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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inante 님의 서재

강철의 독재자 IN 스팀펑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Rocinante
작품등록일 :
2023.11.04 18:34
최근연재일 :
2024.04.19 07:00
연재수 :
1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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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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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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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파스키은

DUMMY

파스키은은 일주일이 지나자 몸에 살이 붙고 튀어나온 광대뼈가 꽤 들어가 예전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다친 눈의 시력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언제 전장에 재배치 될지 모르는 일이야 흉터 수술을 할 수가 없었다. 파스키은은 거울을 보고 낯설은 왼쪽 눈에 검은 안대를 착용했다.



평소처럼 샤워하고 속옷만 입고 머리를 수건으로 머리를 털고 나오는데 거실에 사샤가 앉아 있었다.

“아침 부터 웬일이야? 말하고 와야지!” 파스키은은 수건으로 하반신을 거리며 잽싸게 벗어둔 옷을 낚아채어 다시 샤워실로 들어갔다.

“뭐 어때. 어렸을 때부터 봐 왔잖니.” 하이니스가 맞은편에 앉아 말했다.

“그래도 이미 다큰 성인이라구요.” 사샤는 재미있는 듯 입을 가리고 큭큭 거리며 웃었다.

“복수할테다.”

“그려렴.” 파스키은이 얼굴을 내밀고 이야기하자 사샤가 지지 않고 답했다. 파스키은이 옷을 입고 나오자 하이니스와 사샤는 찻잔을 들고 있었다.



“아침 식사는 했니?”

“네. 간단히 먹었어요.”

“회의실에 가기 전에 얼굴 보려고 들렸다. 요즘 통 얼굴을 못 봤잖니.”

“어머니랑 사샤가 바쁘셔서 그러죠.”

“녀석 핑계는.”

“몸 건강은 어때?” 사샤가 과자를 집으며 물었다.

“많이 좋아졌어. 긴장이 풀리니까 졸음을 못 참겠는 거야. 며칠 먹고 자고를 반복했더니 체력이 많이 돌아왔어.”

“안색이 많이 좋아졌어.”

“상쾌해졌달까?”

“사샤야 오후에는 파스키은과 나들이를 가지 그러니?”

“그럴까요?”

“내 의견은 필요 없는 거야?”

“응. 넌 지금은 한량이잖아.”

“필요 없는 남자 취급이라니.” 파스키은은 발끈하며 웃었다.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의 소중함이 느껴졌다.


사샤는 회색빛이 감도는 여자 정장복을 입고 있었다. 하이니스는 언제나처럼 숄을 두르고 왔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소파 한 켠에 숄을 벗어 두었다. 복도에서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곧 파스키은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방문이 천천히 열리고 얼굴이 상기된 부관이 숨을 고르며 인사를 했다.

“하이니스님 급하게 보셔야 할 영상이 있습니다.”

“뭔데 그래요?” 사샤의 물었다.

“밀알가에서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밀알가? 그런 문제는 여태까지 보고받은 게 없는데.” 하이니스가 찻잔을 내려놓고 안경을 고쳐 썼다.

“밀알가에서 소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어찌 그런 일이.”

“가서 봅세.” 하이니스는 급하게 숄을 두르고 부관과 함께 문밖에 나섰다.



“이게 무슨 일이람.” 사샤는 파스키은이 상의를 입을 때까지 기다렸다. 파스키은은 셔츠에 재킷하나를 거치고 나왔다. 사샤와 함께 전략회의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바깥에서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파스키은은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전선에서 너무 많은 군인이 사망하였고, 물자 보급 지연으로 시민들이 오랫동안 굶주림에 시달렸다. 이 불안과 불만이 고조되어 시위대를 형성했을 터였다.



“밀알가는 음식을 달라! 전쟁 상이 수당을 달라! 전사자 가족에 제대로 된 대우해달라!”



