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거로고로 님의 서재입니다.

실패한 구원자의 후계 양성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거로고로
그림/삽화
광개토대왕
작품등록일 :
2023.05.17 19:19
최근연재일 :
2023.06.02 21:06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61
추천수 :
25
글자수 :
48,537

작성
23.05.26 18:05
조회
20
추천
2
글자
10쪽

기사의 기억(2)

DUMMY

네빌의 활약으로 첨탑 주변의 아스트들이 주춤하자 그 뒤를 이어 조금은 앳돼 보이는 얼굴이지만, 한손검을 손에 쥔 소년이 순식간에 뛰쳐나갔다. 그리고는 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아스트를 도륙해버렸다.


그 모습에 동료들 중 유일한 여성인 케이트라는 자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후훗 란서스, 저러다 자미트에게 다 뺏기겠어."


갈색 단발에 치켜 오른 눈매의 얼굴을 가진 그녀는 다른 이들과 달리 무기라 할만한 것을 들고 있지 않았다. 그럴만도 한게 그녀는 자연의 힘을 사용하는 이능력자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손짓 한 번으로 주변을 얼려버릴 수 있었다.


케이트의 말에 란서스는 재차 한숨을 쉬고는 적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쳇! 자미트 저 녀석에게 질 수는 없지.”


그런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사내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사내의 표정에서 왠지 미안함이 느껴졌다. 아마 동료들을 가장 위험한 최전방으로 보낸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쩔수 없어보였다.


사내의 기억 속 이들은 별빛 기사 중 가장 강한 이들이자, 전쟁 초반부터 생사를 같이 넘어 다닌 전우였다.


그렇게 사내보다 전방으로 나아간 이들은 과감했다. 놈들의 중심부를 향해 몸을 사리지 않으며 빠르게 돌진했다. 란서스, 네빌, 자미트가 길을 뚫으면 케이트가 후방에서 놈들을 얼려버리는 형식이었다. 사내는 그런 이들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첨탑을 부수기 위해 최대한 힘을 비축하면서 말이다.


"살···살려줘!"


"으악!"


이들이 방어선에서 빠지자 전선이 급격하게 밀리며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늘어난 게 느껴졌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 보였다.


사내는 입술을 잘게 깨물며 그저 빠르게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동료들의 도움으로 힘을 비축한 채 첨탑의 근처까지 도달했을 때였다. 갑자기 사내의 몸이 크게 떨리는 게 보였다.


부르르!


순간 나 또한 세포 하나, 하나가 떨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포식자 앞에 놓인 초식동물처럼 말이다.


‘도대체 뭐야···.’


앞에서 길을 뚫던 이들도 이를 느꼈는지 순간적으로 몸을 잘게 떨며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이 보였다.


소름 돋는 감각에 모두가 긴장한 순간이었다.


“대장 위야!”


케이트가 급하게 소리치며 허공에 얼음 장벽을 3중으로 펼쳤다.


콰직! 콰앙!


하지만 급하게 힘을 사용해서일까. 케이트의 장벽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깨져버렸다.


“꺄악!”


엄청난 충격파가 터지며 케이트가 뒤쪽으로 팅겨져 나갔다.


“케이트!”


사내는 급하게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인간의 형태와 유사한 무언가 섬뜩한 낫을 등에 짊어진 채로 공중에서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아스트··· 그것도 1위계인가?”


케이트를 저 뒤로 날려버린 놈의 세로로 쫙 찢어진 붉은 빛 동공이 사내를 항했다. 그 시선에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사내를 향한 시선이지만, 왠지 나에게 향하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사슬이 옭아맨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온몸이 통제를 벗어난 느낌이었다. 이것은 본능이었다. 상위 포식자를 만난 피식자처럼.


‘저건 도대체 뭐야!’


나는 사내가 1위계라 부른 아스트의 등장에 절로 긴장을 했다. 사내 또한 긴장한 기색이 여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우리를 아스트는 관찰하듯, 세로로 쭉 찢어진 눈동자로 주변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이내 입가를 씩 올리며 말했다.


“네놈이군, 우리를 번번이 방해하는 하찮은 인간이. 흐음~ 제법 쓸만한 힘을 가진 놈들이 있었을 줄이야. 재미있군.”


아스트는 마치 재미난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듯 거대한 낫을 앞뒤로 까딱이며 즐거워했다.


사내는 그런 모습을 보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1위계 아스트가 왜 여기에···.’


나는 사내의 기억을 통해 1위계 아스트의 등장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알았다.


인류가 놈들과 대적한 지 1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인류는 아스트도 전부 다 같은 아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류가 파악한 바로는 놈들은 총 네 단계 정도로 나눌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하위 계층인 4위계 아스트는 짐승형이었다.


놈들은 지능보다는 본능에 충실하며 대게 공격적인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공격한다. 하지만 단점은 존재한다. 물리적인 힘은 매우 뛰어나지만, 전략적인 사고나 계획을 세우는 능력은 없었다.


현재 전선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녀석이기도 했다.


하지만 3위계부터는 조금 달랐다.


