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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까지만 탱커하겠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6.30 21:17
최근연재일 :
2022.07.25 16:53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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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3,559

작성
22.07.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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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화

DUMMY

"왜 자꾸 뒤로 오는 거야? 빨리 앞으로 가."

"힐러는 원래 뒤에 있어야 한다니까."


던전에서는 나와 미선이의 실랑이 소리만 울렸다.

이상한 점이 있다면 몬스터가 한 마리도 안 나왔다는 점.


"그런데 이상하네. 왜 몬스터가 안 나오지? 던전이면 몬스터가 있어야 하는데."


앞서가던 리나가 말했다.


"그러니까요. 저도 처음이긴 한데 이건 좀 이상해요."


그리고 신경 쓰이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사신인 강하지.

데리고 가 달라고 말을 했을 때 이후로 아직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어느 정도 갔을까? 앞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냥 들어가자니까요."

"우리로는 아직 부족해요. 한 파티만 더 받고 갑시다."

"어차피 우리들은 한 번 죽은 목숨이잖아요. 뭐가 무섭습니까?"


잠시 후 커다란 문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사람들은 우리의 등장에 갑자기 대화를 멈추고는 우리만 바라보았다.


"당신들도 던전에 갈 사람들이요?"


리더로 보이는 사람의 질문에 리나가 대답했다.


"네. 저희도 다음 마을로 가려고 왔어요."

"그럼 잘됐구만. 같이 가는 게 어떻소? 당신들까지 하면 딱 10개의 파티가 모이는 건데."

"잠시만요. 저희도 상의해보고 말씀드릴게요."


10개의 파티면 40명. 그 정도로 많은 인원이 필요한가?


리나는 다가오더니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사람이 많을수록 안정적이긴 한데. 너무 많은 사람을 모아서 가려는 거 아니야?"

"바보야. 사람들 좀 봐. 거의 어르신이거나 아이들이잖아. 신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벌써 올라간 거야. 자기들끼리."


미선이의 말처럼 문 앞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어르신하고 어린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 하실래요? 오히려 저희한테는 부담일 수도 있어요. 신경 써서 싸워야 하는 부분이 더 생기니까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아 내가 대답했다.


"같이 가자. 그래도 40명이 못 잡을 정도로 어려운 보스 몬스터는 아니겠지."


이번에는 내가 리더에게 다가갔다.


"같이 갈게요. 후딱 잡고 다음 마을로 같이 가요."


와아~~~~~~~~.


동굴 안은 함성소리로 가득 찼다.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저희가 제대로 된 탱커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탱커를 구해서 걱정이 조금은 놓입니다."

"죄송한데. 전. 탱커가 ........... 아. 뭐 하는 거야. 아프잖아."


미선이가 갑자기 뒤에서 등을 꼬집더니 속삭였다.


"너 정말 생각이 있니? 또 힐러라고 말을 하려는 거지?"

"어. 난 힐러잖아."

"그러니까 사람들 기대하는 눈빛 안보여?"


그제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던전을 깰 수 있는 희망 너머에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까지 담겨 있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우선 탱커를 하겠습니다."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들어가시죠."


끼~~~~~~익.


문 여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방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언제 몬스터가 공격해 올지 모릅니다. 우선 저희의 목표는 반대편에 있는 문이겠죠?"


꽤 거리가 있는 곳에 출구로 보이는 문이 있었다.


"뭐야. 괜히 겁먹었잖아. 그럼 저부터 갑니다."


타닥.


한 남자가 갑가지 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남자가 문 앞까지 갔을 때 하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위험해."

"뭐라고?"


"살려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앞으로 달려갔던 남자의 비명소리가 먼저 들렸다.


남자는 문 앞에서 양팔이 잘린 채 서 있었다.


"살려주세요. 제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문 앞에 서 있던 남자 옆으로 삐에로가 나타났다.


삐에로는 저글링을 하며 웃고 있었다.


"그러니까 허락도 없이 나가면 안 되지. 얼마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뚝뚝뚝.


