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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로 님의 서재입니다.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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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14,859
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작성
24.08.12 13:00
조회
55
추천
2
글자
12쪽

제5화 환마관(幻魔館) (21)

DUMMY

제5화 환마관(幻魔館) (21)






"말이 많군."


무적구마의 청동 거인상을 앞에 두고, 종리사는 자신의 창대를 흔들었다.

흐릿한 붉은 창기(槍氣)가 허공으로 치솟았다.

그것만으로 주변 일대의 공간이 말라 비틀어지며 힘을 잃는 것이 보였다.

창 끝에서 쏘아진 붉은 창기는 섬전처럼 청동 거인의 가슴팍에 꽂혔다.


쿠구궁!


거대한 폭발과 함께 청동 거인이 뒤로 뒤뚱 걸음을 옮겼는데, 청동 거인의 가슴팍에 뚜렷한 상흔 한 줄기가 새겨졌다.

무적구마는 청동 거인의 가슴팍에 새겨진 상흔을 보며 분노의 외침을 토했다.


[감히! 내가 말하고 있지 않느냐! 너희 정파 놈들은, 기다려줄 줄 모른단 말이냐!!!]

"생사를 오가며, 싸우는데 무슨 놈의 말이 필요할까."


종리사는 그렇게 대꾸하면서도 창대를 쥔 손에 힘이 꾹 들어갔다.

방금 전에 종리사가 무적구마에게 가볍게 날린 붉은 창기는 그의 성명절기 '적멸(敵滅)'로, 한 줄기의 기운만 담아도 동급 실력자의 구명절초와 비슷한 위력을 발휘했다.

종리사가 자주 써먹는 수법인데, 간단히 상대의 실력을 가늠하는 느낌으로 던지는 척. 사실은 첫 일격에 상대를 파멸시키는 수법이었는데, 상대가 그걸 맨 몸으로 버틴 것이었다.


'만만치 않군.'


반면에 무적구마는 속으로 간담이 서늘했다.

상대의 첫 일격이 가벼워서, 청동 거인의 육체를 믿고 몸으로 가볍게 받은 것인데. 그 가벼운 일격 하나에 청동 거인의 상체가 반으로 갈라질 뻔 했다.


'육시랄! 괜히 지방 무신백좌 9위의 놈이 아니군.'


비록 오해기는 했지만 무적구마 역시 종리사가 쏘아낸 가벼운 일격을 보고, 상대의 능력이 만만치 않음에 속으로 간담을 쓸어내렸다.


[이 놈!!!]


분노한 무적구마의 청동 거인이 두 팔을 위로 뻗어서 하늘을 떠받치는 모양새를 하였다.

곧 대기의 기류가 빠르게 청동 거인 주변으로 휘몰아치더니, 콰광! 하는 소리들과 함께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짙은 먹구름들이 잔뜩 꼈다.


[죽여주마!]


먹구름들 사이로 검은 빛의 화살촉들이 무수히 드러났다.

족히 수천발은 될 기세였는데, 무수한 화살촉들의 과녁이 된 종리사는 오히려 담담하게 자신을 향해서 떨어지는 화살들을 보며 창을 휘둘렀다.


팅팅팅팅팅!


종리사가 휘두루는 창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었는데, 크게 보면 결국 창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란나찰(攔拿扎)이었다.


'튕겨내는 란(攔), 힘을 흡수하는 나(拿), 빼어드는 찰(扎).'


그 세 가지의 기본 묘리 내부에서, 발의 틀어짐과 손목의 꺾임, 심장의 진동과 호흡의 세기 등으로 파생 되는 구천이백칠십가지의 세류 무리들이 종리사의 골육과 심장, 뇌수 깊숙이 내제 되어 있었다.

창이 내가 되고, 내가 창이 되는 절정의 몰아일체 속에서 종리사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천발의 검은 화살들을 모두 튕겨냈다.

그러나 앞서 화살은 단순히 시간벌기 용이었고, 무적구마들도 화살들을 이용해서 종리사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큰 기술에는 그만큼 큰 준비가 필요한 법이었다.

무적구마의 청동 거인이 양손으로 검을 잡는 모양새로 진언을 외웠고, 곧 공간의 결계를 뚫고서 금성(金星)의 빛을 담아낸 한 자루의 검이 완성되었다.

