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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inante 님의 서재

강철의 독재자 IN 스팀펑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Rocinante
작품등록일 :
2023.11.04 18:34
최근연재일 :
2024.04.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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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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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콘마일

DUMMY

혁명군이 시신을 담은 수레를 밀고오자 콘마일이 길을 비켜 주었다. 피부에서는 발진이 돋아 있고 몸에서는 약한 겨자냄새가 났다. 콘마일은 불쾌한 겨자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농도가 짙으면 방독면을 껴야했지만, 이정도는 치명적인 수준의 농도가 아니었다.



한쪽에서는 무기를 수거하고 군화와 옷을 벗겨 보금품으로 사용했다. 군장에서 먹을 것들을 빼내어왔다. 콘마일은 수북이 쌓인 먼지묻은 초콜릿 하나를 집어 들고 손가락을 튕겨 먼지를 털어내었다. 그리고 스냅을 주어 입에 넣었다. 씁쓸하고 딱딱한 쵸콜릿의 질감이 느껴졌다. 맛은 정말 없었다. 평시에 먹지 않고 고립되었거나 칼로리가 필요할 때 먹을 수 있게끔 맛이 없게 설계한 식품이었다. 입안에서 잘 녹지도 않았다. 벽돌을 씹는 것 같은 식감에 쓰디쓴 약물을 삼키는 것 같은 초콜릿 즙이 조금씩 새어 나왔다.



콘마일은 인생을 찌푸리며 상념에 빠졌다.



총살하는 소리가 들렸다. 반항하는 포로들은 즉결처형이었다. 공포심을 유발해야 인원수많은 도시를 통제할 수 있었다.



시민들의 고통. 화재가 아직 붙어 있는 곳이 많았다. 콘마일은 병실로 가는 동안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도시 곳곳에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사람피부에서 흘러나오는 핏물처럼 곳곳에서 화재가 나고 건물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사람의 신음 소리도 간혹 들려왔다.

일주일 정도는 아주 바꾸게 돌아갔다. 개미굴 시민들의 적대감은 반반이었다. 독가스에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황무지가를 증오했고 반대로 백린탄에 죽은 사람들은 혁명군에게 반발심이 있었다.



혁명군은 최대한 시민들을 치료하려고 노력했다. 개미굴을 쌓쌓히 뒤져 다친 사람들을 찾아내었고 큰 회랑을 임시 병원으로 만들고 다친 부상자들을 한데 모아두었다. 바닥에는 냉기를 막을 이불같은게 덮여 있었지만 너무나 많은 부상자들 때문에 맨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콘마일은 병실을 가로질러 지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개미굴의 민간 간호사들이 다친 병사들의 오염된 붕대를 감아주거나 음식을 떠먹여 주고 있었다. 콘마일은 의료선반을 들고 다가오는 간호사를 피해 몸을 뒤틀어 피하다가 넘어질 뻔하고 휘청거렸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통로사이,

간호사는 고개를 잠깐 숙이고 다시 환자들을 향해 사라졌다. 고통에 신음하는 소리 섬망 증상에 헛소리를 하는 소리, 간호사들이 붕대를 감는 소리,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뒤섞였다.



한쪽에는 의사들이 중환자들을 수술하고 있었지만 문을 열어볼 엄두가 안났다. 날카로운 비명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콘마일은 알도린이 있는 병실로 다가 갔다. 알도린 뿐만 아니라 수십 명의 독가스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집중 치료받고 있었다.



알도린은 수포난 피부를 만져 보았다. 거북이등 처럼 부풀어 오른 수포는 짙은 노란색으로 팽팽하게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다. 기분 나쁘게 물컹한 피부결이 느껴졌다.



콘마일은 바이탈사인을 지켜보다가 안정된 소리를 듣고 중환자실을 빠져나왔다. 오늘 방문한 이유는 지젤하고의 대담이었다.



지젤은 간이 탁자에 앉아 산더미 같은 보고서를 하나하나 훝어보고 있었다.



“지젤님 콘마일님께서 오셨습니다.” 부관이 문을 열고 지젤에게 이야기했다.

“안으로 들라고 하게.”



콘마일은 혁명군이 열어 주는 문을 들어가며 감사의 인사로 고개를 끄덕였다. 문 양옆에는 두 명의 혁명군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지젤은 전황 보고서를 올려 두고 한쪽에는 전투 부상자와 도시의 복구 체계 같은 문서들을 연이어 보고 있었다.



탁자에는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뭘 그리 보고 있나요. 로스트카 씨.”

지젤은 손짓으로 탕비실에 차를 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혁명군 하나가 탕비실로 들어갔다. 물이 끓는 소리가 들리고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따. 지젤은 콘마일이 자리에 앉는 동안에 보고서를 한 장한 장 넘겼다.



“개미굴 전범들에 대한 처분문제지. 대부분 사형을 해야 할 거 같네. 우리 쪽 혁명군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말이야.” 지젤은 굳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콘마일도 큰 이견은 없었다.

