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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까지만 탱커하겠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6.30 21:17
최근연재일 :
2022.07.25 16:53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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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83,559

작성
22.07.0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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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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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화

DUMMY

와일드킹은 속도를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두두두두두.


땅이 심하게 울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


"도망가야 해요. 와일드킹은 우리 둘이서 잡기 힘들어요."

"알고는 있는데 지금은 도망가기 힘들 것 같아. 먼저 도망가."


망설이던 리나는 도망가지 않고 내 뒤로 다가왔다.


"아니에요. 같이 있어요. 그래도 처음 만난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아요."

"현의 무적."


방패를 들고 외치자 몸이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쿵."


첫 번째 공격은 다행히 충격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아까보다 더 빠르게 체력이 소진되었다.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은데. 혹시 어떤 마법을 쓸 수 있어?"

"저도 아직은 세 개밖에 쓰지 못해요. 파이어볼, 파이어애로우, 파이어크로스요."

"내가 시간을 끌 테니까 공격을 부탁해도 될까?"


와일드 킹은 두 번째 공격을 위해 더 멀리서 뛰어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와일드 킹이 멈춰있어야 제대로 명중을 시킬 수 있어요. 그런데 저렇게 빨리 뛰면 자신이 없어요. 죄송해요."

"아니야. 멈출 수 있어. 잠깐이지만."


두두두두두.


와일드킹이 또다시 달려오기 시작했다.


방패와 검을 벗어던졌다.


"현의 도발."


체력과 방어력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분명히 신체 능력을 반영한다고 했었지. 그럼 기회는 있어.'


와일드킹이 두 번째 부딪혔을 때 이번에는 양손으로 뾰족한 송곳니를 잡았다.


몸에 충격은 가지 않았지만 어마어마한 힘에 두 발이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버틸 만했다.


"지금이야. 공격해."

"지금 기술을 쓰면 막기님도 위험해요."

"괜찮아. 지금은 무적상태니까 그냥 날려. 제일 센 거로."


이번에는 불덩이가 아니라 바닥에 마법진이 생기기 시작했다.


"파이어 크로스."


마법진에서 불꽃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무적 상태인 나는 느낄 수 없었지만 와일드 킹은 뜨거운 불꽃에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커어어어."


마법진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는 와일드킹의 송곳니는 더운 세게 잡았다.


힘과 힘의 대결.


당연히 질 생각은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와일드킹은 더 심하게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쓰러질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 난 너보다 먼저 죽을 생각이 없거든. 내가 죽으면 리나도 위험하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너는 막을 거야. 내 이름이 막기거든."


하지만 먼저 사라진 건 리나의 마법진이었다.


주위의 불꽃이 사라진 후에 바라본 리나는 주저앉아 있었다.


"죄송해요. 이 기술은 체력을 너무 많이 소모해서. 전 이제 한계에요."

"잘했어. 빨리 도망쳐. 너라도 살아야지."

"아니에요. 어차피 도망갈 힘도 없어요. 한 번 더 사용해볼게요."


순간 와일드킹의 송곳니를 놓치고 말았다.


뒤로 도망간 와일드킹은 다시 한번 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얼마나 체력이 남았는지 모르겠어. 무적도 이제 한 번의 공격밖에 못 막을 것 같은데.'


"저는 준비됐어요."

"할 수 있겠어?"

"네."

"그럼 내가 잡아줄게."


두두두두두.


무적은 사용한 상태. 조금이라도 무적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침묵을 걸어야 했다. 방어력도 낮아지니 이길 확률을 높이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다.


빠르게 목검을 들고 와일드킹을 향해 달려갔다.


"이제 이판사판이야. 현의 침묵."


칼이 빛나기 시작했다.


"휘~~~~잉."

"탁."


목검은 날아가 와일드킹의 머리에 제대로 맞았다. 순간 달려오던 와일드킹의 움직임이 멈추었고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달려가 송곳니를 잡았다.


"리나. 마지막 기회야. 날려버려."


