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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이다

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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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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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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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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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멸망론자 (5)

DUMMY


쾅······!

콰아앙······!


멀리서 들려오는 굉음.

지구에서는 이제 익숙한 소리이기도 했다.

그것은 몬스터와 리터너가 싸우는 소리이거나, 몬스터와 몬스터가 싸우는 소리였으니 말이다.


김윤 역시 지구에서 시간을 꽤 보냈기에 그 소리가 익숙했다.

그렇기에 몬스터들이 영역 다툼을 하는구나 하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느덧 노을이 끝을 고하는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는 하늘.


그러나 그 아름다움도 그에게는 담기지 않았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그의 형이었으니 말이다.


‘다시 가야 하나?’


그렇다한들, 그가 정말로 멸망론자가 되어버린 것이라면?

그리고 그 힘을 아름을 향해, 멸망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는 자신의 형제를 죽여야 하는가.


그가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콰아앙-!!


지금까지 들려오던 굉음과는 차원이 다른 크기의 소리.

다른 굉음에 신경도 쓰지 않던 김윤이 그 방향을 바라보기엔 충분한 소리였다.


“저긴······?”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자욱하게 솟구치는 폭연.

그 위치는 다름 아닌 멸망론자의 본거지, 교회가 있는 곳이었다.


김윤은 황급히 몸을 일으키고 그곳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



“큭······!”


폭발을 직접 맞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터져 나온 충격파와 솟구치는 흙먼지.

그리고 앞서 뿌려둔 연무가 김재현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충격파가 그의 몸을 뒤흔들고 연무와 흙먼지가 시야와 호흡을 방해했다.

그리고 그사이.


“이쪽이야.”


송민영이 그를 향해 공격을 꽂아넣었다.

마력으로 강화된 주먹이 김재현의 복부에 정확히 틀어박혔다.

그리고 동시에.


쩌억!


김재현의 주먹이 송민영의 뺨에 처박혔다.

충격을 견디고 반격을 가한 것이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숨을 꾹 참고 쏟아내는 연격.

그의 주먹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며 송민영을 두드렸다.


“반격할 줄이야. 근접전을 해올 걸 알았나 봐?”


송민영이 뒤로 물러나며 입에 고인 피를 뱉어냈다.


“함께 보내준다며?”


송민영이 했던 말.

그것은 그와 그의 동생, 김윤을 한 번에 죽이겠다는 말.

그건 그가 오기 전까지 그를 죽이지는 않겠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파악이 가능한 다음 수.


“죽이지 않고 괴롭히려면 타격이 제일일 테니까.”

“잘 알고 있네. 함께 불신자 소탕에 나선 적이 있었나?”


송민영이 씨익 웃었다.


“차라리 동생도 포교해서 함께 멸망을 바라보는 거 어때? 도망자 하나만 있어도 바로 전쟁을 시작할 수 있거든.”


김재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도끼를 향해 돌진한 후, 그것을 챙겨 휘두를 뿐.


“하긴 가족을 잃었다고 여겨서, 이기적이게 다른 사람도 망해 버려라는 심보로 입교한 사람이었는데.”


송민영이 여유롭게, 가벼운 동작으로 공격을 피해냈다.


“그런 사람이 가족이 돌아왔는데 멸망을 바랄 리가.”


그런 그를 향해 쏟아지는 섬광의 세례.

그는 이전처럼 허공에 마력을 퍼뜨렸다.

마력의 파문이 허공에 일자 또다시 그를 통과하는 섬광.

그리고 그의 공격은 뻗는 즉시 김재현을 맞춰냈다.


“이 세상에 왜 멸망이 필요한지도 모르는 불신자였잖아?”


송민영이 바닥을 구르는 김재현을 마구 걷어찼다.


“우리 불신자의 동생은 언제 오려나? 응?”


그리고 김윤이 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이었다.


“그 발 치워.”


순식간에 그와의 거리를 좁힌 김윤.

그가 그대로 송민영의 목을 낚아채 허공에서 회전, 그리고 바닥에 처박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공격.

김윤이 손을 뒤로 당겼다.

그러자 그 위로 마력으로 이루어진 검이 만들어졌다.

그것은 흐름을 통해 순식간에 덩치를 부풀리며 바닥에 처박힌 송민영을 향해 떨어졌다.


콰앙!


“위험해라.”


하지만 닿지 않았다.

