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pe******** 님의 서재입니다.

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peacetiger
작품등록일 :
2023.07.14 22:47
최근연재일 :
2024.07.13 08:35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4,302
추천수 :
79
글자수 :
666,059

작성
24.02.25 09:01
조회
17
추천
0
글자
13쪽

타르타로스 (3)

DUMMY




*



유례없는 특종 중의 특종.

사상 최대의 메가 이벤트.

세계는, 오대양 육대주의 모든 시민들은 듣도 보도 못한 소식에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번의 국가급 사변(事變) 미수(未遂) 이후로 한동안 기억 저편에 파묻힌 자들.

세계를 상대로, 지구상 유일한 극초강대국을 상대로 배짱 좋게 반역을 일으킨 무슬림들.

그들을 향한 ‘유사 공개처형식’의 생중계가 결정되자 사람들의 안목은 온통 그 처형터로 결집되었다.

단순한 복수 심리나 원한이나 호기심으로 인함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처형의 내용이 도통 생각지도 못한 것이라 궁금증이 유발되었다.


“자폭한 원리주의 테러리스트들이 사후세계에 정말 간 게 맞는지 검증한다더군.”

“어느 사후세계로 갔는지를 생중계한다나?”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애초에 죽은 후에 가는 세계가 있긴 해?”

“혹시 시민들을 상대로 쇼하는 건 아니겠지?”

“에이, 무려 ‘그 사람’이 자기 명예를 전부 걸고 당당히 약속한 마당에 설마.”


특히 종교계와 강경한 무신론자들의 안목이 집중되었다.


겉으로는 무신론자들은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비웃음과 조롱을 던졌다.

하지만 말로는 그렇게 반응하면서도 그들의 호기심은 솔직했다.

불안감 때문인지 무서움 때문인지 그들은 헛소리 치부하는 척 하면서도 잠잠히 자기 방에서 생중계 되는 내용들에 눈과 귀를 고정시켰다.


종교계는 더더욱 이번 이슈에 휘둘리고 있었다.

그간 그들이 줄기차게 말해온 내용이 한 순간에 심판의 도마 위에 올려지게 된 셈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과연 저승 세계는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그곳의 형태와 질서는 어떠한가?

윤회나 환생은 실존하는가?

죽어서는 의식이 남아있는가, 아니면 그저 기억이 지워지거나 영혼 수면의 상태가 되는가?

만일 정말 이번 프로젝트가 거짓이 아닌 진지한 연구라면, 많은 가설들이 삽시간에 폐기될 것이 분명했다.


“두려운 일이로군.”

옥좌에 앉은 황제는 모든 진행 상황을 자신 앞에 화면으로 고정시킨 채 골똘히 궁리했다.

그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진중하게 앞으로 펼쳐질 결말들을 기다렸다.


“이것들을 보기 이전과 이후로 인류의 운명은 확연하게 분리될 테지.”


마스터급 통치자들 열둘도 알렉시스가 열어젖힌 상자의 의미를 얼추 깨달았다.

그들 모두가 사후세계나 신의 존재를 믿는 것은 아니었으나 특유의 통찰력 탓에 이 일이 심상치 않다는 것 정도는 직감할 수 있었다.


‘맙소사! 황태자,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그분의 계략은 이번에도 상식의 궤를 벗어나는군.’

‘필시 이건 비가역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거다. 그게 좋은 방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양첸 옹은 경악했다.


‘저, 저 녀석!’


그조차도 설마 저 범죄자들을 모아다 이런 일을 벌일 줄은 상상도 못했던 차였다.


“형은 절대로 정치 쇼나 할 사람이 아닙니다. 정말 저 일을 기어코 이루고 말겠죠.”


곁에서 같이 살펴보던 진갈색 머리의 미청년은 오히려 담담했다.


“저와 스승님이야 끽해야 정치력에 대한 재능을 조금 갖고 있을뿐이지만, 형은 달라요. 과학자이자 공학자이기도 하죠. 신학자이기도 하고요. 그는 한다면 하는 사람입니다.”


테디는 어린 시절 많이 보았기에 잘 알았다.

큰형님과 동업했던 그 수많은 과학자들과 공학자들.

그들 모두는 각자 자기 분야에서 손가락 안에 들 실력자들이었다.

그런 자들이 하나같이 알렉시스를 자신들의 분야에서 권위자로 인정했다.

