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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진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 스트리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연어진
작품등록일 :
2022.05.13 07:09
최근연재일 :
2022.07.02 22:41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8,107
추천수 :
469
글자수 :
956,738

작성
22.06.22 12:22
조회
35
추천
3
글자
18쪽

황조 I

DUMMY

첫 발견자는 일본의 스트리머다. 반한 우익활동을 하는 그는 후쿠시마의 바다가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려고 치바현 가쓰우라시의 해변에서 캠핑하며 지냈다. 매일 낚시하고, 그걸 주식으로 삼으며 한 달을 지낸 그는 하루가 다르게 몸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정부가 우릴 속였다!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내 몸... 내 몸!”


머리가 듬성듬성 빠진 그는 붉어진 피부를 보였다. 껍질이 벗겨진 팔을 카메라에 비추며 울부짖었다. 채팅창에서 당장 방송을 중단하라는 우익들의 목소리를 보며 그는 비웃었다. 그러며 아침에 발견한 것을 보여주었다.


“이런 걸 본 적 없겠지? 난 아침에 바다를 찍으며 이게 이동하는 모습도 보았다. 너희라고 안전할 것 같아? 웃기지 마! 정신 차려! 너희도!”


갑자기 텐트 밖에서 손이 들어왔다. 카메라가 쓰러지고 그가 끌려 나가는 모습이 잠시 보였다. 경찰복을 입은 이들의 모습도 잠시지만 방송 화면을 통해 전해졌다.


*

*

*


사이토의 제보에도 정보국은 바로 대응할 수 없었다. 수산물 수입업자들의 파워가 상당했기에, 권력자들의 압력이 들어올 수 있다. 또 꼬리를 자르고 도망갈 수도 있다. 그런 반응은 정보국 내에서부터 발생했다.


“조사부터 해. 그래야 뭘 하든지 하지. 일본에서 내준 정보라고 바로 믿어버리자는 것인가.”


국장의 말에 수연은 이를 갈며 보았다.


“그 말. 책임질 수 있어야 할 겁니다.”

“겨우 생선이다. 그게 국가를 전복시킬 대단한 무기라도 되는 줄 아는 거냐.”


말과 달리 그는 식은땀을 흘렸다. 일본에서 온 정보가 사실이라면 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할 판국이었으니까.


“...나도 바로 지시 못 하는 걸 알잖아. 뭐가 있어야 따지지.”

“뭘 가져오면 됩니까.”


수연이 묻자 국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위험한 건 뭐든지. 그래, 방사능 수치라도 놓게 나오면 된다. 그거라도 가져와.”

“하, 이미... 알겠습니다.”


*


수연은 이미 팀원들을 보내 둔 상태다. KTX를 타고 달려간 그들이 부산에 도착한 것은 저녁 9시였다.


“배는 내일 새벽에 들어오는데요?”


수연 팀원들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이미 수입된 물품들을 확인하기 위해 움직였다. 먼저 찾아간 곳은 식약청이었다. 퇴근한 뒤에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있다가 불려왔기에 수입 안전처 과장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뭐라고요? 일본에서 들어온 물품이 어디로 갔냐고요? 그걸 왜 내게 묻습니까! 농수산과에 물어야지!”


상황 파악이 안 된 그가 날뛰었지만, 팀원들은 참아야 했다. 어떤 혐의가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럼 불러주시죠.”

“뭐야? 당신 상관 누구야! 퇴근한 공무원을 불러놓고 누굴 불러라 마라야!”

“진정하시죠?”


팀에서 알바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전직 편의점 알바생이 다가서며 말하자, 그 큰 키와 덩치에 주눅이 들어 수입 과장의 태도가 조금은 공손해졌다.


“당신들도 생각해봐. 내가 지금 친구와 중요한 이야기를...”

“검사는 제대로 하고 내보낸 것은 맞습니까.”


부팀장이 물었다.


“검사를 왜 우리과에서 합니까. 농수산과에 물어보시지요. 더 질문할 것이 없으면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돌아서는 그의 앞을 팀원들이 막아섰다.


“뭐 하자는 거야? 경찰 부른다! 어!”

“불러.”


부팀장의 말에 수입 과장이 침을 꿀꺽 삼켰다.


