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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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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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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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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허우진 (1)

DUMMY


화르륵!


불길이 솟구친다.


콰르릉!


번개가 쏘아져 대지를 달린다.


그것은 그들이 바랐으나 바라지 않던 멸망이었다.

세상의 멸망이 아닌, 자신들의 멸망만이 존재했으니 말이다.


멸망교에 남은 마지막 지부, 파주.

김윤이 그곳에 당도했다.


그는 그곳에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화염을 흩뿌렸다.

그것은 거대한 바퀴의 형태로 지부 근처를 크게 맴돌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과!


지나가는 길에 있는 모든 것을 깨부수고 불태우는 바퀴.

그것이 지나간 곳에서는 화염의 벽이 높이 솟구쳤다.

우선 놈들이 도망칠 수 없게 길을 막은 것이었다.


이어 그는 불의 감옥 내에 있는 건물 중 가장 높은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근방에 있던 피뢰침을 모조리 마력을 이용해 소멸시켰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그것은 준비에 불과할 뿐.


그는 마력을 끌어올린 후, 하늘을 향해 압축된 마력을 쏘아냈다.

그것은 흐름을 담은 마력.

하늘로 솟구치는 마력이 일대의 마력을 집어삼키며 내부에 담긴 스킬을 발동하기 시작했다.


적란운.

스킬의 이름과 같은 그것이 마력을 통해 이곳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지상에 존재하는 방대한 마력이 뭉치고 뭉쳐 완전한 구름으로 거듭났다.


‘마력은 뭐든지 가능하다.’


카룬이 그에게 했던 말.

마력은 세상을 이루는 요소.

그렇기에 양만 충분하다면, 그것을 다룰 수만 있다면, 그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렇기에 지금과 같은 짓이 가능한 것이었다.


중앙에서 소용돌이치며 마력을 흡수하는 흐름이 적란운을 더욱 쏟아냈다.


“좋아.”


김윤은 고개를 올려 하늘을 가득 채운 구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향해 손을 뻗으며 지상을 바라보았다.


주변은 가득 채운 불길, 그리고 그가 도착하면서 쏟아낸 번개로 인해 혼비백산한 멸망교의 이들.

그의 두 눈동자에 그들의 모습이 담겼다.


동시에 다른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푸른 선이 하늘에 있는 적란운, 그리고 김윤과 이어졌다.


길.

그것은 김윤이 새긴 길이었다.


파지직!


하늘을 향해 뻗은 김윤의 손 위로 푸른 번개가 일어났다.

그것은 모습을 드러내기 무섭게 여러 갈래로 쏘아졌다.


김윤이 만들어낸 길을 타고 뻗어가는 뇌전.


콰르릉!


그것은 포효와도 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지상에 있는 모든 것을 타격했다.


“크아아악!”

“흐어어억!”


뇌전에 얻어맞은 멸망교의 이들이 비명을 터트리며 감전됐다.

하지만 김윤의 공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것은 좌표에 불과했다.


하늘에 가득한 번개를 불러올 좌표.

길을 따라가는 번개가 도착할 목적지.


갈라진 뇌전 중 하나가 하늘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가득한 번개와 맞닿자.


콰르르릉!


김윤이 새긴 길을 타고 처음 쏘았던 것보다 더욱 강렬한 뇌전이 쏟아졌다.

그것은 첫 공격과 달리 비명조차 내지를 수 없었다.

그것을 맞은 이상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벼락이 떨어지며 전신이 새카맣게 타올랐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대부분이 그렇게 죽었다.


만약 벼락을 피해 건물에 들어섰다고 한들.


화르륵!


그곳에서는 연결된 길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불꽃이라는 또다른 죽음이 기다릴 뿐.

멸망을 바라던 이들이 살아갈 곳은 존재하지 않았다.


김윤은 그곳에 있던 이들을 한 명도 남김없이 죽였다.


자신의 형제를 죽인 대가였다.

그리고 자신이 막으려던 멸망을 일으키려던 대가였다.

그런 것이었다.


김윤은 불타오르는 일대를 두 눈에 담았다.

딱히 기분이 상쾌하거나 하진 않았다.


복수는 이미 끝마쳤다.

자신의 형제를 죽인 이를 죽였으니 그것이 복수지 않겠는가.

지금 이것은 멸망을 막겠다는 이유 아래에 합리화한 학살에 불과했다.