관통했으나 관통되지 않았다,

그는 검과는 전혀 다른 공간에 있다는 듯이 검을 통과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쪽이 도망자? 확실히 재현씨랑 닮았네.”


김윤은 다시금 송민영을 향해 공격을 행했다.

그의 주먹이 뻗어짐과 동시에 피어나는 번개의 꽃.

하지만 그것 역시 허공을 가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공간 관련 스킬인가?’


김윤은 뒤로 도약하며 김재현을 챙겼다.

그리고 다시금 뒤로 도약하며 거리를 벌리는 순간이었다.


콰앙!


그의 안면과 충돌하는 마력의 포탄.


“커헉······.”


김윤의 목이 뒤로 젖히며 바닥을 요란하게 굴렀다.


분명 거리가 있었다.

뒤로 물러나며 봤을 때 마력 포탄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안면과 충돌을 일으켰다.


“윤아······.”


김재현이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멸망교의 대주교야. 조심해, 공간을 삭제하고 있어.”

“공간 삭제······?”


공간과 관련된 능력, 그리고 그것을 지우는 능력.

김윤은 그것을 듣자마자 하나의 존재를 떠올렸다.

길을 만드는 자.

그리고 그 중에서도 아직 공백의 자리인 길을 지우는 자.


“설마?”


김윤은 곧장 기억의 지대를 펼쳤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가진 새기는 자의 힘을 사용했다.


그의 마력이 발광하며 길을 새겼다.

김윤은 그 길을 향해 번개를 쏘아냈다.


파지직!


그러자 그 즉시 마력을 퍼뜨려 파문을 일으키는 송민영.

이번에도 공간을 지워냄을 통해 공격을 피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크아아악!”


그런 그를 정확하게 타격하는 번개.


“어, 어떻게······?”


감전돼 몸을 부르르 떨던 송민영이 당황한 눈빛으로 김윤을 바라보았다.

반면 김윤은 안도했다.


‘길을 모른다. 놈은 각성하지 못했어.’


상대가 아직 각성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멸망교라 불리는 멸망론자를 이끄는 이라면 가장 가져서는 안 되는 힘.

그것은 바로 멸망을 막는, 길을 만드는 자의 힘.


길을 만드는 자는 멸망을 막기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만 한다.

그런데 멸망을 바라는 자가 그 힘을 가진다면, 그것은 세계의 끝이나 다름이 없었다.


“최초의 길을 만드는 자가 접촉해야만 각성한다고 했지.”


다행히도 김윤은 세 번째 각성자.

그렇기에 그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자를 깨워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다.’


공간의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는 위험하다.

우연히라도 백민호와 닿는다면 그는 힘을 각성할 것이고, 그것을 통해 멸망을 자아낼 테니 말이다.


‘죽여야 하나.’


김윤인 송민영과 그 너머에 있는 교회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가 이곳에 오면서 계속해서 고민했던 것.

멸망을 막기 위해 희생을 일으켜야 하는가.

그것이 아무리 멸망을 바라던 자들이라도 같은 인간이 아닌가.


김윤이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이미 죽였잖아.’


이미 그는 사람을 죽였다.

알고 있었다.


멸망 이후의 세계에서 그는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생존이라는 이름으로, 더 나은 도시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소중한 사람을 지킨다는 이유로.


‘그런데 왜 이제와서 망설이는 거냐.’


다른 세계의 멸망을 보았기 때문일까.

김윤이 그렇게 망설이고 있던 사이였다.


기회를 노려 공격을 행하는 송민영.

마력 포탄이 수십개가 되어 김윤을 향해 쏟아졌다.

그것도 그가 인지하는 것보다 빠르게 말이다.


콰과과과광!


쏘아내는 것과 동시에 김윤을 타격하는 포탄.

그러나 그것은 김윤에게 닿지 못했다.


그 앞엔 길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새겼을 때 함께 새겨진 길.

그것은 김윤의 주위로 쏟아지는 공격을 한쪽으로 밀어내는 길이었다.


“말도 안 돼.”


송민영, 그를 상대하던 적들이 느끼던 박탈감.

그는 지금 그것을 만끽하고 있었다.


자신의 공격은 통하고, 남의 공격은 통하지 않던 것은 자신만의 특례.

그런데 그것이 반대로 일어나다니.


“웃기지 마!”


그는 분노에 차 마력을 더욱 쏟아부었다.

