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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도베어 님의 서재입니다.

제국의 암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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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도베어
작품등록일 :
2017.03.22 03:25
최근연재일 :
2017.05.30 09:25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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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20
추천수 :
156
글자수 :
88,854

작성
17.04.16 10:21
조회
659
추천
8
글자
8쪽

과거로의 회귀-3

DUMMY

“크으······.”


간신히 간수의 손아귀에서 풀려나온 리뮤얼이 연신 공기를 마시려고 콜록거리면서도 노력한다. 코와 폐를 통해서 순환되는 산소가 달콤하게까지 느껴진다.


“리뮤얼!”

“괜찮아?!”


4명의 소년, 소녀들이 그의 주변에 달려와 그의 상태를 물었다.


“으···응······. 나···나는 괜찮아.”


간신히 입을 열며 리뮤얼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건넸고 그의 말에 소년, 소녀들은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리뮤얼의 목을 조르던 한쪽 귀의 일부가 뜯겨나간 간수가 다른 소년, 소녀들을 헤치고는 리뮤얼의 한쪽 어깨를 강하게 잡으며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아주 그냥 신파극을 찍어라, 찍어. 어서 따라와! 국왕 전하께옵서 기다리신다!”


간수들이 리뮤얼을 감옥 밖으로 데리고 간다.


막고 싶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미친놈들에 의해서 무슨 짓을 당하게 될지 모르는 곳에 그가 억지로 끌려가는 것을 막고 싶다.


그러나 그런 달리아의 간절한 소망을 비웃기라도 하겠다는 것처럼 간수와 리뮤얼이 나가고 난 뒤, 육중한 감옥의 문은 육중한 몸을 자랑이라도 하듯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닫히며 리뮤얼과 달리아의 공간을 갈라놓아 버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소년, 소녀들이 갇힌 감옥에는 어둠만이 짙게 내리 깔린다.

마치 더 이상 만날 수 없다고 단언이라도 하는 것 마냥.


리뮤얼이 끌려 나간 감옥 안에서는 달리아의 울음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 * *


리뮤얼은 양 손을 밧줄로 묶인 상태에서 간수들의 지시에 따라 어두운 복도를 걷고 있다.

신기하게도 명색이 국왕이 기거하는 도성都城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국왕과 그 일당들이 벌이는 미친 쾌락의 현장의 일부라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은 이곳에 오지 못하도록 한 것일까?


"아까는 어쩌다보니 말을 잇지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설명을 해줄 테니깐 잘 들어."


마치 자신의 거주구역이 이곳이라는 것마냥 리뮤얼의 머리 위에서 편안한 자세로 누워있는 아이샤였다.


"그분께서는 너에게 두가지의 선물을 주셨어. 하나는 너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 한번 봐 볼래? 아, 어찌 보냐고? 왼쪽 손목을 네 이마에 올려봐. 그럼 너의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인식이 될 테니깐."


그녀의 말에 조금씩 밧줄을 헐겁게 하면서 손목을 이마에 가져다댔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그의 눈앞에 숫자들이 아로새겨지는 것이 보였다.


위력 2

민감 4

지구력 2

민첩 2


"위력은 쉽게 생각하면 힘이야. 이 정도면 둔한 네놈 대가리에도 쉽게 박히겠지? 민감은 촉감, 미감과 같은 오감의 민감함을 뜻하는 거야. 이 수치가 높다면 다른 사람보다 더 잘 듣고 더 잘 보고 더 잘 느끼게 된다는 소리야. 이것이 더 발전한다면 속칭 말하는 '육감'이란

것이 타인보다 더 좋아져. 다른 것은 설명을 안해줘도 무슨 의미인지 알겠지? 참고로 일반인의 평균은 3이야. 즉 지금의 너는 민감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인 미만이라는 거지. 그나저나 민감만 유독 4라니. 눈치만 보는 인생을 살았나보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아이샤가 깔깔거리며 웃음을 자아냈다. 눈치만 보는 인생이라...틀린 말은 아니다. 태어나고 지금까지의 삶은 그런 삶이었으니깐.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억해보자면 과거의 자신은 이 길을 걸어갈 때 자신이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조차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머릿속에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모든 것이 불투명했다.