‘아니, 멸망을 막기 위한 일이야. 놈들은 멸망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잖아.’


그래, 이것은 합리화가 아니다.

학살 또한 아니다.

멸망을 막기 위한 일.

세계를 지키기 위한 일이다.


“남은 건 도시 내에 있는 놈들인가.”


그렇기에 멈출 수는 없었다.

이미 시작했으니까.

그리고 멸망을 막기로 했으니까.


김윤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자신이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



솟구치던 섬광이 차츰 가라앉기 시작했다.

각성이 끝나고 안정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기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백민호가 이기한을 불렀다.

그러자 곧바로 공간을 찢으며 모습을 드러내는 그.

정확히는 조종하고 있는 이지우를 이용한 것이었다.


“조종은 추가로 더 가능한가?”

“제 마력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길을 만드는 자라서 그런지 한 명도 버겁습니다.”


그가 자신의 덜덜 떨리는 손을 바라보며 답했다.

이지우를 억제하고 있는 내내 떨리는 그의 손.

그것은 그녀가 그의 조종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그렇군.”


백민호가 그의 떨리는 손을 바라보다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떨림이 멈췄다.


백민호의 힘을 통해 이지우가 풀려나는 미래, 그리고 이기한이 억제하지 못하는 미래를 비튼 것이었다.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군.”

“아무래도 길을 만드는 자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저를 매개체로 비틀고 있다지만······.”

“네가 없다면 비트는 것 또한 어렵겠지. 길을 만드는 자니까.”


그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길을 만드는 자들 중 가장 쓸모 없는 능력.

그것은 자신의 것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래를 보고 비튼다한들, 그것은 일반인과 자신의 미래에 한정.

길을 만드는 자의 미래는 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바꾸는 것은 가능한가.’


그래야할 것이다.

그래야만 길을 비트는 자가 멸망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는 다시금 시선을 주은서에게 옮겼다.


“조종이 어렵다라. 그럼 이건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고민하던 백민호가 입을 열었다.


“우선은 기절시켜 데려간다. 애들을 불러와라. 복귀한다.”

“알겠습니다.”


그는 명령을 내린 후 곧장 자세를 취했다.

오른손을 당겨쥐고 그곳에 마력을 응축했다.


‘섬광이 걷히면 바로 기절시킨다.’


각성한 힘을 제대로 다루기 전에 기절시킨 후, 데려간다.

현재로서는 이것이 최선이다.


그냥 두었다가는 결국 세계의 뜻에 따라 자신과 어긋날 테니 말이다.


그가 눈동자를 굴려 발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힐끔 바라보았다.

백화의 이들이 복귀하는 것과 동시에 길잡이, 그리고 정부의 리터너가 그들을 추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그것은 바로 선두에 있는 허우진이었다.


A랭크의 마력을 지닌 리터너.

더군다나 길을 만드는 자의 영향을 받아 가끔씩 미래가 어긋나는 존재.

지금 상황에서 그와 싸움을 이어나가는 것은 좋지 못했다.


‘길을 지우는 자를 데려가는 것을 방해, 그러다 지우는 자가 깨어나 합류한다면 그야말로 난장판이 될 테지.’


“이기한, 고혜린을 불러라.”


하지만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알겠습니다.”


이기한은 곧장 이지우를 시켜 공간을 찢었다.

그리고 그곳에 들어섰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다시금 열린 공간.

그곳을 통해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멸망 이후 흔치 않은 새카만 눈동자와 새카만 머리칼.

차분한 인상의 그녀가 새하얀 코트를 펄럭이며 갈라진 공간을 빠져나왔다.

백화의 고혜린이었다.


“지금이 그 기회다.”


그 한마디의 그녀의 표정이 변했다.

그녀의 시선이 저 멀리서 다가오는 허우진에게 꽂혔다.


“저곳에 있는 부하들을 이용해서 막아라. 끝나면 이기한을 부르고.”

“알겠습니다.”


검을 움켜쥔 그녀의 손아귀에 힘이 실렸다.


고혜린은 곧장 바닥을 박차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대로 달려오는 리터너들을 향해 쏘아졌다.


“백화는 모두 등을 돌려 적과 맞선다!”


그녀가 점차 내려앉으며 소리쳤다.

외침이 끝나자 그녀는 마력을 이용해 허공을 박차며 지상으로 빠르게 쏘아졌다.


콰아앙!


