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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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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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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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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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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을까?(2-1)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1


상용 발인 일 당일 날 아침


동이 트기 전, 아직은 깜깜한 새벽 녘. 상용이 영원히 잠든 관을 태운 버스가 병원 입구를 통해 나아간다. 버스 안은 가족 대신 상주 역할을 한 제길이 영정사진을 든 채 맨 앞자리에 앉아 있고 대부분의 좌석들은 비어 있는 상태다.


그 버스 안을 조금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던 숙해의 눈동자는 어느새 촉촉이 젖어 들고 있다.


‘미안해...오빠... 부디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


버스가 사라지고 나서도 한참 병원입구를 바라보던 숙해는 오른 손으로 눈물을 닦아 내고는 방향을 틀어 병원건물 안으로 향했다. 그녀는 누군가의 병문안을 가나보다. 눈물을 닦은 손 건너편엔 음료 한 상자가 들려 있고 비교적 자유로운 두 발은 빠르게 엘리베이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7층이라고 했었지?’


“딩 동! 7층입니다.‘” 라는 기계음과 함께 문이 열리자 한발을 내딛는 숙해. 그 자리에 멈춰서 주변을 한 번 둘러본다.


‘됐다! 가자...’


이른 아침 시각이라 환자병동 복도엔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 사실에 안도한 그녀는 잠시 후 빠르게 발걸음을 옮겨 779호 1인실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꾸...욱...드르렁...쿠우...”


아직은 잠들어 있는 환자. 그녀는 침대로 사뿐히 걸어가 창문틀에 사온 음료를 내려놓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교수님...”


하지만 남자는 깊이 잠든 상태인지 반응이 없다. 그녀는 헛기침을 두 번 내 뱉고 목의 상태를 가다듬고는 조금 전 행동에 손동작을 더해 적극적으로 환자를 깨우기 시작했다.


“교수님. 저에요. 일어나세요.”


“으...음..응?”


남자는 잠에서 깼다. 환자의 정체는 얼마 전 조교에게 중요부위를 물어뜯긴 죽은 영어 심폐소생술자 신 호광 교수였다.


“히이익!”


그가 눈을 떠 그녀를 바라보자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서는 숙해다. 시뻘겋게 충혈 된 두 눈과 턱 바로 밑까지 차 오른 검붉은 핏줄. 평소 그가 대하던 깔끔한 인상의 교수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어...숙...숙해 왔냐...”


“네 교수님. 몸은 좀 어떠세요?”


“딱 보면... 몰라? 보란... 듯이 못 지내지...밑기둥은 잘렸고...인생의 재미... 90%는 잃...었지.”


남자는 말 한마디 이어가기도 숨이 차는지 자꾸만 말을 끊는다. 게다가 눈 밑에 짙게 드리운 다크서클과 붉은 눈의 조화가 불과 며칠 전까지 허영심이 과도해 얄밉기까지 했던 그의 모습을 동정의 눈길로 쳐다보게끔 바꿔 놓은 상태였다.


“교수님, 그나저나 부탁이 있으시다고...”


“어? 그...그래 별건 아니고... 숙해. 네가 꼭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


“에? 어떤...”


“너도 이미 알다시피...그 녀석과 관련된 일이지 뭐...”


교수는 몸을 반쯤 일으켰다. 그리고는 침대 시트 밑에 손을 넣고는 무언가를 찾았다. 잠시 후 그의 손에 딸려 나온 건 작은 열쇠 하나였다.


“내 책상 오른 쪽 맨 아래 서랍을 열어서 그것들을 파쇄 해줘...”


열쇠를 건네는 남자의 눈. 시뻘건 실핏줄이 흰자위를 가득 채워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같이 성난 눈에 눈물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진짜 서둘러줘...그리고 행여나 녀석을 보게 되면...그래도 사랑...됐다 얼른 가봐.”


#2


“이번에 하차하실 역은 노량진, 노량진역입니다.”


호광에게 열쇠를 건네받은 숙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출근길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앞은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하러 가려는 이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 앞에선 그녀.


“쿨럭 쿨럭...”


순간 그녀의 옆에 선 여인이 마스크 위로 강한 재채기를 내 뱉었고 하얀색 마스크가 동시에 빨갛게 물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숙해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자신의 코와 입을 감쌌다. 혹시 감염 될지도 모른다 생각한 몸이 반응한 것이었다.


‘이번 독감은 정말 독한가 보네... 이럴 줄 알았음 병원 간 김에 예방주사라도 맞고 나오는 건데...’


