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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로고로 님의 서재입니다.

실패한 구원자의 후계 양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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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로고로
그림/삽화
광개토대왕
작품등록일 :
2023.05.17 19:19
최근연재일 :
2023.06.02 21:06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59
추천수 :
25
글자수 :
48,537

작성
23.06.01 18:36
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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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기사의 기억(4)

DUMMY

사내는 본인의 힘, 태양의 힘을 느꼈다. 그의 내부에서 느껴지는 것은 마치 거대한 별이라도 이 힘 앞에서는 속절없이 타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내의 눈이 황금빛으로 물들자, 그의 주변에는 열기가 넘실거렸다.


화륵! 화르륵!


태양의 힘을 담은 사내의 완전 해방은 그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주었다. 사내의 머릿색은 두 눈과 같은 황금빛으로 변해있었고, 그의 검은 태양의 불길로 둘러싸였다.


“하아!”


불같이 뜨거운 힘이 몸 안을 내달리며 엄청난 해방감을 주었다.


그 모습에 아스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좋군, 이제야 제대로 놀아볼 수 있게 군.”


아스트의 몸 주위에 강렬한 에너지가 불어났다. 놈은 거대한 낫을 높이 들어 올려 어깨에 걸쳤다.


둘의 신형이 미끄러지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내 시야에는 사내와 1위계 아스트가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사내는 일렁이는 불꽃을 폭발적으로 뿜어내며 아스트를 향해 돌진했다. 그의 황금빛 태양의 힘은 아스트와 가까워질수록 더욱 강렬하게 빛났다.


사내의 황금빛 검은 태양의 힘으로 빛나며, 아스트를 향해 크게 휘둘러졌다.


순간 충격파가 대기 중으로 퍼져나갔다.


사내의 검과 아스트의 낫 사이에서는 불꽃이 튀고, 그 충돌의 에너지는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뒤흔들었다. 땅은 진동하고, 공기는 떨려왔다.


순식간에 둘은 수십 합을 주고받았다. 아스트의 거대한 낫이 휘둘러질 때마다 자색 빛이 점점 진해지기 시작했고 어느새 낫에서 튀어나온 섬전들은 지면을 강타하며 주변 지형의 변화를 주었다. 사내의 주변 또한 처음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는데, 태양의 힘으로 불타는 황금빛 불길이 생겨났다.


아스트는 수십 합을 주고받는 동안 사내를 유심히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놈 제국 출신인가? 15년 전에 상대한 놈들과 움직임이 유사하군.”


그 말에 사내는 그저 말없이 일렁이는 불길 속 황금빛 눈동자를 더욱 빛내며 동료들 앞에 굳건히 서 있었다.


“흠, 뭐 상관없나.”


아스트는 이내 흥미를 잃었다는 표정과 함께 자신의 힘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자색 섬광이 일어나며 사방에 스파크가 튀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힘을 거대한 낫에 몰아넣으며 양손으로 들어 올렸다. 낫이 들어 올려지자, 아스트의 주위에 거센 에너지의 폭풍이 몰아쳤다.


아스트의 두 눈은 더욱 붉게 물들었으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에 사내는 급히 외쳤다.


"네빌, 자마트, 케이트!"


그의 목소리는 황금빛 힘의 파동과 함께 공기를 진동시켰다.


사내는 일렁이는 불꽃을 검에 밀어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위험해 보였다.


사내는 모두가 그나마 온전하게 힘을 사용할 수 있을 때 승부를 봐야 한다 생각했는지 동료들을 향해 손짓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의 행동에 네빌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창을 꽉 움켜잡으며 아스트를 향해 돌진했다. 이에 맞춰 케이트는 네빌의 창에 자신의 마지막 힘을 다 쏟아내었다. 그러자 그녀의 푸른 눈과 머릿색은 원래의 색을 찾아갔다.


‘케이트의 완전 해방이 풀렸어. 이제는 정말 마지막 전투구나.’


