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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현신 무당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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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pd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3.12.03 15:45
최근연재일 :
2024.09.15 15:0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11,275
추천수 :
103
글자수 :
689,230

작성
24.02.21 23:07
조회
67
추천
1
글자
12쪽

57화. 이제부터가 본론.

본 콘텐츠는 픽션으로 내용에 등장하는 모든 상황은 가상이며, 브랜드, 단체, 기관, 이름과 상황은 모두 허구입니다. 현실과 단 하나의 연관성도 없음을 밝힙니다.




DUMMY

식자재 마트에서 나온 날 수로가 잡았다.

수로는 내게 물을 것이 있는 듯했으나, 머뭇거리며, 입을 떼지 못했다.

그런 수로를 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수로는 나의 눈빛이 민망했던지,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아냐. 의뢰 들어오면, 연락할게.”

“응? 응. 그래.”


난, 수로와 눈인사를 하고 바로 집으로 들어왔다.

집으로 들어선 난 아직도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는 모습을 생각했지만, 거실은 이미 정리되어 있었다.


물론, 나현은 그대로 누워있었다.

거실을 치운건 역시나, 유현이었다.

나현이 아직 어린애라면, 유현은 의젓한 어른이었다.


“같은 나이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인데, 이렇게나 다르네. 그건 그렇고, 유현지는 어디로 간 거지?”


주방에서 장 봐온 물건을 풀어 놓고, 해장국 끓일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욕실 문이 열렸다.

유현이 정리를 마치고 씻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 오빠. 마트 갔다 왔어?”

“어? 응. 피곤할 텐데, 숴.”

“에이, 도울 건 없어?”

“응, 없어. 다 밀키트 제품이라 딱히 할 것도 없어.”

“알았어.”


유현은 머리를 말리러 위로 올라갔다.

나현은 아직도 꿈나라였고, 지현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아이고, 내 팔자야.”


해장국이 모두 잘 끓어 갈 무렵, 유현이 거실로 내려왔다.

그리고, 나현을 깨웠다.

나현은 일어나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했다.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기분 나쁜 소리.

얼마간의 소리가 들리더니, 변기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현이 다 죽어가는 얼굴로 기어 나오듯 나와 힘겹게 소파 앞에 누웠다.


“야! 나현지. 정신 차려! 일어나서 해장국 먹어. 그리고 지현이도 방에서 꺼내와라.”


유현이 방으로 들어가더니, 지현을 깨웠다.

그리고, 방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내는 지현.

몰골이 말이 아니다.


머리는 산발을 해서, 땀인지 침인지 모를 정체 모를 액체에 떡이 되어있었고, 입가엔 허옇게 쓸려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지현이 어제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짐작이 되었다.


“야. 하지현 빨리 씻고 와서 해장해.”


나의 말에, 지현과 나현이 서둘러 씻고 왔고, 일어났을 때의 모습은 사라지고 평소의 아름다운 미인이 되어 나타났다.


“자, 앉아서 해장하자.”


둘이 씻을 동안 유현과 함께 해장국을 탁자에 올렸다.

우린 기분 좋게 해장국을 맛있게 먹었다.

뜨거운 국물이 뱃속에 들어가니, 속이 풀렸다.


모두 만족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내가 커피를 내오길 기다렸다.

커피를 마시고 나자, 모두 거실에 나와 TV를 켰다.

그리고 할 일이 없는 사람처럼 채널만 이리저리 돌렸다.


지현의 한숨소리가 주방에 있는 나에게까지 들려왔다.

난 주방에서 정리를 마치고, 서둘러 지현의 옆에 앉았다.

‘이대로 두면, 유현은 괜찮겠지만, 지현은 자신을 책망하며, 한심한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녀석이 딴생각을 못 하게 수를 쓰자. 뭐가 좋을까...’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 유현과 내 눈이 마주쳤다.

그리곤, 유현이 입을 열었다.


“선배, 혹시 천의사상교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지현은 유현의 말에도, 관심이 별로 없는 듯 TV 채널만 돌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현은 지금 히스테릭한 상태로 보였다.


‘에효, 저대로 두면, 언제 폭발할지 모르니, 데리고 나가볼까? 어차피 다들 할 일도 없을테니...’


“저기, 지현아.”

“응? 왜!”


내가 지현이를 부르자, 인상을 쓰고 버럭 소리쳤다.


‘윽! 벌써 거칠어졌군.’


“지현아.”

“뭐!”


다시 지현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얘기하려 했는데, 대답하는 것도 짜증이 나는지 한층 더 인상을 찌푸렸다.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돌리자, 천세가 나를 향해 손짓했다.


천세가 있는 위층으로 올라가니, 천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야! 나현신! 이놈! 한심한 놈인 줄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한심하기 짝이 없는 네 녀석을 확인하니, 내가 다 한심스럽다.”

“그게 무슨,”

“무슨은, 뭣이 무슨이야! 강해지고 싶다며, 신과 대등하게.”

“아!”

“아? 한심한 놈. 나와 함께 가자. 준비해.”

“에? 준비?”

“그래, 그 치렁치렁한 옷이나 좀 갈아입어라. 구역질 난다.”

“나 참. 이 옷이 어때서, 너야말로 이제 내 모습은 그만하라고, 원래 네 녀석의 모습으로 나타나라고. 쳇.”

“오호, 네놈이 감당이나 할 수 있겠냐?”

“뭐, 뭐야. 그렇게 못생겼어? 혹시, 돼지나 소, 뭐 이런 거야?”

“이런 미친! 너 지금 신을 모욕 한 거다. 그거 알아?”

“아니, 난 그냥, 네 녀석이 외모에 자신이 없는 것 같아서 말이지.”


난 나도 모르게, 천세가 얄미웠다.