“세상 참 좋아졌어. 그렇지?”


부팀장의 고압적인 태도에 수입 과장이 급히 통화버튼을 눌렀다. 부팀장은 그냥 두었다. 곧 현장에 경찰이 도착했다. 그들은 알바가 내민 신분증을 보고 급히 돌아갔다.


“더 부를 사람 있나?”

“무슨 권리로 이러는 겁니까.”


영장이 없어 식약청 부산청을 밀고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부팀장은 수입 과장이 알아서 실토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수입 과장은 전임이 하던 대로 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당당했다.


-풀어줘.


부산으로 내려오는 중인 수연의 말에 부팀장은 수입 과장을 보내주어야 했다.


-당신들! 그냥 둘 줄 알아?! 두고 보자!


팀원들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를 보고 부팀장이 말했다.


“밥이나 먹자.”


반기며 다가서던 알바가 멈춰 섰다.


“뭘 먹습니까?”


그 질문에 부팀장은 답하지 못했다.


-아악! 살려줘!


오기 전 일본에서 보내준 영상을 보았다.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시연하는 광고 촬영 현장의 영상이었다. 초밥을 먹은 여성이 날뛰었다. 다섯 사람이 그 여인에게 죽었다. 뒤늦게 수산물을 만진 요리사도 변이했다. 그는 먹지 않았기에 공기전염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빵은 괜찮지 않을까?”

“일본산 밀이면?”


팀원들의 대화를 들으며 부팀장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역 수칙 완화로 거리엔 사람이 넘쳐나고 있다. 그동안 쌓인 것을 풀기라도 하는 듯 간판도 빛을 내며 도시를 잠들지 못하게 하는 중이다. 그의 눈에 비친 모든 장소가, 그곳에서 만들어진 모든 음식이 의심스럽기만 하다.


“편의점에 가자. 라면은 괜찮겠지.”


부팀장의 말에 다들 반기며 움직였다.


*


-검사한 뒤에 판매 허가를 내주고 있었습니다.


부팀장의 말에 샤워를 마치고 나온 수연이 침대에 앉으며 혀를 찼다.


“그건 서류상의 이야기잖아. 정말 그렇게 하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말이다. 도매업자들이 누군지도 밝혀내고.”

-알겠습니다.


수연은 창으로 다가가 커튼을 젖혔다.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호텔이었다. 휴가철이 되면 그립던 바다가 눈앞에 있는데, 수연은 조금도 반갑지 않았다. 멀리 남쪽 바다에서 올라온 어떤 것들이 부산 앞바다까지 도달한 것처럼 여겨졌다.


“킁.”


커튼을 닫고 돌아선 그녀는 팔을 들어 냄새를 맡았다. 그리곤 제 행동에 혀를 찼다.


“그놈 때문이야.”


옷을 입고 나가기 전, 그녀는 한 번 더 향수를 뿌렸다.


*


수산물의 유통과정을 살피기 위해 수연팀은 잠복했다. 일본에서 오는 물품들도 이미 한차례 위장이 되어 있다. 일본산이라고만 되어 있지, 어디서 잡혔는지 어디서 길러졌는지 나오지 않는다. 서류상으로는 모두 위험지역 밖에서 잡힌 것이라고 되어 있지만 직접 확인한 것은 없었다.


“바다에 벽이 있는 것도 아닌데, 위험지역인 팔현 앞바다나 그 아래 도쿄만이나 뭐가 다르다고. 안 그래, 알바?”

“네, 그렇습니다. 팀장님.”

“졸리면 자라.”

“괜찮습니다. 팀장님.”

“자라면 자. 아직 배 오려면 두 시간이나 남았다.”

“예, 팀장님.”


눈을 감더니 바로 코를 곤다. 쓰게 웃으며 수연은 보세구역을 한번 쓱 돌아보았다.


*


새벽 3시, 배가 입항했다. 절차를 마친 배에서 차량이 줄줄이 내려섰다. 일본의 자동차번호판을 단 차량이었다. 대형 트레일러들은 어떤 제지도 없이 보세구역을 빠져나왔다.


“뭐야? 왜 나와?”


