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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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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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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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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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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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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벽(2)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양 옆으로 철벽이 처져있어 좁아진 길 목. 그들은 일렬로 서서 그 좁은 길을 통과하고 있다. 선두는 배트를 휘둘렀다하면 홈런인 강타자 남근이 섰고 가운데는 자칭 일진 고등학생, 그 뒤로 제길이 나머지 두 사람을 엄호하며 후미를 지켜 섰다.


“크어어어...”


그 때 좁은 길 끝자락에 그들의 앞을 가로 막고 서는 여인이 등장했다. 꽃무늬 몸빼 바지에 자색 조끼를 입은 모습. 흰 솜뭉치를 뭉쳐 놓은 듯한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그녀는 두 사람이 살던 고시원 옆 고시텔 건물 주 할머니였다.


“인생 진짜 돈이 다는 아니네. 아무리 돈 많으면 뭐해? 그렇게 살아생전 소금 뿌리고 다니며 구두쇠라 손가락질 당하더니...결국 이게 뭐야...쓰지도 못하고 이리 될 거면 나한테 좀 투자하지...에잉...”


얼굴의 반이 뜯겨 흉측한 모습으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할머니. 남근은 잠시 혀를 차는가 싶더니 이내 알루미늄 배트를 양손으로 잡아 수평하게 놓는다. 그들의 길을 막고 선 할머니의 머리를 겨눈 그 배트가 그대로 누운 채로 앞으로 나아가고


“극락왕생 번트!”


그것은 그대로 할머니 좀비의 턱을 향해 나아가 머리와 턱을 분리 시켜 버리며 바닥으로 쓰러뜨린다.


퍽~퍽~퍽


방망이가 머리를 내리 치면서 생긴 충격으로 밖으로 삐져나오기 시작하는 할머니의 뇌. 그것을 바라보던 고등학생은 순간 위를 타고 올라오는 신물을 아낌없이 허공으로 뿜어 버렸다.


“우에엑~ 커...켁켁..”


“븅신쉐리. 지랄하고 자빠졌네. 가득이나 모자란 식량을 왜 다 뱉어대는데!”


고등학생은 괴로운지 자체적으로 자신의 등을 두들기며 겨우 고개를 들고 그의 두 눈은 토를 해서 쏠린 혈압으로 충혈 되어 있었다.


“케...퉤~ 아니 그럼 저걸 보고 멀쩡할 수 있어요? 이 아저씨 비위도 좋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아요? 난 저거 보는 순간 아까 먹은 면발이 생각나서....우에엑.”


또 다시 위 역류 운동을 하는 고등학생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남근이 말했다.


“이 자식 사주 구성은 보나마나 토가 물에 쓸리는 모양이겠구만. 넌 임마 술 많이 먹지마라. 자칫 하다간 암으로 훅 간다. 어이 고딩 시체 안 징그럽냐고? 이건 빙산의 일각이야. 도처에 더 징그러운 것들이 널렸다고 자식아.”


“와 이 아저씨 막 말 쩌네? 사주 구성이 뭐요...토가 물에 쏠리다니 그게 뭔 소리에요? 딱 생긴 것만 봐도 사이비 교주같이 생겨 서는...간지 형님! 이 아재 뭐하는 사람이에요?”


속을 진정시킨 고등학생이 학생 특유의 날티를 발휘하며 남근을 자극한다. 그 순간 남근의 배트가 고등학생 머리위로 날아들고 화들짝 놀라며 뒤로 나가자빠지는 고딩이다.


“뭐야! 미쳤어? 왜 그래요?”


“너 새꺄 한번만 더 아저씨라고 하면 저 할매 주탱이처럼 날아간다! 왜 나랑 재랑 동갑인데 저 새낀 형이고 난 아재냐고!”


남근은 진심으로 화가나 있었다. 생사가 걸린 이 위급한 순간에 평소 남근이 가지고 있던 외모 콤플렉스가 폭발한 결과였다. 그 모습에 주눅 들어버린 고등학생. 그래도 할 말은 하는 성격인가 보다. 그는 남근의 눈치를 살피는가 싶으면서도 작은 목소리로 중얼중얼 대며 팩트 폭행을 가하고 있었다.


“아니 그걸 왜 나한테 뭐라해...딱 봐도 아저씨구만.”



좁은 길 끝자락에 선 세 사람. 애써 마음을 진정한 남근이 살짝 고개를 내밀어 동태를 살폈다. 길가 곳곳에 퍼져 있는 좀비들. 그들은 직장을 잃고 방황하는 실업자처럼 목적 없이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잘 들어. 우리는 가급적 체력을 아껴야 돼. 저것들은 무한 체력이야. 게다가 마트 쪽에 얼마나 많은 새끼들이 우글대는지도 모르고...일단 여기서 우리가 먼저 해야 할 건 최대한 빠르게 저 건물에 도달해서 내리막길을 뛰어 내려가야 한다는 거야.”


