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뭉게구름성

인형의 숲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뭉게구름성
작품등록일 :
2019.04.29 14:28
최근연재일 :
2021.05.12 12:00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1,442
추천수 :
59
글자수 :
223,527

작성
21.04.26 12:00
조회
29
추천
1
글자
8쪽

기사 - 마왕(2)

[도시전설이 있다. 죽은 사람을 되살려 인형으로 만들어 준다는.]




DUMMY

이내 기사들이 하나 둘 도착했다.


그들은 헤라에게 검을 겨누었으나 덤비지는 않았다.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엘레자와 라그나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때문에 국경에서 가끔 충돌이 있었고 한번은 피 튀기는 대규모 혈전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시작은 병사들끼리 사소한 다툼이였다.


휴가를 나와 술을 마시던 엘레자와 라그나의 병사들끼리 시비가 붙었고, 서로의 신분을 알게되자 칼 싸움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들이 다친 곳은 없었지만 양국의 국경에 있던 병사들은 감정이 격해졌고 전투에 나서게까지 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엔 헤라가 있었다.


헤라는 신출귀몰한 검술로 엘레자의 병사 수십에게 중상을 입히고 엘레자의 열개의 손 중 두명을 한꺼번에 상대하며 중상을 입혔다.


그것을 직접 본 크림슨은 열개의 손을 제외한 모든 기사들에게 대적불허 명령을 내렸다.


열개의 손 중 아홉번째인 거구 기간틱 매그넘이 단 세합만에 헤라에게 눈을 잃자 크림슨이 뛰어들어 대적했다.


헤라는 그 전투에서 크림슨에게 패해 사로잡혔고, 이는 라그나에게 큰 부담을 짊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왕족이자, 최강 검인 그녀가 잡혔으니 말이다.




"전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그냥 가셔야 합니다."


"가려거든 혼자 가셔도 좋습니다. 난 오늘 크림슨을 베야겠습니다."


"기사들이 몰려올겁니다. 벌써 열이 넘었구요."


"기간틱에게 15합만에 이기셨다지요? 그렇다면 저 녀석들은 상대가 안됩니다. 크림슨은 국가에 큰 전력은 성 내에 안들여놓거든요. 아. 기간틱은 예외."


크림슨은 엘레자의 열개의 손을 국가의 중요한 곳에 한 군데 씩 배치했었다.


"아니. 전에도 졌다면서요."


헤라는 팔콘에게 눈을 흘겼다.


"방심했을 뿐입니다. 검술만 쓸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때 크림슨이 입을 뗏다.


"물러서거라. 내가 상대하겠다."


헤라의 손에 식은 땀이 흘렀다.


"공주. 얌전히 있어달라고 부탁했는데 무슨 짓이오 이게. 여긴 조용해서 내가 좋아하는 곳인데 그대가 소란스럽게 하지 않았소."


"칼을 뽑아라, 크림슨."


크림슨은 살짝 미소를 보이며 칼을 뽑았다.


"기사들은 당장 모든 국경의 중요지로 가 국방을 단단히 하라 일러라."


그가 성벽에서 걸어내려 오는 동안 그의 몸에 투명한 갑옷이 둘러지는 것이 보였다.


"저게 뭡니까?"


"크림슨이 마왕이라고 불리는 진짜 이유입니다. 저 기괴하고 압도적인 기개를 풍기는 저 무장. "


이윽고 크림슨이 계단을 모두 내려왔다.


"아. 이거 말인가? 난 그냥 마법 무장이라고 부른다네. 거창하게 지을 필요 있겠는가."


"그래봤자 갑옷이네. 별거아닙니다."


팔콘이 먼저 뛰어들어 크게 베었지만 크림슨은 반격하지 않았다.


힘을 싣지는 않았기에 충격은 없었을 것이다.


진짜 노린 것은 두번째 격.


그의 칼끝은 곧장 크림슨의 다리 오금을 향했다.


인체 구조 상 갑옷으로 덮을 수 없는 곳.




그의 검은 무정하게도 튕겨져 나갔다.


"뭐?"


헤라는 한발 물러선 곳에서 한 숨을 쉬었다.


"그렇게 쉬웠으면 최강 검인 제가 질리가 없었겠죠? 아니 근데 검을 잡는 사람이 크림슨에 대해서도 몰랐나요? 크림슨의 무장이 덮는 곳은 온 몸입니다. 빈틈없이 전부다. 그래서 검에 마나를 싣어야 합니다. 뭐 그걸 알고있다해도 맞추는 것이 문제겠지요. 마나를 두른 채 싸우는 것은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하니까요. 검술은 쓸만한 것 같은데 마법도 쓸 기량이 되시나 모르겠네요."


팔콘은 그녀의 설명을 듣고 뭐 저런게 있느냐는 듯한 표정으로 크림슨을 바라보았다.


"그 정도야 별거아닙니다. 저는 하트의 적장자거든요. 예컨데, 진짜 하트의 사람이라는 거죠."


"진짜 하트?"


헤라가 무슨 소리하냐는 표정을 지었다.


"옵니다."


크림슨이 왼손에 커다란 불을 두르는가 싶더니 불덩이를 날렸다.


팔콘은 고개 숙여 피하고 헤라는 빙글 돌아 피했다.


벌어진 그들의 공간 사이로 크림슨이 우뚝 섰다.


순간 중력이 무거워졌다.


먼저 움직인 것은 헤라였다.


헤라가 마나를 두른 검을 정확하게 휘두르자 크림슨이 움직였고 중력 마법이 풀렸다.


몸이 가벼워 진 것을 깨닫자 마자 팔콘이 움직여 공격을 시도했다.


공격을 시도 한 것은 좋았지만 상대는 크림슨 이였던 것이 좋지 않았다.


