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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락시 님의 서재입니다.

멸망위기라 시간 여행!?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아타락시
작품등록일 :
2018.09.13 19:48
최근연재일 :
2018.09.13 19:52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647
추천수 :
13
글자수 :
46,965

작성
18.09.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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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화

DUMMY

30분전에 게임 속에서 불에 타 죽었던 사람이 현실에서도 똑같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우연? 우연히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도저히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였다.

거기다가 황현안이 건냈던 의미심장한 질문에 대한 결론도 내릴 수가 없었다.

확실한 것은 한가지 뿐이었다.

황현안의 말대로, 내가 아직 모르고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서 뭐?


그 순간 내게 떠오른 의문이었다.

나는 특별한 인간이 아니었다.

하물며 불의나 뒤가 구린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성격의 보유자조차 아니었다.

단순히 마이너한 게임을 즐기다가 운 좋게 인생역전의 기회를 거머쥔 평범한 회사원일 뿐이었다.

그리고 내 수중에는 이미 한동안은 먹고 놀아도 지장이 없을 만한 돈이 모여있었다.

500억이라는 돈이야 생기면 그야 좋지만 없어도 무방했다.

오히려 500억이라는 현실감 없는 숫자가 더욱 그 상금에 대한 거리감을 멀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보다 몇 살은 어린 동생 놈이 고작 게임가지고 헛소리를 잠깐 늘어놨다고 해서 내가 [STE2]를 포기할 이유도 없었다.

이건 다른 게 아닌 최소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싸가지 없는 새끼··· 원래 서글서글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재주가 있는 놈인 줄은 몰랐네.”


달라질 것은 없었다.

시스템메시지에 따르면 24시간동안 몬스터 리젠이 멈춘다고 했었다.

그러면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접속을 해서 사냥을 하면 됐다.

킹슬라임을 잡은 것이 원인이었다면 킹슬라임만 남겨둔 채로 던전내의 몬스터를 싹쓸이 했다가 재입장을 반복하면 될 일이었다.

뉴스에선 아직 김영환의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 아저씨··· 정말 게임 때문에 죽은 건 아니겠지···?”


화면이 마침 전환되어 김영환의 팀원이라는 두 남자의 인터뷰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영환과 파티를 맺고 있던 이들이었다.

그들의 눈동자는 초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혼이 빠져나가버린 사람처럼.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같이 플레이하던 동료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는 듯 했다.


“그런데 만약 진짜로 저 아저씨가 슬라임의 자폭을 직격으로 맞아서 죽은거라면···”


난 사람이 죽는 걸 방관하고 있었다는 게 되는 건가?


“일단 자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않았다.



따가운 햇빛에 잠에서 깨어났다.

이미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


“꿈자리도 사납네···”


꿈을 꾸었다.

김역한이 불에 타고 있었다.

그 광경은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일어나자마자 기분 더럽네 진짜”


시간은 이제 막 오후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혹시나해서 [STE2]포럼에 접속해보았지만 여전히 몬스터는 리젠되고 있지 않은 듯 했다.

할 일이 없었다.


“잠이나 더 잘까.”


하지만 아무리 눈을 감고 누워있어도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나는 조금 이르지만 [STE2]로 다시 접속을 했다.



[2300년 파괴된 서울의 은평구]


신사역에서부터 6호선 라인을 따라 조금 걸음을 옮겨보았다.

여전히 필드에 몬스터는 리젠 되지 않고 있었다.

필드를 메운 것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필드를 배회하고 있는 플레이어들뿐이었다.


‘내가 어제 킹슬라임을 잡았던 게 9시 반쯤 이었으니까.. 아직 반나절은 더 기다려야 하네.’


사냥할 몬스터가 없는 이상 게임에 접속해도 할 일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다시 신사역으로 돌아오던 도중, 나는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였다.


“할아버지?”


김역한이었다.


[2300년 파괴된 서울의 은평구 – 김역한의 집]


“이 집밖으로 나올 수도 있으실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나는 별다른 여과도 없이 솔직한 감상을 말했다.

NPC라는 것은 A.I였다.

정해진 자리를 지키며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것.

그것이 None Player Character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물론 다른 게임에는 플레이어의 진행정도에 따라 출현위치가 달라지는 NPC도 가끔가다 존재하기는 했다.

하지만 2년 넘게 [STE]를 플레이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일이었다.

김역한은 내가 건내 준 엘릭서를 사양없이 들이키고 있었다.


“사람이 어찌 집 안에서만 살아갈 수 있겠나.

지천에 널린 빌어먹을 슬라임놈들을 당해낼 도리가 없으니 숨죽이고 살았던 것 뿐이지.

그런데 며칠전부터 사람들이 나타나 슬라임들을 잡아주더니 어제 저녁부터는 슬라임들이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지 않나!

그래서 산책 겸 순찰을 나가봤던거지.

정말로 이 세계에 빛이 들려는 모양이야···”


김역한은 우수에 잠겨있었다.

2년을 넘게 [STE]를 플레이 해왔지만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내용이었다.

물론 [STE2]로 넘어오면서 스토리가 바뀌어 버렸다는 것도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김역한은 도저히 A.I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맘 속에 자리잡은 의구심을 참을 수가 없었다.


“어르신··· 이 세계는 게임 속이 맞죠?”


