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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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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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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8
추천수 :
503
글자수 :
347,599

작성
17.02.25 00:00
조회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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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8쪽

벽(4-1)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끄으...보기보다 무겁네! 여! 제길이 보고만 있지 말고 좀 도와주지?”


남근은 혼자서 마트 앞에 세워진 간판을 옮기며 신음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고등학생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문이 잠겨 있던 마트 앞으로 향한다. 그리고 손을 뻗어 손잡이를 밀었다. 끼익~소리와 함께 너무도 손쉽게 열려 버리는 마트입구. 학생은 그렇게 마트 안으로 몸을 집어넣고 얼굴만 삐죽 내민 채 손잡이 위에 쓰여 진 글씨를 읽으며 남근에게 비아냥댔다.


“고! 정! 문! 아저씨 문맹임? 훈민정음 안 배움?”


문을 열고 마트 안으로 들어선 고등학생의 뒷모습.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는 남근이다.


“어씨, 이게 어떻게 된 거야...분명히 잠겨 있었는데...고정문...헐!!!”


남근의 어리둥절한 모습에 피식 웃으며 옆을 지나치는 제길이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괜찮아요? 어디 아픈데 없죠?”


고등학생의 뒤를 이어 제길이 마트 안으로 들어서고 그 모습을 쭈그리고 앉아 간판을 들기 위해 쩔쩔 메던 남근이 모든 동작을 멈춘 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너무 무안한 탓에 몸은 마트 앞에 남아 있지만 그의 영혼은 전남 무안행 열차에 황급히 올라 여행길에 오른 듯 했다.


“아니 난 그냥...마트 문을 부수려 한 건 아니고 혹시나 해서 문을 막으려는 용도로...어후 씨...개 쪽 팔리네...”



마트 안으로 들어선 세 사람은 세 갈래로 갈라졌다. 라면스낵코너, 정육코너, 신선한 야채 과일 코너로 말 이다.


“뭐야, 왜 남은 라면이 이거 밖에 없어?”


라면이라면 환장하는 남근은 조금은 실망한 표정이었다. 사람들이 사재기를 해 간 건지, 자기들처럼 주인장이 사라진 마트를 털러 온 사람들 탓인지는 모르나 진열대에 남아 있는 라면이라곤 소 캐릭터가 그려진 쇠고기 맛 라면뿐이었다. 요즘 한창 잘 나간다는 짬뽕, 찌게 시리즈와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던 신 라면과 너구리는 자취를 감춘 상태였으니 라면 매니아인 남근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한 편으로는 감사할 일이다. 아직은 먹을 것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말 이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제길은 상태가 멀쩡한 고기들을 찾고 있다. 전력이 나가 냉장상태가 유지되지 않은 고기들 대부분은 이미 해동되어 핏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고 심한 것은 이미 부패가 진행되어 악취를 풍기는 것도 있었다. 자칫하면 몸보신 차원에서 단백질 보충하려다 돼지 콜레라라도 걸릴 판이었다.


그렇다면 싱싱한 야채 코너로 향했던 우리 철없는 고등학생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질풍노도의 시기, 중2병은 지나간 이제 내년이면 스물이 될 그였지만 고등학생은 여전히 어린티를 벗지 못한 어린애 일뿐이었다. 고르라는 야채는 안 고르고 금전통이 있는 계산대 앞을 서성이며 딴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남자라면, 멘솔이지.”


계산대로 온 그는 돈이 목적은 아니다. 같이 들어 온 형들의 눈치를 살피며 바지 주머니며, 마이에 담배를 숨기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가 금전대에 온 이유는 하나였다.


‘와우 쩐다 쩔어. 진짜 득템이다. 당분간 담배 걱정은 없겠네.’


한 달도 거뜬히 필 담배를 획득한 학생. 하지만 사람이 목적을 달성하면 어떻게 되는가? 배가 고파서 밥 먹으면 졸리고 졸리면 자고 싶고 자고 일어나면...이렇듯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다.


그랬다. 학생은 처음에는 돈이 목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돈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고등학생은 분명히 노량진에 살아 있는 좀비, 아니 인간이었다. 그의 몸은 담배 진열대를 지나 계산대 안으로 향했고, 그의 손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현금이 들어있을 금전 통 입구를 어루만지고 있다.


“어? 뭐야...잠겼어? 아 놔~”


세상에 공짜는 없다.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말 이다.


“뭐 열려 있을 거라곤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어.”


손으로 금전통 입구를 있는 힘껏 당겨 본다. 하지만 좀처럼 열리지 않는 입구.


“그래 한 번 해보자는 거지?”


담배에 돈까지 획득하려는 고등학생. 그는 지금 욕심이 과하다. 예전에도 한 번 앞에서 언급했지만 인생사 과유불급이다. 넘치는 것은 모자란 만 못하다는 것. 그들이 처음 마트를 온 목적인 식량난의 해결. 그들은 그 욕구 충족에서 멈췄어야 했다.


쾅~


마트 바닥에 울려 퍼지는 굉음. 고등학생이 굳게 입을 닫고 좀처럼 벌리지 않는 금전통을 바닥으로 힘껏 내려치며 생긴 소음이었다. 그 소리에 놀라 비교적 그와 가까이 있던 남근이 장바구니에 라면이며 스낵류를 가득 담은 채 다가오며 소리쳤다.