새카만 어둠 속 청동 거인이 양손으로 집어 든 금성의 빛을 닮은 검이 황금빛 찬란하게 번쩍였다.


번쩍!


종리사는 무적구마들에게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었지만 그들에게 대응할 수 없었다.

하늘에서 무수히 쏟아지던 검은 화살들을 모두 튕겨냈지만 어느새 그 검은 화살들이 알알이 가루가 되어서 바람에 휘날리듯 종리사를 덮쳤다.

검은 화살이 가루가 되어서 날리는 그것은 인체에 치명적인 독소를 포함한 독가루였다.


후웅!

'위험!'


이미 현경에 도달해서 신체의 대부분이 만독지체였으나, 그렇다고 가만히 내버려둔다면 종리사의 의식을 분활하는 치명적인 일수가 될 수 있었다.

방심하고 있다가 당할 뻔하였던 종리사는 위기감을 느끼고 재빨리 자신의 창을 휘전시켜서 강한 바람을 일으켜, 독가루들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하였다.


콰과과과곽!!!


종리사를 중심으로 높은 회오리가 만들어지고, 독가루들이 회오리에 빨려 들어가서 그대로 저 먼곳으로 분출이 되었다.

종리사가 회오리를 만들던 순간 무적구마 역시 모든 준비를 마쳤다.


[가라.]


황금빛의 검이 일점의 섬광으로 변하더니, 곧바로 종리사의 정수리를 향해서 빠르게 쇄도했다.


'위기!'


종리사 역시 눈으로 쫓을 수 없는 빛과 같은 움직임으로 자신의 정수리에 내려꽂히는 날카로운 검격을 느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그가 갈고 닦은 위기 본능에 의거하여서 무적구마의 이번 검격이 꽤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종리사의 육체가 돌연 달라졌다.

오랜 세월 전장을 돌아다녔던 종리사에게도 당연히 자신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구명비기들이 있었고, 정수리로 내려 꽂히는 황금빛 검격을 앞에 두고, 종리사의 육체가 바람에 나부끼는 버드나무의 잎처럼 강맹하게 쏟아지는 황금빛 검격을 물결처럼 피해냈다.


쾅!


황금빛의 검은 종리사의 정수리에 닿지 못한 채로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곧 요란한 굉음과 함께 지면이 움푹 파였다.

검격을 회피한 종리사는 곧장 떨어진 황금빛 검에 검신을 향해 옅은 붉은 빛의 창기를 토해냈다.

종리사의 '적멸(敵滅)'이 황금빛 검에 닿으려던 찰나.


번쩍!


검은 빛을 냄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사라져, 무적구마의 청동 거인의 손에 다시 들렸다.


[하찮다. 종리사!]

"흥! 누가 하찮은지. 새파랗게 젊은 놈들이, 다 꼬부라진 노인을 상대로 합격진을 펼치고 있는게 누군데."


툴툴 거리는 종리사의 말에도 청동 거인의 낯빛은 이전과 동일했다.

그저 자신들의 손에 든 황금빛 검이 더욱 밝은 빛으로 번쩍였는데, 빛이 강렬해짐과 함께 청동 거인의 등 뒤편으로 공작새와 같은 느낌으로, 황금빛을 뿜어내는 107자루의 반투명한 허상의 검들이 나타났다.


[죽어라! 종리사!]


허상과 실상의 검 108자루가 동시에 그 허공에서 사라졌다.

종리사는 사방을 에워싸는 날카로운 검격들을 동시에 느꼈다.

시시각각으로 조여드는 검격의 파도 속에서 종리사의 동공이 작게 졸여듦과 동시에 전신에서 파괴적인 '적멸(敵滅)'의 기운이 창날에 모여들었다.

압축, 압축, 압축, 압축 또 압축.

극도로 압축을 함고, 마지막 한올의 힘까지도 한점으로 압축했다.

창날을 또르르륵 흘러내리며 창 끝으로 일점(一点)으로 모여들어 눈물처럼 창끝에서 흘러내렸다.


톡!


그 사이에 빛의 검격들이 종리사를 금빛으로 공기조차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감쌌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찰(扎)!"


노호성과 같은 종리사의 외침이 폭발했다.