또한 그들은 알렉시스와 더불어 자신의 가장 깊은 지식, 지혜, 아이디어를 숨김없이 꺼내고 논하였었다.


‘하지만 설마하니 제리 형의 소설을 현실화해버릴 줄이야. 역시 알렉 형은 무섭네.’


그 시각 쌍둥이 형제, 제로스와 펠렌드로크도 생중계되는 모든 자료를 슈퍼컴퓨터 위 홀로그램 화면에 띄운채 분석에 집중하고 있었다.

연갈색 머리의 부드러운 인상의 나긋나긋한 미남, 제로스는 여유로운 평소 모습과 달리 대단히 긴장한 표정이었다.

반면, 적색 기운이 깃든 자색 눈의 흑발 남자, 펠렌드로크는 차분하고 냉담했다.


“저 기계가 바로 타르타로스······.”


펠렌드로크는 사후세계니 뭐니 하는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되려 그가 주목하는 부분은 큰형 알렉시스가 고안해냈고 그 괴짜 라지쿠마르 박사가 완성했다는 저 거대하고 기괴한 슈퍼머신이었다.


‘흥미롭군. 새로운 가능성의 열쇠가 되겠어.’


그 시각 그의 영악한 두뇌는 타르타로스의 원리를 다른 계획에 접목할 궁리로 회전했다.


반면, 제리의 신경은 오직 하나에 몰두되었다.

사후세계의 존재를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증거로서 고정해두는 것.

이번 기회야말로 돌아오지 않을 기회였다.


‘정의로운 우리 형 성격상 저걸 두 번 사용하지는 않을테지.’


제리는 음흉하고 속내를 알기 힘든 제 쌍둥이 형제쪽을 흘깃 눈길로 스치며 혀를 찼다.


‘펠은 좀 생각이 다른 것 같지만, 뭐, 설마 형이 지닌 열쇠를 어떻게 하겠어?’


제로스는 황급히 자신의 개인 방송 채널을 총동원하였다.

아울러 온라인 상에 친분 있는 목사님들과 신학자들을 모아두었다.

토론 및 실시간 정보 전달을 위함이었다.


‘한 순간도 단서를 놓쳐서는 안돼.’



아미타브도 그의 아버지와 함께 아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시청하였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과학적인 지식에 관하여, 아버지는 신학적인 부분에 관하여 상대가 모르는 부분들을 설명해주며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를 파악해갔다.


“라지쿠마르씨 이론이 맞다면 처음에는 저들의 뇌가, 이후에는 혼이 연결될 거예요.”


아미타브는 문외한인 바키라가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한 도식도를 그려주었다.


“하지만 이상하구나. 이미 뇌세포가 죽은 상태에서 그런 일이 가능하단 말이니?”


“설명드리자면 복잡해요. 전하를 띤 입자들의 움직임을 양자역학적으로 풀어 해석해야 하거든요. 엄청나게 작은 입자, 곧 양자의 세계에서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져요. 전기 신호의 잔해가 때때로 우리가 아는 일차원적인 시간을 넘나들어 움직이기도 하죠.”


“흐음, 도통 아리송하구나.”


“그런데 아버지, 가사 상태에서 천국이나 지옥에 다녀온 사람들 말이예요. 종종 의학계에서도 그런 사례들이 보고되잖아요.”


“그렇지?”


“그런 사람들이 체험한 경험, 정말 영계에 접속한 거라고 봐야 될까요? 정말 하늘나라나 지옥에 다녀온 경험인지, 아니면 멀리서 그곳의 모습을 그림자로 본 것인지, 그게 아니면 악령들에 의해 지어진 거짓된 체험인지, 도통 통일된 이야기가 없어 모르겠단 말이죠.”


바키라는 어찌 답해야 할지 몰라 골똘히 고민하였다.


“사실 우리가 확신해야 할 대상은 아니지. 그저 우린 성경에서 말하는대로 천국과 지옥의 실체를 믿으면 그만이니까. 체험이 의심 많은 이들을 위한 한 가지 도구는 될 수 있어도 절대적인 기준이나 믿음의 기초는 될 수 없어. 성경의 증언에 위배되는 체험담들은 대체로 거짓이거나 환각이라고 이해해야겠지.”


그러자 아미타브는 내심 깊은 아쉬움을 표현하였다.


