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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도베어 님의 서재입니다.

제국의 암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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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도베어
작품등록일 :
2017.03.22 03:25
최근연재일 :
2017.05.30 09:25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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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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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글자수 :
88,854

작성
17.05.1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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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제국의 그림자들-9

DUMMY

"너희들은 인간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렇지 않은가?"


아까에 비해서 대폭 누그러진 말투다.


몽둥이로 이들에게 공포를 주었다면 다른 한 쪽으로 달콤한 빵을 주어서 그들이 빠져나갈 길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생쥐라 하더라도 궁지에 몰리면 생각지도 못한 힘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당연하다. 어차피 죽을 거면 한번이라도 물어보고

죽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 수 있는 방법이 열렸다면? 모두들 안도하며 그 쪽으로 달려갈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너무 이들을 옥죄이기만 해서는 이들을 충성스러운 제국민으로 만들 수 없다.


그리고 이제 그걸 시작할 때이다.


"너희들은 인간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정말인가?"


이나리 후작의 갑작스런 부드러운 말에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어쩔 지 몰라하며 서로간에 눈빛만을 주고 받을 뿐이었다.


"인간이 되고 싶은가?"

"...예, 예!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그때 어디에선가 큰 목소리로 누군가 외쳤다.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너나할 것 없이 한명, 두명씩 서로 외치기 시작했다.

조금씩 울려퍼지는 외침에 이나리 후작은 살며시 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심어둔 병사들이 군중 속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너희들은 인간이 되고 싶다고 했다. 물론 너희들은 그 발언에는 우리 제국의 병사들이 무기를 꼬나쥐고 너희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억지로 말한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들의 자식을 푼돈에 팔아먹고 나몰라라하며 동조하고 그 어떤 항의도 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속죄가 들어 있기 때문일 지 모른다. 나는 그 어떤 것이던간에 너희들이 지닌 감정을 존중한다! 두려움! 공포! 죄악감! 속죄! 이 모든 것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여태까지 지니고 있던 자식을 팔아먹고 얻었던 만족감과는 다르다! 그야말로 개돼지만도 못한 짓을 하며 약간의 만족감을 얻으며 생활하던 것과는 달리 너희들 스스로가 어떤 일을 했는지 깨닫고 그에 대한 감정을 얻은 것이야말로 인간이 인간으로서 겪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이미 너희들은 너희들의 마음 깊숙히 새겨져있는 곳에서 느꼈던 것이다! 인간...인간이 되고 싶다고! 아닌가!? 내 말이 틀렸나!?"

"마...맞습니다! 인간이...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되고 싶습니다!"


군중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외쳤다. 인간. 인간이 되고 싶다고. 그리고 그런 마음이 하나가 될 때마다 이나리 후작은 자꾸만 자신의 입가가 기쁨에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이런, 이러면 안되지.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거늘.'


대중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끌어 모으기까지의 일은 성공적이다. 이제 그걸 폭발시키고 그 에너지를 제국에의 충성으로 모으는 일만이 남았다.


"너희들은 인간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인간-사람이 동물들과 차이가 있는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언어를 사용하고 도구를 사용한다고해서 사람인가? 아닐 것이다. 품격을 지니고 자비심을 가지고 있으며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지녔으며 자신이 겪은 불합리한 일에 저항할 줄 알며 앞서 말한 인간이 되기 위한 품격

을 지녔음에도 닥쳐오는 압제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당면 복수 또한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 아이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어 스스로가 훌륭한 인간임을 증명하였다. 너희들 역시 이런 인간이 되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나리 후작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중들은 너나할 것 없이 그의 말에 동의했다. 인간이 되고 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복수를. 자신들을 인간이 아닌 개돼지로 만든 놈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 그들은 하나된 목소리로 너나할 것 없이 외쳤다.


"진정한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너희들에게 그 길을 보여주겠다. 데리고 오도록."


후작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안쪽 통로에서 병사가 누군가를 질질 끌다시피 데리고 왔다, 피둥피둥 살이 찐 전형적인 비만체형을 가진 남성이었다. 그는 자신이 어떤 모습을 겪게 될 지 알고 있다는 듯 공포로 온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이나리 후작은 그를 자신의 바로 옆까지 오게 했다.


"보아라! 이 자는 방금 죽은 국왕의 옆에서 함께 변태짓을 보고 즐기며 너희들은 아이들이 죽는 것을 즐거워했던 너희들의 원수다! 너희들은 복수의 대상이다!"

"으으으..."