밀알가 중심의 광장에 수많은 사람이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펜스를 밀치며 소리를 쳤다. 치안 유지대가 헬멧과 방어구를 입은 채로 펜스를 붙잡고 밀고 들어오려는 시위대를 막고 있었다. 펜스 울타리가 철렁거리며 비명 소리를 내었다.



“무슨 문제죠?”

“밀알 귀족가에서 문제를 숨긴 거 같아. 밀알 지역수도 허수아비에 파견된 정보원이 보낸 영상이야. 이때까지는 통제된 모습을 보여 왔는데, 그 전부터 문제가 발생한 거 같아.” 사샤가 초조한 듯 펜 끝부분으로 입술을 두드리며 말했다.



“어머니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사빌라밀 죽었고, 코잉밀은 치료받고 있으니 리더십이 무너져서 생긴 모습이야. 우리가 철혈가에 승리했던 영상을 전면 방영하게.”

“그러면 시민들의 불만이 조금은 누그러질지 모르지만 밀알가에는 통치자가 필요해요.”

“그래. 같은 생각이다. 내가 직접 허수아비로 떠나야겠네. 떠날 준비해주게.”

“하이니스님 마천루는 어떻게 하구요?”



“레오폴드와 파스키은이 있잖니. 전선은 황무지 밤눈 지역까지 확장되었고, 곧 해 오름을 굴복시킬거야. 철혈에서 함선도 없으니 후방을 타격당한 일을 없어. 허수아비에 다녀와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거야.”

“쿠데타가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야겠어.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라야지. 회색장벽의 진격이 더딘 이유도 밀알가쪽 문제일 수도 있어. 간 김에 회색장벽도 확실하게 통제 아래에 있는지 확인해야겠어.”

“까마귀호는 준비되었나?” 하이니스는 피곤한지 탁한목소리로 물었다.

“네, 확인해 본 결과 보급을 싣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출발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군.” 하이니스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하이니스님이 요청하시면 출발 시간을 늦추라고 전달해 보겠습니다.”

“아니야. 어차피 가게 될걸 늦출 필요는 없겠지.”

“어머니. 몸 조심하세요.” 하이니스는 파스키은을 꼭 앉아주었다.

“다녀오마.” 하이니스는 부관이 열어 주는 디젤차에 탑승했다. 트렁크를 열고 준비해 둔 캐리어 두 개를 짐칸에 실었다. 경적소리를 울리며 기차가 사라졌다. 파스키은은 이유를 모를 상실감을 느꼈다.

빈 승강장에 물자를 나르는 소리만 들려왔다.

“전쟁이란 참 형용할 수 없이 답답하네. 난 먼저 다리에 가 있을게.” 파스키은은 지친 목소리리였다.

“응. 필요한 서류만 확인하고 뒤따라갈게.” 사샤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천천히 하고와.”



파스키은은 디젤차를 타고 다리 근교에서 내렸다. 학생 때부터 자주 찾던 자리였다. 곳곳에 포격 흔적이 보이고 간판이 떨어져 있었다. 수리를 하는 곳이 있었다. 잿빛으로 변한 주변을 보니 마음이 침울해졌다. 파스키은은 핫도그 가게가 아직도 있는 걸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핫도그 두 개를 구매했다. 종이 봉투에 담아 한 손에 쥐고 걸으니 스모키한 소시지 향을 맡을 수 있었다.



부러진 가로등을 피해 다리 중앙으로 거닐었다. 동냥을 하는 부랑자와 노숙자들이 꽤 많이 벤치 위에 앉아 있었다. 파스키은은 그들을 피해 비어 있는 벤치에 앉았다. 마천루의 다운타운이 찬찬히 내려다보았다. 봉투에서 핫도그 하나를 꺼내 포장지를 꺼내고 한입을 베어 물었다.



어렸을 적 꿈들. 무너져 내리는 건물들 사이로 아이들이 뛰놀아 다녔다. 파스키은이 지키려고 했던 것들이 무엇일가. 인간은 무얼 위해 전쟁하는 걸까. 수많은 군인들의 죽음. 잊혀지고 가려진 슬픔들.

