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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공간 지도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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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폴풀
작품등록일 :
2023.08.07 15:17
최근연재일 :
2024.08.07 20:00
연재수 :
1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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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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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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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생명의 적룡 (1)

DUMMY


한강을 건넌 김윤.

그는 그 이후로도 멈추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를 가로막는 악마를 닮은 몬스터를 쓰러뜨리며, 계속해서 서울을 가로질렀다.


피로가 차오른 몸은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

부족한 마력은 흐름으로 채운다.


바닥을 보이는 마력을 흐름을 통해 억지로 끌어모으는 그.

지구에 가득한 마력이 그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흐름을 통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몸을 엉망으로 들쑤시며, 그의 마력 패턴에 맞춰 변이되었다.


지구에서 흐름을 통해 마력을 사용하던 이들조차 보통은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체내에 일어나는 흐름에 이끌려 들어오는 마력은 체내에서 변화한다.

즉, 들어오는 당시에는 자연의 마력 그 자체가 들어오기에 마력이 지나다니는 관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다 마력 패턴을 변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운.

그것은 몬스터들이 환장하고 달려드는, 인간의 마력이 내뿜는 기운과 동일한 종류의 것이었다.


때문에.


“키아아아악!”


지금 그의 앞에는 수많은 몬스터가 길을 틀어막고 있었다.


‘이 주변은 저 몬스터들한테 완전히 점령된 건가.’


한강 남쪽, 캠프 근처에서 발견한 것과 같은 몬스터들이었다.


김윤이 지도를 불태워 투척용 창을 한 자루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에 소량의 마력, 흐름을 일으킬 마력을 담은 후 창을 내던졌다.


콰과과과!


주변의 마력을 휘감으며 나아가는 창.

그것은 자신을 가로막는 몬스터의 팔을 뜯어가고, 복부를 꿰뚫고, 날개를 찢어발겼다.


“후욱, 후욱······.”


김윤이 전방에 뚫린 길을 바라보며 거칠어진 숨을 내뱉었다.

마력은 억지로 회복했다고 하나, 몸에 새겨진 상처와 피로는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그저 버티고 있는 것 뿐이었다.


‘쉬고 싶다.’


그의 몸이 휴식을 바랐다.


‘아니, 지금 쉬면 일어날 수 없어. 시간이 없다.’


그러나 그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많이 움직여야만 했다.


탐색대원들의 죽음과 같은 끔찍한 일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그렇기에 그는 쉬지 않았다.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쳐낸 후, 그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리터너들인가.”


몬스터를 처리하며 이동하기를 반복, 그렇게 한참을 이동했을 때였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대화소리.


김윤은 은신을 통해 자신의 마력을 숨기며 근처 건물로 들어섰다.

그리고 주변을 살펴 그들의 위치를 찾았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

그가 숨은 건물과 조금 떨어진 건물에서 리터너 다섯 명이 몬스터를 처리하고 코어를 뽑아내고 있었다.


“소형 길드들이군.”


대형 길드들은 모두 아공간에서 던전을 공략하는 중.

그러나 전초 기지를 비워둘 수 없기에 소형 길드들의 대부분이 주변의 몬스터를 상대하는 중이었다.


굳이 숨을 필요는 없지만 마주할 필요도 없다.

김윤은 은신을 유지한 채 건물 창문을 통해 다른 건물로 이동했다.


‘마석 던전, 적룡의 둥지.’


김윤이 쉬지 않고 향하고 있는 목적지.

그곳은 리터너들의 전초 기지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근처 던전 중 유일하게 몬스터를 내뱉지 않는 곳.

그렇기에 재건 원정 당시 첫 번째로 공략 지정이 된 던전이었으며, 공략이 되지 않은 지금도 방치할 수 있는 던전이었다.


또한 그것은 최초의 마석으로 이루어진 던전 중 하나이며 미르가 다른 리터너의 침입을 방지하고 있던 던전.

하지만 이제 그들이 사라졌기에 정부 측에서 관리하고 있는 던전이었다.


“저곳인가.”