후작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변태들의 나날'에 참가했던 귀족 중 한명이 공포에 입을 열지 못하고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안타깝게도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나리 후작의 말에 하나된 군중들의 목소리는 분노와 증오로 탈바꿈되기 시작했다. 극도의 살기를 띈 목소리는 당연히 자신들의 자식을 처참하게 죽이고 즐긴 귀족을 향했다.


"죽여버릴테다!"

"당장 내려와! 네놈은 내가 죽여버릴거야!"

"내 아이! 내 아이를 살려내!"


수백, 수천, 수만명의 하나된 목소리가 귀족의 죽음을 바라고 있다. 그 어마어마한 죽음을 바라는 파도에 귀족은 자신도 모르게 실금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봐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너는 이들이 충실한 제국과 황제폐하의 종이 되기 위해 마련된 희생양이니깐-죽어줘야만 겠어. 후작은 그렇게 생각하며 해가 떠올라 햇볕의 영향을 받아 볕뉘가 드리워 묘하게 대조되어 아름다운 광경과 시원하게 부는 명지바람을 만끽하며 즐거움을 느꼈다.


"너희들이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해라!"


후작의 말과 동시에 귀족을 아래로 밀었다. 살고 싶은 욕망에 귀족은 구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시나무가 흔들리는 것처럼 벌벌떠는 몸으로 주체할 수 없이 흔들리는 양 손으로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려 난간을 굳게 잡았지만 무리다. 추위 때문인지 공포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마구 부딪치는 이로 살려달라 빌었지만, 결국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으.....으아아아아아아!"


비록 그렇게 높은 높이는 아니었기에 죽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떨어지게 된다면 충분히 다칠 수 있는 수준은 된다. 더군다나 공포에 질려버린다면. 두개골이 먼저 떨어져 산산이 박살이나 회백질의 뇌수가 붉은 피와 잘 어우러져 마치 요리가 잘 된 두부요리마냥 전시가 되거나 뇌가 이리저리 흩어져 바닥에 떨어진 젤리나 푸딩같은 모습이 되거나 또는 반신불수라든지 뇌사 상태가 되는 일은 없었다. 그저 잘못 떨어져 팔과 다리가 괴이한 소리가 나면서 일부 탈골이 되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게 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었다.


“히···히익······. 주 죽기 싫···싫어······.”


추하게 울음을 터뜨리며 고통을 애써 참으며 살기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그런 그의 눈에 비친 것은 붉게 충혈된 눈에 살기가 잔뜩 어린 대중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말 그대로 자신들의 자식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때려죽일 듯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으흐윽···흑흑······나···나는······.”


그는 그렇게 차디찬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낼 뿐이었지만, 다가온 것은 분노와 주먹과 발길질이었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분노한 이들이 귀족을 향해 마구 발을 내 찍었다. 일말의 사정도 없다. 그저 그들을 지배하는 것은 분노와 복수-그리고 너희들에의해 인간이 아닌 개돼지로 살아왔던 그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뿐이었다.


"컥...끄....끄으윽..."


수도없이 많은 구타에 귀족은 단말마의 소리를 내며 죽어가고 있지만, 죄책감따위는 없다.

아니, 오히려 복수의 달콤함에 그들 스스로의 얼굴은 웃음을 짓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웃음은 일상적인 웃음이 아니었다. 극도의 잔인함이 섞인 비웃음에 가깝다고 해야만 하는 것인지 종교적 집념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이들이 지을 수 있는 환희에 가까운 웃음일지 웃음을 지은 본인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단지 억눌려왔던 고통을 저 돼지에게 심판함에 있어 단 하나의 망설임도 없다는 것, 이 하나만은 부정할 것이 없는 사실이었다.


잔인한 폭력 앞에는 대의大義고 그 잘난 주의ism 따윈 없다. 그저 그들이 주장하는 그 잘난 대의의 껍데기가 벗겨져 버리고 남은 속 알맹이는 열등감을 정당화시켜서 분출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마약과도 같이 달콤하게 그들의 뇌리를 중독 시켜 버리고 스스로를 기만해간다.


"보아라! 너희들은 너희들 스스로 복수를 하며 인간임을 증명했다!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과 흥분과 긴장감에 육체는 비명을 지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너희들에게 닥쳐온 그 환희는 무엇인가! 달콤한 복수와 함께 너희들이 인간이 되었다는 증명이다! 이것이! 이것이 인간이다! 다른가!?"

"아닙니다!"

"아닙니다! 이것이...이것이 인간입니다!"