무엇이 옳은 일인 지도 모르겠다.



“무슨 생각하고 있어 파스키은?” 사샤가 옷을 갈아입고 머리에 핀을 꼽은 채 치마를 정리하고 앉았다.

“응. 전쟁은 왜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게, 이렇게 피곤하고 슬픈일인데 말이야. 몇십 년간 쌓아 올린 건물들이 무너져 내린 걸 봐.”

“너도 하나 먹을래?”

“핫도그 잖아?. 옛날 기억나니? 어렸을 때 여기 다리에서 같이 핫도그를 나눠 먹은 일 말이야?”

“응. 그 생각이 나서 왔어. 여기 있으면 시야가 확 트여 답답한 게 좀 나을까 하고 말이야.”


“지쳤어.”

“파스키은 모든 걸 짊어지려고 하지 마, 우리에겐 콘마일도 있고 레오폴드도 있어. 나도 있고.” 사샤는 파스키은의 얼굴을 가리는 앞머리르 넘겨 주었다.



“인간은 너무 멍청한 거 같아.” 파스키은은 불쑥 말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이미 시작해 버려서 끝이 날 때까지는 멈출 수도 없어. 가끔은 내가 분노가 치미는 건지, 우울한 건지 모르겠어”

“아마도 너무 많은 걸 겪어서 그럴 그래.”

“광맥군이 언제 출진을 한다고 그랬지?”

“아직 이야긴 없어. 혁명군이 해 오름을 수복하면 수도 가온으로 진격할 거야.”

“그렇다고 전쟁에서 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살아 있는 게 고통스러울 지경이야.”

“나는 후방에 있어서 전쟁을 잘 몰라. 우리가 빨리 이기고 끝냈으면 좋겠어. 아니 전쟁이 사라졌으면 좋겠어.”

“맞아. 나도 그래.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있어야 돼. 군사력이라던지 자본이라던지. 이 전쟁이 끝나면, 이번 일을 교훈삼아 낡은 대륙에 확실하게 증명해 보이겠어. 전쟁을 일으키면 어떤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파스키은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은 빵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하늘이 어둑해졌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비가 내리나.”

“하늘을 보니까 곧 쏟아질거 같아. 본가로 돌아가자 사샤.”

“그래.”



멀리서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작게들렸다.

“난 이걸 가져 왔지.’

부드럽고 단 과자 어려씅ㄹ 때 좋ㅇ 해ㅆ잔



사샤가 옆에 앉아 트윈치를 넘겨 주었다.

“오 어디서 났어? 반갑다.”



사샤가 치마를 정리하고 자리에 앉았다. 파스키은이 벤치를 집고 있는 손에 손가락이 닿았다. 파스키은은은 손을 움츠렸다.



“곧 떠나 전쟁을 마무리 지어야지.” 파스키은은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잘 다녀와. 지켜야 할게 있잖아.”

“지금은 되돌리기엔 너무 늦어 버린 걸지도.”

“성숙해졌다고 해야 할까? 아 맞다 코잉밀이 이제 단어 정도는 가끔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어!”

“정말? 치료가 효과가 있었던 걸까?”

“몰라 의사 선생님 말대로는 정신적인 문제니까 그게 사건이 지나면서 회복되었을지도 모른다고 했어. 특별히 한 건 산책한 게 전부였거든.”

“잘됐네!”

“수도에 다녀오면 코잉밀과 함께 놀러 가자 재밌겠지?”

“응. 자 이제 그만 갈까?” 파스키은은 한층 기분이 좋아진 걸 느꼈다. 사샤가 파스키은의 손 덮었다. 파스키은은 귓불이 달아올랐다. 석양에 비친 사샤의 얼굴이 눈이 부시게 빛났다.



“가자! 너무 늦으면 본가에서 걱정할 거야.” 파스키은 손을 조심스럽게 빼내며 일어섰다. 사샤가 그 옆을 함께 걸었다. 두 그림자가 나란히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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