래된 것이었습니다. 그 영상도 보시죠.”


다섯 대의 전화기가 울렸다. 메시지가 계속 들어왔다. 당장 영상을 끄라거나, 체포하겠다는 협박의 메시지도 있었다. 한국, 일본에서 오는 연락이었다. 영상이 끝나고 난 그들에게 온 메시지를 공개했다.


“난 이 사람들이 누군지도 모르겠습니다. 전화해서 내게 왜 꺼라 마라 하는지, 그럴 권리는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던가···. 앞선 영상을 보시면 해파리가 보이실 겁니다. 그가 처음 발견했으니 그의 채널명을 따서 ‘치바쇼타’라고 부르겠습니다. 치바쇼타가 정말 살인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이미 피해자가 있으니 정부에서 피하라고 했겠죠? 위험하니 피해야겠죠.”


“제가 영상을 보여드린 이유는 최초의 치바쇼타가 발견된 장소에서 황조현상도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영상을 자세히 보시면 바다에 노란 띠가 흘러가는 것을 보시게 될 겁니다. 해당 장소를 특정한 뒤에 방향을 살피니 후쿠시마에서 내려오는 띠였습니다.”


영상과 사진 등이 찍힌 장소를 지도에 표시했다. 디지털 작업으로 만든 그 지도를 보면 어디가 중심인지 나온다.


“후쿠시마에서 시작되었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겠죠?”


카메라를 응시했다. 날 비웃고 있을 이들에게 말했다.


“이런 사실이 공개되었는데도 회를 드시겠습니까.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일본산 수입품 제대로 검사도 되지 않고 유통되고 있었답니다. 대대적인 단속을 했는데, 정부에서 다시 수입을 허가해주었다는군요. 부산 사는 분들이 말해주었습니다. 새벽에 일본 번호판 단 차들이 수시로 목격된다고. 아, 그 차들이 물치기도 한답니다. 물치기가 뭐냐하면....”


설명을 하던 중 팀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예.”

-당장 방송 중단하세요!


헛웃음이 나올 뻔했다.


“무슨 말입니까?”

-회사에 위법한 행위입니다!

“하하. 그래요? 음, 그렇다는데?”


돌아보자 두 여인이 웃었다. 카메라로 다가온 두 사람을 보고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 아일라와 아라였으니까.


“채팅 천천히... 너무 빨라요. 어디냐고요? 그건 비밀입니다. 날 잡으려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어떻게 밝혀요. 예, 만났습니다. 화해? 으음, 언제 우리가 싸웠나요? 우린 좋은 사업 파트너입니다.”


그 말에 아일라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조금 가까운 사이이기는 하죠.”


아직 전화가 끊어지지 않았기에 아일라에게 넘겼다.


“당신 해고야.”

-뭐라고?


스피커폰이라 같이 들을 수 있었다.


“해고라고.”

-이건 불법이야!

“규정 살펴봐. 곤의 방송에 대한 권한과 의무 조항이 있을 거야. 당신은 선을 넘었어. 방송을 지금 보고 있는 팀원들에게 알립니다. 그 사람 쫓아내세요. 부팀장이 오늘부터 팀장입니다.”

-소송하겠어! 내가 참을 것 같아?!

“참지 마. 나도 당신에게 받아낼 것이 있어. 당신 때문에 내 땅이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했다면 그 손해는 어떻게 감당하려고 한 거야? 이미 당신은 규정을 두 번이나 어겼어. 신임 팀장, 그 사람에게 전화기 빼앗아요. 회사에서 지급한 것이니까.”


잠시 여러 목소리가 들리다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내보내면 되는 겁니까, 대표님?

“그렇게 하세요. 법무팀에 위약금 소송 준비하라고 전하시고.”


전화를 끊고 아일라는 보기 싫은 모습을 보여줘 미안하다고 카메라를 보며 사과했다. 그리고 둘은 뒤로 물러났다. 계속 어디냐는 질문이 뜨기에 난 그걸 유심히 보았다.


