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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도베어 님의 서재입니다.

제국의 암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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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도베어
작품등록일 :
2017.03.22 03:25
최근연재일 :
2017.05.30 09:25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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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6
추천수 :
156
글자수 :
88,854

작성
17.05.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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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운명의 첫째날-1

DUMMY

그리고 3달 뒤, 자신의 본가에서 재무상이 발을 헛딛게 되어 추락사를 하거나 몇몇이 강도에게 사망하게 되었으나 그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


폐하. 돌아왔습니다.

폐하의 어리석은 종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폐하의 종이 어리석은 짓을 되돌리기 위해서 왔습니다.

폐하의 종이 제국을 좀먹는 벌레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설령 그것이 악마와의 계약이라 할지라도...

폐하, 저는 두렵지 않사옵니다.


폐하. 저는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의 오감을 스치는 제국의 모든 것을.

제국의 아름다운 하늘. 제국의 싱그러운 풀입과 나무들. 제국을 상징하는 독수리 문양.

해가 지더라도 변함없이 마주치는 이 모든 것들.


저는 이 모든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짓이든 할 것입니다.

설령 제국의 배반자라는 더러운 오명을 쓰더라도 전 할것입니다.

설령 맨발로 땅을 밟지 못하고

설령 더 이상은 저 아름다운 제국의 모습을 보지 못하더라도

설령 싱그러운 풀내음을 맡지 못하더라도

저는 폐하와 제국을 지키겠나이다.


저의 몸과 영혼은 오로지 폐하에게 바쳐진 것 뿐이나이다.


그러니 폐하. 부디 이 종에게 한마디만 해 주십시오.


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


* * *


제국(정식 명칭은 베데라인 제국)은 광활하다. 국가가 넓다는 뜻도 존재하고 백성들이 수없이 많다는 뜻도 있지만, 정확한 의미로는 제국을 유지하는 행정조직이 광활하다는 뜻이다.

제국을 지탱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황제다. 하지만 황제 홀로 넓은 제국을 다스릴 수 없기 때문에 제국 행정부가 존재하며 이들이 행정의 기본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거대한 관료제 안에서 제국의 심장과도 같은 도로와 일련 행정을 관리하는 제국 교통부라던가 제국의 돈을 관장하는 재무부와 같은 유서 깊은 행정부가 존재하는 반면에 황제의 명에 의해서 새롭게 만들어진 부서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내무부 소속의 문장국이었다.


기본적으로 귀족정에 가까운 제국이었으나, 그 특권을 줄이고 옆에 자리잡은 공화국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황제는 내무부 소속으로 행정과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것을 만든 이유는 간단했다. 제국의 귀족들이 관할하는 영지에 대한 문제나 그런 귀족들의 비호를 받는 상인들에게 있어 얽힌 문제는 문장국을 통해 문제를 처리하도록 한 것이었다.

물론 그 문장국은 겉으로는 내무부 소속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황제 직속이었기 때문에 황제의 눈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그런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이것에 반발한 대귀족들이 없을 리 없기 때문에 서로간의 불편한 동거가 지속적으로 이어주는 중이었다.


“그래서 말하지 않았나!”


화려한 의자에 몸을 맞기고 앉은 귀족이 목청을 높였다.

그의 앞에는 붉은 비단에 황금으로 수를 놓아 극히 화려하기 짝이 물건이 치장한 테이블 위에는 몸소 온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고급 차가 한 곳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그리고 귀족의 반대편에는 간소한 옷을 입은 중년의 남성은 아무런 반응없이 묵묵히 귀족의 말을 들어주었다. 그는 귀족이 듣지 못할 정도로 작게 한숨을 내 쉬고는 미친 듯이 달려드는 귀족의 눈을 피해 천장을 쳐다보았다. 나뭇결이 아름답게 조각이 된 천장은 귀족의 눈을 보고 싶지 않은 그를 유혹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책이 아니었다면 계속해서 보고 싶어지는 그런 문양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계속 시선을 고정할 수는 없다.


그는 가볍게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앞에서 악다구니를 쓰는 귀족을 바라보았다.


