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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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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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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2
추천수 :
503
글자수 :
347,599

작성
17.02.2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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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벽(3)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1


끼이익~


요란한 철문 소리. 문이 열림과 동시에 손에 쥔 무기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여기저기 널려 있는 시체들. 대부분 머리를 관통당해 죽은 것들이다.


‘고마워요. 아저씨...’


아무런 연고도 없던 자신을 지키려다 봉변을 당한 특수부대 대원.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던 그 군인은 좀비들로부터 제 목숨을 걸고 숙해를 보호했다. 그리고 그가 죽으면서 남기고 간 선물. 그녀는 그 무기를 손에 쥐고 옥상에서 건물 안으로의 진입을 시도한다.


이유는 공터의 사람들과 같은 것이었다. 비교적 따뜻한 겨울날씨에 옥상에서의 생활은 견딜 만 했지만 허기진 배는 사람으로서의 본능을 극대화 시키며 그녀로 하여금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좀비로 변한 사람들을 처리한 후 굳게 닫았던 철문을 개방케 했다.


여럿이 아닌 혼자라는 점. 그것이 숙해가 제길이 속해있는 집단의 환경보다 불리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 그녀는 그들보다는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들은 먹을 것을 찾아 수 백 미터의 거리를 이동해야 했지만 숙해는 한 층만 내려오면 만사형통이었기 때문이다. 학원 안에 설치된 자체 매점, 그것이 한 층 아래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하지만 그녀 역시 매우 위급한 상황에 있음을 아무도 부정할 수는 없다.



시체들이 쌓여있는 계단을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심히 내려간다. 결코 서두르지 않고 바닥에 쓰러진 그들 하나하나의 생존여부를 확인하면서 말 이다. 그렇게 몇 초면 돌파할 한 층의 계단을 평소 보다 수 배의 공을 들여 긴 시간을 허비하며 목적지에 당도한다.


주변은 어둑어둑하다. 난리법석 통에 전력이 나가서였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간이매점은 계단에서 내려와 5미터만 더 나아가면 되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결코 방심하거나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곳은 누가 뭐래도 지옥 한 복판 속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저벅~저벅~


공무원 시험 전쟁을 함께 했던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는다. 가급적 사체를 밟아 기분이 불쾌해지고 싶지 않아서다. 그리고 잠시 후 매점 앞에 다다른다.


눈앞에 펼쳐지는 음식들의 향연. 3일을 굶어서 일까? 그녀의 눈엔 지금 매점 속 진열된 간식들이 최고급 호텔 전망 좋은 라운지에 위치한 뷔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게 느껴진다.


“쩝...쩝...쩝...”


우아함 따위는 없다. 게걸스럽게 먹는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어쩌면 게 눈 감추 듯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지도 모른다. 햄버거나 빵같이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은 음식들부터 손에 쥐고 해치운다. 언제까지 이곳에서 버터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먹을 수 있을 때 먹어 에너지를 충전시켜야 한다.


옥상 한 층 아래의 매점. 그것은 분명 그녀에게 축복이었다. 결코 크지 않은 간이 매점이지만 혼자서 이것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임은 틀림없었다. 그 행운을 만끽하던 그녀 순간 지난 날 자신이 했던 말이 문득 뇌리를 스쳐간다.


자신이 제길에게 장례식에서 했던 말.


“먹고 죽은 귀신이 떼 깔이 좋다.”


죽을 때 죽더라도 먹고 죽자는 말 이다. 그리고 지금 그녀의 상황이 딱 자신이 내 뱉은 말에 해당되는 신세다. 하지만 아직 그 말을 실천하고 싶진 않다. 떼 깔은 좋아질 정 죽음을 맞이하고 싶진 않다는 소리다.


“살고 싶소.”


살아야 한다. 반드시 살아야 한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 정말 죽고 싶은 이 순간이 어쩌면 가장 살고 싶고 살아야 함을 깨닫는 순간인지 모른다.


스스로에게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를 하는 숙해. 평소 잘 손대지 않던 인스턴트 음식들. 불량식품이며, 가공류며, 사람들이 왜 즐겨 먹는지 이해가 안 갔던 그것들을 입속에 넣고 자유롭게 혀를 굴렸다.