“어디냐고 묻는 사람 중에 날 잡으려는 사람도 있겠죠?”


자신이 사는 국가로 오라는 채팅이 빠르게 올라갔다. 초당 백 개가 넘는 채팅이 올라가는 통에 난 그걸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다.


‘이럴 때 서포트하라고 팀을 짜고 유지한 것인데.’


날 자신의 부하직원으로 여길 줄은 몰랐다. 회사 운운하며 협박을 할 줄도, 외부의 압력에 그렇게 쉽게 굴복할 줄도 몰랐다. 지금까지 그렇게 계속 굽혔다면, 날 보러 오는 이는 백만 수준이었을 것이다. 한국은 물론 내가 들른 국가들의 문제와 비리까지 폭로했기에 날 응원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괜히 관심 끌려고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인 여러분,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의 여러분. 일본 농수산물. 제대로 된 원산지가 없는 것은 절대 먹지 마세요. 안전이 확인된 뒤에, 그때 먹어도 됩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일본이 알아서 검사하지 않겠어요?”


일본 구독자가 후드득 떨어져 나갔다. 그런 사람들이다. 앞에서는 자신은 다르다 말하지만, 뒤에서는 일본인일 뿐이다. 진실보다 남들 눈을 더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또 내가 친근하게 여겨지면 다시 올 것이다.


이건 꼭 일본인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스트리머와 시청자는 그런 관계다. 진짜 골수팬도 골치 아픈 존재다. 너무 깊이 들어와 내 삶을 컨트롤 하려 든다. 잔소리 잘하는 형누나가 수백만이다. 그래도 그런 이들이 더 좋다. 그런 이들을 위해 일본이 날 고소해도 감내할 것이다. 나도 증거는 많이 가지고 있다. 그걸 터트린다고 협박하면, 적당히 타협하려 들 것이다.


“다음 영상은 언제, 어디서 올릴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방송을 끝내고 밖으로 나가자, 담당 승무원이 다가와 말했다.


“방금 홍해에 들어섰습니다.”

“고마워요.”


갑판에 나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선실 앞, 선실 문이 열리며 작은 아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앉아서 가만히 눈싸움할 때, 안에 있던 홍콩 엄마가 나오려다 다시 들어갔다. 아이는 날 빤히 보고만 있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계속 저러고 있다.


“로미라고 했지.”


로미는 말을 하지 못한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 같다. 영리한 녀석이다. 아쉽게도 내 아들은 아니다. 아라가 그건 분명히 말해주었다. 영국에 가서 바쁘게 지내다가 종종 들린 클럽에서 만난 남자 중 한 명이 아이 아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 증거로 아이의 눈은 옅은 갈색에서 조금씩 푸르게 변하고 있다.


“내가 싫어?”


슬쩍 팔을 벌려 보았다. 뒤를 보더니 아이가 문을 닫고 나왔다. 그리곤 벽에 붙어서 내게 다가왔다. 난 아이 쪽으로 팔을 벌린 채 돌아앉았다. 그리고 기다렸다. 아이가 주저하나 내 손가락을 손으로 감싸 잡았다.


‘물어?’

“아니. 내가 왜 물어.”

‘무서워.’

“내가?”

‘응.’

“나는... 널 지켜주는 사람인데?”


사람은 아니지만, 로미와 동등한 존재다. 로미도 좀비다. 달콤한 향을 내는 그런 아이다. 아라처럼 정신 교감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런가? 지능이 무척 높다.


“바다를 보러 나갈 건데. 홍해라고 왜 붉은 바다인지 알고 싶어서. 갈래?”

‘바다에 던져?’

“풋! 아니. 내가 왜?”

‘나 없으면 엄마 다시 찾아가.’

“허허...”


이게 어떻게 아이의 생각일까 싶어진다.


“엄마 안 빼앗을게.”


그제야 활짝 웃는다. 슬쩍 안자 약간 두려워하며 손으로 내 얼굴을 더듬었다. 천천히 일어나 눈을 보며 앞으로 걸었다. 그러자 로미가 내 얼굴을 돌려 앞을 보게 했다.


