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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구름성

인형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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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뭉게구름성
작품등록일 :
2019.04.29 14:28
최근연재일 :
2021.05.12 12:00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439
추천수 :
59
글자수 :
223,527

작성
21.04.28 12:00
조회
30
추천
1
글자
7쪽

5부 시작 - 인형의 숲 : 행방불명

[도시전설이 있다. 죽은 사람을 되살려 인형으로 만들어 준다는.]




DUMMY

평범한 회사원.


잦은 야근에 강도 높은 업무.


삶에 찌들어 사는 사람들.


그 중 하나일 뿐인 평범한 월급쟁이.


경철은 항상 입버릇 처럼 말했다.


흥분 되는 취미 하나가 있다면 즐겁게 살 수 있다고.


힘든 세상 그나마 버티며 살 수 있다고.


그는 유도를 즐기는 듯 보였지만 취미라고 하지는 않았다.


아무에게도 자신의 취미가 무엇인지 말하지 않았다.




경철은 쉬는 날이나 시간이 생기면 집 앞 공터에서 바람을 쐬는 것을 즐겼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기도 했다.


눈에 띄는 소녀가 있었다.


경철은 왠지 모르게 화들짝 놀라더니 서둘러 자리를 떳다.


그 날 이후로 경철은 계속 소녀를 목격했다.


규칙적인 시간에 정해진 공간에 출몰했다.


그는 소녀에게 말을 걸기로 결정했다.


"혹시 저 아시나요?"


"네?"


그녀의 반응에 경철은 무언가 고민했다.


"아뇨. 공원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 같아서요."


경철은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랬나요?"


그녀도 싱긋 웃어보였다.




고등학생이라고 했다.


"한예슬이에요."


본래 학생이지만 사정이 있어 학교를 못다니고 있다고 했다.


"제가 아는 사람과 너무 닮아서 무심코 말을 걸어버렸네요."


그는 누군가를 떠올리는 듯 눈빛이 아련해졌다.


그날 경철은 깊은 밤 어디론가 향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밤새 찾다가 동이 틀 때쯤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그는 이상하게도 불안해 보였다.


다시 공원을 향했다.


예슬이 어김 없이 같은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는 예슬에게 맛있는 밥집이 있다며 먹으러 가자고 했다.


인적이 드문 골목에 들어서자 근처에 있던 벽돌로 그녀의 머리를 내리쳤다.




"정신이 들어?"


경철은 예슬의 뺨을 툭툭 치며 깨우려 했다.


예슬은 간신히 눈을 떳다.


지하실인가?


뭔지 모를 배관이 어지럽게 얽혀있고 습하고 어둡다.


손은 등 뒤로 묶여있고 배관 하나에 밧줄로 고정되어 있었다.


손을 묶은 것은 수갑인듯 했다.


"내가 말이야. 취미가 있거든?"


예슬은 아무 말 없이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 죽이는 취미. 어릴 때 부터 이것저것 많이 죽여봤는데 사람이 제일 재밌어. 말도 통하고, 사람마다 반응도 다르거든. 듣고 있어? 대답을 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아무 말도 안하는 사람도 있어. 근데. 너 뭐냐?"


경철은 여전히 묵묵 부답인 예슬의 뺨을 신경질적으로 마구 쳤다.


"이제 좀 대답할 맘이 생겼냐? 어?"


그의 고함이 지하실을 울렸다.


그리고는 부시럭 거리며 커다란 망치를 쥐었다.


"내가 전에 했던 말 기억해? 닮은 사람 어쩌고 한거."


경철이 불안한 몸짓으로 지하실을 한참 돌아다니다가 다시 예슬에게 다가왔다.


"내가 말이야. 중요한 물건이 있어. 근데 그거 어느날 없어졌거든? 언제인지는 몰라. 그런데 니가 공원에 나타난 날 부터 없어졌어."


그는 불 같이 화를 내며 손에 들고있던 망치를 신경질 적으로 벽에 내던졌다.


"산에다 묻었거든. 가방에 넣어서. 조각조각 낸 시체를.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그런데. 너 혹시 형제 있냐?"


경철은 다음 날 해가 뜨자마자 다시 산으로 갔다.


그래, 그날에는 밤이라서 헷갈렸을 수도 있어.


다시 천천히 찾아보자.


그럴리가 없지.


동이 틀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온 산을 뒤지고 다니던 그는 마침내 현실을 받아 들였다.


가방이 없어졌다.


누군가 파헤쳐 갔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아무 말이 없는거지?


인터넷도, 주변 경찰서도 조용하다.


무언가 이상하다.


그리고 나타난 예슬.


너무도 닮았다.


똑같이 생겼어.




"언니가 있었어요."


경철이 지하실로 돌아온 것을 본 예슬이 말을 꺼냈다.