남근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손을 내밀었다.


“예?”


“새끼야. 하이파이브 몰라? 생긴 건 이글 파이브처럼 생겨가지고..,”


“에? 이글파이브요? 그건 또 뭐임?”


“ 오징어 외계인 새꺄! 그 노래 몰라? 오징어 세모머리 그녀는 계란 머리! 오징어...아 그리고 너 자꾸 말 줄이지 마라. 강제로 수명을 줄여 버리는 수가 있으니...됐고, 죽지 말자는 의미로 한번 파이팅 하자고...절대 소리 는 내지 말고.”


“어휴. 이 아재 핵노잼...”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치는 그들. 동시에 남근이 먼저 성강 고시원 신관 쪽을 향해 뛰어 나갔다. 그가 길가로 모습을 드러내자 방황하던 좀비 들이 일거리를 찾았는지 반갑게 그에게 모여들었다. 근처에 있던 좀비들이 그에게 집중되자 그 틈을 타 고등학생이 뛰쳐나갔다. 10대다운 빠른 몸놀림으로 신관까지 순식간에 거침없이 나아간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눈에 들어오는 사체 하나가 그의 발걸음에 제동을 걸었다.


“우...우엑...욱...”


그는 간신히 입을 막고 올라오는 신물을 삼킨다. 그의 비위를 거슬리게 한 시체 한 구. 그것은 처음 제길과 남근이 탈출을 시도했을 때 고시텔 3층에서 뛰어 내렸던 남자였다. 내장이 완전히 뜯겨져 갈비뼈만 앙상하게 남은 남자. 심지어 눈알까지 파 먹힌 채 바닥에서 그를 보며 손짓을 하고 있는 좀비. 그의 꼴은 헛구역질을 일으키기엔 충분한 것이었다.


“으어어어...”


하지만 참아야 했다. 여기서 참지 못하고 멈춰 서서 토사물을 뱉어낸다면 두 형은 그를 매정하게 버릴 것이고 자신도 곧 이 시체신세와 다를 게 없어질 것이 뻔했다.


‘참아 제발...’


그들의 뒤를 이어 마지막으로 좁은 길목에서 튀어 나온 제길. 그 역시 평소 운동으로 다진 체력을 이용해서 빠르게 성강 고시원 신관 건물 쪽으로 향했다.


“크어어어...”


세 사람이 골목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순식간에 건물 곳곳에 잠복해 있던 좀비들이 그들을 발견하고 벌떼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 전부 감염된 건가...”


순간 제길의 머릿속엔 숙해가 떠올랐다. 이정도 감염속도라면 숙해 역시 살아 있으라는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다.


‘제발 무사해라 제발...’


그들의 뒤를 쫓아 몰려드는 좀비들. 하지만 세 사람은 그것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내리막길을 힘차게 뛰어 내려갔다. 그들이 그렇게 뛰어 내려갈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했다. 앞 쪽엔 그들을 방해하는 좀비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광진 고시텔 이다. 좌측으로 꺾어!”


내리막길의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나타난 건물. 그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좌측으로 몸을 틀었다.


“저기 T비전 독서실 보이지 그 쪽까지 달려!!!”


속도를 늦추지 않고 빠르게 건물로 달리는 세 사람. 선두로 치고 나간 고등학생은 이 순간에 스릴을 느끼는지 소리를 질렀다.


“와우! 진짜 스릴 만점이네요. 게임 하는 기분이야 완전!”


그는 젊음이란 악셀을 밟아 속도를 높히고 한 번 더 몸을 틀어 방향을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크아아아!”


선두로 서 있던 십대의 안면 쪽으로 빠르게 튀어 나오는 좀비. 기습공격을 당한 셈이었다. 하지만 젊다는 건 축복이었다. 아마 남근의 말처럼 머리가 벗겨진 중년 아저씨가 이 상황에 처했다면 동물적인 반응을 보이지 못하며 그대로 좀비에게 코를 물어 뜯겼을 것 이다. 하지만 십대 고등학생은 반사적으로 몸을 숙여 그것을 피해냈다.


“와~씨. 간 떨어질 뻔!”


그리고 그의 뒤를 바짝 쫓던 제길이 손에 들린 식칼을 이용해 그대로 좀비의 관자놀이를 아작 냈다.


“헤드 샷! 형님 혹시 특공무술 같은 거 배웠어요? 아님 군대를 특전사로 다녀 오셨나?”


“102보충대... 강원도 전방 현역 출신이다...”