‘위험해.’

“응.”


로미는 어떤 언어로 꿈을 꿀까. 문득 그게 궁금해 물었다.


“곤.”


짧게 내 애칭을 부르고 로미가 내 팔을 만졌다.


‘단단해. 엄마보다.’

“흐흐.”


귀엽다. 내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


홍해를 지나 아라비아해를 지날 때, 세상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십억은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구의 반 이상이 바다다. 그 바다에 이변이 일어났다. 중국에서 도망친 그 제약회사 직원이 있는 한국 연구팀의 보고서 내용을 난 형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조류라고?”

-플랑크톤 같은 것인데, 그것이 대량 증식 중이다.


조류라기에 새를 말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배 주변을 나는 갈매기를 노려보았다. 녀석들의 똥은 위협적이니까.


“그럼 물고기는 안전한 거야?”

-먹이 사슬로 인해 축적되고 있다.

“뭐가?”

-비지테언이.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조류를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 고래가 먹는다. 그걸 또 다른 녀석들이 먹는다. 중금속이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 개체에 축적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조류의 몸에서는 비지테언과 비슷한 성분이 생성된다. 그게 먹이 사슬을 따라서 계속 축적된다.


-피를 다 빼고, 내장을 긁어내도 축적된 비지테언을 모두 빼내지 못해. 문제는 또 있다. 조류가 기생충처럼 살에 들어가 살 수 있어. 기생충이 조류를 섭취해서 축적하기도 하고. 그걸 직접 섭취하면 급속 변이가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같은 것을 먹어도 모두가 변화하지 않는 것이고.


“막아야지?”


-어떻게? 바다에 폭탄을 던져서?


“...강은 괜찮은 거잖아?”


-연어 같은 생물들이 있으니까.


“강 하구를 모두 막으면... 젠장.”


방법이 없다.


“하, 그래도 유럽인은 안전하겠네. 비지테언 변이체는 동양인에게서만 나오니까.”


-...네 덕분에 그녀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국지전을 벌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들어야 했다.


-양국에서 합작해서, 비지테언을 이용해 슈퍼솔저를 만들려고 했다.

“미친놈들...”

-그게 잘못되었던 것 같다. 우한의 폭격은 그래서 일어난 일이고. 그리고... 만들어진 슈퍼솔저를 모두 없애기 위해 그런 장소가 필요했다.

“아...”


세상에 왜 이렇게 미친놈이 많을까. 군인이 무슨 죄라고. 변형실험을 하고 그들이 제어되지 않자 전장으로 몰아서 양쪽에서 폭격을 가해 죽였다고 한다.


-서해에 남은 그 물질을 버리려다 변이체가 발생하며 중국 어선이 표류했었다. 그 물질을 보유하고 살펴보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연락이 왔다. 중국 어선들이 들어와 같은 물질을 버리다가 일본 해군이 전부 침몰시켰다. 그때 그 물질이 바다에 들어갔다. 그곳이 후쿠시마 앞 바다였고.


“허...”


-우리가 보유한 것과 일본에 버렸던 것은 같은 물질이었다. 중국이 감당할 수 없어 이걸 바다에 버리려 했는지 의심이 드는 상황이다. 멀리에 버리려 했고, 특정한 지역에 버리려 했으니까.


중국은 의도해서 서해와 일본 후쿠시마 근해에 버리려 했다고 형은 확신하고 있었다. 왜 그래야 했나 묻자 형이 웃었다.


-한국이 두려웠나 보지. 한복도, 김치도 자신들 것이라 주장하고 있잖아? 중국의 발전은 한계가 있어. 제조업의 발전은 저임금 사회일 때나 가능하지. 결국 저임금 노동자는 감소할 것이고... 제대로 된 문화 기반이 없는 중국은 빠르게 몰락할 것이다.


