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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로고로 님의 서재입니다.

실패한 구원자의 후계 양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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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로고로
그림/삽화
광개토대왕
작품등록일 :
2023.05.17 19:19
최근연재일 :
2023.06.02 21:06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369
추천수 :
25
글자수 :
48,537

작성
23.05.18 19:45
조회
46
추천
4
글자
9쪽

그림자 숲(2)

DUMMY

‘역시 또 그놈의 붉은 가시 풀이군···.’


에이미의 붉은 가시 풀 타령은 처음이 아니었다. 벌써 이번이 세 번째였다. 처음에는 나 또한 깜짝 놀라며 들뜬 마음으로 에이미가 안내하는 데로 갔지만, 그곳에는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에이미가 굉장히 억울해하며 분명히 봤다고 말했지만, 그곳 주변 어떠한 곳에도 붉은 가시 풀은 존재하지 않았다. 두 번째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실 말이 되지 않았다. 그 음산하고 어두운 숲에 색채가 있는 식물이 있다니. 그것도 붉은 가시 풀이말이다. 붉은 가시 풀은 포션 제작에 필수적인 약초로 수요가 매우 많았다. 그렇기에 병이나 상처를 치료하는 데 있어 가치가 매우 높았다.


물론 나는 에이미가 이렇게 붉은 가시 풀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에이미한테는 몸이 아픈 동생이 있다. 그리고 그 동생을 치료하기 위해선 이 풀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을에 들르는 상인의 말에 의하면 이 칙칙하고 어두운 숲에 붉은 가시 풀이 있다는 소리를 흘리듯 말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였다. 에이미가 이렇게 그 풀에 집착하게 된 것은.



“에이미, 이번이 벌써 세 번째야. 이제는 단념할 때도 됐잖아. 저 그림자 숲에는 붉은 가시 풀 같은 색채가 있는 식물은 없어!”


난 에이미가 혼자라도 간다고 할까, 보다 단호한 말투와 어조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에이미는 내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에는 진짜라고! 게다가 엄청나게 많이 있었단 말이야!”


“··················.”


“제이 내 말을 못믿는구나!”


아무런 반응도 없는 내 모습에 에이미가 뒤돌아서며 말했다.


“흥, 됐어. 제이 네가 안믿어준다면 나 혼자서라도 갈거야. 나중에 후회하지마!”


하아, 결국 이렇게 되는건가. 에이미의 성격상 혼자라도 가겠다고 말할 것 같았다. 없을 것이 분명했지만 에이미를 혼자서 숲에 보내게 할 수는 없었기에, 목검을 챙기며 말했다.


“에이미, 확실한 거겠지.”


“제이!”


나는 집을 향해 발을 돌리며 말했다.


“기다려. 옷만 갈아입고 나올게.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번만이야. 이번에도 아무것도 없으면, 다시는 혼자서 숲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걸 약속해.”


그런 내 말에 에이미는 씩씩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할게, 제이! 이번에는 진짜로 붉은 가시 풀이 있으니까!"




***********




그림자 숲의 입구에 도착했을 때, 태양은 아직 높게 떠 있었다. 그러나 숲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를 감쌌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어둠을 뚫고 들어오긴 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갑고 음산했다. 그림자 숲에 발을 디디는 순간 어둡고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에이미는 미리 가 본 길이라는 듯 숲을 헤치며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에이미를 뒤따르며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목검을 꽉 쥐었다. 우리는 항상 숲에 깊게 들어가지 않고 반드시 날이 지기 전에 돌아올 수 있는 곳까지만 이동했었다. 하지만 에이미가 안내하는 방향은 이때까지 와는 조금 달랐다.


항상 숲의 초입에서 동쪽으로 이동했던 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한없이 북쪽으로 이동했다. 게다가 생각보다 더 깊은 곳에 위치하는가, 상당히 오랜 시간을 걸어야만 했다. 나는 앞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는 에이미를 향해 말했다.


“에이미 해가 지기 전에는 반드시 숲에서 벗어나야 하는거 명심해.”


그림자 숲은 늘 불안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에이미는 걱정 없는 듯 빠르게 움직였다.


"제이, 좀 더 가면 붉은 가시 풀이 있는 곳이야. 이번엔 진짜야!"


내 말을 한 귀로 듣고 흘렸는지 에이미의 목소리는 희망에 차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걱정이 됐지만, 우리는 이미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숲이 점점 더 깊어지자 곳곳에 이상한 식물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러나 에이미의 걸음에는 거침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앞서가던 에이미가 돌연 걸음을 멈췄다.


“제이········.”


무언가 얼빠진 에이미 목소리에 걸음을 옮겨 그녀의 옆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보았다. 에이미가 턱을 떠억 벌리며 보고 있는 색채 가득한 숲을.


붉은 가시풀이었다.