"그렇다! 이것이 인간이다! 너희들은 저 개돼지보다 못한 귀족들과 국왕이란 쓰레기들에 의해서 인간임을 증명하지 못하고 그야말로 짐승과 같은 삶을 살아왔다! 그 누구도 너희들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우리 제국과 황제폐하께서는 단순히 너희들의 지배자가 바뀌는 것만 생각하지 않고 너희들을 인간으로 마주 대해 주었다! 우리는 버리지 않아! 우리는...너희들을 버리지 않아! 무슨 일이 있어도...너희들은 인간이고 우리들의 사랑스러운 인간들이다!"

"으...으으..."

"크흐흑..."


이나리 후작의 극히 만들어진 무대에 관중들은 모두들 눈물을 흘리며 그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미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개돼지와도 같던 자신들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복수를 통해 인간으로 만들어준 제국과 그 제국의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황제폐하의 충실한 종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병사들이여! 이들은 이미 우리들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동포들이다! 이들이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그의 말에 아래에 있는 병사들이 제국의 그림자들이 미리 잡아둔 다른 귀족들을 데리고 광장으로 끌고 왔다. 여지없이 공포에 떨며 한사코 가길 꺼려했지만, 그들 역시 분노한 이들에게 맞아 죽는 운명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것이 죄책감을 이용한다는 거구나."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아이샤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 뱉었다. 언제나 지나칠 정도로 밝은 그녀의 목소리답지 않은 가라앉은 톤이었다.

하긴, 인간이 아닌 요정인 그녀의 입장에서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심리를 조작하고 그들에게 극도의 폭력성을 불어넣어주고 이를 이용해서 인지까지 조작하는 것은 극히 좋은 장면은 아닐 것이다. 사실 일반인에게도 좋은 광경은 아니지만.


"그래, 내가 말한 것이 바로 저거야."

"역시 인간들은 무섭다니깐. 동족을 상대로 이용하고 괴롭히고 속이고 죽이고."

"그래, 그렇지. 그리고...이제는 내가 그것을 할 것이지만."


리뮤얼은 아이샤에게 조용히 말하며 곧장 일어나 후작을 향했다. 사실 마스터에게 직접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가 마스터인 것을 안다면 그들 입장에서는 도리어 이상하게 여길테니깐.


"후작님. 간청이 있습니다."


리뮤얼이 이나리 후작에게 다가가 말했다.


"음...? 뭐지, 소년?"

"제가...제가 제국의 충실한 종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리뮤얼의 말에 순간 주위가 웅성거렸다.


"...그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예, 알고 있습니다."

"이 국가는 이미 충실한 제국과 황제폐하의 은혜를 받아 종이 될 길을 열어준 것을 보았을텐데? 이곳에서 소년 나름대로 일을 하고 세금을 바치는 것 또한 제국의 종으로서 맡은 바 충실하게 일을 다 하는 것이네."


리뮤얼로서는 예상한 답변이었다. 이것은 과거에도 들었던 그 답변 그대로였다.


"존경하옵는 후작님. 저와 저의 친구들은 제국과 저 멀리 계시며 신민들을 보살피시는 황제폐하의 막대한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 은혜가 아니었다면 저희들은 살아 남을 수 없었을 겁니다. 비록 그 하늘과 같이 넓고 바다와 같이 깊은 은혜를 입어 제국이 신민이 되는 무한한 영광과 새로운 삶을 얻게 되었습니다만, 제국이 아닌 다른 곳에는 저희가 얻은 그 은혜를 얻지 못하고 저희와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저는 제 인생을 그들이 황제폐하의 무한한 은혜를 만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흐음..."


미리 생각해놓은 리뮤얼의 말에 후작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물론 이 소년을 받아들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일단 강단이 있다. 듣자하니 어린 나이에 살아남기 위한 일념으로 성인을 죽인 전례가 있는 녀석이다. 더군다나 제국에 의해 새로운 삶을 보장받았다. 이후 이루어지는 세뇌교육을 받으면 쓸만한 졸을 얻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미친 이나리 후작이 마스터를 슬쩍 보았다.


"어찌 생각 하시오?"

"후작이 알아서 할 일이라 생각하오만, 어차피 안될 놈이면 훈련을 받다가 죽겠지...나 개인으로는 딱히 안될 이유는 없는 것 같소."


마스터의 말을 들은 이나리 후작이 다시 고개를 돌려 리뮤얼을 보았다.


"너는 너의 목숨을 정녕 제국과 황제폐하를 위해 기쁘게 던질 수 있는가, 소년?"

"네."


한치의 기다림도 없이 외쳤다.

그런 그를 보며 이나리 후작은 그의 얼굴에 새겨진 감정 하나하나를 지켜보았다. 얼마나 지켜보았을까?


"정녕 제국과 그분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다면 좋다. 너를 거두도록 하지."