평소 다른 사람들에게 일체 시선을 주지 않고 자기에게 집중하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그녀였지만 유난히 오늘따라 마스크를 낀 사람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침에 눈이 돌아가는 그녀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독감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신 호광 교수의 눈처럼 새빨갛게 충혈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유비스 경찰 학원. 벌써 그녀가 이곳과 인연을 맺은 지도 2년이 다 되어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학원 생활의 연속. 고등학교 동창 제길과 학원에서 극적으로 상봉했고 그를 통해 알게 된 인연, 아니 악연으로 끝이 난 상용과는 연인으로 사랑까지 나눴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불과 며칠 전까지 노량진 최고 스타 영어 강사로 군림하다 변태 동성애자로 전락한 신호광의 조교로써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교수실로 향하고 있다.


삑-삑-삑-삑-


관계자 외에는 철저하게 출입을 금하고 있는 미지의 공간. 8269비밀 번호를 누르자 그 금단의 구역이 그녀의 두 눈에 펼쳐졌다. 안으로 들어서기 전 밖을 한 번 살피는 것을 잊지 않는 숙해, 그녀는 무슨 일이든 매우 꼼꼼하게 하는 철두철미한 성격임이 분명했다.


사고 직후 경찰들이 문 한 복판에 통제구역 표시를 부쳐놓은 탓이기도 했지만, 호광이 자신에게 부탁한 일은 더더욱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한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거두절미하고 그녀는 평소 수업에서도 토시 하나 놓치지 않고 필기하고 조교로써의 임무도 완벽하게 처리해 왔기에 교수도 그녀를 믿고 이 일을 맡긴 것이었다.


주머니에 넣어 둔 열쇠를 꺼내 자물쇠를 땄다. 동시에 서랍을 열자 눈에 들어오는 봉투 하나. 그것은 속을 가득 채워 퉁퉁하게 부어오른 누런색 등기봉투였다.


‘이거구나.’


보는 순간 느낌이 온 그녀는 서둘러 봉투를 꺼내 개봉했다. 동시에 교수실 개인 공간에 자리 잡은 인쇄물 파쇄기 앞으로 달려가 그것들을 밖으로 꺼냈다. 봉투 안에서 나온 내용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절로 미간이 찌푸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남자 조교와의 데이트 장면, 밀애의 순간을 담은 사진과 주고받은 편지들. 이성애자인 그녀에게 있어 동성들 간의 애정표현 증거들을 바라 보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평소 사회적 약자들 편에 서서 그들을 옹호했던 그녀도 동성애만큼은 쉽사리 인정이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것만 빨리 파쇄하고 남은 서류만 처리하면 되겠다...’


교수와 조교의 입맞춤 순간을 담은 사진을 들여다 보다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봐 시간을 체크하던 그 때.


“꺄악!!!”


교수실 밖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소리가 그녀의 고막을 폭행했다.


“깜짝이야! 뭐야 무슨 일이지?”


궁금증이 일었다. 하지만 아직 자료 파쇄가 끝나지 않았기에 잠시 호기심을 거두기로 한다. 교수가 준 임무를 철저하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서 남아있던 3장의 편지지와 키스사진, 기타자료들을 파쇄기 안으로 밀어 넣었다.


쿵~


그 순간 그녀가 있는 교수실 문 앞으로 커다란 충격이 전해졌고 밖에서는 조금 전 여자의 비명소리에 수많은 사람들의 절규가 더해져 지옥의 광시곡이 연주되고 있었다.


“크아악!!!”


“우아아악!!!”


그들이 내뱉는 소리는 뚜렷한 가사가 담겨 있진 않았지만 괴성 소리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뚜렷했다.


“살려줘!!!”


그들은 간절하다. 애타게 원하고 있다. 어벤져스 영화에 등장하는 강한 히어로들의 존재를.


그녀는 절규가 들려오는 문 밖의 상황을 살피기 위해 블라인드가 쳐있던 커튼을 살짝 들어 눈을 가져다 댔다.


“히이익!!!”


눈동자를 창에 대기 무섭게 뒤로 물러서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짓는 게 못 볼 것을 본 모양이다.


‘뭐야? 대체 이게 무슨...’


블라인드 사이로 그녀가 본 학원의 풍경, 남녀 구분 없이 얽히고설킨 모습은 마치 꼬아진 실타래같다. 그 실처럼 얼킨 사람들은 쉽게 풀어헤쳐 질 것 같지 않다. 바짝 밀착된 사람들 사이엔 진득진득한 액체가 새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액체의 정체는 시뻘건 피. 그들이 서로를 물어뜯고 할퀴고 잡아당기는 행위로 발생한 상처들. 하지만 상처에 상관없이 미친 듯이 얽히고 설킨 그들의 행동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은 절대 아니었다.


교수실 밖은 한 마디로 피의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사방은 그들의 몸에서 솟구치는 피로 물들고 있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환희의 함성이 아닌 절규의 괴성을 내 지른다.


