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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구름성

인형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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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뭉게구름성
작품등록일 :
2019.04.29 14:28
최근연재일 :
2021.05.12 12:00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457
추천수 :
59
글자수 :
223,527

작성
21.05.10 18:11
조회
26
추천
1
글자
8쪽

황혼 - 7번째, 황혼

[도시전설이 있다. 죽은 사람을 되살려 인형으로 만들어 준다는.]




DUMMY

7번째


최민영은 과거 니드호그의 움직임을 약 3개월 정도 멈추게 한 적이 있다.


의도한 결과는 아니였다.


니드호그의 존재를 정확히 인식한것도 아니였다.


그저 멈추라고 생각 했을 뿐.


핀이 민영을 데려온 것은 그 때문이였다.


독룡 니드호그에게 레비아탄의 이빨을 박아 넣어 즉사 시킬 순간을 만들기 위해서.




"최민영씨! 지금입니다!"


라이노가 니드호그를 향해 맹렬히 날아가는 순간.


핀은 때를 놓치지 않았다.


영웅들의 배, 페가수스를 타고 라이노의 뿔 위에 위풍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낸 레비아탄의 이빨의 손잡이를 잡은 것은 라그나의 전무후무한 기사 마일즈였다.


수천만의 노을이 거대한 무기에 들러 붙어 마일즈의 명령을 기다렸다.


최민영은 니드호그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번에는 의지를 가지고 확실하게.


더욱 강력한 의지로.


니드호그의 주변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겨우살이가 뿌려져 절대 영도까지 온도를 내렸다.


만에 하나 있을 움직임에 대비해 마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멈추는 온도로 모든 움직임을 멈추었다.


산 넘이를 품고 있는 존재들에게는 아주 찰나의 시간조차 영원한 시간이 될 수도 있었다.


마일즈는 니드호그가 멈춘 순간 레비아탄의 이빨을 그것의 미간에 박아 넣었다.


곧 이어 그동안 모아 온 전기먹기의 수천 무량대수 볼트의 전기가 니드호그의 뇌를 태울 것이다.


그런 줄로 알았다.


그 순간, 니드호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식은 땀이 흐르지 못하고 동그랗게 모여 떠 다녔다.


"핀!  그림자다!"


포레스트의 목소리가 들렸다.


핀은 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지체 없이 그림자 세계로 이동했다.


니드호그가 왜 움직일 수 있었는지, 왜 그림자 세계로 간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추측할 뿐이였다.


그림자 세계로 간 것은 아마 최소한의 힘으로 자신에게 오는 위협을 피하고 하던 싸움을 마저 하기 위해서가 아니였을까 싶다.


자신의 크기에 비해 먼지 한 톨 만큼 작은 이빨을 굳이 피한 이유가 무엇이였을까?


니드호그가 핀을 의식 했던 것일까?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만큼 위협적인 무기였다는 것을 본능으로 안 것일까?


어쨌든 물음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림자 세계로 간 니드호그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눈만 내 놓고 있었다.


분노한 듯 번뜩이는 눈이 그림자 세계를 밝게 비추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핀과 눈이 마주쳤다.


착각일 수도 있다.


순간, 니드호그가 밝게 빛나는 듯 하더니 다시 사라졌다.


핀은 그것이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의 몸이 밝게 빛나던 것은 이제 전력을 다한 최후의 일격을 준비한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없었다.


핀은 자신의 군단을 이끌고 니드호그를 쫓아 다시 문을 열었다.




곧 이어 눈에 들어온 장면은 절망스러웠다.


라이노도 니드호그의 필살의 태세를 보고 자신도 필살의 일격을 준비하며 잔뜩 빛을 내고 있었다.


"마일즈. 다시 한번 가자."


망설일 시간은 없었다.


그들에게 왜 인지 모르지만 멈추게 하는 능력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민영의 능력은 쓰지 않기로 했다.


그것들은 서로를 향해 쇄도했고 충돌 예상 지점에서 레비아탄의 이빨이 어마어마한 전기를 내며 그것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마리의 고대의 존재, 이빨과 전쟁중인 세계수에서 뿜어나오는 막대한 에너지가 한 곳에 모였다.


그 순간 핀은 또 하나의 엄청난 힘을 느꼈다.


아니 7개 였다.


여섯 완벽들이 하나 하나 도착해 그들을 둘러 쌓았다.




"7번째를 맞이하러 왔도다."



------------------------------------------------------------

황혼


거대한 에너지가 모두 충돌하는 곳.


엎친 데 곂친 격으로 그 가운데에서 7번째 완벽이 태어나려 하고 있었다.


'독룡이요? 아니요. 그것보다 더 큰 존재에요.'


핀이 만났던 예언가는 이렇게 말했었다.


"이런 젠장."


핀은 절망했다.


여섯 완벽들은 모든 힘이 충돌할 때 무슨 의미를 가지는 지 모르는 듯 했다.


무시였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그 에너지들은 완벽이 가지는 힘에 비해 너무 작은 힘이였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니드호그의 특수성이였다.


7번째 완벽이 탄생함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모든 에너지들은 그의 안으로 흡수 되었다.