심지어 차량 통행을 막는 게이트를 관세청 직원이 열어주기까지 했다. 수연이 급히 팀원들을 깨웠다. 자다 깬 팀원들이 차량을 쫓아 움직였다. 수연도 차 한 대를 쫓아갔다. 차는 영도로 들어갔다. 가다 선 차량에서 운전자가 내리더니 파이프를 바다에 드리웠다. 차를 세우고 뭘 하나 보는데 뒤에 탄 알바가 말했다.


“팀장님!”

“왜.”

“물. 물을 버리는데요?”

“...잡아!”


알바가 뛰어내릴 때 수연도 내리며 무전 했다.


“물을 버리지 못하게 막아!”


알바가 달려가 운전자를 덮쳤다. 수연이 달려가 차량에 달린 밸브를 살폈다.


“어디야! 어딜 잠가야 하는 거야!”


알바가 운전자를 끌고 왔다. 수연이 그의 멱살을 잡고 물었다.


“잠가! 어서!”


운전자가 겁먹은 눈으로 급히 움직였다. 밸브를 잠그자 차 바닥으로 쏟아지던 물이 줄어들었다. 수연은 도로를 적신 물을 보며 이를 갈았다.


“식약청, 이 미친 새끼들이.”


그녀가 돌아서서 운전자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렸다. 건장한 남성이 물탱크에 등이 닿고 발이 땅에서 떨어지자 기겁해 그녀를 보았다.


“어디 물이야. 어디냐고!”


운전자는 일본어를 했다. 자신은 모른다고, 아무 잘못이 없다고 떠들었다.


“물 분석실로 보내. 여기에 실린 것도 함께.”


알바가 탱크 위로 올라가려 하자 그녀가 소리쳤다.


“장갑 껴! 마스크도!”


걸린 것은 그녀가 쫓던 차량뿐이다. 나머지 차량의 운전자들은 추적이 붙자 알아채고 차를 정차한 채 나와 쫓던 팀원들을 보았다.


“팀장님, 이들을 구속할 근거가 있습니까.”

-몰라.

“물을 버리지도 않았습니다.”

-쯧! 보내줘.


물을 버리고 부산 앞바다 물을 채웠던 운전자의 차량에 실린 수산물은 후쿠오카에서 온 것이다. 압수된 차량에 실린 생물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수연은 운전자에게 사과하고 보내주었다.


-증거를 가져오랬지, 무고한 사람을 잡으라고 했어?!


국장의 말에 수연은 비웃음을 흘렸다.


“국장님.”

-왜! 너 때문에 내가 지금 얼마나 시달리는 줄 알아?!

“국장님... 보세구역 밖에서 물을 버렸습니다.”

-뭐...?


어디서 왔는지 모를 바닷물이 하수구를 통해 부산 앞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그거 불법입니다. 그리고 왜 검사를 안 합니까? 검사한 뒤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십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세관에서 간단한 검사만 한 뒤에 바로 차가 이동해서 도매상인에게 넘어갑니다. 그곳으로 식약청에서 직접 찾아가서 샘플을 얻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왜 검사도 없이 통관이 된다는 거야.


답답해 수연이 혀를 찼다.


“그게 대한민국 통관방식입니다. 물도 바뀌고 여러 곳에서 온 다른 생물들과 뒤섞인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사실이냐.

“사실인지 곧 밝혀질 겁니다. 타격팀이나 보내주십시오.”


리안팀을 포함한 3개 팀이 부산으로 급파되었다. 국장이 전날 회식에서 회를 먹었던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는 것을 수연은 이미 알고 있었다. 국장이 SNS를 통해 그를 자랑하듯 찍어 올렸으니까.


*


일본 각지에서 보내진 수산물이 그곳의 물과 함께 부산으로 들어온다. 일명 물갈이라 불리는 작업이 보세구역이 아닌 곳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이미 수백 톤의 일본 해수가 부산에 뿌려져 바다와 강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 안에는 후쿠시마 근해의 물도 섞여 있었다. 식약청은 편의를 위해 도매상에 넘겨진 수산물의 샘플을 얻어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치기도 보세구역 내의 방류장에서만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수연팀이 계속 들어오는 차량을 검사했지만, 이미 이야기가 퍼진 탓에 후쿠시마산 해수는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수연은 사이토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그들은 도움을 주기 위해 후쿠시마산 해산물을 싣고 움직이는 차량을 쫓았다. 그리고 먼저 부산으로 들어와 기다렸다.