나는 직감적으로 이것이 이들의 마지막 일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네빌은 자신의 창에 케이트의 힘이 담긴 것을 확인하곤 그녀처럼 마지막 힘을 쏟아내었다. 그의 주위로 아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물방울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주먹만 한 물방울들은 네빌의 창끝에 모여들며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랐다. 케이트의 힘이 더해지며 그 파괴력이 배가 됐다.


그의 창은 파도처럼 물결치며, 아스트 주변에 방어막처럼 형성된 자색 빛 에너지를 향해 유려하게 창을 휘둘렀다. 그런 그의 모습은 뒤는 생각하지 않아 보였다. 그저 여기서 놈의 숨통을 끊고자 하는 의지만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콰직!”


사내와의 전투 때문일까? 아니면 케이트와 네빌 간의 합공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었다. 마침내 아스트의 방어막에 균열이 생겼다.


이 전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볼 수 있었다.


네빌의 창은 방어막을 뚫어내며 균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이에 그치지 않고 아스트의 왼쪽 어깨에 창날을 쑤셔 넣었다.


“됐어!”


아스트는 격통에 얉게 신음을 흘렸다.


"흐으···."


이 틈을 자미트는 놓치지 않았다. 그는 네빌이 만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자, 순식간에 능력을 전개했다.


“리버스 그래비티.”


지형이 파괴되며 생긴 파편들이 공중에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데 모여 합치기 시작했다. 합쳐진 파편들은 순식간에 아스트를 향해 날아들었다.


“크윽!”


자마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아스트의 뒤로 돌아가, 그의 검을 아스트의 위로 집어 던졌다. 공중 위로 뜬 검은 자미트의 능력에 의해 엄청난 속도로 강하했다.


부상을 입은 아스트는 전과 달리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채, 자마트의 공격에 팔 한 짝을 내주었다.


아스트는 자신의 몸에 난 상처들을 보며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내 입꼬리를 씨익 올리더니 갑작스레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런 놈의 모습은 매우 기괴했다.


“큭큭큭! 상처라···· 재밌군!”


그러더니 땅에 떨어진 팔을 주워 순식간에 자신의 거대한 입에 집어넣었다.


꾸득, 꾸드득, 꾸득


불쾌한 소리와 함께 놈의 입은 쉴새 없이 움직여갔다. 그리곤 볼 수 있었다.


놈의 몸이 시시각각 변해가는 것을 말이다. 잘려나간 팔의 단면에 새로운 팔이 돋아났으며 네빌의 창에 구멍난 왼쪽 어깨에도 살이 차올랐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놈의 새하얀 비늘같던 결정들이 죄다 떨어지며 놈의 속살이 드러났다.


우욱!


지면에 주저앉아 있던 케이트는 속살이 드러난 놈의 모습에 구역질을 참지 못했다. 네빌과 자미트라해서 다를게 없었다. 그만큼 기괴했으며 역했다. 각종 장기가 죄다 엉켜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어디 다시 놀아보자고.”


아스트의 주변에 느껴지는 이상한 기류에 사내 또한 급히 힘을 끌어올렸다. 놈은 사내를 향해

지면에 미끄러지듯 순식간에 움직였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사내를 향해 움직이던 놈이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버렸다.


“크악!”


사내는 두 눈을 부릅떴다.


“이런 비겁한!”


놈은 또 한 번 사내가 아닌 주변의 동료들을 향해 움직였다. 게다가 이번에는 확실히 하기 위해 원거리가 아닌 근거리 공격을 택했다. 놈의 압도적인 스피드는 사내가 따라가기에 힘들어 보였다.


사내는 네빌을 향해 이동했다. 네빌은 갑작스러운 놈의 공격을 창으로 힘겹게 튕겨내고 있었다. 하지만 한발 늦었다. 낫이 크게 휘둘러지며 창과 함께 네빌의 두 다리를 앗아갔다.


“네빌!”


