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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까지만 탱커하겠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6.30 21:17
최근연재일 :
2022.07.25 16:53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1,315
추천수 :
14
글자수 :
83,559

작성
22.07.1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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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화

DUMMY

"그건 안돼."


미선이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왜? 주작의 길로 가야지 힐을 배울 수 있는 거 아니야?"

"맞아. 하지만 우리가 다시 만난다는 가정하에 현무의 길로도 한 명이 가야돼. 그래야 나중에라도 마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그렇긴 한대....."


지금은 미선이의 말처럼 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도 힐을 배우고 싶은데.


"걱정하지 마. 너는 언제나 우리에게 최고의 힐러니까."


유주도 옆에서 거드는 바람에 현무의 길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이별을 하게 되었다.


처음은 리나와 유하가 <청룡의 길>로 향했다.


"막기님. 다음에 만날 때는 더욱 강해져서 만나요."


미선이는 <주작의 길>


"내가 힐을 배워서 꼭 알려줄게.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라고. 알겠지?"

"어."


유주는 <백호의 길>


"최고의 힐러에게는 최고의 딜러가 필요하지. 정말 유하랑 나를 여기까지 데려와 줘서 고마워. 꼭 강해져서 만나자."

"울지나 마."


모두 떠나자 나와 하지만 남았다.


"우리도 가볼까?"

"어."


현무의 길은 생각보다 순탄했다. 간간히 보이는 몬스터들은 쉽게 헤치울 수 있었다.


"현의 도발. 지금이야."

"그림자베기."


쓰러진 몬스터는 몽둥이를 든 원숭이였다. 무리 지어 덤비긴 했지만 하지와 둘이서 금새 해치울 수 있었다.


"멍키누."

"이 몬스터 이름이야?"

"어."

"이제는 무기를 든 몬스터가 나오는구나. 당연한건가? 우리도 강해지고 있으니까."


멍키누에게서 떨어진 아이템을 가방에 챙기고 주위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조금만 쉬고 가자. 이제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어."


저 멀리에는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건물이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현무 마을이었다.

마을을 보고 있으니 주작마을로 간 미선이가 부러워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내가 선택했으니까.


"알겠어."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인지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평온했다.


"그런데 하지야. 요새는 사람들을 공격안하네."


사신은 어느 순간이 오면 사람들을 공격한다고 했지만 다행히 하지는 최근까지 우리를 향해 달려든 적이 없었다.


"어. 다행이야."

"공격해도 상관없어. 다 막아줄게."

"고마워."


두근두근.


갑자기 느껴지는 압박감에 심장이 요동쳤다.


"뭐야? 이 압박감은."


하지의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괜찮아?"

"도망쳐. 내가 널 죽일 거야."


하지가 갑자기 단검을 꺼내 나에게 달려들었다.


쾅.


다행히 방패를 들어서 막았다. 하지의 눈은 이미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


"그래도 다행이네. 다른 애들이 없어서. 조금만 기다려 침묵을 걸어줄게. 현의 도발."


도발에 걸린 하지의 두 손을 잡으려 하는 순간 하지는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뭐야? 도발이 안 걸리네. 분명 저번에는 걸렸었는데."


빠르게 내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 하지는 순식간에 내 몸에 상처를 입히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촥. 촥. 촥.


팔과 다리에는 칼이 스친 자국이 선명해지고 있었다.


하지의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너무 빨랐다.


"죽어."


방패를 들 새도 없이 하지가 얼굴 앞에 나타나 단검을 나에게 향했다.


눈을 감았다. 너무 늦었다고 느꼈으니까. 현의 무적을 외치기 전에 칼이 내 심장을 통과할 게 분명했다.


탁.


털썩.


눈을 떠보니 하지는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쓰러져 있는 하지를 검은 망토를 두른 사내가 쳐다보고 있었다.


나와 비슷한 체격의 그는 검은 장발 머리였다. 덥수룩한 수염은 동네에서 만날 수 있는 아저씨를 연상케 했다.


"사신의 운명은 가혹하지. 매일 같이 죽기 위해 몸부림을 치니까."


