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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inante 님의 서재

강철의 독재자 IN 스팀펑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Rocinante
작품등록일 :
2023.11.04 18:34
최근연재일 :
2024.04.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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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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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콘마일

DUMMY

콘마일은 미명호를 타고 함교에서 나들목 고원을 내려보았다. 저 멀리에 밤눈의 건물들이 희미하게 보였다. 격납고 용접공들은 몇 주사이에 가져온 고물들을 최선을 다해서 수리했다. 여명호의 반쯤 부서진 엔진과 녹아서 비틀어진 철골들, 크고 작은 볼트들을 광맥지역에서 회수해와 미명호의 부품으로 사용했다. 콘마일은 그 모습을 보며 마치 키메라를 연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미명호가 수리되는 동안에, 다친 선원들의 부상상태를 확인하고 새 선원을 교육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너무 많은 선원이 소실된 탓이었다. 기관병들과 함교 통신병, 의무병과 조리병까지 비행함선에 필수적인 인원들의 충원이 절실했다.

필수적인 일들을 가리키기도 전에 함선은 수리되어 나왔다. 평소에는 절대 탑승할 수 없는 선원들이 미명호에 배치되어 일하는 중이었다. 아니 일하는 척을 하는 중이었다. 대부분 콘마일과 전쟁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격무에 시달렸다. 전쟁 중이니까 가능한 일이었다. 전쟁이라는 말은 마법 같이 느껴졌다. 평소에는 저지를 수 없는 일들도 마음껏 저지르고 전쟁이란 이름에 돌렸다.

너무 짧은 시간이라 미명호를 완벽하게 고칠 수 없었다. 이전보다 한층 더 떨림이 몸을 타고 전달되었다. 나중에 마천루로 돌아가면 비행날개의 베어링 부분에 윤활제를 교체하거나 주입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철혈가쪽에서 흘러내려오는 강의 지류가 나들목 고원을 따라 침식해 들어가면서 깊은 계곡을 만들었고 현재는 그 일부가 말라버렸지만, 강물과 접촉하는 면이 점차 침식으로 깎여나가 지층이 함몰되며 가파른 지형이 생겼다. 반대쪽의 강물은 그대로 흘러 고래의 바다까지 흘러들어갔다.

짙은 갈색으로 지나는 퇴적암을 지나며 감염자꽃을 태우는 정화병들이 보였다. 감염자들을은 밤눈을 중심으로 동심원처럼 퍼져나가며 그중심으로 갈수록 빽빽하게 피어올라와 있었다.

광맥군의 1차목표는 표류섬의 외곽의 열차 승강장까지의 안전을 확보하고 손상된 열차선로를 수리하여 까마귀호가 표류섬을 거쳐 수도까지 갈 수 있는 선로를 확보하는 데 있었다. 삼각곶쪽에서 갈라져 개미굴로 이어지는 선로까지 확보하면, 저항군은 위쪽에서 개미굴을 포위하고 광맥군은 아래쪽에서 부대를 배치하여 보급을 차단하여 개미굴의 항복을 받아 내는 데 있었다.



콘마일은 조타수를 시켜 미명호가 밤눈 상공을 항해하게 했다. 표류섬은 도로나 건물 옥상 할 것 없이곳곳이 감연자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런 곳에 생존자가 있을까 싶었다. 일부부대를 배치하여 표류섬을 정화한다고 해도 몇 개월이 걸릴 터 였다. 시간이 걸리 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간은 해낼 것이다. 표류섬의 부유석과 통신 시설들은 앞으로의 전쟁뿐만 아니라 인류에 꼭 필요한 기술이었다.

콘마일은 표류섬 곳곳을 돌아다니며 마천루로 보낼 동영상을 녹화했다. 동영상을 보고, 필요한 물자와 루트를 개발하여 빠른 시간 안에 표류섬 정화가 필요했다.

콘마일은 미명호가 천천히 되돌아 나올동안 이번 전쟁이 끝나면 어떻게 낡은 대륙을 회복시켜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노동자들은 과로상태이고, 군인들은 소모되어 낡은 대륙을 유지할 생산량이 부족해질 터였다.

개미굴의 기술자들이 기계제작 기술을 발전시켜 노동력의 일부를 대신하게 되면 24시간 전기와 증기로 움직이는 기계를 개발하기만 한다면, 적은 노동자들로 많은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관개수로를 철혈가의 황무지까지 연결하여 대지를 적실수 있다면, 씨앗이 싹틀 것이다. 최소한 굶는 사람들을 줄일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분쟁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게 되겠지 라는 생각했다.

