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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까지만 탱커하겠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6.30 21:17
최근연재일 :
2022.07.2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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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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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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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화

DUMMY

"다 죽인다고?"


엔드씨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렇게 무서운 얼굴은 처음이었다.


"네. 무슨 문제라도? 표정이 안 좋으시네요. 마치 당신은 저와 다르다고 말을 하고 싶으신 건가요? 이름 모를 사신님."

"맞지. 나나 자네나 다를 건 없지. 하지만 난 적어도 자네처럼 사람들을 죽인다는 말은 쉽게 안 하네."

"어련하시겠어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를 파티로 받아주시겠습니까?"


엔드씨는 나와 하지를 불렀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니?"


나와 하지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했다.


너무나 위험한 존재였기 때문에.


"고민이 많나 보군. 그럼 이렇게 하지."


엔드씨는 우리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미소 지었다.


"혹시라도 저 녀석이 자네들에게 몹쓸 짓을 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겠네. 저대로 두고 간다면 분명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다 죽일 거야."

"네."


나는 짧게 대답했다.


하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엔드씨는 다시 살인자에게 다가갔다.


"좋아. 같이 가지. 하지만 가기 전에 자네가 대답을 해주어야 할 게 있어."

"당연하죠. 이제 같은 파티니까."


살인자는 뭐든지 대답해주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 이름은 엔드. 자네의 이름은?"

"전 칼리입니다. 보시다시피 현실에서 살인을 저질러 이런 행색을 하고 있죠."

"왜 우리랑 파티를 하려고 하지? 자네라면 혼자서도 보스 몬스터를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니. 어쩌면 벌써 몇 번이나 이곳에 왔을 수도 있고."


칼리의 눈은 나와 하지를 향했다.


그 눈빛이 얼마나 차갑게 느껴졌는지 직접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이다.


"그러니까 제 목적은 이 던전이 아닙니다. 이곳은 그저 파티를 구하기 위해 찾아온 것입니다. 전 이기의 던전을 가고 싶거든요."

"이기의 던전? 다음 마을로 가기 위한 던전을 말하는 건가?"

"잘 알고 계시네요."


이기의 던전은 뭘까?


처음 들어본 던전이었기에 하지에게 조용히 물어보았다.


"이기의 던전이 뭐야?"

"나도 몰라."


하지도 알지 못했다. 모르는 게 당연한 건가? 하지도 여행자 마을에서 헤매고 있었으니까.


엔드씨와 칼리의 대화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이기의 던전도 혼자 깰 수 있지 않나?"

"네. 하지만 파티원을 구해서 깨면 새로운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어디까지나 소문이지만."

"그럼 받아주지. 하지만 저 아이들을 다치게 한다면 자네의 목숨은 장담하지 못하네."


두근두근.


엔드씨의 마지막 말에 던전 앞은 엄청난 위압감으로 뒤덮였다.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엔드씨와 칼리를 바라보았지만.


"네. 오히려 도움이 더 될 겁니다. 저도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대답을 할 수 있는 거라면 해주지."


칼리의 눈빛이 바뀌었다.


"엔드라는 이름 참 많이 들었죠. 마지막 던전을 깬 유일한 존재. 많은 소문이 있었습니다.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죠?"

"당연히 나도 알지. 엔드씨라는 인물."

"본인이십니까?"


엔드씨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마지막 던전을 깬 사람이 굳이 여기에 왜 있겠나? 우연히 이름이 같을 뿐."

"하하하. 알겠습니다. 믿어드리죠. 그러면 소개를 해주시겠습니까? 당신의 파티원들."


엔드씨는 우리에게 손짓을 했다.


먼저 하지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다.


"이건 내 파티가 아니야. 이 아이들이 나를 파티에 받아준 거라네. 그리고 우선 강하지."


하지는 칼리를 쳐다보았다.


"하지라? 안녕하십니까? 저는 칼리입니다. 나중에라도 절 공격하시지는 마시죠. 죽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 대신 엔드씨가 대답했다.