천만다행이다. 통제구역이라 붙은 방안에 홀로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들은 비록 정상은 아니지만 문에 붙은 표지판의 뜻을 아는지 방으로 접근해 오진 않는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 방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 이곳도 절대 안전하다는 보증수표가 붙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대로 안주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이 선 그녀는 제 스스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번째 행동을 게시 했다.


우선 창문 밑으로 몸을 바짝 숙여 은폐한다. 그와 동시에 핸드폰을 들어 지금 이 순간 로또 당첨번호보다 소중한 112 번호를 눌러 경찰서에 SOS를 쳤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통화가 되지 않는다. 부재중? 이런 위급한 상황에? 나라의 녹봉을 먹고사는 이들이 위기에 빠진 시민들을 두고 자리를 비웠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 위급한 상황에서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해야 할 그들이 제 할 일을 안 하고 있다는 게 불만인 그녀였다.


‘이런 빌어먹을...멍청한 ’


그녀는 다시 112 버튼을 눌러 몇 차례 통화를 시도하지만 여전히 같은 이유를 대며 전화에 응답하지 않는 경찰들이었다. 그 순간 한 가지 확신이 든다.


‘모두가 위험에 빠졌구나! 모두가 경찰들의 도움을 원하는 거야...’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다. 아무리 기다려도 경찰로 부터의 도움의 차례는 안 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집착하던 112를 번호를 버리고 자판 위에 다른 숫자들을 조합하기 시작한다.


‘제길이 너라도 좀 받아라.’


하지만 그녀가 지푸라기 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연결한 번호는


“지금 거신 번호는 상대방의 요청으로 인하여.” 라는 친절한 여인의 설명이 덧붙은 메시지만을 전달할 뿐 남자는 연결해 주지 않는다.


이렇게 된 이상 남은 방법은 하나다. 남에게 의존하거나 기대는 것이 아닌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이 위기를 벗어나는 것이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통제구역표시가 붙은 문으로 다가섰다. 스스로 무언가를 한 다는 것.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방에 갇힌 그녀에게 있어 그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온 그녀의 성장환경. 식당 일을 나가시던 어머니를 대신해 밥이며 설거지며 빨래며, 스스로 하지 않은 일이 없었다. 심지어 학창시절 식비며 교통비도 본인의 힘으로 해결했던 그녀 아니던가? 그 시절 늘 자신의 콤플렉스이자 아킬레스였던 불우한 환경.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키워 온 자립심이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데서 큰 힘을 보태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과거 그녀가 독립심을 키우며 살아왔던 열악한 환경과는 차원이 다르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왠지 자신이 있다. 그리고 확신한다.


“나는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33년 산전수전 겪으며 살아 온 경험에서 나오는 강한 자신감이었다. 세상에 안 되는 것은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이루어졌고 지금껏 잘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안 되는 것들도 있었다. 자신의 똑똑한 머리로 반드시 일 년 만에 합격할 것이라 믿었던 경찰 공무원 시험에서 패배를 맛봤다. 늘 본인이 주도권을 가지고 리드해 왔던 남녀 연인관계에서도 마지막 상대였던 상용만큼은 주도권을 얻지 못하고 뜻대로 되지 않았다. 되려 끌려 다니며 괴로워했다...


최근 자신의 인생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실패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던가? 최근 겪은 실패는 분명히 자신을 성장시켜 줄 밑거름이 될 것이며 나아가 실패를 맛 본 분야에서도 반드시 성공을 가져다 줄거라 믿는 초 긍정 파워 걸, 숙해. 이 아수라장의 상황을 대하는 숙해의 마음가짐이었다.


끼이익~


교수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녀는 현재의 상황을 무시하고 오로지 계단을 향해 뛰었다. 건물 밖으로 벗어나 근처 동작경찰서로 가는 것이 이 사태로부터 피신해 몸을 지키기엔 가장 안전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 이었다 . 하지만 그녀는 계단 앞으로 다가가던 자신의 몸에 자체적으로 핸드 브레이크를 잡아 당겨 행동을 멈춰야 했다.


“우적 우적...”


두 남자가 계단 난간에 걸쳐진 한 여인의 뱃살을 헤집고 있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뱃살을 집어 뜯고 손을 집어넣어 꺼낸 장기를 이빨로 씹어대고 있었다.


“꺄아악!”


기절초풍할 노릇이었다. 인간이 인간을 물어뜯고 있다. 인간의 생살을 물어뜯는 인류라니! 상식 밖의 장면에 심장박동은 사정없이 빨라진다. 반면 동동 구르던 발은 지면과 바짝 밀착된 채 얼어붙는다.


“아...으...말도 안 돼....이게...”


