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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로고로 님의 서재입니다.

실패한 구원자의 후계 양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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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로고로
그림/삽화
광개토대왕
작품등록일 :
2023.05.17 19:19
최근연재일 :
2023.06.02 21:06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62
추천수 :
25
글자수 :
48,537

작성
23.05.31 22:05
조회
14
추천
2
글자
9쪽

기사의 기억(3)

DUMMY

케이트는 자신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거대한 낫을 보며 팔을 들어올렸다. 그녀는 다친 한 팔을 내버려 둔 채 한 손으로 낫을 가리켰다. 그러자 주변의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며 서리가 맺히기 시작했다.


"아이스 가든!"


공기가 더욱 차가워지면서 눈보라가 몰아쳤고, 날아오는 낫을 둘러싼 공기가 순식간에 결빙되며 아스트의 낫을 잠시나마 저지했다.


"········큭."


무리한 능력 사용에 통증을 느끼며 케이트는 무릎을 꿇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그녀의 두 눈과 머리는 파랗게 변해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저건 완전 해방 상태?’


사내의 기억 속에 있었다. 이는 별빛 기사 중, 극소수만 도달한 경지였다.


하지만 이도 잠시였다. 아무리 완전 해방 상태라도 그녀의 상태가 너무나 좋지 못했다. 낫은 맹렬히 회전하며 주변의 얼음들을 갈라버리며 그녀를 향해 날아갔다.


그렇게 낫이 속박에서 벗어나 케이트를 반으로 갈라버리기 직전, 그녀 근처에서 자미트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완전 해방을 사용했다.


자미트는 날아오는 낫을 가리키며 외쳤다.


“타깃 그레비티!”


쾅!


그러자 케이트를 향해 날아오던 낫이 지면에 박히며 굉음을 내었다.


그 모습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제 시작으로 보였다.


그걸 사내 또한 아는지 언제든지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아스트의 낫을 막아 세운 자미트는 중력을 주변 환경과 자신에게 사용하여 아스트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혀갔다.


“대장! 제가 엄호하겠습니다.”


그 말에 사내 또한 이글거리는 금빛 화염을 머금은 검을 놈에게 겨냥한 채 움직였다.


아스트는 그런 인간들의 모습을 보더니 거대한 입을 크게 벌린 채 웃었다.


“카하하하! 어디 한 번 기대해보지!”


이때 능력을 십분 활용한 자미트가 순식간에 아스트의 등 뒤로 이동했다. 그는 자신의 한손검에 중력을 실어 위에서 아래로 크게 휘둘렀지만, 그보다 빨리 놈이 몸을 비틀어 자미트의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사내의 황금빛 검이 그런 놈의 목을 향해 횡 방향으로 크게 휘둘러졌다.


휘이익! 쾅!


순식간이었다.


“크악!”


사내와 자미트가 동시에 저 멀리 튕겨 나갔다. 고개를 들어 놈을 봤을 때는 어느새 반대편 손에는 낫이 들려있었다.


놈은 사내와 자미트의 공격을 방어하는 동시에 물 흐르듯 공격을 한 것이었다. 사내는 튕겨 나가면서 보았다. 허리를 살짝 회전시킨 채, 발끝으로 자미트를 차서 날려버린 것을 말이다.


“이래서 열등한 종족이란.”


아스트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낫을 까닥거렸다.


이때 사내의 또 다른 동료 네빌이 어느새 완전 해방을 한 상태로 아스트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


“급류포!”


창이 마치 파도처럼 움직였다. 그러자 대기의 수많은 물방울이 떠오르며 그의 창끝에 모였다. 그리고는 이내 그의 창을 감싸며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촤아아악!


그 모습에 사내는 다시 검에 힘을 불어넣으며 아스트를 향해 크게 휘둘렀다.


촤앙!


아스트의 낫이 사내의 검과 다시 격돌하며 엄청난 열기를 뿜어냈다.


“네빌 지금이다!”


네빌은 사내의 말에 호응하듯 소용돌이치는 창을 놈의 아가리를 향해 내뻗었다.


파지직! 쾅!!


네빌은 창끝으로 느껴지는 엄청난 충격에 이를 꽉 물고 온 힘을 다해 버텼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네빌의 소용돌이치는 창이 무언가에 막힌 듯 놈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낫을 맞대고 있던 사내의 검도 어느 순간 점점 밀려나기 시작했다.


사내는 손아귀에 힘을 주며 손잡이에 더욱 힘을 주었지만, 점점 밀려날 뿐이었다.


그리고 보았다.


아스트 주변을 두르고 있는 자색 빛 섬전을 말이다.


자색 빛 섬전은 섬뜩하게 아스트 주변을 두르고 있었다.


사내는 알 수 있었다. 저건 고위 아스트만 사용할 수 있는 그들만의 특별한 능력이었다.


아스트마다 능력은 전부 제각각이었다. 마치 별빛 기사들의 힘과 같이 말이다.


“네빌 물러서라!”