“쩝...쩝...쩝...”


옥상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오기 전 그녀가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 절대 방심하지 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 하지만 3일 만에 만난 먹 거리들은 그녀의 다짐을 작심 삼 일도 아닌 작심3분으로 만들고 있다. 두 손으로 음식물들을 먹느라 바닥에 내려 둔 총칼이 단적인 예다. 순간의 식욕으로 완전히 공포감에서 해방된 그녀는 분명히 방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그녀를 향해 천천히 접근해 오는 누군가에겐 참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어? 여기 참치 크래커도 팔았었어? 이거 진짜 좋아 했었는데...’


고등학교 시절 가장 좋아한 군것질 식품을 찾은 그녀는 반가운 나머지 한 술 더 떠 총칼로 부터 멀어진다. 그리고 진열되어 있는 과자를 향해 손을 뻗으려던 그 때.


“읍~읍~~”


완전히 무방비로 방치된 그녀의 뒤를 향해 빠르게 달려든 누군가가 그녀의 입을 가로 막는다. 그녀는 너무 놀란 나머지 온 몸의 힘을 쓰며 발악 해댄다.


“어...어!!!”


그 바람에 숙해와 뒤에서 그녀를 포박한 누군가는 동시에 바닥으로 널 부러지고 말았다.


“크...허리야...진정해요...진정! 저 사람이에요. 사람이라고요!”


바닥에 쿵 소리를 내며 떨어진 남자. 그는 소리쳤다. 사람의 언어로 말이다. 그 말은 즉 뒤에 붙은 누군가가 자신의 존재는 결코 그것들이 아니라고 상기시켜 주는 것이었다.


“휴...제발...제발 부탁입니다. 그러니까 제발 반항하지 말고 소리도 지르지 말아 주세요.”


남자의 간절함이 섞인 말에 미친 듯이 반항하던 숙해도 조금은 안심이 됐는지 저항을 줄였다. 그러자 그 역시 그녀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천천히 풀며 그녀를 자유롭게 놓아 주었다. 하지만 옛 말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이 없는 곳에선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


그녀는 긴장을 푸는 척 연기만 했을 뿐이지 경계심까지 풀지는 않았다.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진 숙해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진 총칼로 손을 뻗었고 빠르게 몸을 일으켜 정체 모를 누군가의 목 끝에 겨눴다.


“제발 진정해요!!! 저 사람이라니까요...”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그의 정체를 살폈다. 바가지를 뒤집어 놓은 듯 한 앞머리. 옆으로 길게 뻗은 눈. 오똑한 콧날과 날렵한 턱선. 전체적으로 스키니 하게 떨어지는 핏. 그의 정체는 유비스 공무원 학원 아이돌로 통하던 효범이었다.


사실 남자는 숙해와는 가까운 사이는 아니다. 학원을 왔다갔다하며 얼굴을 본정도. 하지만 그의 뛰어난 외모만큼 유명한 그였기에 한 번에 남자의 정체를 알아 볼 수 있었다. 상대가 나를 모를지언정 내가 상대를 모를 리 없는 유명인사. 하지만 남자는 놀랍게도 숙해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저...아시죠? 저 역시 그 쪽이 누군지 알아요. 신 호광 교수 조교 분. 맞으시죠? 이런 상황에서 보니깐 정말 반갑다. 진짜.”


남자의 눈. 그것은 진심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사람이 바글대던 학원. 그 학원의 한 가운데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내왔던 그 들. 순식간에 상황이 돌변해 이제는 사람인지 괴물인지 모를 존재들과 부대끼며 생존을 건 싸움을 해야 되는 현재의 상황.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라 믿었던 그곳에서 동료를 얻은 셈이다. 물론 불과 얼마 전까지 공무원시험 합격이라는 목표를 두고 경쟁하는 어제의 적이긴 했어도 말이다. 그런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 그 것이 남자의 눈에서 나오는 진심어린 눈빛의 이유였다.


“어디서 오신 거 에요? 다른 사람들은 요? 아직 생존자가 더 있긴 한가요?”


