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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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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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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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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하는 세계 (4)

DUMMY


새카만 검이 선보인 최후의 발악.

그리고 노호수가 펼쳔 폭풍의 장막의 충돌.

그것이 일으킨 거대한 폭발에 김윤은 그대로 휩쓸렸다.


그 충격파에 휩쓸려 자리를 지키지 못한 그.

작은 인간이 버티기에는 너무도 거대한 충격파였다.

때문에 그는 자신이 펼친 기억의 지대에서 벗어나 하늘을 날았다.


기억의 지대에서 강제로 벗어나자 공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마력을 공급하던 주체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그가 있기에 존재하고, 기억을 공간하는 땅.

이제는 존재할 의미가, 기억을 전달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히 사라지기 전 하나의 기억을 김윤에게 전달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기억의 지대에 함께 존재했던 이의 기억이었다.

정확히는 그와 그의 세계의 깃든 기억.


그가 몇 번의 세계를 걸쳐왔고, 몇 번을 실패를 목도했는가.

몇 명의 동족이 이지를 상실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는가.


그가 멸망을 막기 위해 도전했던 삶이, 실패했던 삶이 전해졌다.

그리고 그의 감정이, 생각이 전해졌다.


새카만 검, 아툰슬레어는 다짐했다.

이 지옥을 끝내겠다고.


그 어떠한 희생을 치르는 한이 있어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지는 한이 있어도.

모두가 자신을 원망해도.

그 결과가 추하고 기괴한 모습일지라도.


이 지옥만 끝낼 수있다면 뭐든 할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기생을 택했다.

추잡한 발버둥을 붙잡았다.


자신이 실패했던 것에 대한 여파를 끝내기 위하여.

자신의 동족이 지옥에서 허우적 거리는 것을 보지 않기 위해.



***



“빌어먹을.”


노호수는 지금 벌어진 끔찍한 광경을 두 눈에 담았다.


새로운 몸을 구한 새카만 검, 아툰슬레어

그 몸은 그들의 동료였던 신혜성이었으며, 그 몸을 차지한 검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탐색대원들을 무참히 도륙냈다.

물론 탐색대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캠프에서 아공간으로 이동하기 위해 합류한 비전투인원들.

그들은 저항다운 저항은 하지도 못한 채 숨을 거두었다.


“멈춰라!”


노호수가 폭풍을 전신에 휘감고, 빠르게 회전시키며 돌진했다.

닿기만해도 뭐든지 갈려나가는 폭풍의 갑옷.

그러나 저 검은 그조차 통하지 않았다.


카가가가가각!


노호수의 돌진을 그저 자신을 내미는 것만으로 막아내는 아툰슬레어.

그리고 그 끝자락에 검보랏빛 마력을 터트리는 것으로.


“커헉······!”


노호수의 복부에 구멍을 뚫어주었다.


“극한까지 단련된 육체.”


신혜성을 장악한 아툰슬레어가 자신을 크게 휘둘렀다.


카앙!


어느새 달려든 탐색대원 중 하나, 신민하가 자신의 두 검으로 그것을 튕겨냈다.


“양은 많지 않으나 그 모든 마력을 완벽하게 다룰 수 있는 장악력.”


아툰슬레어가 다시금 휘둘러졌다.

신민하 역시 자신의 검을 휘두르며 공격을 맞받아쳤다.


“하지만 정신력은 아쉬운 몸이구나.”


신혜성이 씨익 웃었다.

검이 웃은 것이었다.


새카만 얼룩이 그의 목을 타고 뺨까지 퍼졌다.


“대, 대장님이 왜······.”


그 광경을 바라보며 탐색대원들이 의문을 품었다.


“저··· 거, 검 때문이다!”


노호수가 피를 토하며 소리쳤다.

그리고는 바람으로 이루어진 화살의 소나기를 쏟아부었다.


“검을 부숴!”


이어 바람을 극한까지 압축한 후, 그곳에 탄환을 장전.

그대로 아툰슬레어를 향해 쏘아냈다.


폭풍을 휘감고 거칠게 회전하는 총탄이 눈으로 좇지 못할 속도로 쏘아졌다.


콰앙!


하지만 그 역시 검은 부수지 못했다.


“젠장······.”


‘다시 전부 회복한 건가?’


또다시 시간을 끄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일까.

하지만 그러기엔 방금의 싸움에서 너무 많은 마력을 소모했다.


‘사람은 늘었다만······.’


노호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널부러진 사람이었던 것들과 전의를 상실한 이들.