“물론 자작님의 말씀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폐하의 지시가 오로지 폐하 본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시지 않으십니까? 전 제국을 잇는 도로가 생긴다면 그야말로 사람의 혈관과도 같이 모든 제국을 이어서 유통망이 확대되어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자작님의 영지는 제가 알기로는 보리의 주산지입니다. 만약 도로가 생긴다면 이 보리를 좀 더 먼 곳으로 웃돈을 받고서 팔 수 있게 되는데 어째서 거기에 목청을 높이십니까?”

“그...그건...”


물론 그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황제는 전 제국을 잇는 도로를 건설하려는 이유는 물론 유통을 확대가 그 이유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각 영주들의 비호를 받는 상인들의 힘을 빼앗기 위함이었다. 유통이 고정되고 각 영지에 세금이 붙게 된다면 폐쇄적인 공간에서 자신의 힘을 기르는 귀족들에게 좋을지 모르겠지만, 제국이란 국가로 따지자면 좋을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황제는 전 제국을 잇는 도로를 건설해서 귀족과 귀족의 비호에 있는 대상인들을 축출하고 그 힘을 제한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자작님.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자작님의 황금보리가 50km를 넘어 100km, 아니 도로와 운하까지 더하면 300 km 이상까지 나아가 팔리는 모습을요. 이 도로는 그런 겁니다. 머지 않았습니다. 20년, 아니 15년이면 도로가 완성될 겁니다. 그때까지만 도로세를 견지해주셨으면 합니다. 더군다나 도로가 완성되어 다른 영지의 물품들이 자작님의 영지를 지나가게 된다면 그 관세는 고스란히 자작님의 주머니에 들어오게 됩니다. 지금만 보시지 말고 미래를 보게 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끄응...”


결국 문장국장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자작은 힘없이 국장실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떠나가는 자작을 마중하고 돌아온 국장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의자에 눌러 앉았다.


“하아...피곤하군. 빨리 국장 역할을 그만두고 싶은데...”

“하지만 마스터께서 국장 자리를 넘겨주신지 이제 막 한달이 지나지 않으셨습니까?”


그의 옆에 있던 종자가 자리를 치우며 말했다.


“그야 그렇다만...”


종자의 말에 국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앉은 의자에 몸에 맡겼다.


“하지만 차라리 암살 대상을 물색하고 계획을 짜는 것이 몸에 익숙하지 아무리 해도 귀족놈들과 정치적 문제를 언급하고 그걸 설득하는 것은 내 성미에 맞지 않아. 마스터께서는 어찌 이런 일을 잘 하시는지...”

“그렇기 때문에 마스터의 자리에 계신 것이 아닐까요?”


종자의 대답은 간결했다.


“새삼 그분의 대단함이 느껴질 뿐이군. 그나마 이번에는 저런 멍청이가 왔으니 다행이지만, 조금이라도 머리가 있는 놈이 각오하고 왔으면 힘들었을거야.”


국장-아니, 암살명=나이트 호크가 말했다.

문장국은 겉으로는 황제의 직속으로 귀족과 국가간의 갈등을 처리하는 부서이고 귀족들이 인식하기로는 황제의 손으로서 황제의 입맛에 맞도록 귀족들을 요리하는 곳으로 인식이 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황제의 검이자 그림자인 암살자들의 일부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정보 수집과 더불어 자신들이 나설 시기와 장소를 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기도 했다.


“리뮤얼. 자네가 이 일을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지?”


나이트 호크-엘렌 스웨이드가 자신의 종자, 리뮤얼에게 말했다.


"4년째입니다."


귀족이 남기고 간 뒷처리를 하면서 답변했다.

그의 답변에 엘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나? 자네가 처음 후작에게 제국의 종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가 엊그제같더니 벌써 4년이라...하하, 난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놀랍단 말이야."

"그렇습니까?"


어느새 깔끔하게 정리를 한 리뮤얼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겉으로는 누가 보아도 문장국의 국장 엘렌의 종자로 보이지만, 4년 동안 제국의 그림자로서 맡은 일을 착실하게 해왔다는 것에서 그는 이미 훌륭한 암살자가 된 셈이다.


"그때의 자네같이 어린 나이에 그렇게 당돌한 녀석은 보기 어렵거든. 무엇이 자네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알고 싶을 정도야."

"...그저 폐하와 제국을 위한 충성심일 뿐입니다."

