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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로 님의 서재입니다.

너 내.. 도...도도... 독방구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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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광명로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5
최근연재일 :
2024.09.20 13: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14,911
추천수 :
308
글자수 :
610,227

작성
24.07.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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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4화 등용단(登龍團) (13)

DUMMY

제4화 등용단(登龍團) (13)






신유승은 화린의 앞에 나타나 그녀가 쥐고 있는 화혈비(化血飛)를 뺏어든 채로 기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네놈은 누구냐?!"


기영은 적대적인 태도의 신유승을 보며, 강한 거부감이 들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마치 기영이 화린을 구하려고 나서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신유승과 검은 장포에 은색 수실로 삼조룡을 그린 장포의 주인과 소림사의 승려로 보이는 노승 한 명이 기영을 사납게 노려 보고 있었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신 각주님."


마치 취조를 당하는 기분에 불쾌감이 극에 오르던 차에 검은 장포에 은색 수실로 삼조룡을 그린 장포의 주인이 앞으로 나섰다.


'삼조룡(三爪龍)?'


구김 없이 반듯한 검은 장포 위에 한 올의 실수나, 이음새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장인의 솜씨로 수 놓아진 은룡의 장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옷이었다.

예로부터 의복은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로 작용을 했는데, 그 중에서도 룡(龍)은 천자(天子) 내지 황제(皇帝)를 의미하는 문양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삼조룡(三爪龍)의 장포를 걸치고 나타난 장년인의 정체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반갑네. 이렇게 만나는 것은 아마도 처음이겠지."

"누구십니까."

"나는 취운봉의 주인일세."


기영은 상대의 답변에 인상을 찌푸렸다.


'뭐 그렇게 대답하면 멋져 보이기라도 하는 줄 아나.'


질문에 수수께끼로 답을 하는 장포인의 행동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머릿속에서는 기영이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조합해서 정답에 도달했다.

북망산의 주봉인 취운봉은 과거에는 누가 주인인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천마대란(天魔大亂)' 이후 이곳에 천마가 봉인이 된 이후로는 줄곧 무림맹이라는 단체가 취운봉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도 황제의 명령으로.


'그런 취운봉의 주인이라면.'


천방(天幇) 19위 무림맹 무림맹주 독고구검(獨孤九劍) 독고신!

단 하나의 인물의 정보가 기영의 뇌리를 강타했다.

거듭 그 인물의 정보를 곱씹어 보던 기영은 머릿속에는 여전히 '?' 부호가 떠오르는 가운데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했다.


"혹시 맹주님이십니까."

"맞네."

"······."


기영은 다소 가볍게 대꾸하는 독고신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독고신의 정체를 알게 된 기영은 독고신의 옆에 나란히 선 소림사의 노승에게도 시선이 갔다.

무림맹주와 나란히 선 노승이라면 강호에서 2명 정도가 그럴 자격이 있었다.

소림사의 불생불(佛生佛) 혜능과 천수여래장(千手如來掌) 정각.

혜능 대사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소림사 내부에서 기거한다고 알려져 있고, 정각 대사는 반대로 꽤 대외적인 활동에 열성적이어서 무림맹의 한 축으로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당연하겠지만 독고신 옆에 나란히 선 노승의 정체는 정각일 확률이 높았다.


"소림사의 천수여래장(千手如來掌) 정각 대사이십니까."

"빈승도 알아봐 주시는 것입니까. 나무아미타불."


기영은 지금 이것이 무슨 상황인지 의아했다.


"저는 잘 모르겠군요. 왜 갑자기 독고 맹주님과 정각 대사님이 제 앞에 나타난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야.

그를 바라보는 세 사람의 눈빛에도 경계심과 의혹, 의심 그리고 희미하지만 살의(殺意)가 느껴져서 더욱 기영을 당혹스럽게 하였다.


"우리야말로 당혹스럽네. 내 듣기로는 용봉단의 일원인 암룡(暗龍) 당고영 공자의 아우는 그저 그런 소질의 아이라고 들었는데, 오늘 본 자네는 신기하게도 천하에서 명성이 자자한 자네 형보다 더 뛰어나군. 참으로 영문을 알 수 없는 가운데 자네 곁에 붙어 있는 그 새끼 원숭이들이 괴이의 혼백이라는 정보를 들었네. 그게 사실인가?"


기영은 독고신의 말에 깜짝 놀랐다.


"우끼끼?"

"우끼?"


검고, 하얀 털의 새끼 원숭이들이 '우린 그런거 모릅니다만?' 이라는 태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기영의 뒤로 숨어 버렸다.

반면에 이전까지 담백한 시선으로 기영을 바라보던 독고 맹주와 정각 대사의 두 눈동자에서 냉담한 빛이 깃들며, 어느 때보다 싸늘하고, 스산한 기세들이 기영의 몸 주위를 맴돌았다.