"그만하지. 하지는 아무도 공격을 하지 않을 테니."

"네. 그럼 다음은 쓸만한 탱커가 한 분 계시네요."


터벅터벅.


엔드씨의 손짓에 당당하게 칼리 앞으로 걸어갔다.


기분 나쁜 눈빛을 마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방패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칼리입니다. 탱커시군요."

"안녕하세요. 저는 다막기입니다. 그리고 힐러죠."

"힐러? 그럴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잘 부탁합니다. 막기씨."


우리는 간단한 인사를 마친 후 용궁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용궁으로 들어가면 크라켄이 기다리고 있네."


엔드씨는 던전의 공략법에 대해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다리는 총 8개."

"다리를 제거해야만 진짜가 나타나죠?"


칼리씨가 끼어들었다.


"맞네. 그러니 이렇게 하지. 칼리 자네가 왼쪽의 다리 4개. 막기와 하지가 오른쪽의 다리 4개를 없애도록 하지."


나와 하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칼리는 의아한 듯이 엔드씨를 바라보았다.


"우리 엔드씨는 이번에 참여를 안 하십니까?"

"난 뒤에서 자네들을 도와 줄거야."

"알겠습니다. 제 실력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벌써 준비를 끝낸 파티들이 용궁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가 볼까?"


엔드씨의 말에 우리는 용궁으로 들어갔다.


***


용궁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배 위에 서 있었다.


주위는 온통 바다였다.


오랜만에 본 바다여서 그런지 감탄만 나왔다.


"바다에요. 여기서는 바다를 보지 못할 줄 알았는데."

"와. 바다다."


하지의 목소리에서도 나와 같은 감정이 느껴졌다.


엔드씨와 칼리만이 동요하지 않고 있었다.


"오랜만이군. 집중해. 이제 나타날 거네."


엔드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가 서 있는 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쾅.


커다란 물체가 배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배 위로 크라켄의 다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야. 아까 말한 데로 칼리는 배의 왼쪽으로. 막기와 하지는 오른쪽으로 가서 다리를 없애게."


나는 하지와 배의 오른쪽으로 향했다.


크라켄의 다리가 배 간판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야. 내가 막을게. 그때 다리를 공격하는 게 좋겠어."

"어."


첫 번째 다리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쾅.


방패를 들어서 막았다.


그때 하지가 뒤에서 외쳤다.


"그림자 베기."


슥.


하지의 단검이 크라켄의 다리를 베었지만 아쉽게 절단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효과는 있었다.


크아앙~~~~.


크라켄의 신음소리가 바다에 울려 퍼졌으니까.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어. 다가오는 다리는 내가 어떻게든 다 막을게.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안전하게 해치우자."

"어."


칼리의 전투를 보고 싶었지만 바다에서 크라켄의 다리가 두 개나 더 나타났기에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총 세 개의 다리가 내 앞에서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그래. 다 막을 수 있어. 그런데 다리 하나는 어디 있지?"


쿵.


고개를 돌려보니 갑판을 뚫고 나온 크라켄의 다리가 보였다.


하지는 무방비 상태였다.


"하지야 고개 숙여. 현의 도발."


붉은빛이 퍼져나갔다.


그러자 뒤에 있던 크라켄의 다리가 나를 향해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앞에 있던 세 개의 다리도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양쪽으로 다가오는 다리를 향해 두 개의 방패를 들었다.


쿵.


첫 번째 충격은 왼손에 있던 방패에서 느껴졌다.


쾅.


곧이어 오른속에 들고 있던 방패에서 더 큰 충격이 느껴졌다. 크라켄의 다리가 3개였기에 더 큰 충격이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의 공격으로는 다리를 제거하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그렇다면 현의 침묵."


양쪽의 방패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왼쪽부터 없애자.


우선 왼쪽에 들고 있던 방패로 크라켄의 다리를 가격했다.


퍽.