계단 앞에 멈춰 완전히 굳어진 숙해의 뒤로 누군가가 천천히 다가오며 거리를 좁혀 온다. 꽁꽁 얼어붙어 말을 듣지 않는 발을 대신해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 정체를 확인하면


“으...미정 언니?”


얼굴 하관이 물어 뜯겨 눈과 코만 남은 낯익은 여자가 동공에 맺힌다.


“아...으..아...수...수캐..야..사...살.려.”


숙해에게 구원의 손길을 바라며 다가오는 여자. 하지만 그 순간 빠르게 그녀의 옆을 덮쳐 온 한 남자로 인해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지는 여인이었다.


“문기오빠?”


여자를 덮쳐 쓰러뜨린 남자. 그 역시 숙해 와는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다. 세 사람은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며 형사법 스터디 모임을 갖는 동료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티격태격 대지도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두 사람. 둘의 관계는 쇼윈도 였나 보다. 지금은 저렇게 거침없이 대하고 있는 걸 보니. 남자는 바닥에 깔린 여자에게로 입을 가져가더니 그대로 봉긋 솟은 가슴 한쪽을 이빨로 물어뜯었다.


“꺄아악!!!”


꿈이다. 그것도 아주 지독한 악몽임이 분명하다.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착하게 살지 않아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경각심을 주기위해 머리가 무의식적으로 내게 내리는 경고다. 사전에 지옥을 경험케 해서 다시는 나쁜 짓하지 말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앞으로 착하게 살게요. 제발 이 꿈에서 깨게 해주세요...’


악몽에서 깨기 위해 발버둥 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꿈이 아니다. 이미 깨어있어 눈에 보이는 모습들이 현실이라 말이다.


“아아악!”


그 순간 누군가 강하게 그녀의 팔을 움켜잡았다. 아프다. 너무 아프다. 꿈이라면 이렇게 아플 리가 없는데...고로 이것은 분명한 리얼 현실이다.


“캬아아!”


숙해의 팔을 꽉 쥔 남자. 조금 전 난간에 걸쳐진 여인의 내장을 파먹던 남자 중 하나였다.


“이거 놔!!! 놓으라고!!!”


압도적인 힘이었다. 본래 선천적으로 여자는 남자보다 힘이 약한 존재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이건 단순히 남녀의 차이로 오는 힘의 오차범위를 훨씬 벗어난 것이다.


“크아아아!!!”


그대로 숙해의 팔을 향해 달려드는 피투성이의 남자 이빨.


퍼억~


그 순간 그녀의 팔을 움켜진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바닥으로 나가자빠졌다.


“괜찮아요?”


조금 전 숙해의 팔을 압박하며 옆에 섰던 정신 나간 남자를 대신해 서 있는 남자. 소화기를 들어 남자에게 공격을 가한 그는 경찰수업 다른 팀 교수의 조교였다. 그의 등장. 한 마디로 남자는 숙해 에겐 구세주였다.


“고...고마워요.”


“서둘러 이곳을 빠져 나가...”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구세주로써는 부족한 사람이었다. 고마움의 인사를 마저 전하기도 전 뒤에서 뛰어오른 또 다른 미친 남자에게 밀려 계단 밑으로 구르는 남자. 갑작스런 상황에 균형을 잡지 못하고 계단 모서리에 머리부터 갖다 박은 그는 컥 소리 대신 머리에서 퍽 소리를 내며 숙해에게 답했다. 그리고 그것이 남자의 마지막 말이었다. 현장에서 즉사했기 때문이다.


“꺄아악!”


그녀는 이성을 잃었다. 오로지 본능만이 남은 그녀의 몸은 어딘가로 달리기 시작 했다.


계단. 그녀는 다시 계단으로 향했고 무작정 그곳을 달려 윗 층으로 올라간 그녀는 눈앞에 보이는 학원 자습실 문을 빠르게 열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 버렸다.


칸막이가 쳐져 있는 책상들. 그녀가 들어선 자습실에는 아직 몇 몇 학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다가 올 시험에 대비한 공부가 한참이었다.


“저기요!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빨리 도망쳐야 한다구요!!!”


숙해의 외침에 책상에 머리를 박고 앉아있던 그들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 본다. 그들은 마치 슬로우 모션을 취하듯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숙해를 향해 서고 하나같이 시뻘겋게 충혈 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맙소사...하느님 성부와 성자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80 페어런
    작성일
    17.03.03 04:20
    No. 1

    신호광교수 설명이 무슨...
    환자라면살아있는사람인데
    물어뜯긴 죽은 심페소생자라고하면 죽은거임 살은거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만월의늑대
    작성일
    17.03.22 01:49
    No. 2

    하,,그다음 보지않아도 숙희는 암인걸 알수있습니다 벌써 한명이 죽었는데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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