“저는 그런 임상 자료들을 잘 모아서 연구하면 사람들에게 의과학적으로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알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감이 안 잡히네요.”


“나쁜 시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완강한 유물론자들에게는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될 거다.”


바키라는 목회자였으나 그도 알렉시스 황태자의 이번 프로젝트의 의의를 어찌 보아야할지 쉬이 판단내리기 어려웠다.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만약 마귀나 다른 악한 영적 존재가 거짓된 환각을 만들어낸다면 어떡하지?

혹은 한 인간이 가사 상태에서 사후세계에 내려갈 수 있다는 가설이 틀렸다면?

과학적, 공학적 문제야 저 잘난 학자들이 알아서 잘 고민하겠지만, 영적 세계의 원리에 대해 인간이 아는 바가 적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라지쿠마르는 프로그램들을 모두 가동시킨 뒤 최종 예열을 기다렸다.

그는 곁을 지키는 알렉시스에게 독백 아닌 독백으로 자백하였다.


“황태자께서는 모든 분야에 있어서 재능으로는 세계 일인자, 동일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어느 분야에서건 어느 누구도 경쟁해서 승리하지 못하죠. 여러 일로 여력이 분산된 지금조차도 95% 이상의 분야에서는 일인자이거나 그에 준하는 급, 그나마 10% 정도의 분야에서만 당신보다 앞선 실력자가 존재합니다. 많아야 한 손 안에 꼽을 정도지만요.”


라지쿠마르 본인이 전공한 분야가 대표적인 예였다.


“그 10%도 한 달 정도만 관심을 기울이면 역전이 가능합니다. 아미타브 교수의 아이디어를 가디언엔젤로, 나르루딘 씨의 발명품을 마인드 퓨리파이어 시리즈로 승화시켰던 것처럼요.”


하지만 이 타르타로스를 만든 원천 기술력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내 분야에서만은 당신이 나를 뛰어넘지 못한 이유, 그건 실력이나 두뇌나 재능의 차이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이 해보지 못한, 그리고 감히 결코 시도할 수 없는 경험 때문입니다.”


라지쿠마르는 감히 해보았고 알렉시스는 그 신분상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할 경험.

그것은 바로 범신론자들의 윤회적, 유체이탈적 신앙을 기술적인 방법으로 재현해내는, 금기적인 테크놀로지였다.

사실상 마술이나 다름없어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진 자는 시도하지 못할 역술(逆術).

라지쿠마르 본인도 회개한 이후로는 아예 금하여 영원히 묻어버린 술책이었다.

그는 아직 혼합주의적 종교관에 찌든 철없던 과거에 이 방법들을 통해 인간 혼의 유체이탈, 초월 감각 각성, 영계 접속, 사후세계 여행 등을 시도하였다.

그 결과는 참담한 징벌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의 경험과 노하우가 회개한 이후에는 대체 불가의 자산이 되었다.

마치 비인도적인 인간 마루타 실험을 시도해본 나라만이 깨달을 수 있는 의생명공학적 지식이 있듯 말이다.


“다시 말해서 이 경험과 노하우를 소유했다는 건 내게 있어서는 치욕과도 같습니다. 나로서는 과거의 실책들을 통해 얻은 능력을 의로운 목적으로 쓰겠다는 핑계로 다시금 꺼낸 셈이니까요.”


“미안하다, 라지크.”


“당신이 사과할 일은 아닙니다. 이건 제 결정입니다.”


리키의 말을 듣고 마음을 바꾸긴 했으나 후회하지는 않는다.

라지쿠마르는 이번 일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더럽혀진 과거를 털어낼 생각이었다.

금술들을 다루는 바람에 얼떨결에 얻은 슬기는 이번에만 사용하고 영원히 봉하자.

친구를 짓밟고 모욕한 망령에 대해 원수를 갚고 남은 생은 레이나를 본받아 건실히 살자.

그는 그렇게 결심하였다.


“그러니 전하 당신께도 부탁합니다. 이번에 쓴 뒤로는 부디 타르타로스의 개량을 그만두고 이 기술 자체를 세상에서 지워주시길 바랍니다.”


“약속한다.”


알렉시스는 흔쾌히 그 제안을 수용하였다.