"갑작기 높아진 무공 수위와 자네의 주위에 나타난 두 마리의 괴이 혼백, 그것 뿐만이 아니더군. 자네와 저 소저의 시종과 시녀들도 요괴이던데, 너무 괴상한 일이지 않나. 더구나 일전에 자네들이 천화산에서 100명의 낭인들과 무접곡(霧接谷)에 진입한 뒤로, 돌연히 100명의 낭인들 모두 죽지 않았나."

"아미타불. 시주가 알지 모르겠지만 무림인들은 일반 백성들보다 신체적으로 우수하다네. 특히 기혈이 왕성하지. 100명의 무림인들이라고 치면, 백성들과 기혈을 비교하자면 무려 1000명분의 기혈이라고 할 수 있네. 만약 공물의식을 지냈다면, 한 사람이 이전과 몰라 보게 다른 실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하네."


기영은 그제야 저들이 왜 저렇게 유난을 떠는지 알았다.

자신이 죽은 100명의 무인들을 산제물로 받치고, 마인(魔人)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아놔! 억울하네.'


그제야 이곳에 독고 맹주와 정각 대사들이 나타난 이유들이 이제 이해가 되었······.

그 순간 당화린의 몸에서도 누런 색의 빛 바랜 암금(癌金) 빛이 번쩍였다.

당화린의 옆에 있던 신유승이 어찌할 새도 없이, 당화린은 진천검(進天劍)을 휘둘러서 상대를 베었다.


푸슉!


붉은 선혈이 위로 솟구치고, 찰나(刹那)의 세계에 들어선 당화린이 그 누구보다 기세등등한 시선으로 독고신을 노려봤다.

그녀 역시 눈 앞에 펼쳐진 장난질의 주동자가 이제 누구인지 확실히 판별하였어.

성난 노도와 같은 기세가 당화린과 그녀가 쥔 진천검으로 흡수되었다.


구구구구궁!


일거에 좌중을 휘어잡는 당화린의 모습에 신유승이 절규와 같은 놀람 가득한 목소리를 냈다.


"생사유품(生死遺品) 진천검(進天劍)!"


앞서 기영의 괴이 혼백 만큼이나, 놀라운 충격이 신유승과 그곳에 있는 독고 맹주, 정각 대사의 의식을 두들겼다.

당화린은 올곧게 바른 눈으로 독고신을 향해서 일검을 내질렀다.

걸걸하고 우렁찬 목소리가 진천검에서부터 폭풍처럼 솟아나 거대한 파도가 되어 독고신에게 거세게 부딪쳐갔다.


"나아감에 물러섬이 없듯이, 검의 휘두름에도 퇴로가 없도다. 임전무퇴지기상(臨戰無退之起床)."


검을 휘두르는 것은 당화린이기는 했지만 위력은 오롯이 검에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모두가 멈추어진 세상 속에서 물러섬이 없는 검격이 날카롭게 독고 맹주를 베어갔다.

독고신은 자신에게 내려쳐지는 검격을 눈으로 쫓던 끝에, 허리춤에서 자신의 보검을 뽑아들었다.

일순 잠잠하던 독고신의 기세가 승룡(昇龍)하는 청룡과 같이 폭발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독고구검(獨孤九劍) 제2초식 파검식(破劍式)!"


천하에 망라한 각 문파의 검법들을 모두 파해 한다는 전설의 무공 독고구검(獨孤九劍)의 제2초식 파검식(破劍式)이 떨어지는 진천검과 부딪쳤다.


땅!


순간 그 격렬한 힘의 반동 속에서 당화린은 그만 진천검을 놓쳐 버렸고, 주인을 잃은 진천검만이 허공으로 빙글빙글 회전하다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외팔이의 검객인 은하유성검(銀河流星劍) 서백명 발치에 아슬아슬하게 떨어졌다.

딱 일척(一尺)만 앞섰어도 가만히 서 있었던, 서백명의 심장을 진천검이 꿰뚫었을 것이었다.


푹!


주인을 잃은 진천검은 명검의 모양새를 잃지 않은 모습으로 땅바닥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 모습이 비록 주인이 검자루를 놓쳤어도 검에게서 느껴지는 진천(進天)의 기세는 백년이 지나도 여전할 모습이었다.


"아!"


독고신과 일합을 견주었던 당화린이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까무라쳤고, 기영은 어느새 화린의 곁으로 달려가 그녀를 안았다.

다행히 화린은 무리한 내력의 운영과 격렬한 체력의 소모 그리고 극적인 심력의 무리로 인해서 기절을 한 것이지. 다행스럽게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기영이 화린의 상세를 살필 때, 독고신이 혼란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다가섰다.


"소저는 괜찮은가?"

"예. 맹주님."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군. 이제 그러면 자네와 자네의 누이인 당 소저 그리고 그 당시에 함께 무접곡에 갔던 인원들이 모두 모여서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똑똑하게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좋겠군."


독고신의 유리알처럼 반들거리는 두 눈동자가 기영의 얕은 속내를 꿰뚫어 볼 것처럼 반짝거렸다.




***




"반갑습니다. 공자님."