통신 콘솔에 통신을 요청하는 알람이 들어왔다.



“마천루에서 통신이 오고 있습니다.”

“받아봐.”

“콘마일 항해는 어떤가?” 레오폴드 잔뜩 피곤한 얼굴로 화면 너머에 나타났다.

“기상상태 양호, 순조로운 향해입니다. 레오폴드 무슨 일입니까? 어머니는 어디계시고 통신하는 중인가요?” 콘마일은 반가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팔짱을 꼈다.

“하이니스? 허수아비로 출장 나갔어. 그쪽에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거든.”

“시위요?”

“전쟁이 오래되었잖아. 뭐라도 입에 물려 달라는 소리지.” 레오폴드는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탁자 옆에 있는 나무잔을 입에 가져갔다.

“그래도 어머니는 밀알가와 광맥가에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으니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거 같네요.그걸 알리려고 통신을 한 건 아니죠?”

“물론.” 레오폴드가 잔을 내리자 맥주 거품이 수염에 묻었다.

“대낮부터 맥주라니 좋은 팔자군요.”

“쉿 몰래 마시고 있어. 이 회의실 감옥에 갇혀 있으려면 제정신으로는 버틸 수 없단 말이야.” 레오폴드는 핑계에 콘마일은 정신이 아찔해졌다

“마음대로 하세요 대리이긴 하지만 어쨌든 생산 총괄이니. 저번에 생산 쪽 피해는 어떻게 됐어요?”

“생산량이 30프로 이하로 급감했다가. 현재 50프로 수준까지 올라왔어. 긴급 피해복구반을 투입했어도 배관에 데미지가 너무 큰 것들은 복구할 수가 없거든”

“어쩔 수 없죠. 작은 제련소들을 먼저 살리고 순차적으로 대형 제련소에서 철강을 뽑아 낼 수밖예요.”

“개미굴 전선에서 이상한 소문이 들려와서 확인이 필요해.”

“개미굴을 공격하는 혁명군에서 동영상을 하나 보내 왔어. 봐봐. 생각보다 전쟁양상이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어. 가온으로 진격하는 것보다. 황무지가를 굴복시켜야겠어.”

“잠시만요.” 콘마일은 콘솔에 빈 화면에 전달된 영상을 틀어넣엇다. 지직거리며 비명과 포탄소리가 들리더니 황색화면으로 바뀌었다. 콘마일은 처음에 황색화면이 잘못 찍인 영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화면이 흐려지고 바람에 따라 연기처럼 흔터지는 걸 보고 연막탄인 줄 알았다.



“뭔데요?” 콘마일이 입술을 매만졌다.

“철혈가에서 독가스를 쓴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사망자만 수백명이래 미명호에서 확인해줘야겠어.” 레오폴드는 이마에 주름이 질 정도로 인상을 찌푸렸다. 콘마일은 함교를 좌우로 거닐다가 멈춰 섰다.

“독가스라니요? 협정으로 사용 금지가 된 무기 잖아요?”

“그러니까 확인해 달라는 거야. 협정에서는 독가스 포탄만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알고 있어.”

“설마 그럴 리가. 레오폴드 개미굴 전선까지 가는데는 시간이 좀 걸려요. 확인되면 마천루로 통신을 보낼게요.” 레오폴드는 콘마일의 뜸 들임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얼마나 걸리거 같아?”

“최소 한 시간이요.” 콘마일은 지도를 보고 미명호의 위치를 표시했다. 거기서부터 개미굴까지를 계산했다.

“알았어. 최대한 빨리 확인해 줘. 이만 중단할게.” 레오폴드가 지루한 표정으로 통신을 중단했다. 화면이 검은색으로 변했다.

“어떻게 할까요 콘마일님.” 조타수가 물어왔다.

“개미굴 방향으로 변침하고 항속은 최대속력으로 올리게.”

“속력 최대로!” 조타수가 조타기를 좌측으로 최대한 틀어 변침하는 동안에 기관수는 항속을 올렸다. 미명호가 부르르 떨었다. 콘마일은 한층 더 진동이 심해진 걸 몸으로 느끼며 미명호를 부관에게 맡기고 함교를 나왔다.

‘노라가 없는 게 아쉽군, 분명 잔소리를 했을 텐데 말이야.’

“왜 그렇게 심각한 얼굴을 하는 거야. 제군들!” 금방이라도 함선에 노라가 잇몸이 드러날 정도로 웃으며 호탕하게 말을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노라는 마천루에서 몸을 회복하고 있었다. 부상 당해 입원했던 날 보다는 회복했겠지만 함선을 탈 정도로 체력이 받쳐주진 못했다.