"가, 감사합니다. 후작님."


후작의 동의에 리뮤얼은 예를 갖추어 인사를 올렸다.


됐다.

다시금 그분의 그림자로서 그분을 도울 수 있게 되었다. 다시는...과거와 같은 실수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리뮤얼..."


기쁨에 잠겨있던 그를 깨운 것은 목소리와 인기척이었다.


"모두들...."


달리아. 에를렌. 바돈. 티루스.

그 지옥에서 함께한 그의 친구들이었다. 그들 모두들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초리로 리뮤얼을 보고 있었다.


"리뮤얼, 어찌 된거야! 제국의 종이 되겠다니!"


그리고 에를렌은 말을 멈추었다. 혼란스러움에 생각이 둔해진 것 같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말도 없었잖아!"

"그건...미안하게 됐어. 하지만...나는 그를 따라가기로 했어. 미리 말하지 못한 것은 미안해."

"진심으로...하는 소리야? 따라가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는데?"


이번에는 달리아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리뮤얼은 자신도 모르게 달리아의 눈물이 흐를 것만 같은 큰 눈과 그 결을 따라 내리는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달리아...울보 달리아...이전 삶에서는 너는 나와 함께 제국의 그림자가 되었고...그 분을 죽이게 되었지. 이번 생에서는 부디...평범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야.


"리...리뮤얼..."


"아, 미안. 여튼 나는 달리아, 네가 평범한 인생을 살면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래. 평범한 남자를 만나고, 평범하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하...하지만 너는...! 그 말은 너는 평범한 인생을 살지 않겠다는 소리잖아!"


그녀가 거의 악을 쓰며 외쳤다.


"그건...미안해. 너희들에게 미리 말을 하지 못한 것도 미안해. 하지만...나는 그럴 수밖에 없어."

"그럴 수밖에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그 말은...더 이상은 만날 수 없다는 소리잖아..."

"달리...읍"


순간 달리아가 그의 품 안으로 달려들며 입을 맞추었다. 새까만 흑발이 가느다랗게 흔들리며 리뮤얼의 눈을 살포시 가리는 순간 그녀의 뜨거운 혀가 그의 이빨을 간지럽게 하더니 이윽고 그의 이빨 너머의 혀를 탐했다.

뜨거운 열에 데인 것과 깉은 열기가 그의 혀와 모든 것을 발갛게 달구는 것만 같았다.

그녀의 얇은 입술과 하얀 앞니, 그리고 그 혀는 매혹적이리만큼 달콤했다.


"무...무슨..."


간신히 그녀를 떼어놓은 리뮤얼의 앞에는 평소의 울보, 달리아가 아닌 무엇인가 굳게 다짐한 처음보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앞서 가던 이나리 후작을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 역시 함께 달려갔다.


그렇게 그의 생각과 달리 달리아와 그의 친구들 모두 이전의 삶과 마찬가지로 제국의 종으로서 리뮤얼과 함께 하게 제 2의 인생을 걷게 되었다. 그 뒤를 아이샤의 웃음이 함께 이어주었다.


작가의말

드디어 지긋지긋한 제국의 그림자들편이 끝이 났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굉장히 저걸 길게 썼네요 -_-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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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운명의 첫째날-3 17.05.30 193 5 10쪽
19 운명의 첫째날-2 17.05.27 215 4 12쪽
18 운명의 첫째날-1 17.05.22 246 4 11쪽
» 제국의 그림자들-9 17.05.19 270 7 17쪽
16 제국의 그림자들-8 17.05.11 339 6 11쪽
15 제국의 그림자들-7 17.05.08 539 7 9쪽
14 제국의 그림자들-6 17.05.06 336 6 9쪽
13 제국의 그림자들-5 17.04.28 555 6 8쪽
12 제국의 그림자들-4 17.04.27 364 7 8쪽
11 제국의 그림자들-3 17.04.27 429 7 8쪽
10 제국의 그림자들-2 17.04.23 515 6 12쪽
9 제국의 그림자들 17.04.20 565 7 8쪽
8 첫 살인, 그 이후 17.04.19 573 8 7쪽
7 첫 살인 17.04.18 658 9 9쪽
6 과거로의 회귀-4 17.04.17 640 12 7쪽
5 과거로의 회귀-3 17.04.16 659 8 8쪽
4 과거로의 회귀-2 17.04.15 754 10 9쪽
3 과거로의 회귀-1 17.04.15 1,352 11 10쪽
2 (프롤로그)악마와 계약을 맺다 17.04.13 977 12 15쪽
1 (프롤로그)죽음을 선택하다 17.04.13 1,137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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