놈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순식간에 타겟을 변경했다. 네빌이 아닌 자미트를 향해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자미트 또한 한손검을 이용해 놈의 공격을 가끔 쳐냈지만 얼마 안 가 그의 두 팔이 땅에 떨어졌다.


“안돼!···· 자미트.”


그런 놈의 낫이 쓰러져 있는 케이트를 향해 휘둘러질 때였다.


촤앙!


이번에는 다행히 늦지 않았다.


사내는 격렬히 분노하며 폭발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아스트 또한 그런 사내의 모습을 보며 마주 휘둘렀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 ···· ···· ···· ····”


시간이 거의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사내의 검과 아스트의 낫이 부딪히는 순간, 강렬한 빛과 함께 엄청난 파장이 터져 나왔다.


두 힘은 대치하며 서로를 압도하려 했다. 사내의 황금빛 태양의 에너지는 아스트의 힘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양측의 힘은 균형을 이루며 강렬한 빛을 폭발적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균형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내의 태양이 조금씩 조금씩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큭···! 크읍···!"


사내는 격하게 흔들리는 오른손을 붙잡으며 힘을 한데 모아 검을 내리그었다. 그 순간, 사내의 검과 아스트의 낫이 부딪히는 소리는 너무나도 강렬했으며, 그것은 마치 천둥이 내리쳤을 때처럼 귀가 먹먹했다.


마치 시공간 자체가 일그러지는 것 같았다. 공간이 구부러지며, 사내와 아스트 사이에서 끝없는 에너지가 방출되었다.


점차 그들 주위의 모든 것이 세상에서 격리되기 시작했다.


세상의 사물들이 입자 단위로 사라져가는 것 같았다.


아스트는 차가운 웃음을 던졌다.


“별의 기사라 결국 네놈들이 사용하는 힘 또한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거늘···. 인간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네놈의 발목을 잡고 있군."


놈의 말에 사내는 검을 더욱 꽉 쥐었다. 전투가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자신 또한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내는 고개를 저으며 그런 상념을 털어냈다. 그런 사내 몸 주변의 황금빛은 점점 더 밝아져 갔다.


아스트를 향해 온 힘을 다해 검을 휘두르는 사내의 눈에는 이기지 못하더라도, 방어선에서 목숨을 다해 싸우고 있을 연합군과 동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반짝였다.


사내는 고함을 쳤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이라면, 함께 가지, 아스트!"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사내의 전신에서 엄청난 양의 빛이 폭사하듯 뿜어져 나왔다. 그 순간, 황금빛 힘이 폭발하듯이 터져 나오며 다시 한번 균형을 맞추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내의 태양은 크기를 점점 불려가며 엄청난 열기를 토해냈다.


화륵! 화르르르르륵!


순간적으로, 그들 사이에서 빛과 소리, 그리고 에너지가 다시 한번 폭발했다. 그 충격파는 주변을 파괴하며, 마치 거대한 폭풍이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화르르르륵! 쾅! 콰콰캉!


엄청난 격통에 사내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몸은 그 충격파에 뒤집히며 넝마가 되어갔지만. 그는 계속해서 검을 미친 듯이 휘둘렀다. 그의 갑옷은 아스트의 공격에 반파되었으며, 계속된 힘의 사용에 마침내 한계에 다다랐다.


그렇게 다시 한번 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사내는 자신의 완전 해방이 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검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더 이상 금안의 금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검면에는 흑안의 흑발의 사내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사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대장!!!!”


먹먹해진 귓가로 동료들의 급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콰앙!!!!


세상이 새하얘지며 엄청난 폭발이 전장 속에서 터져나왔다.


‘························’


그 순간, 내 의식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내 의식이 이 공간에서 사라지며, 마치 다른 장소로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뜨자, 나는 어디로 옮겨진 것인지를 깨달았다.


그곳은 원래 내가 있던 공간이었다. 오래된 세월에 빛바래진 공간.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풍경과는 많이 달랐다. 그리고 반드시 있어야할 그놈이 보이지 않았다.


괴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존재는 했다. 매우 다른 형태로 말이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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