"오오, 그래그래. 머리 잘못 맞아서 말 못하는 줄 걱정했잖아."


"형제 있냐고 물어봤죠? 네. 있어요. 있었었죠. 죽었지만."


그는 한 지갑에서 학생증을 꺼내 보여주었다.


"얘야? 쌍둥이니?"


한예슬이라고 써 있었다.


"네."


"네 진짜 이름이 뭔데?"


그녀는 침묵했다.


"그래 뭐. 대답 안해도 돼. 어차피 너도 죽일거야. 내가 죽였어. 네 언니. 이 지하실에서. 너랑 똑같이 꼬셔서 기절시켰고 여기로 와 죽였어. 즐거웠지. 목소리가 예뻤거든. 그래. 지금까지 몇 명 죽였어. 그리고 산에다 묻었어. 가방에 넣어서. 그런데 네 언니만 없어졌어. 대체 왜! 그래놓고 아무런 신고도 없고. 응?"


말이 길어 질수록 그의 감정이 격해져 갔다.


"그래서 널 안죽였던거야. 확인하려고. 왜 그렇게 똑같이 생겨가지고. 쫄았잖아. 살아 돌아온 줄 알고!"


그는 머리를 싸매고 한참을 씩씩댔다.


"가방 어딨어? 너지? 너. 일부러 내 눈에 띈거지? 겁도 없이."


그녀는 싱긋 웃었다.


"응."


그리고는 깔깔대며 자지러지듯이 웃어댔다.


경철은 당황했다.


"그땐 안그랬는데? 왜 이렇게 초조해 할까? 응? 아저씨. 나 죽일 때는 안그랬잖아. 갑자기 내가 무서워? 아저씨. 나야. 그거 우리 언니가 아니고 바로 나라고. 언니는 처음부터 없었어!"


예슬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수갑은 힘으로 끊은 듯 절단면이 거칠었다.


"뭐야. 수갑 누가 끊어줬어!"


"내가 끊었는데? 힘으로. 녹음 다 했어. 작전이 통했네."


경철이 그 순간 갑자기 뛰어들어 예슬을 메쳤다.


쓰러진 예슬의 위로 올라타 움직이지 못하게 짓눌렀다.


그러나 그녀는 엄청난 힘으로 가볍게 일어났다.


경철의 몸을 내동댕이 쳤다.


"가방. 우리 집에 있어. 아빠한테 보냈어. 엄마는 실신 했고."


예슬이 경철의 위에 올라타 멱살을 잡았다.


"왜 죽였어? 왜 죽였어 왜!"


의식이 날아갈 정도로 멱살을 세차게 흔들었다.


속이 풀릴 정도로 실컷 패고 난 후에야 그녀는 경철의 머리채를 잡고 자신이 묶였던 것 처럼 그를 묶어두었다.


'공원 북문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50미터 정도 걸어 오면 있근 폐지하실입니다. 최근 실종사건들의 범인입니다. 녹취록은 파일첨부했습니다.'


예슬은 경찰에 문자로 신고를 했다.


"다시 찾아내 죽일거다! 아직 안 끝났어!"


그녀는 울부짖음을 뒤로하고 매정하게 문을 닫았다.




핀이 그녀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였다.


한 공터에서 앉아있는 예슬을 발견했다.


"죽은 자가 여기 있으면 안됩니다."


그녀는 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핀은 그녀를 인형으로 만들어주었다.


"인형은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마일즈에게 업혀 나오는 그녀는 싱긋 웃었다.


"괜찮아요."




그녀가 다시 집으로 돌아갔을 때, 그녀의 부모가 반겼다.


"복수는 끝났니?"


"아직이요."


"어쩌려고."


"면회를 갈거에요. 그 놈이 늙어 죽을 때 까지. 이 몸은 이제 안늙으니까요. 언제까지고 똑같은 모습으로 갈 수 있잖아요."


비록 그녀는 죽었지만, 계속 살아가기로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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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황혼 : 신들의 대화, 돌입 21.05.01 17 1 8쪽
44 인형의 숲 - 풍랑소리, 500년이 넘도록 21.04.30 19 1 7쪽
43 5부 메인 스토리 황혼 : 여행자 롬, 마일즈의 새 몸 21.04.29 19 1 7쪽
» 5부 시작 - 인형의 숲 : 행방불명 21.04.28 30 1 7쪽
41 기사 - 무덤가의 기사, 공방의 기사 : 못다한 이야기들 21.04.27 21 1 10쪽
40 기사 - 마왕(2) 21.04.26 29 1 8쪽
39 나무의 이야기 - 기억상자, 자기애 21.04.25 28 1 6쪽
38 기사 - 마왕(1) 21.04.24 20 1 8쪽
37 기사 - 이도술 21.04.23 2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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