마법진이 다시 생기더니 와일드킹과 나는 함께 불에 휩싸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도발에 풀린 와일드킹이 날뛰기 시작했다.


마법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와일드킹의 몸부림이 더 심해졌다.


'이제 무적도 곧 풀릴 것 같은데. 끝까지 버텨보자.'


예상과 다르게 먼저 쓰러진 건 와일드 킹이었다.

마지막 몸부림을 친 와일드킹은 결국 리나의 마법을 이겨내지 못했다.


눈앞에서 사라진 와일드 킹과 동시에 마법진도 사라졌다. 리나와 나는 제자리에 앉은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이긴 건가요?"

"그런 것 같은데."

"와아. 정말 대단해요. 막기님은."


리나가 달려와 안겼을 때 와일드킹보다 더 심한 충격이 느껴졌다.


"아아. 아파. 리나야."

"아. 죄송해요."

"아니야. 없는 힘까지 다 끌어 써서 그런가봐."


자리에 벌러덩 누워있는데 갑자기 리나가 물약을 하나 꺼내주었다.


"이거 드셔보세요. 조금은 회복되실 거예요."

"어. 고마워."


물약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와일드킹에 썼던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됨을 느꼈다. 주위에는 와일드킹이 남긴 아이템이 보였다.


"킹의 갑옷이에요. 얻기 정말 어렵다고들 하던데. 운이 좋았어요."


리나는 갑옷을 나에게 주었다.


"아니야. 이건 너 가져. 난 괜찮아."

"아니에요. 제가 한 것도 없는데요."

"너한테 더 유용할 거야. 난 기본적으로 방어력이 높잖아. 그리고 스킬들도 탱커 기술이라 방어구는 아직까지 필요 없어."


리나에게 갑옷을 입혀주었다. 그 모습이 어색해 웃음이 났다.


"웃지 마세요. 부끄러우니까요. 그런데 강력한 도발이었어요."

"그런가?"

"당연하죠. 필드보스가 일반 도발 스킬에 걸린다는 건 들어보지 못했어요."


일반 스킬이 아니긴 한데. 굳이 말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근데 리나야. 너 레벨이 갑자기 10이 되었는데."


리나는 자신의 머리위를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숫자 10이라고 적혀있었다.


"막기님 머리에도 10이라고 적혀있어요."


고개를 들어보니 정말로 10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10이라는 레벨이 높은 건가? 요즘 게임에서는 10은 튜토리얼만 깨도 올릴 수 있는 레벨이었기에 높은 레벨인지 잘 몰랐다.


"이 정도면 높은 건가?"

"당연하죠. 10레벨부터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거든요. 이곳은 말그대로 여행자들이 처음 시작하는 마을이라 주위에 강력한 몬스터들이 별로 없어요."


와일드킹을 위력을 직접 보고도 강력한 몬스터가 없다고 하는 리나를 어이없게 쳐다보았다.


"물론 와일드킹은 제외구요. 필드보스는 웬만한 사람들은 안 잡아요. 8명이 덤벼도 잡지 못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강하다고 소문이 났거든요."

"그랬구나. 우선 마을에 가서 정비를 하고 떠나야 할 것 같아. 마을까지만 데려다줄래?"


리나는 마을로 가기 위해 앞장섰다. 얼마쯤 걸었을까? 입구가 보이자 리나는 입고 있던 킹의 갑옷을 벗었다.


"왜 벗어? 입고 있지."

"아니에요. 입고 마을에 가면 사람들의 주목을 많이 받을 거예요. 이 아이템 때문에 목숨이 노려질 수도 있거든요."


확실히 8명이 잡을까 말까한 필드보스를 잡고 아이템까지 얻었으니 노리는 사람이 많기는 할 것 같지만 굳이 여행자들의 시작 마을에서부터 아이템을 탐낼지 의문이 들었다.


"대부분 시작 마을의 아이템은 초반에만 쓰고 바꾸는 거 아니야? 그런데 왜 공격을 해?"