김윤은 정장 차림의 두 남자가 지키고 있는 거대한 마석을 바라보았다.

웬만한 마석 던전의 마석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크기였다.


그는 마석을 잠시 바라보다 입구 쪽으로 거리를 좁혔다.

이어 은신을 푸는 것과 동시에 기억의 지대를 전개.

그리고 그들에게 기절이라는 필연을 심어주었다.


“억······.”


짧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그들.

김윤은 둘을 받아낸 후, 근처에 기대어두었다.

그리고는 포탈을 향해 몸을 던졌다.


포탈이 품고 있던 섬광이 눈을 어지럽혔다.

시간이 지나 그것이 가라앉자 새로운 풍경이 그를 맞이했다.


원정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그로서는 처음 보는 풍경.

마석 던전, 적룡의 둥지.

그러나 이름과 달리 내부는 거대한 동굴이였다.


김윤은 마력을 통해 빛을 밝힌 후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동굴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몬스터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30분 동안 그 누구도 마주하지 못했다.

1시간을 더 나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마력을 통해 가속된 속도로 빠르게 이동, 동굴에 끝에 도착한 그.

통로와 같던 길의 끝에 거대한 공동이 드러났다.


김윤은 손 위에 올려두었던 빛을 저 멀리 쏘아보았다.

그러자 빛의 구체 동공을 가로지르다 폭발하며 내부를 밝혔다.


“적룡.”


그것은 그 중앙에 누워있던 거대한 생명체의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비늘을 전신에 두른 거대한 용.

생명의 적룡, 비타였다.


“그 마력······. 기다리고 있었다.”


텅 비어있는 동공에 홀로 있는 적룡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쿠드드득!


동시에 그의 거대한 날개가 움직였다.


감겨져 있던 눈에 감춰져 있던 황금빛 눈동자가 드러나고, 주변에 빛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황금빛 섬광의 구체와 붉은빛 섬광의 구체가 마구잡이로 하늘로 치솟았다.

그 중 붉은 것은 지상을 향해 광선을 쏟아부었다.


콰과과과!


붉은 섬광이 대지를 강타하자 일대가 푸르게 물들었다.

그것은 생명의 비였다.


붉은 섬광이 닿고, 그것이 쏟아부은 빛이 닿는 곳에서 식물들이 무수히 자라났다.

그리고 하늘에서 타오르는 황금빛 섬광의 구체는 마치 태양마냥 그들에게 빛을 선사했다.

그러자 그들의 생장이 급속도로 빨라졌다.


“이 세계의 길을 만드는 자여.”


주변을 가득 채운 빛으로 인해 비타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났다.


“흐음, 별다른 반응이 없구나.”


비타가 거대한 날개를 접고 김윤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이미 누군가를 만났나 보구나. 누가 너를 이리로 보냈지?”

“카룬입니다.”

“카룬··· 카룬이라······.”


비타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 23번째 세계의 도마뱀이로구나.”


그리고는 이내 카룬의 존재를 기억해냈다.


“그래, 그 아이라면 지금까지 버티겠구나. 그리고 나에게 보내겠지.”


그가 육중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거대한 머리를 김윤의 코 앞까지 들이댔다.


“이 몸으로는 대화하기가 불편하겠구나.”


비타가 다시금 머리를 회수했다.

그러자 그의 전신에서 섬광이 폭발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천천히 잦아드는 빛.

김윤은 그사이로 한 가지 변화를 발견했다.


거대한 덩치의 드래곤의 몸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의 전신이 빛으로 화하고 중앙으로 뭉쳤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의 형상을 띄기 시작했다.


새빨갛고 기다란 머리칼을 흩날리는 여성.

완전한 인간의 모습이었으나, 품고 있는 황금빛 눈동자가 그녀가 비타라는 것을 증명했다.

드래곤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것이었다.


“폴리모프라는 거지.”


그녀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주변에 가득한 풀잎들이 하나로 뭉치며 의자를 만들었다.


“앉지.”


그녀는 의자에 몸을 맡기며 김윤에게도 그러할 것을 권유했다.