*


기다리던 배가 도착하고 차량이 빠져나와 부산시의 도로로 진입했다. 리안은 차 한 대만 잡으면 전처럼 허탕을 칠 것 같아 모든 차량이 나온 뒤 동시에 잡으라고 명령했다.


“물 빼려고 하면 바로 잡아.”


곧 수연의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들려왔다.


-미안합니다. 우리 팀원들이 머리가 비어서 이렇게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됐다. 우리도 여기 와서야 유통과정을 알게 되었으니까.”


-차 나왔습니다. 제보처럼 총 일곱 대입니다.

-일팀, 첫 번째 차량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이 팀입니다. 두 번째 차량 넘버 다시 확인 부탁드립니다.


교신을 살피다 마지막 차량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리안이 말했다.


“위장팀, 움직여.”


그 순간 뒤를 쫓던 순찰차들의 불이 켜지고, 정차 명령이 내려졌다.


-일팀, 운전자 확보.

-이팀, 운전자가... 아, 멈췄습니다.

-삼팀입니다. 추적중입니다. 광안대교로 올라가려 합니다. 지원 부탁드립니다.

“지원팀, 광안대교로 움직여.”


무전을 듣다 백리안은 잠시 뒤를 보았다. 그곳에는 일본에서 온 사이토와 이시토가 타고 있었다.


“현장으로 안 가므니까?”


사이토의 말에 리안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나서면 숨을 수 있으니까.”

“미안하므니다.”


사이토의 사과에 리안은 고개를 흔들며 룸미러를 보았다.


“판 놈도 잘못이지만, 사는 놈이 더 문제다. 처벌 수준이 약해서 수입업자들이 정부의 지시도 무시해서 일어난 일이지, 당신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일팀, 샘플 확보했습니다. 간이 측정기에서 높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쯧! 대기팀, 식약청 관계자들 구속하고 서류 확보해.”


대답을 듣고 리안이 다시 말했다.


“차는 예정지로 끌고 가. 운전자는 구속하고. 전원 확보했나?”


-일 팀 완료.

-이 팀 완료.

-사팀 완료.


“삼 팀.”


대답이 없었다. 수연이 연락해왔다.


-내가 움직일게.

“그쪽은 식약청에 들어가 있던 것이 아니었나?”

-팀원들과 따로 움직이는 중이었다. 광안대교지?

“혼자 가지 마라.”

-걱정되면 따라오던가.


리안이 시동을 걸었다. 차를 움직이자, 사이토와 이시토가 가져온 권총의 상태를 점검했다. 힐끔 보았을 뿐 리안은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


현장에 도착한 수연은 방호복을 꺼내 입었다.


‘이런 것으로 막을 수 있을까.’


광안대교 위에 수산물 수송 트럭이 서 있었다. 그 옆에 순찰차 한 대가 뒤집혀 있었다. 수연은 몸을 가볍게 풀며 순찰차로 달려갔다. 안을 살핀 그녀는 둘 다 기절한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두었다. 괜히 만졌다가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순찰차를 들이받은 것이 분명한 수송 트럭으로 다가간 그녀는 운전석이 열린 것을 확인했다. 어딜 갔을까 눈을 돌리던 그녀의 귀에 물소리가 들렸다.


“이 새끼가!”


방류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여겨 그녀가 몸을 날렸다. 운전자는 물탱크 위에 있었다. 그녀를 본 운전자가 놀라 넘어졌다.


“위험해!”


손을 뻗었지만, 운전자는 물속에 빠져버렸다. 수연은 차 위에 걸린 뜰채를 들고 다가가 내밀었다. 허우적거리던 운전자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걸 잡았다. 올라오라고 가만히 있자 운전자가 장대를 잡고 몸을 움직였다.


‘음?’


운전자의 뒤로 노란 무언가 보인 것 같았다. 수연이 손전등을 켜기 위해 허리를 더듬을 때였다.


빠직!


장대가 부러지며 운전자가 다시 물에 빠졌다.