“여기서 뭐해 임마! 야 너 시킨 거 다 챙겼어? 뭐야? 이 자식 빈손이네? 새끼 하라는 일은 안하고 어디서 뺑끼를 치고 있어!”


“아니 아저씨 그게 이 철통이 저를 빡치게 하잖아요.”


왜에에에에에엥~


그 때였다. 마트 전체에 울려 퍼지는 경보음. 순간 당황한 고등학생이 경보음이 울려 퍼지는 카운터 근처를 살핀다. 한 쪽 벽면에 붙어있는 스티커. Ccom이라 붙은 보안 시스템 로고가 눈에 들어온다.


“아씨! 좆 됐다! 빨리 째요!”


급하게 마트 입구로 향하는 고등학생.


“아놔 이 꼴통새끼! 빨리 일로 안와? 야 넌 생각이 있냐 없냐. 어차피 이 판국에 사설 경비업체가 출동 하겠어? 쓸데없는 짓거리 그만하고 빨리 야채 담아라. 응?”


“아...그러니까 아저씨!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두 번 이야기 안한다. 내 배트는 그리 자비가 있는 편이 아니거든.”


남근이 장바구니 하나를 걸어 둔 알루미늄 배트를 쳐다보며 이야기 한다.


“알았어요...”


남근이 하는 말이 단순 협박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한 고등학생은 급하게 야채코너로 달렸다. 조금 전에도 실제로 자신을 진짜 죽이기라도 할 것처럼 방망이를 휘두른 전적이 있지 않던가?


“하여간 우리나라 고딩 새끼들은 어른 알기를 좆같이 알지. 넌 오늘 돌아가면 정신 교육 좀 받자. 내가 아주 눈물 콧물 쥐어짜게 해줄게.”


자신이 챙길 식료품을 바구니에 가득 남은 남근은 조금 전 고등학생이 있던 카운터 앞으로 향했다. 자신이 맡은 일은 다했다 판단하고 내린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가 계산대에 도착하자 두 눈이 한 곳으로 향하며 고등학생이 이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파악되는 남근이었다.


“하 이 새끼... 누가 고딩 아니랄까봐 어디서 못 된 것만 배워서는..”


담배 진열대. 그 곳에 진열된 담배들에 빠르게 손대는 남근. 담배를 향해 뻗어지는 그의 손은 마치 마술사 같다. 그의 손이 닿자 담배가 빠르게 자취를 감춰 버리니 말이다.


쿵~쿵~쿵...


그 때였다. 마트 입구에서 들려오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남근의 털이 곤두선다. 건물 안은 여전히 경보음이 크게 울리고 있고 그 소리를 듣고 누군가 온 것이라면 사람일 확률보다는 좀비일 확률이 훨씬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바구니를 내려놓고 문 앞으로 향하는 남근. 좀비 한 두 마리 때려잡는 일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여기며 문 앞으로 다가서는 찰나


“크어어어...”


갑자기 마트 문이 열리며 좀비들이 들어온다.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큰 문제인 것 같다.


1,2,3,4,.....


그 수가 생각보다 너무 많다. 입구로 들어서는 좀비들의 모습은 마치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의 날에 상품 구매를 위해 몰려든 사람들처럼 마트 안으로 마구 쏟아져 들어온다.


작가의말

벽 4화는 두 편으로 나누어서 올리겠습니다.


극의 긴장감을 위해서? 데헷...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48 만월의늑대
    작성일
    17.03.22 02:23
    No. 1

    하,,그냥,,너무 캐릭터들미 ...이상함 자폭고시원남자 고딩 사람머리그냥뚫는근육여자숙희
    제길.이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신상두부
    작성일
    17.03.25 02:58
    No. 2

    그....개미슈퍼 아줌마로만 만들어진 캐릭터들 집단 같이요... 너무 현실적이라서 그럴듯한데 저 상황에 그러면 안되는거 아니까 짜증나는 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f8******..
    작성일
    17.04.07 22:05
    No. 3

    답답 캐릭터 고딩. 아무리 미성년자라 하지만 어느정도 생각은 있어야할텐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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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어디서 왔을까?(3-1) 17.02.11 342 11 11쪽
11 어디서 왔을까?(2-2) 17.02.10 308 15 8쪽
10 어디서 왔을까?(2-1) +2 17.02.10 395 13 18쪽
9 어디서 왔을까?(1) +3 17.02.09 361 15 15쪽
8 폭풍전야(7) +2 17.02.08 323 18 14쪽
7 폭풍전야(6) +4 17.02.05 472 21 21쪽
6 폭풍전야(5) +6 17.02.04 503 20 19쪽
5 폭풍전야(4) +5 17.02.03 602 22 15쪽
4 폭풍전야(3) +2 17.02.02 614 25 16쪽
3 폭풍전야(2) +3 17.02.01 634 25 13쪽
2 폭풍전야(1) +4 17.02.01 764 29 15쪽
1 저주의 시작 +11 17.02.01 1,145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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