사실 놀라운 건 제길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어려서부터 이종격투기 스포츠나 운동에 관심이 많고 운동을 즐겨왔긴 했지만 평소 꾸준히 체력 단련을 해왔던 운동 효과가 이렇게나 크게 나타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비록 고시원에선 눈이 충혈 된 남자에게 제압당하며 굴욕을 맛보긴 했지만 말이다.


“개간지 형님이 현역 예비역에서 킬러로 전직 하셨습니다. 좀비 킬러!”


하지만 그들이 거기서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을 만큼 지금 상황은 여유롭지 않았다.


“지랄들 하지 말고 그 입 좀 다물지? 일단 저 주차장 뒤로 와 중간 점검 겸!!”


그들은 좀비 한 마리를 퇴치하고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다 건물 주차장으로 몸을 피신 시켰다.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suv 차량 뒤로 말 이다.


“지금까지는 인적이 드문 길을 내려 온 거야. 그런데 이제 마트가 있는 쪽부터는 상황파악이 안 돼. 얼마나 많은 감염자가 있을지...여기서 일단 체력을 비축하고 가자.”


남근은 차량 뒤에 남아있던 공간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자기의 바지 주머니에서 초코바 하나를 꺼내 물었다.


“와 이 아재. 진짜 양아치네. 아까 대머리 아재가 남은 식량 있냐고 물어 봤을 땐 오리발 내밀더니...그나저나 저도 한 입만 주세요...아까 속을 비웠더니 힘이...”


양아치라며 남근을 비하하던 발언을 퍼붓던 학생의 최종 목적은 결국 가능하면 그 초코바를 나눠 먹자는 제안이었다.


“하 이 철없는 새끼. 뭐가 예쁘다고 내가 이걸 주냐? 염치가 겁나 없네. 너야말로 개 양아치네. 야 너 생년월일 뭐야?”


“오 아재 제 사주 봐주시게요? 저 신년 운세 좀...아니 그보다 우리들 살아 돌아갈 수 있을지도 점칠 수 있어요? 만약 살아 돌아가고 세상이 돌아온다면 저 수능 잘 봐서 대학은 갈 수 있는가 좀 봐 주세요. 나와요?”


“무슨 사주가 점인 줄 아나. 넌 안 봐도 비디오야. 보나마나 수능 10등급 맞아서 저기 섬에 있는 대학 가겠지.”


“10등급? 그런 등급 없는데요? 그리고 무슨 대학이 섬에 있어...진짜 말도 안 된다.”


“임마. 없긴 뭘 없어! 독도! 거기 대학 있잖아. 군대! 독도 경비대인가...암튼 머리 깎고 철 좀 들어라.”


제길이 보기엔 두 사람의 정신연령이 딱히 누가 나아 보이지 않았다. 겉모습과 나이만 다를 뿐이지 둘의 대화 수준은 딱 동급이란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 때 갑자기 제길이 서둘러 두 사람의 입을 막아섰다.


“쉿!!!”



“크어어어...”


두 사람을 조용히 시킨 후 자세를 낮춰 바퀴 밑으로 주차장 밖을 보는 제길. 대 여섯 마리의 좀비가 무리지어 그들이 있는 주차장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와 고제길이...진짜 장족의 발전이네? 남근 개 3일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와우...아주 생존을 위한 모든 감각이 바짝 서있어.”


“하핫. 남근 개 3일...그나저나 남근 씨. 우리가 가려는 마트입구가 잠겨 있음 어쩌죠?”


제길의 날카로운 질문. 그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남근이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그 때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고등학생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저것들 그런데 좀비가 확실한 거죠? 하...진짜....세상 말세네 말세. 드라마보다 막장인 현실이네. 이제 드라마 볼일도 없겠다. 그런데요 지금 이게 지금 대한민국 전체가 그런 건에요? 아님 세계적으로?”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 임마.”


“아 차라리 미국에서 태어났음 좋았을 걸. 개네들은 총기라도 가지고 있을 거 아닙니까. 그냥 편하게 방아쇠만 당겨서 대가리만 노리면 되는 데...쩝.”


총이라는 고딩의 말에 순간 제길의 머릿속엔 한 군데의 장소가 떠올랐다.


동작 경찰서. 그곳엔 총기를 소유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지옥 같은 곳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 공간이 될 수 있는 곳은 대다수가 총기를 소유하고 무장할 수 있는 그 공간이 아닐까.


“자 그럼 쉴 만큼 쉬었으니 우리 특공대의 미션을 수행하러 가볼까?”


그들은 조심스레 주차장 밖으로 나왔다. 그들의 목적지까지는 이제 불과 십 미터도 안 남았다. 최대한 소리를 죽인 채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그 때 24마트를 향해 나아가던 그들의 발걸음은 멈췄다. 마트 옆에 위치해 있던 공무원 스파르타 학원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꺄악, 오지 마!!!”