“시간은 많으니 말이야.”

“······저는 없습니다.”

“그런가?”


비타가 싱긋 웃었다.

그리고는 그의 몸을 살폈다.


곳곳에 생긴 상처와 그 위에 얹어진 피딱지.

그리고 피로가 가득해 보이는 얼굴.


“확실히 그래보이는군. 하지만 그렇게 초조해서야 이뤄야 할 것도 이루지 못한다. 카룬 역시 그러했지.”


그녀가 다시금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그곳에서부터 무언가가 퍼져나가며 김윤의 몸에 깃들었다.


화아악!


그의 몸에 새겨진 상처에 스며드는 빛.

그것은 그의 몸을 순식간에 치유했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만이 아니라 내부도 엉망이구나.”

“······감사합니다.”

“그래, 그래서 너는 무슨 길을 부여받았지?”

“새기는 자입니다.”

“그렇구나. 나는 비트는 자였다.”


그녀가 자신의 손 위로 빛의 구체를 만들어냈다.

보통이라면 마력으로 만들었을 빛의 구체.

그러나 그것은 마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일전에 박건영이 다룬 것과 동일한 종류의 힘이었다.


“그렇기에 마력을 비틀고 나만의 길을 만들었지. 그게 내가 생명의 적룡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녀가 마력의 구체를 김윤에게 쏘아냈다.

그것은 천천히 날아가 그의 앞에서 멈췄다.


“마력과 생명의 융합, 그리고 변화. 그것으로 인해 나는 세계가 부여한 마력의 제한에서 벗어나 이렇게 의식을 유지하고 있지. 카룬이 너를 이곳에 보낸 이유 역시 그것일 거다. 나는 모든 것을 전해줄 수 있으니까.”


빛의 구체가 흩어지며 사라졌다.


“그래, 카룬은 원하는 바를 이루었나?”

“······네. 제 손으로 소멸시켰습니다.”


김윤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힘을 주어 주먹을 쥐었다.


“그렇군. 그 누구도 해주지 못하던 일이었다만. 이 세계엔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녀가 씁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도 희박해 정해진 결말이나 다름 없는 길이지만 말이야.”

“정해진 결말··· 말입니까?”

“그래. 이걸 어디서부터 이야기 해줘야 할까······.”


비타가 팔짱을 끼다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수많은 세계를 왜 멸망시키는가? 왜 길을 만드는 자가 있는가? 그리고 왜 실패한 우리는 이곳에 남아있는가?”


그녀가 말을 이었다.


“아니다. 우선은 세계의 존재부터 설명해야겠구나.”


김윤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신은 세계를 만들었다. 그것도 수없이 많은 세계를, 그리고 수없이 많은 생명체를 말이야. 그들은 서로 이어지지 않은 채 각자의 세계를 살아갔다. 개성을 품은 채 말이야. 하지만 그 세계가 너무도 많아졌다.”


그녀가 손 위에 빛의 구체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하나 였다가 갈라지며 두 개로 늘어났고, 다시 갈라지며 네 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그렇게 계속해서 분열해 셀 수 없는 숫자로 늘어났다.


“그리고 그 많아진 세계는 너무도 많은 마력을 끌어다 쓰기 시작했지.”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가 김윤을 바라보았다.


“아공간, 모든 세계의 시작점인 모든 생명의 시작점인 그곳의 마력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거다.”

“아공간이 시작점이라고요······?”

“그래, 그곳은 모든 세계와 이어지는 길이자, 그 세계를 유지해주는 공간이다.”

“아공간이······?”


지금껏 그 어떠한 수를 써도 알 수 없었던 아공간의 정체.

그것이 지금 비타의 입에서 쏟아지고 있었다.


“그래, 그렇기에 아공간은 멸망 전 하나의 세계와 완전히 이어지며 유예의 시간을 준다. 겉으로는 말이지.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공간은 본래 자신의 것이던 세계의 마력을 회수하고 있지. 그렇기에 정해진 결말이라는 거다.”


그녀의 눈동자에 슬픔이 드리웠다.


“멸망으로 향하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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