마치 다리는 스멀스멀 녹아내려가 어두운 복도에 짙게 깔린 안개에 동화되는 것이 아닌가 또는 어둠이 짙게 깔린 저 복도의 끝부분에는 전설에서나 등장하는 악마가 나와서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 과거의 자신을 떠 올리자 리뮤얼은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조소를 흘렸다.


그럴 리 없지.

그럴 리 없다.

그러니깐 이딴 망상 꺼져버려.


모든 것은 그저 그의 망상에 불과했다. 실제로 악마도 봤는데 이제와서 그런게 뭐가 두려우랴. 그리고 지금의 현실은 자신은 간수들에게 붙잡혀 변태들의 놀잇감이 되기 위해서 천천히 범의 아가리 안으로 들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하나 또 있으니깐 제대로 들어."


리뮤얼이 대답을 해주지 못하자 아이샤는 심심했는지 그의 코 앞에서 빙글빙글 날아다니며 말을 잇는다.


"그분이 주신 또 하나의 선물은 '경험치'라는 거야. 즉 너는 네가 살인기술을 연습하던 칼을 지속적으로 휘두르던 뭘 하던간에 경험치라는 것이 쌓이고 그게 일정 부분 오르게 되면 앞서 보여준 너의 능력이 올라가게 될거야. 무슨 말인지 이해했냐, 멍청아?"


그렇게 혼자만 계속된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간수끼리의 대화 역시 이루어졌다.


“야, 그나저나 오늘은 뭐 하는 날이냐?”


리뮤얼의 오른쪽에 서 있는 간수가 반대쪽의 간수에게 물었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런 악취미.”


귀 일부가 뜯겨나간 간수가 진절 난다는 듯 말했다. 뭐, 요컨대 변태라도 변태 내부에서 등급이 있는 셈이다.


“알고 싶지 않더라도 어차피 뒤처리는 우리가 하는 거잖아. 차라리 저번처럼 사자를 데리고 와서 먹어 치우게 하는 것이 낫지. 그럼 도리어 뒤처리를 할 것은 없잖아. 저저번에는 미친 용병 새끼를 데리고 와서 노예 놈들을 회쳤을 때는 미치는 줄 알았다고. 그 또라이 새끼가 왜 시체를 조각내서 피떡으로 만들고 벽에 쳐 바르는 전위예술을 하냐고. 치우는 건 결국 우리인데.”

“으으······시발, 그때 생각만 하면 아주 그냥 이딴 직업 때려 치고 싶어진다니깐.”


그런 간수의 말에 또 다른 간수가 자조 섞인 웃음을 보내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때려 치면 아마 곧바로 우리 모가지가 온전하지 않겠지. 그때 그 용병 놈도 결국에는 죽고 말았잖아, 입막음조로.”

“아아······그랬었지.”


전쟁터에서 칼과 활에 목숨을 위협받는 것과는 달리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하는 10대 소년, 소녀를 무참히 학살하는-어떤 의미에서는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일을 하면서 목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용병은 숨어 있던 기사들에게 처리 당했다.

처리 당하는 그 순간까지 어째서 자신이 죽는지 모르던 용병의 표정에서 간수들은 동병상련의 입장을 느꼈다. 자신들이 이 일을 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외부로 알리거나 이 직업을 그만 두는 순간 죽어가는 용병의 모습이 바로 자신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는 가족을 데리고 아예 국외로 도망가는 것이 아닌 이상은 계속 여기에 묶여 있는 것이 그나마 안전하다는 소리이다.


“젠장. 우리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렇게 말이다.”


간수들의 소리를 들으며 리뮤얼은 어처구니없음을 느꼈다.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처럼 운운하는데 자신들 노예들이 보기에는 저 간수들도 비록 최하단 말단이라 하더라도 엄연히 이 더러운 어둠에 발을 내딛고 있는 놈들이다.


네 자식이 달리아를 덮치려고 한 것을 벌써 잊었냐!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으득! 거리며 이빨로 피가 나올 정도로 강하게 입술을 물어뜯어서 목구멍으로 삼킬 수 있었다.

지금에 와서야 이딴 놈들하고 실랑이를 벌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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