남자는 숙해 와의 뜻밖의 만남이 몹시도 반가웠는지 자꾸만 목소리의 톤이 높아진다. 그런 부분이 숙해의 경계심을 한 층 끌어 올리는 계기를 만든다. 물론 남자가 아닌 인간이 아닌 그것들에게.


“여기서 이러고 있기엔 위험해요. 우선 여기서 벗어나죠.”


숙해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주머니에 비상식량을 주섬주섬 챙기고는 매점 밖으로 나왔다. 남자역시 마땅한 대안이 없는지라 총칼을 쥔 숙해의 뒤를 바짝 따라 붙으며 그녀를 따랐다. 마치 어미의 뒤를 바짝 쫓아 생존하고 싶은 사바나 한 복판의 초식 동물 새끼 마냥.


“옥상이 안전해요. 우선은 그곳으로 가죠.”


그들은 그나마 건물에서 가장 안전한 옥상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 그녀가 문을 나가기 전 상황과 달라진 것이 있다. 첫째는 허기진 배가 포만감으로 가득 찼다는 것 이고, 둘째는 텅 비어 있던 주머니도 빵빵하게 채워졌다는 것이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이제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닌 둘이 라는 것.”


그 사실은 지극히 외롭고 두려웠던 청춘남녀에겐 축복이나 다름없었다. 서로에겐 계를 탔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사람 구경이 힘든 이 세상 속에서 숙해도 어디에 내 놓아도 빠지지 않는 외모의 소유자였고, 남자 역시 공무원이 아닌 아이돌을 했어도 될 만큼 뛰어난 외모를 소유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것은 분명 외모지상 주의 가 팽배한 세상에서 누구나 부러워 할 만할 성과를 얻은 셈이었다.


동료가 생겼다는 것. 분명히 행운이다. 서로 의지할 수 있고 도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숙해의 마음은 혼자 옥상에서 지냈던 3일의 시간보다 편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친하지 않은 사람과의 동거이기 때문에 그럴 수 도 있었다. 그러나 숙해가 느끼는 이 기분은 분명 단순한 어색함에서 오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음이 분명했다.


#2


직업은 형사. 직장 위치는 동작 경찰서. 하지만 완전히 통제 되며 폐쇄구역이 된 노량진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인한은 사실상 백수가 된 셈이었다. 그 뿐이 아니다. 경찰서 근처에 원룸을 잡고 딸과 부인과 살던 한 가정의 가장인 인한은 생활할 터전도 잃음과 동시에 자신의 가족과 생이별까지 당한 상태였다.


결국 그는 대방역 근처에 세워진 자신의 차량에서 반 노숙 생활을 하며 집이며 직장이 있는 노량진으로의 진입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나 동작 경찰서 소속 강 인한이라니까.”


노량진으로 가는 길목을 가로 막은 무장 군인들에게 신분을 밝히며 안으로의 접근을 시도한 지도 3일이 지난 현재.


“아니 좀! 왜 안 된다는 거야!!! 내가 지금 거기 안 들어가면 내가 마누라한테 이혼 당하고 그들은 굶어 죽을 판이라고!!! 이 새끼들이 진짜 누구 망하는 꼴 보겠다는 거야 뭐야!!!”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은 것이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띠리링~띠리링~


그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남은 배터리 수명 4%를 가리키고 있는 핸드폰. 그에게 발신자 확인은 사치였다.


“제가 지금 배터리가 없어서 그러는데 용건만 간단히 부탁 합니다.”


가족과의 통화가 안 되는 상황에서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온 사람. 얼마 전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목격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걸려온 것이었다.


“급하게 와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인한은 급히 전화를 끊었다. 남은 배터리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었기도 했지만 연락 받은 내용이 매우 심상치 않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차량에 빠르게 올라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3일 동안 밤낮없이 히터를 켜 툰 탓이었을까? 기름은 거의 바닥이 나 있었다.


“하긴...”


그는 차에서 지갑이며 필요한 물건 몇 가지를 챙긴 후 내렸다. 그리고 자신의 차량 뒤를 빼곡이 채우고 서 있는 자동차들을 바라 보며 혼잣말로 중얼 거렸다.


‘거기가 지하철 몇 호선이었지?’


인한은 우선 가까운 신길역으로 향했다. 자신이 현재 서있는 곳에서 위치상으로는 대방역이 가까웠지만 1일 전 대방역도 통제가 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신도림에서 환승하면 되는 거지?’