3위계 아스트는 어느 정도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4위계에 비해 월등한 신체 능력을 자랑한다. 그렇기에 대륙에 떨어진 초창기, 능력자들에게 악몽이라 불리며 경계 대상 1순위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보다 위에 존재하는 2위계부터는 달랐다. 3, 4위계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말이다. 그들은 천외천이었다. 다행인 점은 이들은 전장에 자주 나타나지 않았다. 하물며 1위계는 초반을 제외하면 등장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을 정도였다.


만약 이들이 적극적으로 전장에 참여했으면 진작에 인류는 패배했을 게 분명해 보였다.


왜냐면 1, 2위계는 월등한 신체 능력은 기본이었으며, 짐승형의 모습이 아닌 독자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또 지능이 뛰어나 다른 아스트들을 지휘할수도 있었다. 게다가 2위계부터는 특별한 빛을 띠는데 이는 그들이 사용하는 힘과 관련 있었다.


사내는 2위계를 만나본 적이 있었기에, 놈이 1위계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런 사내 눈앞에 존재하는 아스트는 그들의 정점이라 불러도 무관했다.


이들은 엄청난 지능을 통해 인간의 언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심지어 고도의 전략들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은 다른 아스트와는 달리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상위 아스트의 등장에 매우 긴장한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사내는 놈을 경계하며 서서히 운석의 힘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황금빛 기운이 온몸을 감싸며 경직되었던 몸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사내는 검을 뽑아 신속하게 중단세를 취했다.


“호오.”


아스트는 전투 자세를 취하는 사내의 모습을 보더니 씩 웃었다.


나는 그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놈의 웃음은 매우 기괴했다. 그럴 만도 한 게 사내의 눈앞에 있는 놈은 3M라는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몸통은 매우 얇았으며 온몸에는 새하얀 결정으로 보이는 것들이 마치 비늘처럼 온몸을 뒤덮고 있었다. 무엇보다 얼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입은 기괴했으며 징그러웠다.


‘괴물····.’


1위계 아스트는 낫을 붕붕 돌리더니 진심으로 안타까운 듯, 혀를 차며 말했다.


“쯧, 참으로 인간이란 생물은 재미난단 말이지. 헛된 희망을 품으며 살아가는 어리석은 종족.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군. ”


사내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


아스트는 그런 사내를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에 사내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검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검에서 황금빛 광채가 흐르며 손끝을 따라 서서히 퍼져갔다. 그 힘은 온몸을 감싸며 황금빛으로 빛났다. 그는 자신의 능력인 태양의 힘을 자신의 몸에 끌어당기며 이글거리는 화염을 만들었다. 화염은 찬란하게 빛나며 갑옷처럼 사내의 몸을 휘감았다.


‘저 빛과 화염은···.’


나는 왜 이런 곳에 의식만 끌려왔는지 여전히 의문이었다. 하지만 사내의 힘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나를 이곳으로 이끈 것은 사내와 저 황금빛 힘이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었다. 하지만 저토록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 불꽃을 보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자신의 육신을 뒤덮은 불꽃과 동일했다.


그때였다.


아스트는 교만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사내에게 말했다.


“호오, 네놈은 꽤 재밌어 보이는구나.”


이글거리는 화염으로 뒤덮인 사내는 미간을 찌푸린 채 놈을 향해 말했다.


“네놈 무슨 목적이냐.”


"크하하하하!"


그 말에 아스트는 마치 인간처럼 허리를 뒤로 젖힌 채 크게 웃었다. 그리고는 고민하는 듯, 턱을 긁으며 사내에게 말했다.


“목적이라···흠, 심심해서?”


“···심심하다고?”


“15년간 잠들어 있었더니 여간 따분한 게 아니더군. 그런데 마침 재미난 인간들이 이곳에 있다는 소식이 들리더군. 킥킥킥, 그러니 인간 어디 한 번 재밌게 놀아보자꾸나!”


아스트는 씨익 웃더니 손에 쥔 낫을 뒤로 크게 젖혔다. 그러더니 있는 힘껏 정면을 향해 던졌다.


던져진 낫은 대기를 가르며 날아갔다.


헌데 방향이 이상했다.


“케이트!”


사내는 낫이 날아간 방향을 향해 고개를 급하게 돌렸다. 던져진 낫은 사내가 아닌 케이트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안돼!”


사내의 시선에는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채, 비틀거리는 케이트의 모습이 보였다.


아스트는 입가를 씰룩이며 상기된 표정으로 사내를 쳐다봤다.


사내의 전신에서 황금색 빛이 뿜어져 나오며 케이트를 향해 뛰쳐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미 낫은 그녀의 근처까지 날아간 상태였다.


케이트는 자신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거대한 낫을 보았다.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실패한 구원자의 후계 양성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 마을로 23.06.02 12 0 9쪽
10 기사의 기억(4) 23.06.01 15 1 11쪽
9 기사의 기억(3) 23.05.31 14 2 9쪽
» 기사의 기억(2) 23.05.26 21 2 10쪽
7 기사의 기억(1) 23.05.25 21 2 12쪽
6 유적(2) 23.05.24 24 2 9쪽
5 유적(1) 23.05.22 26 2 10쪽
4 그림자 숲(4) 23.05.21 28 2 10쪽
3 그림자 숲(3) 23.05.20 31 2 9쪽
2 그림자 숲(2) 23.05.18 46 4 9쪽
1 그림자 숲(1) +2 23.05.17 124 6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