삐에로의 공에서는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저게 보스 몬스터야?"

"아니야. 저건 우리와 같은 사람이야. 그것도 엄청나게 강한 것 같은데."


확실히 강해 보였다. 남자를 공격할 때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왜 우리를 공격하는 거야?"


이번에도 하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살인자. 위험해."

"살인자라고?"


삐에로는 우리 앞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보스 몬스터는 진작에 죽였지. 앞에서 너희들이 모여있을 때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리더가 앞으로 나섰다.


"왜 우리를 공격하는 거지?"

"죽이려고. 여긴 아무나 죽여도 잡혀가지 않잖아. 마음대로 죽일 수 있어. 킥킥킥. 너무 좋아. 피 냄새가 맡고 싶거든."


엄청난 살기가 동굴 안에 퍼졌다.


"다 같이 살 수 있지 않은가? 우리를 보내주게."


리더는 계속 삐에로를 설득했다.


"다 같이 살 수 있다고? 난 아니야. 아마 살아나면 더 지옥일걸. 바로 경찰에 잡혀 갈테니까. 그냥 여기서 사람들을 죽일래."


저글링을 하던 공이 리더의 가슴을 관통했다.


털썩.


순식간에 쓰러진 리더는 의식을 잃었다.


"아무도 움직이지 마. 저 늙은이처럼 되고 싶지 않으면. 아니다. 어차피 여기서 다 죽을 거니까 상관없다."


삐에로는 우리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마치 사냥감을 고르는 맹수처럼.


"오. 그나저나 살려줄 만한 놈들이 몇 명은 있네. 어이 거기 키가 큰 탱커랑 사신은 그냥 지나가도 돼. 괜히 힘 빼고 싶지는 않거든."


'키가 큰 탱커라고? 누구를 말하는 거지?'


사람들이 시선이 나와 강하지를 향했다.


'뭐야? 나였어? 나랑 강하지만 살려주겠다는 거야?'


리나와 미선이는 내 뒤에서 떨고 있었다.


"막기님은 그냥 가셔도 돼요. 아마 상대하기 껄끄러워서 보내려는 건가 봐요. 여기까지 데리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그냥 가. 딱 보니 우리가 감당할 수 없어. 이제 진짜 힐러가 될 수 있겠네."


리나와 미선이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나는 방패를 들고 삐에로에게 다가갔다.


"그래. 잘 생각했어. 여기서 나에게 개죽음을 당할 바에는 도망치는 게 나을 테니까."


삐에로 앞 도착했을 때 고개를 숙였다.


"인사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네가 살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살려주는 거야. 넌 여기서 죽을 것 같지 않거든."


주먹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삐에로의 얼굴에 날렸다.


슈~~~~웅.


삐에로는 충격에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미안하지만 난 탱커가 아니라 힐러다."


삐에로가 충격에 휩쌓여 있을 때 소리쳤다.


"부상당한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하지가 문 앞에 있는 사람에게 빠르게 달려가더니 데리고 돌아왔다. 파티에 속해 있던 힐러들이 리더와 팔이 잘린 사람에게 힐을 하기 시작했다.


"하하하. 엄청난 힘이구나. 저런 괴물 같은 놈은 또 처음이네."


먼지 속에서 삐에로가 걸어나왔다.


"그러니까 왜 탱커라고 해서 사람을 화나게 하는 거야?"

"그냥 여기 있는 놈들 다 죽일게. 괜히 살려준다고 했네."


빨간 공들이 순식간에 날라오기 시작했다.


방패를 든 순간 공은 나를 지나쳐갔다.


"아파."

"살려줘."


뒤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돌아보니 빨간 공들은 다른 사람들을 관통하고 있었다.


"현의 도발."


빨간빛이 방안에 퍼졌다.


삐에로의 눈이 빨갛게 변하더니 나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삐에로가 눈앞까지 달려들었을 때 양손을 잡았다.


"그러니까 여기서라도 정신 좀 차리라고. 현의 침묵."


머리가 빛나기 시작했다.


