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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고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까지만 탱커하겠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6.30 21:17
최근연재일 :
2022.07.25 16:53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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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4
글자수 :
83,559

작성
22.07.1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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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화

DUMMY

"헤이스트."

"아이스 스피어."

"그림자 베기."


셰임 마을의 몬스터들이 쓰러졌다.


<20>


"이제 다 같이 레벨이 20이 되었네. 새로운 스킬을 배우니까 레벨도 빨리 오르는 것 같아."

"네. 맞아요. 이제는 던전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 레벨이 잘 오르지는 않을 거니까요."


미선이와 리나의 대화를 듣고 하지를 바라보았다.


하지의 레벨만 보이지 않았다.


"하지야. 던전에 갈 수 있겠어?"

"어."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내일 던전에 가보자."


우리는 그렇게 마을로 돌아왔다.


"잠깐만 나는 산책 좀 하고 올게."

"막기 너. 생각이 너무 많아진 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말 그대로 산책만 하고 올 거야."


무리를 이탈해 마을과 떨어진 숲속으로 향했다.


생각이 많아졌다고? 아마 그렇겠지.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까.


할아버지의 죽음. 현무와의 대화. 그리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까지.


잠시라도 잊기 위해 찾아온 숲속은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두 개의 방패를 꺼내 들었다.


"현의 전령."


혹시 몰라 사용해본 건데 역시나 발동되지는 않았다.


"그럼 그렇지. 이제는 사용되지 않나 보네."


부스럭. 부스럭.


"뭐야? 누구야?"


나무들 사이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잠시 후 어린아이 두 명이 나왔다. 검은 머리의 남자와 여자아이. 둘의 생김새가 너무 똑같아 한 번에 쌍둥이임을 눈치챘다.


"용케도 알았네. 가지고 있는 거 다 내놓으면 목숨은 살려줄게. 빨리 내놔."


남자아이는 자신의 키만 한 검을 들고 소리쳤다. 뒤에 따라온 여자아이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정말 가진게 하나도 없는데."

"거짓말하지 말고 내놔. 우리가 어리다고 거짓말 치는 거지?"

"정말로 없어. 미안해."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게 말했다.


"그냥 가자. 정말 없다고 하잖아. 그냥 우리가 사냥을 해서 아이템을 얻자. 유주야."

"안돼. 이제 시간이 없어. 몬스터를 사냥하면 오늘 할당량을 다 못 채울 거야."


남자아이는 검을 들고 서서히 나에게 다가왔다.


"난 분명 말했어. 빨리 내놔. 그 방패라도 내놔."


유주라는 아이는 검은 방패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안돼. 선물 받은 거라. 미안."

"그럼 뺏을 수밖에."


다다다.


유주는 대검을 휘두르며 나를 향해 빠르게 뛰어왔다.


쾅.


한쪽 방패를 들어서 막았을 때 유주가 소리쳤다.


"이때야. 유하야. 공격해."

"파이어 볼."


슈욱.


이번에는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방패로 막았다.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장난은 그만해."


방패로 유주를 밀자 멀리 날아가더니 나무에 부딪혔다.


쿵.


소리가 너무 커 걱정되는 마음에 유주에게 달려갔다.


"괜찮아?"

"아프잖아."

"그러니까 왜 덤빈 거야? 아무것도 없다니까."

"오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나랑 유하는 버림받으니까."


유하도 달려와 유주를 걱정했다. 그 모습을 보니 막자가 생각났다. 막자도 내가 어릴 때 다치면 제일 먼저 달려와 주었는데.


"유주야. 괜찮아?"

"당연하지. 이놈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다른 곳에 가자. 필드 보스라도 잡아야 될 것 같아. 지금이라면 생겼을 수도 있어."


유주는 일어나 나를 바라보았다.


"운이 좋은 줄 알아. 아무것도 없어서 살려주는 거야."

"그래. 고마워."


유주와 유하는 숲속 깊은 곳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 건지.


달려가 유주의 앞에 섰다.


"잠깐만. 나도 같이 가."

"뭐라고?"

"같이 가자고. 나도 필드 보스를 잡고 싶거든. 한번 잡으면 또 다시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리잖아."

"그거 맞는데. 아이템은 다 우리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기도했다. 필드 보스가 나오지 않기를.


가는 길에 사정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너희들은 왜 돈이 필요한 거야?"


유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돈을 주면 저희를 데려다준다고 했거든요."