하지는 흡사 죽은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두근두근.


하지 때문에 느꼈던 압박감이 아니었어. 저 남자 때문이야.


"뭡니까? 당신. 하지를 죽인 겁니까?"

"사신이 죽는 건 당연한 건 아닌가?"


방패를 들어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현의 실드어택."


남자는 가볍게 피하더니 뒤로 물러났다.


"내가 잘못 본건 아니었나 보군."

"뭐라고요?"


남자는 검을 꺼내 나를 마주했다. 자세히 보니 남자가 손에 든 것은 목검이었다.


"왜 하지를 죽인 겁니까?"

"자네는 사신이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당연하죠. 사신도 사람이니까요."

"그럼 우선 내 공격을 막아보게. 그럼 대답해주겠네."


남자는 천천히 걸어왔다.


"현의 무적."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남자는 눈앞까지 걸어오더니 천천히 목검을 들어 내 가슴 쪽으로 향했다.


"그런 거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헉...."


목검은 방패를 관통해 가슴에 닿았다. 분명 무적을 사용했는데 가슴에서는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뭐 하는 건가? 막지 않을 텐가?"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잠깐 방심했을 뿐이에요."

"그래?"


남자의 목도는 이번에는 내 머리를 향해 천천히 내려왔다.


이번에는 방패를 겹쳐 목도가 오는 방향을 향해 막았다.


"이번에는 막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목도는 방패를 관통에 머리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털썩.


결국 무릎을 꿇고 쓰러지고 말았다.


"당신 도대체 누구냐니까요?"

"나에 대한 소개를 하기 전에 먼저 자기소개를 하는 게 예의 아닌가?"


남자는 더 이상 공격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


"전 다막기에요. 힐러고요. 그리고 당신이 죽인 저 사신의 친구이기도 하죠. 실드어택."


방패를 남자의 얼굴 쪽으로 던졌다.


하지만 방패는 남자의 얼굴에 닿기도 전에 부서지고 말았다.


"자기소개가 거칠구만. 내 이름은 엔드.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지."

"엔드요? 끝?"

"그래. 내가 유일하게 마지막 던전을 깬 사람이니까."


거짓말을 하고 있다기에는 너무 강했다. 아니 그 눈을 보고 있으면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왜 여기 있는 거에요?"

"왜일까? 나도 잘 모르겠네."

"말장난하지 마요. 당신도 사신이면서 하지는 왜 죽인 거에요? 마지막 던전을 깼다면서요. 그럼 하지도 깰 수 있는 거잖아요."


엔드는 쓰려져 있는 하지를 바라보았다.


"난 죽였다고 하지 않았는데. 목 뒷부분을 쳐서 잠시 기절시켰을 뿐이야."

"아..."

"자네의 소문은 아주 멀리서도 들었어. 셰임마을에서 사신을 지키려고 블루드래곤들과 싸운 탱커."


남자는 이제 목도를 거두었다.


"전 탱커가 아니라 힐러라니까요."

"그런가? 그럼 더 대단하고. 최강의 힐러인가 보군."


이상한 남자였다. 위협적이기보다는 친근함이 더 느껴졌으니까.


"아무튼 하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에게 말을 하는 건가? 그럴 필요는 없는데. 난 자네를 죽이려고 왔거든."

"네?"


엔드에게는 전혀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


"자네를 죽일 거라고."

"갑자기 왜요?"

"사람들에게는 기적이 필요하거든. 그렇지 않으면 너도 평생을 여기서 헤매야 할 테니까. 어느 정도 쉬었으면 일어나지."


두 다리에 힘을 주어 일어났다. 방패를 든 후에 이번에는 정말 막겠다고 다짐했다.


"정말로 절 죽이시겠다는 말씀이시죠?"

"당연하지. 하지만 이대로 죽이기에는 아쉬우니 궁금한 점이 있으면 몇 가지만 물어보게. 대답을 해주지."