-커억!


숨 가뿐 소리가 나더니 운전자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수연이 다급히 허리를 더듬어 손전등을 탱크 안에 비췄다. 물속이 붉어져 있었다. 운전자의 시신이 곧 떠올랐다. 목에 큰 구멍이 난 채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짧은 시간 동안 사람이 죽을 수 있나 생각할 때 다시 물소리가 들려왔다. 물부터 잠가야 한다고 판단한 그녀가 차에서 뛰어내렸다. 탱크 뒤쪽으로 가서 밸브를 잠그던 그녀의 눈에 차 바닥으로 쏟아진 물이 보였다. 붉은색이었다. 그런데 그사이에 노란 것들이 섞여 있었다. 꿈틀거리는 그것을 보고 수연이 다급히 물러났다.


“조사팀장이다. 광안대교... 폐쇄해야 해. 양방향 모두... 연구팀 파견... 여기 뭔가 있어.”


수연은 겁에 질렸다.


*


식약청에서는 최소 삼일에서 일주일이 지난 뒤에 허가를 내주기에 안전하다고 자부했다. 검사용으로 받은 샘플이 언제 들어온 것인지 확인도 하지 않는다.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일본에서 온 차에서 생물은 도매상의 물탱크로 옮겨진 뒤에 식약청 직원이 뒤늦게 나타나기에 그사이에 바꿔치기해도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식약청의 검사를 담당하는 부서의 장이나 직원 모두 당당했다. 그러며 도소매 업체에서 원산지 표시 의무를 게을리하거나 속이는 짓을 한다는 것은 알지만 인력난으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수시로 단속하지만 그걸 어떻게 다 막습니까? 우리 떴다고 하면 그때만 표시 바꾸는데. 그리고 우리에게 뭐라고 할 것이 아니라, 관세청에 따지셔야지요! 검사 제대로 하면 그런 물건이 넘어오겠습니까?”

“당신이 수입허가를 해줘서 오는 거잖아?!”

“우린 서류만으로 확인합니다. 물건을 마주하는 것은 들어온 뒤라고요!”


당당한 수입과 과장의 태도에 수연은 화를 참기 힘들었다.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리안이 그녀를 잡았다.


“저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생물들이 어디로 팔려나갔는지 알아내야 해.”

“알아낼 것도 없어. 가리비는 이미 전국으로 팔렸고, 참돔과 방어는 제주도까지 흘러들어 갔어.”

“어떤 생물이 위험한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다! 전부 찾아내서 폐기해야지!”


리안이 가만히 보자 수연이 크게 숨을 쉬며 화를 가라앉혔다. 자리에 다시 앉은 그녀가 머리를 감쌌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부산 시내에서 두 명의 변이체가 발견되었다. 자갈치 시장에서 회를 먹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일행이 있었다. 경기도의 횟집에서 회를 먹은 50대 남성도 변이체가 되어 날뛰다 사살되었다. 그에게도 일행이 있었다. 뉴스에선 만취해서 날뛰었다고만 나왔다.


“지금도 들어오고 있어. 이게 말이 돼? 이게 나라야? 어떻게 막았는데 그게 들어오냐고!”


방역을 잘해서 빠르게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는데, 정작 방사능에 오염된 먹거리는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중국산이라고 수입된 일본산 브로콜리의 내부에는 암세포처럼 생긴 덩어리가 자라고 있었다.


수연팀의 활약으로 생물이 막히자, 이젠 가공되어 들어오고 있다. 관련 기관에서는 법안이 없다며 수입을 막지 않고 있다. 소비자는 유통업자가 양심선언 하지 않는 한 어디서 온 것인지 알 방도가 없다. 그렇게 알지 못한 채, 국민의 밥상에 일본산 수입 농수산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자기들이 처먹고 괴물이 되어야 정신을 차릴까...”

“후우.”


리안은 본부의 연구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뭐가 문제인지 알아야 쫓을 테니까.




선작, 추천,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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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3 돌법사
    작성일
    23.05.12 01:04
    No. 1

    아주 제대로 쓰셨군요 후쿠시마에서 온거 모릅니다 일단 싸니까 내가 안먹으니까 수입해서 비싸게 팔고있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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