과거 한국은 일본을 모방했었다. 그렇게 모방만 하다가는 발전이 없다는 자정 활동이 일어나며 문화를 포함한 많은 분야에서 자체적인 기술 문화 발전이 일어났다. 현재의 한류 태풍은 그 바탕에서 시작되었기에 뿌리가 단단하다고 형은 말했다. 한국의 모든 것을 모방하며 살고 있는 중국은 이미 한국의 문화 속국이라고 말했다.


-자국의 뛰어난 문화가 있었는데, 스스로 그 문화를 없앤 자들이잖아? 그래 놓고 뒤늦게 남의 것이 탐난 것이지. 그게 중국인들 특성이야.


“그건 맞아. 사기 친 놈보다 사기당한 사람이 어리석다고 말하는 민족성? 멍청함을 지녔지. 하, 그렇다고 한국인 죽이려고 그딴 걸 버린 거야?”


-뭘 기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해에 버린 것은 변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대부분을 우리가 회수했고. 실험해봤는데 황조류 같은 것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


-후쿠시마의 앞바다의 방사성 물질이 변이를 가져온 것이 아닐까, 혹은 그곳에 있던 이미 변이된 조류가 그 물질을 만나 유사 생성 작용하고 있는지, 그건 몇 년이 더 걸려 확인해봐야 해.


“대단하네. 그걸 다 알아낸 거야?”


-정보 대부분은 그녀가 준 것이야. 서해에 그 물질을 버릴 때, 러시아 정보국 요원도 그 배에 타고 있었다.


그런 정보를 취득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여자가 형수님이 될지 모른다는 것에 난 두려움을 느꼈다. 그런 두려움도 앞으로 닥쳐올 막막한 현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방법이 없어?”

-찾는 중이야.

“...공개는?”

-집단 공황이 일어날 거야.

“정부는 뭐라는데?”


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위기의식은 있는 거야?”

-그 좋아하는 일본산 수입품 많이 드셔서 빨리 죽어주시면 감사할 뿐이다.


국민에게 권장하며 자기들은 먹지 않는다. 후쿠시마산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던 의원이 있었다. 인터뷰 도중 누가 오이를 던지며 후쿠시마산이라 외치자 그가 기겁하고 도망갔었다. 그 뒤로 그의 집, 차에 누군가 몰래 오이를 두고 가고 있다. 수백 개의 익명의 소포가 그에게 보내지는데, 내용물은 모두 오이다. 기자를 가장하고 다가가 마이크 대신 오이를 내미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이들이 현재 정권을 쥐고 있다. 한국의 미래를 그런 이들에게 맡길 수 없다. 맡아주지도 않을 것이고.


“익히면? 익히면 괜찮아?”


-조류가 열에 약하긴 하지만, 기생충이 문제야. 150도로 가열한 용기에서도 알은 살아 있었다. 그리고 축적된 비지테언 성분은 열을 가해도 사라지지 않고.


형과 통화를 마치고 조류에 대해 파보았다. 알면 알수록 두려움은 더 커졌다. 지구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조류였다. 조류가 멸종되면 지구의 생물 대부분이 죽는다. 사람은 가장 먼저 멸종될 순위권에 들어가 있다.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 숲은 그곳에 사는 생물들을 위한 양만 생산할 뿐이었다.


“날아다니기까지 하다니.”


죽은 조류는 물 위로 떠오르고, 그 사체는 태풍을 통해, 파도를 따라 전 세계로 날아간다. 토지를 비옥하게 하는 양분이 되어준다. 이젠 땅에도 비지테언이 축적될 것이고, 그곳에서 기른 식물에도 비지테언이 담길 것이다.


‘끝이군.’


종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일본에서 악의적인 내용의 방송을 했다며 스트리밍 사이트에 내 채널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검토 중이라며 내게도 해당 내용의 메일이 왔다. 그래서 내 채널에 새로운 영상을 올릴 수도 없다.


경고를 해줘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바다와 조류를 버리고 인류는 살아갈 수 없다.


-자연정화 능력을 믿어야겠지.


운에 맡기자고 형은 말했다.




선작, 추천,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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