"하하하. 이 친구, 아첨꾼인데?"


엘렌은 유쾌하다는 듯 웃으며 리뮤얼의 등을 강하게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40살이 넘은 나이에도 강한 힘이 느껴졌다. 아직 현장에서도 최고의 암살자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나이트호크답다면 다운 패기와 힘이었다.


"헤에? 제국을 위한 충성시이임~? 폐에에하아아아? 웃기고 있네."


그런 그의 어깨에는 여전히 아이샤가 앉아서 재잘거렸다. 이미 4년째 한쉬도 빠짐없이 함께 다니고 있지만, 그녀의 말투는 여전히 적응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언제 누나에게 재미있는 것을 보여줄건데? 오늘이 그날이라고 했잖아."

'그래...오늘이지...'


리뮤얼은 무심코 벽 한켠에 있는 창문을 통해 밖을 넌지시 보았다. 점심께가 다가왔는지 하늘 저 너머에 걸린 태양을 통해 밝은 빛줄기가 그의 눈앞을 가렸다.


'내 기억이 맞다면 지금쯤 올 때가 되었어. 조금만 더 기다려봐.'

"뭘 더 기다리라는 거야. 빨리 빨리 시작하란 말이야."


심심한 아이샤가 그의 앞머리카락을 잡고 대롱대롱 매달리며 그를 향해 보챘다. 하지만 이미 4년 동안 그녀에게 익숙해졌던 모양인지 그는 그저 가볍게 웃음을 지으며 넘길 수 있었다.


그때 문 너머에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국장님. 로안 상회의 이브람님께서 오셨습니다."

"음...? 어서 들어오시라고 해라."

"옛."


밖에 있는 종자의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곤 곧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들어왔다.

단정한 머리에 적당한 수염을 기른 기품이 있는 남성이었다. 상인이라기보다는 어느 나라의 귀족이라도 되어 보이는 인상이었다.


"어서 오시지요, 이브람님. 약속도 없이 갑자기 어인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아까 자작을 맞이했을 때와는 달리 엘렌이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브람이라 불린 사내는 가지고 온 병을 리뮤얼에게 넘기며 화답했다.


"하하하. 별 일 아닙니다. 마침 일이 있어서 수도에 왔다가 엘렌님 생각이 나서 이렇게 들렸습니다. 이건 약소하지만 선물입니다."


병을 받은 리뮤얼은 그것을 슬쩍 보았다. 달콤하면서도 농익은 과일향기가 풍기는 것을 보니 포도주같았다. 연한 검붉은 색을 띄는 그것은 누가 보더라도 뭇사람들을 유혹하는 달콤한 자태를 띄며 부디 자신과 하룻밤을 함께 해달라고 온 몸으로 말하는 여성의 교태처럼 보였다.


"허허. 이것 참. 선물이라면서 이렇게 비싸보이는 것을 가지고 오시다니. 이야기를 듣기가 무서워집니다, 그려? 하하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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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운명의 첫째날-2 17.05.27 21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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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국의 그림자들-9 17.05.19 270 7 17쪽
16 제국의 그림자들-8 17.05.11 339 6 11쪽
15 제국의 그림자들-7 17.05.08 539 7 9쪽
14 제국의 그림자들-6 17.05.06 336 6 9쪽
13 제국의 그림자들-5 17.04.28 555 6 8쪽
12 제국의 그림자들-4 17.04.27 364 7 8쪽
11 제국의 그림자들-3 17.04.27 429 7 8쪽
10 제국의 그림자들-2 17.04.23 515 6 12쪽
9 제국의 그림자들 17.04.20 565 7 8쪽
8 첫 살인, 그 이후 17.04.19 573 8 7쪽
7 첫 살인 17.04.18 658 9 9쪽
6 과거로의 회귀-4 17.04.17 640 12 7쪽
5 과거로의 회귀-3 17.04.16 659 8 8쪽
4 과거로의 회귀-2 17.04.15 754 10 9쪽
3 과거로의 회귀-1 17.04.15 1,352 11 10쪽
2 (프롤로그)악마와 계약을 맺다 17.04.13 977 12 15쪽
1 (프롤로그)죽음을 선택하다 17.04.13 1,137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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