이 칙칙하고 음산한 색감의 숲에 붉게 피어오른 꽃들이 사방에 널려있었다.


에이미는 들뜬 목소리로 숲 여기저기를 뛰었다. 그런 그녀의 주변엔 정말 줄기와 잎 모두 새빨간 색을 띠고 있는 붉은 가시 풀들이 있었다.


“꺅~~~ 붉은 가시 풀이 사방에 널렸어! 제이, 우린 이제 부자야!”


나는 얼빠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니 진짜 붉은 가시 풀이라고··?”



나는 살며시 걸음을 옮겨 붉은 가시 풀 앞에 무릎을 굽혔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이 색채가 존재하지 않는 숲에 멀쩡히 생명력을 가진 채 자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붉은 가시 풀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풀은 아니라는 소리였다.


“와아아!”


에이미는 그저 들뜬 목소리로 숲 여기저기를 뛰었다. 그런 그녀의 주변엔 줄기와 잎 모두 새빨간 색을 띠고 있는 꽃이 여기저기 피어있었다.


“제이 여기도 있어!”


에이미는 가시가 있는 부분을 피해 조심스레 들고는 소리쳤다.


‘정말이잖아···.’


솔직히 정말 대박이었다.


만약 이게 정말 붉은 가시 풀이라면 말이다.


정확한 가격은 모르지만, 최소 1마르크 이상은 분명했다.


평민들의 평균 일일 소득이 5~10트랑 정도이다. 그리고 100트랑이 1마르크 정도였다.


여기 있는 붉은 가시 풀 중 절반만 가져가도 30마르크는 거뜬히 챙기고도 남았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움직임이 절로 빨라졌다. 무려 30마르크였다. 내가 이 서쪽 끝 변두리 마을서 벗어나 도시에 간다고 해도 평생 만져볼 수 없을 만큼의 거금이었다. 게다가 일반적인 평민이라면 더욱더.


나는 붉은 가시 풀 주변의 흙을 목검으로 파내면서 생각했다.


이 돈이면 내가 그토록 원하던 철검을 수십, 아니 수백 자루를 사고도 거뜬히 남을 거다. 아니 그뿐이랴. 도시 안에 괜찮은 집 한 채를 살수도 있었다.


갑자기 에이미가 복덩이로 보이며 예뻐 보였다.


“히히, 제이 내 말이 맞지!”


나는 에이미의 싱글벙글한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흙 위로 피어난 붉은 가시 풀들을 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이런 변화를 원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새롭게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꿈을. 그렇기에 매번 에이미의 무모한 행동들을 말리지 못한 채, 오늘과 같이 그녀를 따라 숲으로 발걸음을 옮겼는지도 모른다.


‘후우’


그날 습격으로 멈춰버린 것만 같던 시간이 다시 흐르는 것만 같았다.



이후 나는 에이미와 한없이 붉은 가시 풀을 채집했다. 그때였다. 무언가 위화감이 들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돌아보았다. 어느새 하늘이 붉은빛으로 물들어있었다, 그리고 등 뒤로 긴긴 그림자가 바닥을 따라 쭉 늘어져 있었다.


큰일이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깜빡하고 있었다. 그림자 숲의 밤은 위험했다. 이 숲속에 존재하는 동식물들은 일반적인 녀석들이 아니다. 해가 지기 전엔 반드시 숲에서 나와야 했다. 숲의 지배자들이 활동하기 전에···.


그 생각에 나는 등골이 서늘해지며 정신이 들었다.


‘그렇게 숲의 밤은 위험하다고 에이미한테 신신당부하고는 이게 무슨 꼴이야!’


나는 스스로 자책하면서도 빠르게 숲을 빠져나갈 최단 루트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아무 생각 없이 붉은 가시 풀을 채집하고 있는 에이미를 향해 말했다.


“에이미! 빨리 움직여야 해. 벌써 해가 지고 있다고, 이대로라면 숲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밤이 돼버려!”


내 말에 에이미는 그제야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주변을 급하게 둘러보더니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내게 뛰어왔다.


나는 급하게 왔던 길을 복귀하며 붉은 가시 풀을 채집한 바구니를 에이미에게 건내주었다. 그리고 목검을 언제든지 휘두를 수 있게끔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도 숲의 밤이 서서히 우리를 향해 찾아오고 있었다.


위험했다.


이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숲의 포식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뿐이었다.


우리는 붉은 가시 풀을 급하게 챙기며 걸어온 길을 복귀하기 시작했다.


"제이 내가 지름길을 알아!"


에이미는 내게 다가와 지름길의 위치를 간단하게 설명해줬다.


하지만 그 길은 안됐다.


너무 가파른 경사를 가지고 있는 길이었다.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에이미의 대략적인 지형 설명을 들었을 때 그 길은 자칫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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