"누가?"

"골리앗이라는 남자가요."

"골리앗?"


대화를 듣던 유하가 끼어들었다.


"그 남자 강해. 우리는 딱 봐도 어려서 누가 파티에 끼워주려고도 하지 않거든. 그런데 갑자기 나타나 돈을 주면 다음 마을까지 데려다준다고 했어."

"그랬구나. 그 남자는 어떤 관리자를 만났는데?"

"현무. 이 마을에서 제일 센 탱커일걸. 너도 탱커잖아."

"아니야. 난 힐러인데."


유주와 유하의 눈빛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의심은 금방 사라졌다.


"이상한 힐러네. 방패를 두 개나 들고 다니고."

"맞아요. 그런데 방패는 힐러한테 좋지는 않아요. 마을에 가시면 전용 무기를 들고 다니세요."


이래서 아이들이 좋다. 있는 그대로 봐주니까.


"알겠어. 마을로 가면 바로 무기부터 바꿀게. 그런데 확실히 데려다준대?"

"어. 당연하지. 걱정하지 마. 너도 파티가 필요하면 부탁해볼까?"

"아니야. 난 괜찮아."


필드보스가 나타난다는 위치에는 커다란 전갈의 시체와 함께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아. 벌써 잡았나 보네. 그런데 저 사람들 골리앗 파티 아니야?"

"맞아. 가서 인사해야겠다."


유주는 파티로 달려갔다.


"안녕하세요. 골리앗님."


나와 비슷한 체구의 남자는 방패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털이 수북한 모습은 마치 설인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뭐야? 꼬맹이들이구나. 돈은 가지고 왔어?"

"킥킥킥."


옆에 있던 파티원들이 기분 나쁘게 웃기 시작했다.


"아니요. 아직 못 구했어요. 그런데 금방 가져다 드릴게요. 내일까지만 시간을 주시면..."


짝.


유주는 뺨을 강하게 맞은 후 쓰러졌다.

유하가 대검을 들고 골리앗에게 달려들었다.


"뭐하는 거야? 내 동생한테."


쾅.


"이것도 무기라고 들고 다니냐? 그만 꺼져. 귀찮게 하지 말고."


이번에는 유하가 방패에 밀쳐져 쓰러졌다.

쓰려져 있는 유하와 유주를 향해 골리앗이 다가갔다.


"그러니까 왜 돈을 구하지 못한 거야? 네들이 돈만 가지고 왔어도 더 좋은 아이템을 착용하고 올라갈 수 있었는데. 그래도 필드보스를 잡았으니 상관없지."

"데려간다고 했잖아. 내일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데려가 줄까? 그래도 상관없어. 원래 미끼로만 사용하려고 했거든."


유주는 대검을 들고 일어나 다시 달려들었다.


"이 사기꾼."


퍽.


주먹에 맞고 쓰러진 유하. 유주와 유하의 눈물이 땅을 적셨다.


"생각이 바뀌었어. 죽이지는 못하겠지만 때릴 수는 있으니까. 스트레스 좀 풀어야겠다."


골리앗이 유주를 향해 방패를 높게 들었다.


쾅.


"넌 뭐야? 방패를 보아하니 탱커인데. 왜 아이들을 구해주기라고 하게?"


방패에는 어떠한 충격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지금까지 상대해온 놈들이 괴물이었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어. 난 이 아이들의 힐러거든."

"뭐라고? 힐러? 하하하. 너도 이 녀석들한테 돈이라도 뜯어내려고 한거냐?"

"아니. 돈은 너희들한테 뜯어내야지."

"이 미친놈이."


같이 있던 남자들이 순식간에 나를 둘러쌓다. 혼자 상대하기에는 나쁘지 않았지만 유주와 유하가 있으니 쉽게 공격을 할 수는 없었다.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지."


뒤에서 유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냥 가셔도 돼요. 힐러님은 제대로 공격할 기술도 없으시잖아요. 저희가 막을 게요."

"그래. 유하랑 내가 막으면 돼. 넌 가."


둘이 꼭 붙어 있으니 막자가 떠올라 더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은 너희가 해. 난 힐러니까 공격 기술이 없거든."

"우리 공격력보다 방어력이 더 셀 거야. 그러니까 이기는 건 불가능해."

"방어력이 중요한 게 아니야. 마음이 중요한 거지."

"마음?"


골리앗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현의 도발."


골리앗을 포함한 세 명의 남자가 무기를 들고 나에게 달려들었다.