“안 그래도 그 문제 때문에 방문했습니다.”

“콘마일 님께서 관연할 문제가 아니실 텐데?” 지젤은 눈빛을 번뜩였다.

“저도 개미굴 전범들에 대한 사형은 찬성입니다. 하지만 저희 쪽 함선의 기관실을 정비할 기술자들도 필요한 실정이죠.”

“그래서?” 계속해보라는 말투였다.

“경미한 전쟁범들은 미명호 쪽에 넘겨 주셨으면 합니다. 함선 유지 보수에 쓰임새가 있을 겁니다.”

“흠. 도움을 받았으니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군. 하지만 또 우리 쪽 혁명군의 손실을 고려하면 함부로 결정할 수도 없는 사항이야.” 지젤은 고민하듯 턱수염을 쓸었다.



“그 기술자들이 배신하면 어쩔 생각이지?”

“제 생각에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본인들의 목숨이 소중하다면 말이죠. 그리고 이 전쟁범들에게 조건을 거는 게 어떻습니까.”

“어떤 조건을 말하는 겐가?”

“목숨을 살려주는 대가로 미명호에서 기술을 협조하는 것이죠. 즉 미명호가 이들의 감옥인 셈입니다. 이들은 허가없이는 함선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형량을 채워야 하는 거죠. 대신 사형과 무기징역에서 형량을 감벌해 20년 정도로 낮춰주는 거죠.” 콘마일의 말에 지젤이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콘마일씨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우리 쪽에서 거절할 명분은 없다네. 이들에 대해선 낡은 대륙에 현상금을 걸어 둘 걸세. 우리 쪽 군인들은 독가스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어. 나도 부담을 져야 하는 사항이니 그들이 함선에서 탈출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것세.”



“걱정하시는 건 잘 알아 들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엄격한 관리하겠습니다. 비행함선이 하늘로 올라가게 되면 도망칠 생각을 접게 되겠죠. 떨어지면 즉사니까 말이죠. 협조 감사드립니다. 로스트카 씨.” 콘마일은 지젤에게 악수를 청했다. 지젤이 손을 잡자 굳은살이 단단히 박힌 손바닥이 느껴졌다. 콘마일은 얼얼한 손을 빼내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부관이 잔을 내 왔다.

“차를 들지.” 지젤이 차 투껑을 열었다. 콘마일도 따라 찻잔을 들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작전을 할 생각이십니까?” 콘마일은 다리를 꼬며 물었다.

“일부는 개미굴에 남겨두고 수도로 진격할 생각하고 있네. 보급로만 확보하면 말이지. 알도린도 일주일 내로 전선에 복귀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어.”



“그렇군요. 미명호도 보급을 하고 수도로 진격할 예정입니다. 마천루에서 보급후에 삼각곶에서 집결하라는 전문을 받았습니다.”

“그렇군. 그나마 광맥군의 손실이 적어서 다행이네 우리 쪽은 절반 이상이 전투 불능에 빠졌으니까. 이 인원들은 개미굴 도시 복구에 주력할 거야.”

“뭐. 보급로를 치우고 새로운 공장과 치료에 필요한 의료물품 생산만 하더라도 빠듯하겠네요.”

“개미굴에 디젤유가 좀 남아 있습니까?” 콘마일은 함선에 채울 디젤유를 물었다. 독가스를 날려 버리느라 고출력을 사용하여 함선에 기름이 부족했다.



“이놈들이 제일 잘해 놓은 것이 보급품을 쌓아 놨다는 거지. 농서을 할 생각이었는지 몇 년치 보급품을 저장고에 숨겨 놓았어. 디젤유도 충분할걸세. 내가 보급관에게 허가하는 승인장을 써놓지. 그렇게 하면 자네 부관들이 디젤유를 방해받지 않고 보급할 수 있을 거야.”



“다해이네요. 디젤유가 고갈되면 함선이 무용지물이라 내심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콘마일은 차를 입에 가져갔다. 질떨어지는 상품으로 만든 차였다. 하지만 철혈 쪽 지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독특한 찻내음이었다.



톡쏘는 쓴맛에 콘마일은 미간을 찌푸렸다.



“차가 쓰지?” 지젤은 그 모습이 재밌다는 얼굴이었다.

“그러네요. 생각보다 씁니다. 하지만 자꾸만 맛보고 싶어지는 맛이군요.” 콘마일은 혀를 굴려 풍미를 돋구었다.

지젤은 디젤유 보급유 허가증을 서명하고 콘마일에게 넘겼다. 콘마일은 봉투에 넣어 품속에 집어넣었다.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나가는군.”

“그러게요. 빨리 평화가 와야되는데 말이죠. 차는 잘 마셨습니다.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미명호에 전령을 보내세요. 언제라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조심히 돌아가게.”

콘마일은 찻잔을 내려놓곡 지젤의 방을 나섰다. 밖으로 나와 개미굴을 내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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