***






'흐흐흐. 아주 일이 재밌게 되었다.'


환마는 비록 봉인지에서 봉인을 당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기운이 뭉쳐서 만들어진 환체들을 통해서 마치 직접 자신이 보고,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런 환마에게 무적구마와 적멸신창 종리사의 대결은 오랜만에 보는 초강자들의 전투였다.

물론, 단순히 전투의 재미만 그를 즐겁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이! 이쪽이다. 이쪽이야!"


환마의 의식은 어느새 신유승, 연공운, 노윤들의 앞에 환체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들을 유도했다.


"이쪽으로 가면 너희들이 찾는 적멸신창 종리사와 무적구마가 싸우는 곳이다."


신유승은 어느새 자신들이 가야할 길의 앞에 서서 길안내를 자처하는 환체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비록 외형은 촛농이 녹아서 만들어진 질감의 괴물인 환체였지만,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인간다운 감정의 목소리는 상대가 환체가 아닌 다른 누군가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환체와 의식 동조를 할 놈은, 환마관 안에서 단 한 명 뿐이었다.

천마의 여섯 대장군들인 제육천마왕 중 하나인 불로불사의 마인 환마.

신유승은 갑작스러운 환마의 등장에 인상을 찌푸렸다.


"환마, 왜 무적구마들을 적대하는 것이지? 정황상 그놈들이 너를 봉인지에서 빼내려고,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데."

"흐흐흐. 말도 안 되는 소리. 믿을 놈이 따로 있지. 마인을 믿어? 나도 마인이지만, 마인들은 믿어도 되는 종자들이 아니야. 나를 돕는다면 분명히 무슨 꿍꿍이 속내가 있는 것이고, 나는 놈들의 계획에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정도로 순진한 놈도 아니지."


신유승은 환마의 완벽한 자기 객관화가 끝난 모습에 덤덤히 고개를 내저었고, 연공운이 어느새 일지를 뻗으며 환마가 의식 동조한 환체의 머리를 파괴시켰다.


"신유승! 마인과는 대화하려는 것이 잘못이다. 놈들은 이미 인간이 아니야. 인간처럼 대화하려고 하였다가는 도리어 피해를 입는 것은 인간이다."


연공운이 신유승에게 충고를 던지고는, 앞으로 쭉쭉 나아갔다.

셋이 그렇게 허공을 격하며, 한참 날아가자 그들의 눈에 천지를 잇는 거대한 원통형의 검은 결계가 눈에 들어왔다.

무적구마의 구중천마결계진이었다.


쿠구궁!


구중천마결계진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강한 충격에 의해서 들썩들썩 거리며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여기저기에 금이 갔다.

그런 상태에서도 또 형체를 복원하려는 기운이 구중천마결계진을 돌아다니며, 진법을 보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노력들이 있어서, 내부에서 경천동지할 전투가 벌어짐에도 구중천마결계진은 부숴지지 않고,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종리사가 아직 죽지 않은 모양이군."


연공운의 얼굴에 옅은 즐거움과 유쾌함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본인 연배의 친구가 아직 팔팔하다는 것에 기분이 좋은 모습이었다.


"예! 그러나 혹여 모릅니다. 어쨌든 무적구마들 역시 명성이 자자한 마인들. 시간이 지난다면 결계진 내부에 있는 종리사 어르신께서 불리하게 전황이 흘러갈 것은 당연합니다."


신유승의 답변과 함께, 그들 셋은 재빠르게 구중천마결계진의 삼면으로 흩어졌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낼 수 있는 절정의 일격을 한 번에 쏟아냈다.


"검의 날개여, 하늘을 뒤덮어라! 제료검백학서시(提寮劍白鶴舒翅)!"

"하늘(天)이여 부서져라! 만고고척파동검(萬古高尺波動劍)!"

"천년을 하루처럼 살고, 귀가 길고,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외미인이매망량(外美人魑魅魍魎)."


거대한 검의 날개가 활짝 펴쳐짐과 동시에 구중천마결계진을 타격했고, 하늘에는 거대한 봉우리와 같은 검이 하늘을 깨부수며 구중천마결계진의 상단을 짓눌렀다.

반면에 신유승 앞에 나타난 존재는 고결하게까지 보이는 신비로운 생김새의 존재였다.