그는 팔콘이 멈칫했던 그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고 검을 크게 휘둘러 팔콘을 쳐냈다.


팔콘은 자신의 공격이 이미 늦었음을 깨닫고 진작에 검을 거두고 물러섰다.


몸을 가로지르는 검격에 의한 상처는 넓었지만 얕았다.


그러나 멀리 튕겨져 나갔다.


크림슨은 텔레포트를 해 미처 공중에 떠 있는 팔콘의 뒤를 잡았다.


이어지는 참격.


막아선 것은 헤라였다.




"그게 밑천인가 보군?"


헤라는 크림슨의 이 공격패턴을 본적이 있었다.


"알고도 못 막는 패턴인데 과연 라그나의 최강 검이오."


크림슨은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저게 기사야 마법사야."


팔콘이 땀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마법도 능한데 검술도 일류에요. 그래도 이번 공격으로 꽤 힘이 빠졌을테니 이젠 우리가 유리합니다."




그러나 전투는 길어졌다.


무장은 단단했고 크림슨의 검은 가까스로 닿지 않았다.


살얼음판을 걷는 공방이 계속 됐다.


 "전하."


"왜!"


헤라는 신경질 적으로 대답했다.


"아이구. 힘드십니까? 여유가 많이 사라지셨습니다."


"다리나 그만 떨고 얘기하시지?"


그들은 지쳐갔지만 크림슨은 건재했다.


그러나 크림슨 역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묵직한 통증이 쌓여가고 있었다.


"손 한번만 닿을 수 있으면 됩니다. 틈을 만들어 주시죠. 제가 먼저 갑니다."


팔콘이 빠르고 길게 쇄도 했다.


굳이 막을 필요도 없다 판단한 크림슨은 살짝 흘려보냈다.


크림슨은 그 서툰 일격을 막았어야 했다.


헤라가 팔콘의 몸에 숨어 접근해 발도 했고 크림슨은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았다.


헤라가 다시 칼을 거두기 까지는 시간이 있다.


크림슨은 팔콘에게 눈을 돌려 찔러 넣었다.


하나 처리.


그때 크림슨은 보았다.


팔콘이 갑자기 사라진 것을.


크림슨은 당황했다.


지쳐 있던 것이다.


헤라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발도 했다.


라그나 최속의 발도술은 크림슨의 무장을 마침내 뚫었다.


크림슨이 드디어 뒤로 물러섰다.


그의 뒤엔 팔콘이 있었다.


"끝났다."


팔콘이 크림슨에게 손을 대자 크림슨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무장은 순식간에 해제됐고 숨 쉬는 것 조차 힘겨워 보였다.


"저주다. 마나를 거부하게 되는. 진짜 하트만이 쓸 수 있는 이세계의 마법. 먼저 가라, 곧 뒤따라가마."


"훌륭하구나."




헤라가 크림슨을 베는 동시에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고, 그때부터 시작된 라그나와 엘레자의 전면전은 단 나흘만에 끝이났다.




"폐하를 뵙습니다."


"누워있으세요."


"그 날 쓰고 남은 생명력이 오늘까지인가 봅니다."


"미안합니다. 내가 좀 더 강했다면. 그때 그 일격으로 무장을 뚫고 죽이는 데 까지 성공했다면."


왕은 눈물을 흘렸다.


"지겹도록 오래 싸웠습니다. 그 날의 싸움이 이제서야 끝나는 군요. 폐하. 무릎을 빌려주시겠습니까."


왕은 팔콘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에 대어주었다.


"당신과 평생을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폐하."


"팔콘.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나 다음의 최강 검은 폐하께서 뽑으시지요. 난 지쳤습니다. 아아, 헤라. 눈을 감겨 주겠소? 당신의 손으로."


헤라는 흐느끼며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


팔콘은 조용히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헤라 라그나가 보위에 오른지 27년 후, 최강 검 팔콘 하트가 눈을 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형의 숲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새 작품을 시작했습니다. Cave 21.08.22 12 0 -
공지 인형의 숲은 여기까지 입니다. 21.05.12 56 0 -
54 황혼 Outro - 여명 21.05.12 23 2 4쪽
53 나무의 이야기 - 기억의 잔, 꿈의 상자, 상자의 꿈 21.05.11 22 1 13쪽
52 인형의 숲 - 다툼, 나무의 이야기 - 흰둥개 21.05.10 21 1 9쪽
51 황혼 - 7번째, 황혼 21.05.10 26 1 8쪽
50 인형의 숲 - 그들의 세계, 가지고 싶은 사람 21.05.06 14 1 8쪽
49 황혼 - 충돌, 거흉 21.05.05 19 1 7쪽
48 인형의 숲 - 산행, 노랫소리 21.05.04 21 1 7쪽
47 황혼 : 전면전 21.05.03 18 0 8쪽
46 인형의 숲 - 극야, 서커스 21.05.02 18 1 6쪽
45 황혼 : 신들의 대화, 돌입 21.05.01 17 1 8쪽
44 인형의 숲 - 풍랑소리, 500년이 넘도록 21.04.30 19 1 7쪽
43 5부 메인 스토리 황혼 : 여행자 롬, 마일즈의 새 몸 21.04.29 19 1 7쪽
42 5부 시작 - 인형의 숲 : 행방불명 21.04.28 31 1 7쪽
41 기사 - 무덤가의 기사, 공방의 기사 : 못다한 이야기들 21.04.27 21 1 10쪽
» 기사 - 마왕(2) 21.04.26 30 1 8쪽
39 나무의 이야기 - 기억상자, 자기애 21.04.25 28 1 6쪽
38 기사 - 마왕(1) 21.04.24 21 1 8쪽
37 기사 - 이도술 21.04.23 21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