그중 전의를 상실한 이들은 대부분 캠프의 이들이었다.

그야 그들은 멸망 이후 쭉 함께 살아온 가족과도 같은 존재였으니 말이다.

아무리 조종당하고 있다고 한들 감히 검을 겨누기 어려웠다.


‘하필 리터너들만 잘 골라서 베어냈군.’


이어 그는 자신이 날아왔던 곳을 바라보았다.

김윤을 찾는 것이었으나 그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놈도 한계였지.’


“정말 최악의 상황이군.”


그는 마력으로 상처를 지혈하며 다시금 마력을 끌어올렸다.

전의를 불태웠다.


뭐가 되었든 놈은 지구 재건을 방해하는 존재.

수많은 리터너를 학살했던 존재.

그리고 자신마저 죽이려고 하는 존재.

즉, 적이다.


“거기 너, 쌍검. 시간을 끌어다오.”


신민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검에 마력을 쏟아부으며 신혜성을 향해 쇄도했다.


영원 길드의 신민하.

그녀의 특기는 신체 강화다.

그 때문에 가냘파 보이는 몸임에도 폭발적인 위력을 선보이는 것이 가능했다.

지금처럼 말이다.


보통의 강화라면 일격에 그칠 공격.

그러나 강화를 극한까지 단련한 그녀의 공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를 보였다.


신체강화와 가속의 극한.

평범한 베기었으나 폭발적인 속도와 힘이 보이는 그것은 하나의 스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십연격.

일격으로 밖에 소화하지 못할 강력한 공격이 열 번이 휘둘러졌다.


“이런 동작에도 멀쩡한가. 튼튼한 몸이로군.”


아툰슬레어는 쏟아지는 공격을 받으며 감탄을 자아냈다.


“그 몸을 뺏을 걸 그랬어.”


연속으로 쏟아지는 공격이 미처 다 막지 못하고 신혜성의 몸에서 피가 튀었다.

어깨와 허벅지, 그리고 옆구리가 갈라진 것이었다.


잠시 비틀거리며 틈이 생긴 신혜성.

그녀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춤을 추듯 이어지는 연격이 그의 목을 노렸다.


카앙!


“위험했다.”


그러나 검보랏빛으로 타오르는 마력의 검이 그것을 막아냈다.

신혜성의 주특기, 마력 형상화였다.


“특기마저 따라할 수 있는건가.”

“이 몸의 마력 패턴은 그대로니 말이야.”


다섯 개로 늘어난 마력의 검이 휘둘러졌다.

신민하는 뒤로 물러나며 공격을 맞받아쳤다.


그러나 그 방어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력의 검이 계속해서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신혜성의 고유 스킬, 형상 복사였다.


신혜성이 뛰어난 마력 장악력을 가지게 된 것.

그것은 선천적으로 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극한까지 단련된 신체와 흐름에 의존하던 그.

그러나 지금 그 부족한 마력이 충당되기 시작했다.


검이 쏟아붓는 압도적인 마력이 그의 단점을 메꾸는 것이었다.


평소 그가 다루던 것보다 몇 십배는 되는 검의 수가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

그리고 이내 폭우처럼 쏟아졌다.

그것은 닿는 모든 것을 찢어발기며 생명을 앗아갔다.


“흐아아악!”

“대장님······!”


곳곳에서 절망에 가득 찬 비명이 터져 나왔다.

탐색대원이 하나둘 절명했다.

그들이 지키지 못한 캠프의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빌어먹을······! 맞서 싸워라 병신들아! 이대로 전부 죽을 거냐!”


마력을 끌어모으던 노호수가 소리쳤다.


‘아직 다 모으진 못했지만.’


이대로면 정말로 모두가 죽는다.

노호수는 응축해두었던 마력을 사용했다.


그가 지닌 고유 스킬, 원소의 축복.

그것은 각 원소에 대해 절대적인 재능을 부여하는 스킬.

모든 마력이 그 원소로 변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다루는 데에 있어 압도적인 재능을 부여하는 스킬이었다.


그러나 모든 마력이 하나의 원소로 변해 다른 스킬을 다룰 수 없는 단점이 커보이는 스킬.

하지만 이러한 단점이 존재하듯 커다란 장점 또한 존재했다.


그것은 원소에 대한 장악력.

자신이 축복받은 원소라면 그것을 이루는 요소가 무엇이 되었든 다룰 수 있다.

그것이 자신의 마력으로 만든 원소든, 자연에 있는 원소든, 타인이 마력으로 만든 원소든.