가격을 당한 크라켄의 다리가 침묵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이때야. 하지야."


하지는 고개를 들어 단검으로 크라켄의 다리를 절단하는 데 성공했다.


쿵.


크라켄의 다리가 갑판 위에 떨어졌다.


침묵으로 인해 방어력이 떨어져 한 번에 절단에 성공한 듯이 보였다.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었다.


크라켄의 다리가 세 개나 남았으니까.


털썩.


들고 있던 방패들을 바닥으로 집어 던졌다.


"현의 도발."


세 개의 다리가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현의 무적."


온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쿵.


세 개의 다리는 내 몸을 관통하지 못한 채 내 주위를 감쌌다.


털썩.


이때를 놓치지 않고 다리들을 잡았다.


왼팔로 두 개 오른팔로 한 개.


"이때야 하지야. 공격해."


하지는 움직이지 못하는 다리들로 달려들러 단검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툭. 툭. 툭.


세 개의 다리는 순서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잘했어. 하지야."


쿵.쿵.쿵.


하지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크라켄의 본체가 바닷속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또 있었어."


크라켄으 다리는 다시 재생되고 있었다.


"큰일이네. 첫 번째 다리들은 진짜 보스를 불러내기 위한 거였나 봐."


그때였다.


슝.


붉은 창이 크라켄의 머리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푹.


크라켄의 머리에 창이 꽂혔다.


크으으으으~~~~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던 크라켄은 쓰려졌다.


그러자 우리가 보고 있던 바다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바다는 어느새 동굴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칼리를 바라보았다.


칼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창을 챙기고 출구로 걸어가고 있었다.


"저기요."


칼리는 나를 바라보았다.


"왜? 아이템이나 챙기지. 나한테는 쓸모가 없어서."


여전히 소름 끼치는 눈빛.


"보스 몬스터는 같이 해치워야 하지 않았나요?"

"그랬나? 내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말이야. 다리 네 개에 쩔쩔매고 있던 거 아니었어? 그래서 보여준 것뿐이야."

"그래도....."


그때 엔드씨가 끼어들었다.


"둘 다 그만하지. 다 잘했어. 그런데 칼리."


칼리의 시선이 이번에는 엔드씨에게로 향했다.


"왜 그러시죠?"


엔드씨는 칼리에게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


"파티라면 협동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가요? 던전이야 깨면 그만이죠. 원래 그렇지 않나요? 강자가 약자를 도와주는 건 비난 받을 만한 행동이 아니죠. 현실에서도 그리고 지금 여기서도."


나는 칼리에게 다가갔다.


"그래도 우리는 파티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짜증 나려고 하니까. 자꾸 그러면 여기 있는 사람들 지금이라도 죽여버릴 수도 있으니까. 살려주는 걸로 감사하고 따라와."


칼리가 출구 앞에 섰을 때 엔드씨의 목소리가 던전에 울려 퍼졌다.


"서열 정리가 필요한 것 같군."


칼리는 흥미롭다는 듯이 엔드씨를 바라보았다.


"그런가요? 저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그럼 누구부터 서열 정리를 해볼까요? 저 아이들부터 할까요? 아니면 사신 아저씨?"

"저 아이들한테 난 이미 졌으니 나랑만 하지. 그래서 자네가 지면 우리 중에 가장 서열이 낮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거야."

"무슨 자신감인가요? 진짜로 저를 이기실 생각은 아니시죠? 이래 봬도 살인자들 사이에서는 잔인하기로 유명한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칼리는 이미 창을 들고 싸울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소문이 돌았었나? 내가 듣지 못했을 정도면 자네의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겠나?"


엔드씨도 목도를 들었다.


"하. 조용히 파티에 있다가 던전을 깨려고 했는데 말이죠. 어쩔 수 없죠. 죽어도 전 책임 못 집니다."


투드드드드드.


칼리는 엔드씨를 향해 달려들었다.


쾅.


엔드씨의 목도와 칼리의 창이 부딪치는 소리에 던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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