"필드보스의 아이템은 달라요. 거의 잡지 못하게 설계가 돼 있을 뿐만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할 정도로 나타나지 않거든요. 그래서인지 아이템의 능력치도 다른 아이템에 비해 뛰어나요."


리나가 갑옷을 들어서 보여주자 설명이 적혀 있었다.


<킹의 갑옷>

방어력 +20

모든 능력치 +10

이동속도 +10


"20이면 낮은 수치 아니야? 이곳은 처음이라 능력치가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잘 모르겠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대부분의 아이템의 능력치는 자신의 레벨과 비슷하게 얻게 돼요. 예를 들어 처음 시작하는 이 마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은 아무리 잘해도 +10이상을 얻기가 힘들다는 거죠."


음. 그러니까 이곳은 레벨 10까지 여행자들이 있는 마을이니 아이템들의 능력치도 자신의 능력치와 비슷한 10근처라는 거구나.


"그럼 20레벨의 마을에 가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의 능력치는 +20이란 말이지?"

"네. 그러니까 이 갑옷의 능력치는 엄청 높은 거예요. 다음 마을에서도 입어도 충분한 아이템이니까요."


리나는 자신의 인벤토리에 갑옷을 넣어놓고는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새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 이세계에서는 피곤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졸음이 밀려왔다.


"피곤하네. 혹시 잘 곳이 있어? 여관 같은데?"

"네. 제가 머무는 여관에 같이 가요."


마을의 여관으로 가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정말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관에 도착했을 때 리나가 방으로 불러서 이야기했다.


"혹시 내일 다른 마을로 가실 건가요?"

"나도 오늘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마을을 좀 더 구경하고 싶기도 하고."


처음으로 온 마을에서의 추억이 필드보스를 잡은 것밖에 없는 것 같아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럼 저랑 파티해 주세요."

"뭐라고?"

"저랑 같이 다녀요. 원래 이곳은 4명이 같이 파티를 이루어 돌아다니는 게 가장 좋거든요."


4인 파티라. 그게 나한테도 좋았지만 파티원을 구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아니야. 난 마을을 좀 더 구경하고 갈 거야. 먼저 다음 마을로 가도 돼. 그나저나 혹시 이곳에는 던전 같은 것도 있나?"

"있어요. 던전은 다른 마을로 갈 때 필요한 통로 같은 역할을 해요. 다리라고 생각하시면 편해요."


적당히 강해서는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에서 준비를 더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알겠어. 오늘은 고마웠어."


리나의 방에서 나오기 위해 일어났을 때 리나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부탁드릴게요. 저도 데려가 주세요. 어차피 던전에 간다고 해도 전 죽을 거예요. 사신들이 분명히 저부터 노릴 거니까요."

"사신이라고? 그게 누군데. 어차피 우리 다 코마 상태에 빠진 사람들 아니야?"

"아니에요. 사신들은 틀려요. 저희 같은 경우는 사고나 타인에 의해서 이곳에 왔다면 사신들은 스스로가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이거든요."


스스로가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럼 자살?"

"네. 그래서 아예 시작점도 다르다고 들었어요. 능력 자체도 다르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길드를 만들고 던전에서 다른 마을로 향하는 사람들을 죽이고 있어요."


다 같이 협동하면 모두가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무엇보다 겁에 질린 리나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그래. 같이 가자."

"정말요? 감사합니다."

"조건이 몇 개 있어. 조건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부탁이지."


리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첫째는 다음 마을까지는 우리 둘만 다니자. 어설프게 사람을 더 받았다가 위험에 처할 상황이 더 발생할 수도 있어."

"네."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 건데."


망설일 필요가 없었지만 말을 꺼내려니 쉽게 입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뭔데요. 말씀하세요."

"나는 내일부터는 힐러를 할 거야."

"네?"


역시나 이해를 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이래서 이 마을에서 힐을 배우고 파티를 구해서 다른 마을로 가고 싶었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탱커를 했지만. 내일부터는 내가 힐러라고."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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