“왜 그렇게 심각한 얼굴을 하는거야! 벽지에 니코틴이 묻으니까 담배는 나가피우라고 했지!” 함교에 카랑카랑 노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콘마일은 환청이 들리는 가 싶었다. 노라가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함교에 들어왔다.

“뭐야 노라. 어떻게 함선에 탄거야? 의사의 말로는 더 쉬어야 된다고 했는데?”

“병실에만 있으려면 좀이 쑤시고 심심하단 말이야. 몰래 빠져나왔지. 그리고 의사들은 항상 쉬어야 된다고 한단 말이야.” 노라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렇다고 함선에 몰래 타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왜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난 이배의 함장인데?”

“그건 여명호고 여긴 미명호야 넌 지금 승무원에서 빠졌어 한마디로 무단으로 승선한 거야.”

“그래서 체포라도 하시게? 묶는데 흥분을 느끼는 스타일인가 보지? 수갑이라던가? 혹시 채찍질도? 난 그 런 취향이 아니지만 콘마일이 좋아한다면 도전해 볼 의향은 있어.”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그런 취향 없어 일부러 날 난처하게 만들어서 이 상황을 회피하려고 하지 마

“그래도 쫓아낼 수는 없을 걸?” 콘마일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 없지.”

“심심하지 않고 재미있잔항.” 노라는 즐거운 듯 고양이같이 새침하게 웃었다.

“몰라 나중에 쫓아내고 ㄴ나 먼저 씻으러 갈 거야. 짐칸에서 자느라 곰팡이 냄새가 몸에 뱄어.”

“지금에 와서 어찌할 수가 없지 일단 함ㅈ장실에서 씻어 나중에 빈 ㅇ선원실을 이용하게 해 줄게.”



흰색 남자 셔츠에 카키색 베스르를 입고 같은 색에 항해복 재킷을 입았디/ 남자복을 훔쳐 입어 어깨도 안 맞아쏙 소매도 길었다. 셔츠는 걷어서 어찌해 본다고 하더라도 긴 재킷이 손을 계속 가렸다. 바지는 밸트를 매면 그만이다.





콘마일은 함교에서 걸어나와 안전난간이 있는 통로를 지나 갑판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멈춰 섰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재킷 품에서 담배파이프를 꺼내 입에 물었다. 담뱃대에 재기 위해 썰어둔 입담배 봉투를 열어 손으로 파이프 끝부분에 채워 넣었다. 입담배 조각들은 고유의 향을담아두려면 적당한 습기를 머금어야 했다. 건류반응에 향신료처럼 깊이감 있고 식물의 생동감이 두드러졌다. 콘마일은 입담배봉투를 집어넣고 성냥을 꺼내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파이프를 빨았다. 니코틴의 알싸한 자극이 느껴졌다.

‘노라의 잔소리가 그리워질 줄이야.’

미명호를 타고 제일 먼저 둘러본 곳은 발루치의 항구들이었다. 항구는 콘크리트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폭풍우가 왔는지, 썰물에 휩쓸려 나갔는지, 그 사이에 나무가 울창해져 발루치 마을이 상공에서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콘마일은 추억이 하나 사라진 기분이들었다.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울적한 마음을 쏟아 내었다.

콘마일이 맞바람을 멍하니 맞으며 파이프담배를 피울 동안에 미명호는 북쪽으로 꾸준히 비행했다. 멀리서 산등성이 같은 개미굴의 모습이 손톱만큼 작게 보였다. 들판에는 황색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콘마일은 기억을 더듬어 사관학교 때 배운 군용 신호를 떠올렸다. 군용 색깔 신호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붉은색 연기는 조난신호나 병력과 물자 투하할지점을 나타냈다. 녹색 연기는 목표 지점 확보나 적군의 격퇴를 의미했다. 황색 연기는 착륙 지점 확인이었다. 흰색 연막은 적의 시야를 제한하려고 사용했다.

개미굴 가까이서 보이는 황색 연기를 보고 저렇게 많은 지점에 착륙지점을 표시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곧 풍향이 바뀌고 바람에 희미하게 느껴지는 마늘냄새를 보고 알아차릴 수 있었다. 사관학교 때 배운 독가스의 냄새가 마늘 냄새와 겨자 냄새였다.

들판에 너울 거리는 황색 연기는 독가스의 색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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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28. 알도린 24.03.21 5 0 12쪽
127 127. 유니스 24.03.20 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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