여자의 외침. 그 소리는 제길의 고막을 때리며 전두엽을 자극했다. 어쩌면 저 여자는 숙해 일수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뇌에서 내린다. 그러한 판단이 선 제길은 방향을 틀어 스파르타 학원을 바라봤다.


“야 어디가?”


남근은 서둘러 그의 어깨를 붙들었지만 제길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빠르게 건물로 향했다.


“어쩌죠?”


“뭘 어째. 우린 계획대로 해야지.”


“그래도 혹시라도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해요!!!”


“에이 시발...어쩌라고.”


남근도 그리 극악무도한 이가 아님은 분명했다. 말은 거칠게 내뱉었지만 사실 여자의 비명소리가 마음에 걸렸던 것이었다. 도와주는 게 맞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을 가졌음에도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은 이유는 분명했다.


공포영화의 법칙2


오지랖 떨다 죽는다. 그냥 지나쳤어도 되는 상황에서 괜히 의협심을 발휘하면 자신도 죽는다.


지금이 그 꼴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그럼에도 그의 발은 제길의 뒤를 따라 학원 건물 안으로 향했으니 말 이다.


“으적 으적.”


하지만 그들의 도움의 손길은 타이밍이 좋지 못했다. 무작정 비명소리만 듣고 올라간 것이기에 그녀의 위치를 한 번에 알 수 없었고 시행착오 끝에 현장에 도달했을 때 그녀는 이미 좀비들의 밥이 되어 있었다. 배를 가르고 뼈를 부수는 강력한 힘. 두 마리의 좀비는 사정없이 여자의 몸을 해체하며 창자 속 따뜻한 장기들을 끄집어내고 있었다.


“이런 개새끼들아!”


그 모습에 분노한 제길이 달려들어 앞 쪽에 있던 좀비의 후두부에 칼을 꽂았다. 동시에 옆에 있던 그 것에 힘차게 발을 뻗었다.


“와 진짜 개 간지...”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고등학생이 제길을 이제는 대놓고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듯 했다. 그의 눈은 아마도 만화였다면 하트가 된 상태로 제길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남근의 마음이 이상했다. 고등학생의 제길을 향한 애정. 그 것을 보고 있자니 질투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동성애적인 감정에서 오는 질투는 아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리더라는 총대를 멘 순간 생겨나기 시작한 욕구로 인한 변화였다.


‘내가 리더고 내가 짱인데!!!’


리더의 부재로 인해 자신이 총대를 멨다. 난 원래 그런 부류가 아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평가했던 남근이었는데 왜 이런 질투가 생기는 걸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명언 때문이었을까?


퍼억~


그는 빠르게 나아가 나머지 좀비의 머리를 배트로 으깨 버렸다. 그리고 좀비에게 습격당해 내장이 해체된 여자의 머리도 사정없이 두들겨댔다.


“뭐하는 짓 입니까!”


그 행동에 제길이 남근을 강하게 밀어냈다. 그 바람에 뒤로 밀려 나가자빠지는 남근.


“아오 씨...뭐긴 뭐야! 너도 봤잖아 좀비에게 물린 놈들이 어떻게 되는지!”


“그렇지만...”


제길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자신이 구출하려 했던 여인의 얼굴. 혹시나 숙해 였을지도 모르는... 하지만 남근의 방망이질로 으깨진 그녀의 시신은 신분을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안면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이럴 시간이 없어. 서둘러야 돼. 분명히 이 소리를 듣고 근처에 있던 새끼들이 몰려 들거야!”


“미..미안해요. 저 때문에...”


제길은 남근에게 뒤늦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자신의 돌출행동으로 벌어진 일이었고 그런 자신을 도와주러 온 동료에게 화를 낸 샘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 탓인지 남근역시 그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건물 아래로 먼저 내려가 버렸다.


“간지 형님. 존경 합니다. 저는 형님의 그 의로운 모습마저 존경 합니다.”


분위기 파악 못하는 고등학생은 제길 에게 90도 인사까지 하며 애정을 드러낸다.


“세상에 남자가 모셔야 할 스승은 하나. 그게 바로 당신입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의 오바스러운 행동은 제길은 불편하게 할 뿐 그 이상 그 이하의 것도 아니었다.



제길의 돌출행동으로 계획보다 늦은 시각 마트 앞에 당도한 세 사람. 그들은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안 좋은 예감은 틀리는 적이 없다더니...”


남근은 제길에게 슬쩍 눈길을 주며 굳게 닫힌 마트 문을 두드렸다.


“이제 어쩌죠?”


“어쩌긴 뭘 어째...이 말세 세상. 세상이 말세 면 우리도 막장으로 가야지.”


남근은 주변을 둘러 봤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걸어간 곳. 거기엔 24마트라 적힌 미니 간판이 하나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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