“솔직히 나로서도 조금 불안해. 네 이론이나 기술이 실패할까봐 걱정하는 게 아니야. 도리어 너무 성공적일까봐 걱정이지. 자칫 저항치 못할 유혹에 휘말려 앞으로도 이 기술에 의존하게 될 것이 두려워.”


신께서는 결코 그런 습관을 용납하지 않으시리라.

이번 한 번 정도야 가여이 여겨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거듭된 남발은 화를 부르리라.


“타르타로스를 통한 형 집행은 이번 한 번으로 족해. 지옥을 두려워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그 두려움에만 의존해 영혼의 길을 결정해서는 안 되겠지. 그것은 자유의지로 진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공포에 의해 유도된 선택이니까.”


약속이 오가는 사이에 어느덧 예열 작업은 마무리되었다.


{최종 프로세스를 가동합니다.}

{인증 코드를 입력해주시길 바랍니다.}


알렉시스는 결연한 얼굴로 자신의 손을 인증 화면 위에 얹었다.

채취용 소바늘 하나가 손가락 끝을 스쳤다.

소량의 혈액이 기기 내부로 스며들었다.


{황실 가주 직계 기본 생체 코드 인식, 승인 완료.}

{타르타로스 최초 개발자의 뇌파 패턴, 인식 완료.}

{환영합니다, 미래 브리튼 제국의 주인이여.}


보조자 노릇을 하는 인공지능들과 프로그램들이 빗장을 열고 상자의 문을 열어주었다.


{아크에 수용된 수감자들 전원, 접속 준비 완료.}

{송신자들의 의학적 상태 점검 완료.}

{연결 작업 마무리되었습니다.}


긴장감에 알렉시스의 손이 미묘하게 떨렸다.

곁에서 지켜보는 라지쿠마르는 더욱 불안했는지 식은땀을 흘렸다.

구경하던 전 세계의 시민들은 숨을 죽이고 다음 대목을 기다렸다.


그리고 일순간 폭풍의 눈과 같은 정적이 흘렀다.


끼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곧 이어서 모두의 귀를 찢는 소스라치는 어떤 음파가 사방에서 발원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신작 현대판타지+대체역사 장르 소설 런칭합니다 24.05.08 91 0 -
공지 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2부 연재 시작합니다 24.04.09 92 0 -
공지 [프롤로그] 1화 감상하기 전 필독! 23.10.02 292 0 -
98 [2부] 19. 강강약약 (2) 24.07.13 6 0 13쪽
97 [2부] 18. 강강약약 (1) 24.07.10 6 0 12쪽
96 [2부] 17. 인공비서 24.07.07 8 0 16쪽
95 [2부] 16. 왕들의 식탁 24.07.02 11 0 13쪽
94 [2부] 15. 생일 (3) 24.06.27 10 0 12쪽
93 [2부] 14. 생일 (2) 24.06.25 11 0 13쪽
92 [2부] 13. 생일 (1) 24.06.23 13 0 15쪽
91 [2부] 12. 새해 첫날 (2) 24.06.19 11 0 17쪽
90 [2부] 11. 새해 첫날 (1) 24.06.18 10 0 19쪽
89 [2부] 10. 아델바이스 24.06.07 11 0 18쪽
88 [2부] 9. 테서렉틴 (2) 24.06.07 10 0 14쪽
87 [2부] 8. 테서렉틴 (1) 24.06.03 10 0 14쪽
86 [2부] 7. 에쉬튼 24.06.01 11 0 15쪽
85 [2부] 6. 이안 (下) 24.05.25 17 0 19쪽
84 [2부] 5. 이안 (上) 24.05.23 17 0 12쪽
83 [2부] 4. 에드윈 24.05.18 20 0 12쪽
82 [2부] 3. 제로스 24.05.17 17 0 14쪽
81 [2부] 2. 세르빈 24.05.15 21 0 12쪽
80 [2부] 1. 황제의 반려 24.05.12 28 0 11쪽
79 라하토브 (1부 完) 24.03.27 22 0 23쪽
78 호크마 (2) 24.03.22 20 0 18쪽
77 호크마 (1) 24.03.20 16 0 12쪽
76 대언자 (2) 24.03.18 17 0 15쪽
75 대언자 (1) 24.03.16 17 0 11쪽
74 아저씨와 아이들 24.03.15 16 0 22쪽
73 정산 (4) 24.03.08 19 0 15쪽
72 정산 (3) 24.03.07 16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