"위험해요."


쾅.


두 개의 방패는 네 개의 무기를 막기에 충분했다.


"현의 실드어택."


방어력이 흡수가 되는 것이 느껴졌다. 확실히 골리앗의 방어력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만큼 내 방어력이 높아지고 있음이 느껴졌으니까.


"이때야. 받은 만큼 돌려줘."

"네."


유하의 파이어 볼이 골리앗을 제외한 세명에게 적중했다.


털썩.


이제 남은 건 골리앗.


"이제 네 차례야."

"슬래시 어택."


유주의 대검은 골리앗을 방패를 뚫고는 어깨를 관통했다.


털썩.


골리앗은 쓰러진 채로 떠들기 시작했다.


"이놈들이. 정말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체력회복을 하고 나면 너희들부터 찾아가 죽일 거야."


나는 쓰러진 골리앗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죽일 거라고? 할 수 있겠어. 난 지금이라도 널 죽일 수 있는데."

"허세 부리지 마. 그럼 너도 죽을 텐데."

"상관없어. 난 이미 어제 죽었거든."


쓰러진 패거리 중 한 명이 말했다.


"혹시. 어제 그 암시장에서 블루드래곤하고 싸웠다는 탱커?"

"어. 알고 있었네. 소문이 그렇게 빠른가?"


그제야 골리앗이 살려달라고 외쳤다.


"죄송합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그런 분인 줄은 몰랐습니다. 다 가져가십시요. 대신 목숨만 살려주세요. 흑흑흑."

"알겠어. 그 대신 내 눈에 띄지마."

"네."


나는 유주와 유하를 바라보았다.


"골리앗이 우리에게 아이템을 나누어 준대. 미안해서 사과한다는 의미로. 빨리 챙기자."


우리는 그렇게 필드 몬스터가 드랍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유주가 물어보았다.


"그런데 너 정말 힐러 맞아? 힐은 쓰지도 않던데."

"그런가? 그런데 진짜 힐러 맞아."

"그럼 나한테 힐을 해줘 봐."


유주의 입에 가지고 있던 포션을 쏟아 부었다.


"켁켁. 뭐야? 갑자기?"

"힐 해달라며."

"이게 무슨 힐이야? 포션이잖아."


우리는 유하가 웃는 것도 상관하지 않은 채 계속 실랑이를 했다.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하게?"

"모르겠어요. 아마 당분간은 위로 올라가기 힘들지 않을까요?"


생각해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


"그럼 우리랑 같이 갈래?"

"우리? 너 혼자 있는 거 아니었어?"

"나도 파티가 있지. 그것도 엄청 강한 파티. 거기서도 내가 메인 힐러야."

"그럼 안 갈래. 넌 힐을 못 쓰는 힐러 잖아."


그래도 힐러라고 불러주는 걸 보니 고마웠다.


"상관은 없는데. 그냥 너희가 같이 가고 싶으면 말하라고. 너희들에게는 가능성이 있어."

"무슨 가능성?"

"다윗이잖아. 너희들. 골리앗을 이긴 다윗."


유주와 유하는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개졌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내가 지켜줘야겠네. 그렇지 유하야."

"맞아. 우리가 지켜주자. 힐을 못 쓰는 힐러니까."

"이러니까 힐을 못 쓰는 힐러는 귀찮아."


마을에 도착해서 리나, 미선이, 하지에게 유주와 유하를 소개해주었다.


"그러니까 같이 가기로 한 새로운 친구들. 유주랑 유하라고 해."

"뭐야? 이런 인재들을 어디서 데리고 왔대? 또 사기 쳤지?'


미선이와 리나는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어 하지도 간단하게 인사했다.


"안녕. 잘 부탁해."

"혹시 사신이야?"


맞다. 우리 파티에는 사신이 있었구나. 혹시라도 껄끄러워 한다면 어쩔 수 없지.


"정말 사신이네. 와. 신기하다. 정말 강한 파티네. 잘 부탁해. 난 유주야."

"전 유하라고 해요. 잘 부탁드릴게요. 하지님."


걱정한 내가 바보였지. 그렇게 자기소개를 끝내려고 하는데 유주가 나를 바라보았다.


"넌 이름이 뭐야?"

"맞아요. 아까부터 이름을 모르고 있었어요."


"나는 막기야. 다막기. 메인 힐러. 잘 부탁해."


그렇게 우리는 던전을 향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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