사내는 놈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불길함에 소리쳤다.


네빌 또한 무언가를 느꼈는지 급하게 창을 회수하며 뒤로 크게 물러나려 했다.


촤악!


순간이었다. 사내의 검과 맞대어 있던 낫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는 자색 섬전을 두른 낫이 네빌의 옆구리를 횡으로 크게 베고 지나갔다.


“으악!”


네빌은 뭉텅이째 잘려나간 자신의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놈의 자색 섬전은 네빌의 상처를 끊임없이 공격하며 점점 내부로 침투해갔다.


“크헉······.”


“인간의 육체란 한없이 나약하군. 이만 끝내도록 하지.”


그리고는 아래에서 위로 자색 섬전을 가득 두른 낫을 휘두르려 할 때였다.


후우우웅, 쿵!


아스트가 있던 자리에 거대한 해머가 날아와 박히며 놈을 뒤로 물러나게 했다.


“멈춰라!”


세간에서 거인이라 불리는 란서스의 등장이었다.


란서스도 완전 해방을 하였는지 원래도 큰 덩치였지만, 더욱 덩치가 커지며 심지어 놈과 비슷한 수준에 달했다. 게다가 근육의 밀도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란서스는 아스트를 향해 분노하며 자신의 거대한 해머를 집어 들었다.


“괴물, 나는 좀 다를 거다.”


란서스의 근육이 터질 듯 크게 팽창하기 시작하며 전신에서 격렬한 증기가 피어올랐다.


그는 왼쪽 무릎을 구부리더니 근육의 탄력을 이용해 순식간에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는 몸을 활처럼 휘었다가 발생한 탄력을 이용해 거대한 해머를 위에서 아래로 있는 힘껏 내리찍었다.


콰앙!!!


엄청난 굉음이 주변을 휩쓸었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란서스의 거대한 해머와 아스트의 낫이 순식간에 부딪혔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엄청난 굉음을 내었다.


그 모습에 나는 전율했다.


마치 어릴 적 읽은 동화 속 주인공들 같았다. 이들의 전투는 인간의 틀을 벗어난 존재들 간의 싸움이었다.


‘굉장해···.’


란서스와 아스트의 전투를 멍하게 보고 있을 때였다.


“란서스!”


사내의 외침이 전장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사내의 외침은 격렬한 전투에 바로 묻히고 말았다. 란서스와 아스트 사이에서 분출한 격렬한 충격파가 먼 곳까지 파고들어, 전장은 이내 자욱한 먼지와 불길로 가득 찼다.


사내는 급하게 뒤로 물러나면서 주변을 살폈다. 그러나 공기 중에 흩어진 먼지와 불길 때문에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나는 란서스를 응원했다. 그의 거인과도 같은 체구와 강인한 힘, 그리고 그가 현재 보여주는 무위는 감탄스러웠다. 하지만 굉음과 함께 연기가 더욱 자욱해질수록 마음 한편이 불안해졌다.


무려 1위계 아스트였다. 사내의 기억 속 놈들은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존재였다. 그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힘인지는 직접 겪어본 사람들만 알 수 있었다.


그때였다.


쿵!


무언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먼지와 불길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리고 나와 사내는 보았다. 가장 원하지 않았던 장면을 말이다.


풀썩.


전장의 중심부에서 란서스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무릎을 꿇고 있었고, 해머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의 거대한 몸은 여러 군데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특히 가슴 부분은 깊게 파여 있는 것이 보였다.


나의 불안한 생각이 틀리지 않고 적중했다.


"란서스···?"


사내의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그의 최강의 동료가 이런 상태라니, 그것은 사내에게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사내는 앞으로 나아가 고개를 숙인 채 각혈하고 있는 란서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쿨럭, 대장 쉽지 않겠소. 저놈···우리가 아는 아스트와는 매우 다르오. 아무리 1위계라지만 저건···그저 괴물이오.”


란서스는 피를 한 움큼 토하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


1위계 아스트는 그 모습을 보며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흠, 이 모습으로 변한 건 오랜만이군.”


그리고는 사내를 보며 말을 계속했다.


“어떻게 보면, 이 끝없는 전쟁이 너희를 더 강인하게 만든 듯하군. 그러나 그게 무슨 소용이랴? 너희 인간들은 어떻게 노력하든, 결국 열등한 존재이거늘.”


사내는 고개를 숙인 채 옅은 숨을 몰아쉬는 란서스의 앞에 섰다.


그리고는 입술에 피가 나도록 깨물며 조용히 읊조렸다.


“···완전 해방.”


그 순간, 사내의 몸에서 압도적인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마치 아름다운 불꽃처럼 일렁이며, 엄청난 열기와 함께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내의 주변을 두른 황금빛 불꽃을 보는 순간 나 또한 그에게 동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힘은 매우 따뜻했으며 찬란했다.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한동안 건강상의 문제로 늦어졌습니다... 앞으로는 정해진 날짜에 계속 올라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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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림자 숲(4) 23.05.21 2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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