니드호그의 저주에 가까운 독성도 마찬가지였다.


전쟁 중인 세계수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도 함께였다.


완벽이라는 존재는 우주의 균형을 관리하는 우주의 신.


그 중에 가장 강력한 힘을 타고난 7번째가 막대한 부정과 악성을 끌어안고 탄생했다.


번쩍하는 빛과 함께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그대는 7번째 완벽의 존재. 부름에 답하게."


고요를 깬 것은 첫번째 완벽, 코스모스 오너였다.


"너는 무엇인가."


"나는 시작의 존재. 코스모스 오너라고 불린다네. 자네에게 이름을 주어도 되겠는가?"


"이름은 필요없다."


7번째의 음산한 목소리가 울렸다.


"나는 두번째. 라이트 메이커. 어째서 적대를 보이는 가?"


두번째 완벽이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웅크리고 있던 7번째가 몸을 일으키며 깊은 숨을 내쉬자 독이 쏟아져 나왔다.


"이 우주는 이제 끝이 날 것이다."


그가 번개 같이 날아들어 날카로운 발톱으로 5번째의 목을 찢었다.


4번째가 고함을 지르며 구속 권능으로 7번째의 팔과 다리를 묶었지만 그의 강대한 힘을 막을 수는 없었다.


7번째는 4번째의 목을 잡고 독으로 된 숨을 불어넣었다.


그는 움직일 때 마다 막대한 양의 독과 전기를 뿜고 다녔다.


막내인 6번째는 옆에 서 있던 것 만으로도 쓰러졌다.


우주에서 가장 거대한 살육전이 벌어졌다.


새로운 완벽의 탄생을 축하하러 온 자리에서 완벽이 순식간에 셋씩이나 죽었다.


우주에 가장 막대한 부와 강대한 빛을 가져다 주기로 예정돼 있던 7번째는 완벽을 도살하는 악마가 된 것이다.


"실패했구나. 니드호그를 죽이려는 이유가 이것이였어. 저 완벽은 존재 자체로 독을 뿌리고 다니는 존재가 되어버렸어. 운명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였구나."


핀은 절망하며 한탄했다.


7번째를 멈출 수 있는 존재는 우주 상에 없다.


곧 그의 숨결이 우주를 가득 메울 것이다.




남은 완벽들은 7번째를 막으려 애를 썻다.


핀은 모두와 함께 세계수로 돌아갔다.


"도서관을 비우다니 별 일입니다."


포레스트가 그들을 마중했다.


"이제 소용없으니까 말이야. 기록도 그만 두었어. 마지막은 매일 망원경으로만 보고 직접 못봤던 세상들을 한번은 보고 가려고."


"미안합니다."


"별 수 없지. 자네가 미안할 것이 뭐 있나."


포레스트는 쓴 미소를 지으며 다른 세계로 향했다.


오딘은 펜릴과 싸우다 죽었다.


수르트는 자신의 몸을 바쳐 아스가르드와 무스펠하임, 늑대의 세계를 모두 태우고 사라졌다.


헤임달과 로키는 서로 싸우다가 죽었다.


7번째의 독으로 오염돼 이미 죽음의 땅이 된 세계도 있었다.


핀은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 준 모든 세상을 돌며 작별 인사를 했다.


대장장이 세계의 대장장이들에게 실패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들은 최선을 다 했으니 괜찮다고 했다.


"어쩔 수 없지요. 당신 탓이 아니에요. 수고 많았어요."


아흔을 넘긴 예언가, 별이 한 숨 섞인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좀 아쉽네요. 나야 살만큼 살았다지만 우리 손주들은 어쩌누."


핀은 차마 그녀를 바라볼 수 없었다.


민영은 고향으로 돌아가 남은 시간을 가족들과 보냈다.


핀은 공방에 돌아가 그동안 썻던 물건들을 정리했다.




세계의 황혼이 지고 있었다.


우주의 황혼이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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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 - 7번째, 황혼 21.05.10 27 1 8쪽
50 인형의 숲 - 그들의 세계, 가지고 싶은 사람 21.05.06 15 1 8쪽
49 황혼 - 충돌, 거흉 21.05.05 20 1 7쪽
48 인형의 숲 - 산행, 노랫소리 21.05.04 22 1 7쪽
47 황혼 : 전면전 21.05.03 18 0 8쪽
46 인형의 숲 - 극야, 서커스 21.05.02 19 1 6쪽
45 황혼 : 신들의 대화, 돌입 21.05.01 18 1 8쪽
44 인형의 숲 - 풍랑소리, 500년이 넘도록 21.04.30 20 1 7쪽
43 5부 메인 스토리 황혼 : 여행자 롬, 마일즈의 새 몸 21.04.29 20 1 7쪽
42 5부 시작 - 인형의 숲 : 행방불명 21.04.28 3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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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기사 - 마왕(2) 21.04.26 30 1 8쪽
39 나무의 이야기 - 기억상자, 자기애 21.04.25 28 1 6쪽
38 기사 - 마왕(1) 21.04.24 21 1 8쪽
37 기사 - 이도술 21.04.23 2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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