퍽.


박치기를 하자 삐에로의 가면이 깨졌다. 그리고 사람들을 공격하던 빨간 공도 사라졌다.


"뭐야. 아직 어린애잖아. 이런 애가 살인자라고?"


분명 어린아이였다.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를 보니 마음이 심란해졌다.


"조심해. 막기야."


미선이의 외침이 들리는 동시에 빨간 공이 양팔을 관통했다.


순간 삐에로를 잡고 있던 양 팔에 힘이 빠져 놓치고 말았다.


삐에로는 빠르게 뒤로 도망갔다.


"하아. 정말 화나게 하는군. 내 얼굴을 본 이상 이제 여기서 아무도 살아나가지 못해. 다 죽어. 죽으라고."


방안을 가득 채울 정도의 빨간 공이 생겼다.


숫자를 세지도 못할 만큼의 공은 모든 사람을 죽이기에 충분했다.


"잘 죽어. 그리고 다시는 살아나지마. 너희는 원래 살아갈 가치가 없는 놈들이잖아."


그리고는 해맑게 인사를 했다.


"이건 나도 다칠 수가 있어서. 이만 갈게. 잘 죽어. 피의 축제."


삐에로가 사라지자마자 공들이 사방에서 날아오기 시작했다.


"무슨 방법이 없어?"


리나가 소리쳤다.


"지금은 버틸 수밖에 없어요. 영원히 지속되는 기술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아마 힘들 거에요. 제대로 된 탱커가 없어서."

"아니지. 제대로 된 탱커가 있잖아. 나. 오늘까지는 탱커니까 걱정하지 마."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나의 파티야. 그러니까 가능성은 있어.


"현의 무적."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공은 이미 사람들의 근처까지 온 상태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몸에는 빛이 나지 않았다.


"제발 다 같이 살아서 나가자. 현의 무적."


한 번 더 외쳤을 때 동굴 안은 빛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빨간 공들은 아까와는 달리 사람들의 몸을 관통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오고 있었다.


문제는 이제 내 체력.


순식간에 체력이 고갈되고 있었다. 사람 수가 많은 건 둘째 치고 빨간 공이 쉴새 없이 사람들에게 향해 금방이라도 무적이 풀릴 것만 같았다.


"이제 다들 가서 문을 열고 나가. 빨리."

"막기님은 어떻게 하시려고요?"

"나는 버틸 수 있어. 이게 탱커의 역할이잖아."


사람들은 밖으로 향했다.


강하지만 단검을 꺼대 날아오는 공을 없애고 있었다.


"너도 나가."

"같이 가."


마지막 사람이 문으로 나갔을 때 정신이 희미해졌다.


"다 나갔어. 이제 가도 돼. 꼭 갈 테니까 너도 어서 가."


하지까지 나갔을 때 무적 상태가 풀리고 말았다.


"미안하네. 약속은 못 지킬 것 같은데. 이래서 탱커가 하기 싫다니까."


수많은 공이 나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정말로 끝이네. 그래도 재미는 있었어."


그때였다.


눈앞까지 왔던 공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하나 남은 공까지 사라졌을 때 다리가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뭐야? 왜 갑자기 사라진 건지? 지속시간이 다된 건가? 모르겠다. 지금은 생각하지 말자. 그냥 누워서 조금만 자자."


눈을 감기도 전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됐어. 우리 다 살았다고. 역시 넌 최고의 탱커였어."


미선이가 제일 먼저 떠들면서 다가왔다.


"힐이나 줘. 너를 상대할 힘도 안 남았어."

"힐러라며. 스스로 쓰시지 그래."

"오늘은 탱커라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미선이는 옆에 앉아 힐을 써주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막기님때문에 살았어요."


리나는 울고 있었다.


"알았으니까 그만 울어. 우리 모두 살았잖아."


그리고 들리는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


"감사해요."

"덕분에 살았어요."

"정말 최고였어요."


마지막으로 하지의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같이 가자."


그래서 동굴이 울릴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그래. 같이 가자."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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