포탄이 속성을 휘감아 쏘아졌다.

화염의 포탄과 번개의 포탄.

그리고 빙결의 포탄이 마구잡이로 쏘아졌다.


그것은 그와 김윤의 앞에 있던 공간을 지워내고 빠르게 접근했다.

하지만 목표인 김윤과 닿지 못했다.

그 앞에 새겨진 길을 따라 회전하며 방향을 틀었다.

공격이 닿지 않았다.

그리고.


콰지지직!


“꺼어억······.”


평소라면 맞지 않았을 것들이 그를 공격했다.

번개가 그를 불태우며 관통했고, 묵직한 주먹이 전신을 타격했다.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그.

그는 또다시 마력을 이용해 연무를 한 가득 뿌려냈다.


‘안 돼. 이대로는 안 돼!’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통해 주변의 공간을 마구잡이로 지워내는 그.

김윤의 접근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는 지금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황급히 교회로 도망쳤다.


지금껏 사용하며 무적이라고 여겨왔던 자신의 고유 스킬.

그것이 지금 뚫렸다.

그것도 아주 간단히 말이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커다란 통증들이 그를 파고들었고, 그에게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죽음에 대한 공포.


이대로 맞서 싸운다면 죽음이 확실했다.

상대는 그 유명한 도망자와 멸망교 내 최고 전력 중 하나.

능력이 간파되고 파훼된 상태에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내가 도망을 쳐? 아니, 이건 정비다. 그것, 그것만 가져온다면! 그것만 챙긴다면 가능성은 있다. 놈들도 모조리 죽이고, 아름을 무너뜨리며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다!’


“도망친다!”


김재현이 부상을 입은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마력을 모아 섬광을 한줄기 쏘아냈다.


치이이익!


“크윽!”


그대로 날아가 송민영의 왼팔을 불태우는 섬광.


김윤 역시 곧장 그를 뒤쫓았다.


“침입자다! 불신자가 침입했다!”


그러자 송민영이 그 즉시 소리치며 내부에 있던 병력을 불러냈다.


“빌어먹을.”


순식간에 몰려들어 그의 앞을 가로막는 적들.

그들이 김윤을 가로막는 사이 송민영은 중년 남성, 주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허억, 허억······.”

“대, 대 주교님 무슨······?”


중년 남성이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의 진짜 신분을 말했다.


“주교, 그 물건은 어디있죠?”

“그, 그것이······.”

“어디있죠?”


송민영의 얼굴에 살의가 드리웠다.


“지, 지하에 있습니다.”

“안내하세요. 지금 써야하니까.”


그들은 곧장 지하로 향했다.


“밖에 대체 누가 침입한 겁니까······?”

“아름의 도망자.”

“아, 아름의 도망자 말입니까? 그 불신자들이 벌써 우리의 위치를······!”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그것만 있다면 충분히 처리하고도 남으니까요. 연결된 팔찌는 전투 인원 모두가 착용하고 있겠죠?”

“네, 네. 상시 착용하고 있게 했습니다.”

“좋아요.”


그가 싱긋 웃었다.


“여기 있습니다.”


지하 1층.

그곳에 있는 여러 물품 중 빛나는 수정구를 집어드는 주교.

그는 그것을 대주교인 송민영에게 건넸다.


“마석 던전에서 얻은 노획물로 만들어낸 현 시대에서 가장 유용한 무구.”


그는 안쪽에서 푸른 불꽃이 요동치는 수정구를 받아들었다.

야구공만한 사이즈로 한 손에 폭 들어오는 수정구.


“이거라면 내 능력을 뚫은 그놈도 꼼짝하지 못하겠죠. 갑시다.”


송민영은 발을 바삐놀렸다.

지하를 순식간에 빠져나와 지상으로 향한 그.

그는 그 즉시 소란이 일어나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김윤과 멸망교의 전투 인원들이 뒤섞여 다투고 있는 그곳.

그는 그곳에 당도하는 것과 동시에 수정구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자, 다시 싸워봅시다. 아름의 도망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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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생명의 적룡 (2) 24.02.14 75 0 11쪽
115 생명의 적룡 (1) 24.02.13 101 2 11쪽
114 던전 공략 (3) 24.02.08 59 1 11쪽
113 던전 공략 (2) 24.02.07 51 1 12쪽
112 던전 공략 (1) 24.02.06 6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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