가상현실이라는 게임의 본질자체를 침범하는 질문

물론 김역한이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진실이라는 것에 도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이라··· 당최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군.

지금껏 자네에게 받기만한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조금 듣기 안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듣기 좋은 말은 아니구만.”


물론 이 역시도 미리 설정 되어있는 대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평범한 늙은이로만 보였던 감역한은 새삼 진지한 눈을 하고 있었다.

도저히 A.I가 보일 수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김역한은 기분이 좀 나빠진 듯 하였다.

더 이상 김역한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불가능 해 보였다.


[2300년 파괴된 서울 – 연신내역]


나는 찝찝함만을 남긴 채로 김역한의 집을 빠져나왔다.

김역한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낸 것은 커진 의구심 뿐이었다.

어떤 방향이던지간에 벌써 결론을 내리는 것은 일러도 한참이 이른 일이었다.

조금 걸음을 옮기자 어제처럼 연신내역과 그 앞에 서있는 허름한 소년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초보플레이어들에게 퀘스트를 나눠주느라 바빴던 소년은 한가해 보였다.

몬스터 리젠이 멈춰버린 탓에 잠시나마 시간이 남은 것인 듯 했다.

다른 NPC와도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한 나는 그 소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갑자기 늘어난 슬라임들 때문에 사람들이 살수가 없는 지경이에요! 도와주세요!

오기영으로부터의 퀘스트


퀘스트내용 : 슬라임 10마리 처치


보상 경험치 100

하급회복포션 X10

초심자의 천갑옷X1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익숙한 퀘스트 수락을 묻는 시스템메시지가 나타났다.

하지만 내가 이 소년에게 말을 건 것은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퀘스트 말고 다른 곳에서 얘기 좀 하고 싶어.”


“갑자기 늘어난 슬라임들 때문에!”


“잠깐 따라와 줄래?”


“안돼요··· 저는 여기서 떠나면···”


소년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다.


“아주 잠깐이면 괜찮으니까.”


[STE]에는 의미를 알 수 없이 존재하는 건물들이 많았다.

NPC도, 몬스터도 등장하지않고 퀘스트에 필요한 것도 아니지만 그저 그 위치에 존재하기만 하고 있는 건물.

남의 눈에 띄지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정말 10분만이에요···”


“알았어, 오래 붙잡아두지는 않을게.”


“그래서 무슨 얘기가 하고 싶으시다는 건데요···?”


묻고 싶은 것이야 많았다.

하지만 대화를 오래 끌 수 없는 이상, 건낼 수 있는 질문은 한정되어 있었다.


“일단··· 너는 왜 그 앞에 서서 퀘스트를 나눠주고 있는 거야?”


소년은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는지 눈을 크게 뜨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네···네? 그야··· 슬라임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니까···”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많아져서 슬라임들이 이 근방까지 침투해오지도 못하고 어제 저녁부터는 아예 슬라임들이 사라져 버렸잖아.”


“그래도 그건 일시적인것뿐이고··· 게임은 원래 퀘스트가 있어야···”


나는 그 소년의 입에서 게임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을 놓치지 않았다.

게임이라는 단어자체를 거부했던 김역한과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었다.


“그럼 네 말은 이 세계가 게임이 맞다는거지?”


“이러지 마세요··· 저 진짜 앞으로 쫄쫄 굶어야 될지도 모른다구요···”


잔뜩 울상을 지은 소년은 자포자기한 것인지 그제서야 애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2년전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이 자신에게 연신내역 앞에서 퀘스트를 나눠주는 일을 시켰다는 것.

그 대가로 먹을 것을 주고 슬라임으로부터 지켜줬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나타난 사람들은 신기한 힘을 사용하며 슬라임들을 처치해줬어요.

저는 가끔씩 사람이 왔다는 소식이 있으면 그때 가서 퀘스트를 주면 됐구요.

최근 2년동안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요 몇일 갑자기 사람이 늘어나서...”


그렇게 말하는 소년의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깔려 있었다.

요 몇일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계속해서 몰려드는 사람들을 상대했던 것 같았다.

나는 어렴풋이 [STE]를 처음 시작했던 2년전의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그때도 이 소년은 연신내역 앞에서 퀘스트를 나눠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 비해 분명히 달라진 것이 있었다.

소년은 2년전 그때에 비해 분명 성장한 상태였다.

NPC에 그다지 관심을 준 적도 없었고, 소년이 항상 누더기천으로 전신을 가리고 있기에 눈치채지 못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내 기억 속 소년은 분명 지금보다 훨씬 앳된 모습이었다.


‘젠장··· 뭐야 그럼. 여기가 진짜 게임이 아니라 현실 세계라는거야? NPC들도 실제 사람이고 김주환도 그래서 죽은거라고???’


[STE]를 2년을 플레이했다.

2년동안 단 한번도 죽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고난이도의 보스를 클리어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죽음을 맞이했었다.

하지만 지금도 이렇게 다친 곳 하나 없이 살아있었다.


‘아니면··· 그게 2편으로 넘어오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인건가···?’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소년을 다그쳐봐도 더 이상 나올만한 정보는 없는 듯 했다.


“더 물어보실거 없죠? 저 이제 진짜로 가봐야되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보자.”


“뭔데요?”


“최근에 생긴 길드는 어디로 가면 찾을 수 있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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