엔드는 목도를 꺼내 나를 향했다. 지금 죽는 건 상관이 없었지만 하지의 상태가 걱정되었다. 만약에 내가 죽었을 때 엔드가 하지를 죽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가 일어날 때 까지만이라도 시간을 끌 필요가 있었다.


"마지막 던전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음. 뭐랄까? 새로운 시작이 있었지. 나는 운이 좋지 않아 그 시작을 보지 못했지만."

"그게 무슨 소리죠?"

"현무가 말을 해주었다고 하던데. 아닌가?"


현무가 해준 이야기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혹시 현실에서 죽으신 건가요?"

"맞네. 그런데 그 죽음도 내가 선택한거니까."

"이해를 못 하겠어요."


하지가 정신을 차렸는지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설명을 잘 못해서 그런가 보군. 이래서 내 수업이 재미없었군."

"선생님이셨어요?"

"그렇지. 자네만 한 아이들을 가르쳤었지. 그런데 아직도 설명을 잘하지는 못하겠어. 아무튼 이쯤 되면 자네의 목적은 달성한 거 같은데."


엔드는 정신을 차린 하지를 바라보았다.


하지는 대치해 있는 나를 보고는 엔드에게 달려들었다.


"내 친구야."


엔드는 하지의 단검을 손으로 잡았다.


"이름이 하지라고 했지? 좋은 친구를 두었어.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줄 수 있겠나?"

"안돼."


하지는 다른 손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다. 단검은 이번에도 엔드의 목 앞에서 멈추었다.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도 자네와 같은 사신이네."

"그러니까 안됀다는 거야. 죽일 거잖아."

"아니야. 그러니까 한번만 나를 믿어주게. 자네의 친구를 위한 거니까. 나는 저 친구를 꼭 돌려보낼 거야. 약속하지."


하지는 그 말을 듣고는 뒤로 물러나더니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지도 엔드의 눈빛을 본 게 확실했다.


"이제 친구는 괜찮다는 걸 확인 했으니. 죽여도 되겠나?"

"죽이지 말라고 부탁해도 죽이실 거잖아요."

"그건 그렇지. 그럼 시작하지."


엔드는 목검을 들고 아까와 같이 천천히 걸어왔다.

분명 관통했었지. 그렇다면 막는 건 의미가 없어.


나머지 한 개의 방패를 던지는 동시에 엔드에게 달려들었다.


검은 방패는 깨지지 않았지만 엔드의 목검에 의해 튕겨 나갔다.


그리고 엔드에게 주먹을 날리는 순간.


푹.


목검이 가슴을 관통했다.


하지만 어떠한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앞의 시야가 조금씩 사라졌을 뿐.


마지막 힘을 짜내기로 했다.


"아직 안 끝났어요."


주먹이 엔드의 얼굴에 닿았다.


하지만 힘이 많이 떨어진 탓에 엔드에게는 어떠한 충격도 주지 못했다.


"내 몸에 손을 댄 자가 있다니. 정말 최고의 스킬이었어."

"스킬이 아니었는데요."


의식은 흐려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럼 이건 자네의 마음이었군. 죽는 게 억울하나?"

"죽여놓으시고 그런 소리를 하시네요."

"미안하네. 하지만 자네는 죽지 않을 거야. 난 자네를 지켜야 하니까."


눈이 점점 감겨왔다.


***


눈을 떴을 때 하얀 벽이 보였다.


"엄마. 이제 가도 돼. 오빠 옆에 내가 있을게."

"막자야. 집에 가서 있어. 오빠는 엄마가 보고 있을게. 너는 내일 학교에 가야 하잖아."


'뭐지? 이건 엄마랑 막자 목소리인데?'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있던 코마 월드가 아니었다.


'꿈이겠지. 좋은 꿈을 꾸는 거야.'


하지만 불과 몇 분이 지나지 않아서 그게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막자야. 빨리 의사 선생님 불러와. 막기 오빠가 눈을 떴어."

"정말이네. 빨리 불러올게요."


눈앞에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오랜만에 보는 엄마의 얼굴. 그랬다. 나는 현실로 돌아와 있었다.


고3의 평범한 다막기로.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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