달려오는 리터너들의 앞에 쏘아지며 흙먼지를 높게 피어내는 그녀.

그녀가 검을 휘둘러 흙먼지를 걷어내며 선두에 있는 자를 바라보았다.


“허우진.”


그녀의 검이 허우진을 향해 겨누어졌다.


“비켜라.”


허우진 역시 검을 겨누었다.

그 모습에 고혜린이 무표정한 얼굴로 혼잣말을 내뱉었다.


“달라진 게 없네.”


허우진은 저 멀리 있는 섬광을 흘끔 바라보다 시선을 고혜린에게 옮겼다.

동시에 그의 검을 타고 오라가 피어났다.


고혜린의 검 역시 마찬가지였다.

푸르게 타오르는 두 자루의 검이 서로를 향해 겨누어졌다.


“비키지 않으면 베겠다.”


허우진의 눈동자에 보라색 빛이 맺혔다.


“그날의 일은 끝을 맺어야 하지 않겠어?”


움켜쥔 그녀의 검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었다.


“당신이 죽든 내가 죽든.”


그녀의 검이 섬전과 같이 다가왔다.

허우진의 목을 노리는 검격.

명백한 살의가 담긴 검이었다.


허우진은 재빨리 고개를 뒤로 젖혀 검을 피해냈다.

이어 뒤로 거리를 벌리며 마력을 허공에 흩뿌렸다.


흩뿌리지는 것과 동시에 형상을 이루는 마력.

그것은 얇은 바늘처럼 변하며 수없이 늘어났다.

그리고 곧장 쏟아지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과!


모든 것을 꿰뚫을 기세로 쏟아지는 마력의 바늘.

하지만 고혜린을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곧장 허리춤에 손을 가져가 검을 한 자루 더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것에 마력을 불어넣어 오라를 일으킨 후, 두 팔을 교차하며 당겼다.


왼팔을 오른팔 안에 넣으며 오른팔을 접으며 어깨로 당긴다.

그 동작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활시위가 놓아지듯 오른팔을 세로로 휘둘렀다.


그러자 쏘아지는 맹렬한 기세의 마력.

오라가 초승달 형태로 변하며 쏘아졌다.


이어 오른팔에 감싸져 있던 왼팔 역시 크게 휘둘러졌다.

그것 역시 초승달 형태의 오라를 쏘아냈다.


교차되어 날아가는 두 개의 오라.

그러나 선두의 것은 느리고 뒤쫓아오는 것은 빨랐다.


이는 즉, 둘이 충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선두의 오라가 소나기와 충돌하는 순간이었다.

뒤쫓아오던 오라가 선두의 것과 충돌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푸른 섬광이 퍼져나가며 소나기를 모조리 소멸시켰다.


그사이 거리를 좁혀 검을 휘두르는 그녀.

검이 지나가는 곳마다 오라가 퍼져 나가며 모든 것이 갈라졌다.

그러나 그것을 가로막는 허우진만큼은 예외였다.


“배신자.”


그녀가 검을 휘두르며 말을 내뱉었다.


“도망자.”


그녀의 검이 계속해서 휘둘러졌다.

그럴 때마다 허우진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모두 고혜린이 내뱉는 것이었다.


“죽어. 죽어. 죽어!”


그녀의 검을 두른 오라가 비대해지며 수직으로 떨어졌다.


콰아앙!


허우진은 검을 방패 삼아 그것을 막아냈으나.


뿌드득!


그 거대한 마력이 선사하는 압박에 손목이 부러졌다.


“오라를 통해 마력을 마구잡이로 쏟아내다간 네가 죽을 거다.”


오라는 마력 소모가 심하다.

그런데 그것을 극대화한 공격.

마력이 남아날 리가 없었다.


허우진이 반대손으로 검을 옮겨잡았다.


“이제 와서 걱정하는 척이야? 웃기지 마.”


그녀가 다시금 오라를 극대화시키며 휘둘렀다.

마력이 고밀도로 압축되었기에 단순한 동작밖에 하지 못하는 공격.

그러나 그 위력은 가공할만한 것이었다.


검이 지나간 곳을 넘어, 그 검이 바라보는 방향이 모조리 갈라졌다.


“내가 죽어도 당신은 죽여. 내가 죽기 전에 너는 죽는다고.”


고혜린이 거칠어진 숨을 내뱉으며 다시금 검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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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던전 공략 (1) 24.02.06 6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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