그것은 모두 자신의 것이 된다.

마치 흐름처럼.


노호수가 받은 원소의 축복은 바람.

그리고 지금 이 지구에는 아공간과 달리 수많은 바람이 일어난다.


이 뜻은 즉, 그 모든 것은 그의 힘이 될 수 있다는 소리.

일대에 바람이 만들어낸 힘이 모조리 그에게 전달되었다.

그리고 그 바람은 하나의 변화를 일으켰다.


쿠구구구!


노호수의 전신에서 요동치는 폭풍.

그것이 그의 몸 내부와 바깥을 빠르게 순환했다.

원소의 축복이 낼 수 있는 최대의 힘을 위하여.

그가 다시는 무언가를 실패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그것을 위하여.


노호수의 전신이 푸르게 물들었다.

그리고 이내 폭풍으로 변했다.


원소의 축복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정점, 원소화였다.


“굉장하군.”


아툰슬레어가 감탄을 토해냈다.


“그저 약해빠진 세계라 생각했다만 늘 예외는 존재하는구나.”


그리고 만신창이가 된 신민하를 걷어찬 후, 자신에게 다가올 공격에 대비했다.

흩어져 있던 마력의 검 역시 그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그거로는 멸망을 막을 수 없다.”


그가 자신의 마력을 끌어올렸다.

신혜성에 몸에 퍼진 검은 얼룩이 더욱 커지며 전신에서 검보랏빛 마력이 용솟음쳤다.


“그 몸째로 사라져라.”


폭풍 그 자체가 된 노호수가 손을 뻗었다.

그러자 부드러운 바람이 주변에 있던 모두를 휘감아 자신의 배후로 보냈다.

동시에 자연재해 그 자체인 거대한 토네이도가 전방으로 쏘아졌다.


콰과과과과!


그것이 토해내는 굉음에 주변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그것이 내뿜는 폭풍에 주변의 모든 것이 휩쓸렸다.


화아악!


하지만 그러한 재해에 대항하는 존재가 있었다.

검보랏빛 검들이 하나로 뭉치며 크게 휘둘러졌다.


콰드드득!


토네이도와 충돌하는 마력의 검.

그 여파로 토네이도가 쏟아내던 폭풍보다 더욱 거센 충격파가 사방으로 쏟아졌다.


“지워낸다.”


신혜성이 코피를 주르륵 흘렸다.

그러자 그의 손에 담긴 검이 하나의 스킬을 일으켰다.


과거 그가 길을 만드는 자, 지우는 자일 때 큰 힘을 발휘하던 스킬.

그리고 이제는 실패한 스킬.


무(無)의 영역.


검이 허공에 내질러졌다.

그러자 그 방향을 타고 마력이 한줄기로 쏟아졌다.


그것은 자신의 앞에 있는 모든 것을 갈라냈다.

그것이 어떠한 힘을 지녔든 모두 갈라졌다.

마력인 이상말이다.


무의 영역, 그것은 자신이 만든 영역에 있는 모든 마력을 무로 되돌린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큰 영역으로 전개하지는 못하나 충분했다.

노호수를 최후로 이끌기에는 말이다.


“그 앞을 비켜라. 평범한 세계의 평범한 주민아.”


한 줄기의 빛이 통과한 곳에 있는 모든 마력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것은 바람으로 변한 노호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원소화가 풀리며 드러나는 그의 모습.


신혜성이 그 길을 따라 아툰슬레어를 내던졌다.

마력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길.

그렇기에 그에게는 피할 방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끝인가.’


그렇게 최후를 깨달는 순간이었다.


카앙!


검이 지워낸 공간을 뚫고 새겨지는 길.

그리고 그것을 통해 쏘아진 총탄이 검을 후려쳤다.


“길······!”


허공에서 회전하는 검이 그것의 정체를 깨달았다.

모든 마력 중 가장 우선시 되는 힘, 길을 만드는 힘.


김윤이 다시 합류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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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8 oeos
    작성일
    24.01.31 22:17
    No. 1

    갈수록 무력 인플레도 심해지고

    마력을 거의 고갈한 검이 신혜성 몸을 어찌 그리 순간적으로 차지하고 그리 쉽게 다루는지 이해가 안됨
    그전에 몸도 다 장악하지 못했었는데
    몸을 장악하는데도 제법 시간이 걸리는거 같은 설정이더니

    신혜성 몸으로 들어갔으면 회복 및 몸을 장악하기 위해서 도망을 갔어야 자연스러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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