그는 지하철 플랫폼에 섰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통해 열차가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고 벤치에 앉았다. 앉아서는 핸드폰을 꺼내 배터리 수명을 확인한다. 마치 정형화된 습관처럼 움직이는 그의 모습은 로봇 같기도 하다.


2%, 남은 배터리 수명, 절전모드와 데이터를 꺼놨기에 망정이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미 꺼지고도 남았을 지극히 적은 양의 에너지였다.


‘노래 들으면서 가긴 글렀네...’


그는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배터리 없는 그의 폰에서 노래가 흘러나올 리 없었지만 그는 평소 습관이 몸에 뵌 탓에 이어폰을 귀에 꽂은 것이다.


그런데 그 때였다. 플랫폼에 있던 사람들이 한 쪽으로 몰려들며 승강장 안을 소란스럽게 만들었다.


“저 사람 뭐야! 어떡해!”


사람들은 스크린 도어 밖 철로를 바라보며 근심의 표정을 짓는다.


‘뭔 일이래?’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낀 인한은 사람들이 몰린 지하철 10-4 기차 끝 열로 다가갔다.


“어???”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던 장소. 그 곳엔 입에 피를 잔뜩 묻힌 채 기차선로 위를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양복차림의 남자가 있었다. 그는 전 역인 대방역 방향에서 걸어오고 있었고 사람들은 피가 잔뜩 묻은 범상치 않은 그의 모습에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던 것이다.


“저 사람 어쩌지... 지하철 들어 올 시간 다 됐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남자를 걱정했다.


털썩~


그 순간 남자는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 것도 철로 위에서 말 이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사오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한 발짝...”


게다가 지하철도 역을 향해 다가오고 있단다. 사람들은 그 현실에 동요하다 못해 크게 외치기 시작했다.


“정신 차려요! 일어나요!!!”


그들은 마치 월드컵 응원 구호를 외치듯 한 목소리가 되어 남자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남자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지 선로에 얼굴을 박고 쓰러진 채 있었다.


“비켜요!”


그 때 수동으로 스크린도어를 열어 철로로 몸을 던진 남자. 전역을 출발했다는 기차는 승강장을 향해 다가오고 있고, 남자는 그 것을 무시한 채 선로 위로 뛰어 들었다.


“빠아아아앙~~”


기차는 신길역 안으로 들어섰다. 사람들은 커다란 기차에 가려 보이지 않는 두 남자의 운명에 신경을 곤두세운 채 그 곳을 바라봤다.


“이봐요...정신 차려요...이봐!!!”


보통사람이었다면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형사 경력 올해 8년차인 베테랑 형사. 물론 베테랑이라고 하기엔 약간은 부족한 점도 있는 그가 해냈다. 그 긴박한 순간 기차선로위로 쓰러진 남자를 들어 옆으로 옮기는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괜찮아요? 이 아저씨 어쩌다 이렇게 피를...이봐요!!!”


그런데 남자의 상태가 이상하다. 입에서 피를 토해대며 같은 소리를 무한으로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시뻘건 토끼 눈이 되어 초점이 없는 눈동자는 자꾸만 이마 쪽으로 쏠려 뒤집어 지며 원상태로 복구 되지 않는다.


“어...으...노...량..노...량....진....”


“에? 노량? 노량진? 노량진이 뭐 어떻다는 거요?”


하지만 남자는 인한의 말에 대꾸하지 못하고 크게 몸을 요동치며 부르르 떨기 시작한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밖에서 정확한 상황 파악이 안 되는 사람들은 인한을 카메라로 찍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멀리서 사건의 정확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은 다 해결 됐다면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곧 이어 기차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하철 안으로 들어 왔고 그 소음이 거슬린 인한은 두 귀를 막는다.


기차의 엔진 소음 탓이었다. 그 큰 소음에 자신의 귀를 보호차 막은 인한이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과연 잘한 선택이었을까?


“크어어어....”


귀를 막는 바람에 남자가 내는 기분 나쁜 소음을 전혀 듣지 못했으니 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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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폭풍전야(4) +5 17.02.03 602 2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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