기영은 이른 아침부터 자신을 찾아온 신유승을 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아침부터 보기 싫은 얼굴을 직접 마주했어. 웬지 오늘 일진이 사나울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다.


"제가 반갑지 않은 얼굴이십니다."

"그 어떤 이도,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는 사람을 반가워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거야 모르는 일이 아닙니까.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켁! 켁켁켁!"


기영은 대놓고 싫은 얼굴로, 헛구역질을 했다.

기영이 그런 퍼포먼스를 펼쳤음에도, 신유승의 가느다란 실눈과 입가는 여전히 기분 나쁜 미소를 유지한 채로 기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도 이른 아침부터 업무를 해야해서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저를 보고 기분이 안 좋아지신 공자님을 보니. 조금 기분이 좋아지네요."


기영은 속으로 '변태세요?' 라는 단어가 목구멍까지 치솟았다가 겨우 참아냈다.

아무래도 그건 너무 선을 넘는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졌다.

신유승은 여전히 의도를 알 수 없는 웃는 얼굴로 등을 돌렸는데, 그가 나가는 방향에 왕삼이 뜨거운 물이 가득 담긴 세안용 물과 물건들을 쥔 채로 서 있었다.


"왕삼, 이제 일 보십시오."

"예."


왕삼이 뒤늦게 기영의 방으로 들어와서 탁자에 물과 물건들을 내려 놓았고, 뒤이어서 다른 시녀들이 나타나 이것저것을 챙겼다.

세안을 끝내고, 따뜻하게 차려진 소반을 받아든 기영은 그것들을 먹으며, 지난 며칠간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에 다시 복기하였다.

여러가지의 상황들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기영의 뇌리에 강하게 남은 것은 당연히 독고신의 독고구검과 당화린의 진천검이 부딪치며 생긴 여파였다.


'운이 좋았어.'


당시에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도리어 그 때의 상황이 긍정적으로 작용을 해서, 생각보다 변명하기가 쉬워졌다.


"당시 당화린은 천화산에서 기연들을 얻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진천검제(進天劍帝)의 유품 진천검(進天劍)과 후천령보 구옥경(九玉鏡)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기연을 얻을 때, 당시 생사존망의 위험에 처해 있던 왕삼과 맹초롱을 괴이들의 왕의 심장에 박아서 소생시켰다는 것과 겸사겸사 기영이 죽은 괴이의 혼백을 얻은 것으로 사건의 과정을 역순으로 설명했다.

그렇게 설명이 끝나자마자 기영과 당화린을 찾으러 온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두 사람의 백조부이신 중원독의(中原毒醫) 당무엽과 숙부인 일원무극검(一元無極劍) 당고봉들이었는데, 그들은 홀로 오지 않았다.

다수의 무인들을 대동하였는데, 사천당가 낙양지부에 있는 모든 당가인(唐家人)들은 물론이고, 평소 당무엽과 당고봉이 쌓은 인맥들 역시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여서 독고 맹주를 찾아왔다.


"그 누구도 우리 가문의 혈손을 강제로 구금하고, 심문할 수 없소!"


그래서, 그것도 한바탕 소란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지금은 모두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기영과 화린, 왕삼, 맹초롱, 막천승들이 무림맹의 감옥에 갇히는 일은 없었다.

대신 기영과 화린에게 각각 감시인들이 따라 붙었고, 막천승의 경우에는 본래 임무였던 기영의 암중 호위로부터 벗어나 사천당가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아무래도 막천승의 신분이 귀하지 않은 탓에, 무림맹에서 어떻게 나올지 몰랐고, 만약 그들이 무력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져. 막천승을 가문으로 돌려보내서 보호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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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제5화 환마관(幻魔館) (19) 24.08.08 61 2 12쪽
76 제5화 환마관(幻魔館) (18) 24.08.07 5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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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제5화 환마관(幻魔館) (13) 24.07.31 67 2 13쪽
70 제5화 환마관(幻魔館) (12) 24.07.30 6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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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제5화 환마관(幻魔館) (06) 24.07.26 70 2 13쪽
63 제5화 환마관(幻魔館) (05) 24.07.26 79 2 13쪽
62 제5화 환마관(幻魔館) (04) 24.07.26 75 2 12쪽
61 제5화 환마관(幻魔館) (03) 24.07.17 82 1 12쪽
60 제5화 환마관(幻魔館) (02) 24.07.16 87 2 13쪽
59 제5화 환마관(幻魔館) (01) 24.07.15 86 2 13쪽
» 제4화 등용단(登龍團) (13) 24.07.12 89 2 12쪽
57 제4화 등용단(登龍團) (12) 24.07.11 83 2 12쪽
56 제4화 등용단(登龍團) (11) 24.07.10 84 1 13쪽
55 제4화 등용단(登龍團) (10) 24.07.09 88 2 12쪽
54 제4화 등용단(登龍團) (09) 24.07.08 88 2 12쪽
53 제4화 등용단(登龍團) (08) 24.07.05 9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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