전체적으로 인간과 비슷했으나 머리카락이 발끝을 넘어서까지 자랐고, 귀는 일반적인 인간보다 훨씬 길었다.

신성스럽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외모의 존재가, 가볍게 손끝을 털어내자 허공에 파문들이 일어났다.


쿠구구구궁!


사방에서 몰아치는 충격파는 고스란히 구중천마결계진 내부에 있는 무적구마와 종리사에게도 전달이 되었다.


[!!! 뭣?!]


무적구마는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무림맹의 무림명숙들이 나타났다는 점에 크게 놀랐다.

아무래도 그럴 것이 태어날 때부터 상단전이 열려서 천기를 읽는 신유승의 존재가 특이한 것이지. 일반적으로 이 넓은 환마관에서 종리사를 구출하기 위해서 현경의 고수 셋이 동시에 이곳에 도착하는 것은 그들도 예상하지 못한 복병이었다.

신유승의 존재를 예상하지 못했기에 무적구마들은 다른 방식으로 결과를 도출하였다.


"역시 그 놈이다. 우리들을 부추긴 환마! 그 녀석이라면 무림맹 녀석들을 꾀어서 이곳으로 오도록할 수 있어!"


청동 거인 내부에서 합리적인 의심으로 청마가 의견을 내놓았고, 청마의 의견에 다른 무적구마들도 서로 의견을 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환마! 그가 무적구마를 함정에 빠뜨렸다고.

사실의 환마의 능력을 생각한다면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역시 환마야.


"죽일 놈!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누가 마인 아니랄까 봐. 진정한 후레자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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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제5화 환마관(幻魔館) (23) 24.08.14 56 2 13쪽
80 제5화 환마관(幻魔館) (22) 24.08.13 60 2 13쪽
» 제5화 환마관(幻魔館) (21) 24.08.12 56 2 12쪽
78 제5화 환마관(幻魔館) (20) 24.08.09 60 2 12쪽
77 제5화 환마관(幻魔館) (19) 24.08.08 61 2 12쪽
76 제5화 환마관(幻魔館) (18) 24.08.07 59 2 12쪽
75 제5화 환마관(幻魔館) (17) 24.08.06 65 2 13쪽
74 제5화 환마관(幻魔館) (16) 24.08.05 71 2 12쪽
73 제5화 환마관(幻魔館) (15) 24.08.02 82 2 12쪽
72 제5화 환마관(幻魔館) (14) 24.08.01 67 2 12쪽
71 제5화 환마관(幻魔館) (13) 24.07.31 67 2 13쪽
70 제5화 환마관(幻魔館) (12) 24.07.30 66 2 12쪽
69 제5화 환마관(幻魔館) (11) 24.07.29 70 2 12쪽
68 제5화 환마관(幻魔館) (10) 24.07.28 68 2 12쪽
67 제5화 환마관(幻魔館) (09) 24.07.28 63 2 14쪽
66 제5화 환마관(幻魔館) (08) 24.07.27 69 2 13쪽
65 제5화 환마관(幻魔館) (07) 24.07.27 67 2 13쪽
64 제5화 환마관(幻魔館) (06) 24.07.26 70 2 13쪽
63 제5화 환마관(幻魔館) (05) 24.07.26 78 2 13쪽
62 제5화 환마관(幻魔館) (04) 24.07.26 73 2 12쪽
61 제5화 환마관(幻魔館) (03) 24.07.17 81 1 12쪽
60 제5화 환마관(幻魔館) (02) 24.07.16 86 2 13쪽
59 제5화 환마관(幻魔館) (01) 24.07.15 85 2 13쪽
58 제4화 등용단(登龍團) (13) 24.07.12 88 2 12쪽
57 제4화 등용단(登龍團) (12) 24.07.11 83 2 12쪽
56 제4화 등용단(登龍團) (11) 24.07.10 84 1 13쪽
55 제4화 등용단(登龍團) (10) 24.07.09 86 2 12쪽
54 제4화 등용단(登龍團) (09) 24.07.08 88 2 12쪽
53 제4화 등용단(登龍團) (08) 24.07.05 97 2 13쪽
52 제4화 등용단(登龍團) (07) 24.07.04 9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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