그래서인지 왠지 도발하고 싶었다.


‘매번 나만 당하는 느낌이었단 말이지. 할매한테...’


천세는 본래의 자신의 모습으로 변하더니, 내게 큰소리쳤다.


“자, 잘 보거라. 이것이 내 본 모습이다. 감당할 수 있느냐!!!”


그녀는 아주 자신 있게 자기를 어필했다.

자신 있어 할 만큼 미인이었다.

천사, 그것이었다.

하지만, 내 입으로 그녀가 기대하는 대답을 내어 줄 순 없었다.


“그래, 아름답네, 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야.”

“뭐? 이놈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몸매뿐 아니라, 그녀의 피부는 몇 만 년 산 할매라고 믿을 수 없었고, 그녀의 미모는 지금까지 본 그 누구보다 눈부셨다.

말 그대로 한눈에 반할 그런 아름다움이었다.


그녀와 더 말을 섞다가는 반했다며 고백할 것 같았다.

때문에, 화제를 바꿨다.


“오, 그래, 빨리 날 강하게 만들어 줘.”

“요놈. 옷이나 갈아입어라. 밖으로 나갈 것이다.”

“알았어.”


천세와 난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기 전 나현에게 지현과 유현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기분 전환이라도 시켜주라고 부탁했다.

나현은 그런 일은 나에게 하라고 딱 잘라 말했지만, 나보다는 두 사람을 잘 아는 나현이 적임자라고 얘기하고는 천세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차에 올라 천세가 안내한 곳으로 향했다.

가다 보니 눈에 익은 길이었다.


“여긴...”


다연의 본가 고택이었다.


“여기는 왜?”

“왜긴 이놈아. 수련도 순서가 있는 것이다. 넌 아직, 나에게 배우려면 멀었어. 그러니...”

“알았어. 꼴에 신이라 이거지?”

“이놈아. 신에게 너 진짜 계속해서 신을 모욕할래? 넌 내가 무섭지 않은가 보구나!”

“흠. 네가 날 어찌 할거였으면, 벌써 어떻게 했겠지. 넌 그럴 마음이 없잖아. 그리고, 나를 어찌하면, 내 않에 있는 녀석도 어찌 되겠지. 그러니, 뭐 네가 날 어찌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 그러니, 내가 천세 당신을 무서워할 일은 없어.”

“고놈, 보면 볼수록 특이한 놈일세. 아무튼 오늘 피나주에게 잘 배우거라.”

“흠. 알았어.”


고택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피나주가 나를 꾸짖듯 나무랐다.

이유인즉, 늦게 왔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친 점에 따르면, 내가 오전에 올 예정이었는데, 점심때가 지나서 왔다는 것이 이유였다.


난 피나주가 잡아끄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 방은 지난번 들어간 적 있는 사천왕이 있는 방이었다.

그곳에 다연은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허리를 곧게 펴고 단아하게 앉아 있는 것이 한복을 입고 있어서인지, 꼭 조선시대 대감댁 규수가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믿을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기품이 느껴졌다.


“자, 지난번 하던 것을 다시 한번 해보자.”

“하던 것이라면...”

“파령검을 불러내는 것이지.”


사실 그때 파령검을 불러내지 못한 것은 내가 피나주를 신용하지 못하고 의심했기 때문에 파령검도 그에 반응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파령검, 염호대목도 확신이 서지 않는 일은 거부하는 것 같았다.


이번엔 피나주를 의심하지도 않고, 민다연은 의심할 필요도 없으니, 마음을 열고 파령검을 불러낼 참이다.

먼저, 손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손바닥에서 검을 꺼내듯 빛을 잡고 쥐어 당겼다.


‘역시나, 불신이 사라지니, 파령검도 나오는구나.’


푸른빛을 발하는 파령검이 손안에서 뽑혀 나왔다.

하지만, 나의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른 이들이 보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그 목검이 파령검이구나.”

“네? 목검요?”

“그래. 네가 쥐고 있는 그검 말이다. 약간 빛이 나는 듯한 느낌은 들지만, 목검으로 악귀를 처리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 그것이 파령검이라면,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더욱 위력이 높겠지.”


피나주의 말에, 눈을 감고 기를 모으는 수련을 하고 있던 다연이 입을 열었다.


“네, 파령검의 위력은 대단해요. 어디까지나, 흡귀를 해치운 검이니까요.”

“그래. 지옥귀 흡귀를 해치운 것을 목격한 너의 말이니, 믿어야겠지. 파령검의 위력을... 그렇지 않으면, 녀석이 온전 치 못 할 테니 말이다.”


‘응? 뭔 얘기지? 온전 치 못 할 녀석은 혹시 나?’


“저기, 할매, 아니 스승님. 제가 뭔가와 싸우나요?”


나의 물음에 피나주는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때문에, 조금은 긴장하는 내 모습에 스스로 작지만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이것이 천세광명환호가 말한 강해지는 수련이란 건가?’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것이다. 서두르지 마라.”

“네?”


피나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그리고는 잠시 시간이 지나자, 다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셨나 보네요.”

“네? 누가 와요?”

“의뢰인이요.”

“의뢰?”

“조금 전 할머니가 말씀하신, 그 일.”

“아, 그럼, 이제 악귀를 해치우러 간다는 건가요?”

“네, 퇴마. 현신씨는 오늘 퇴마를 하게 될 거예요.”


다연은 마치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결과가 어떤지 모두 알고 있는 사람처럼, 흐트러짐 없이, 조곤조곤 얘기했다.


“저기, 다연씨는 내가 어떤 악귀를 퇴마하게 되는지 알고 있어요?”

“아뇨, 다만 현신씨가, 그 악귀를 퇴마하는 것은 알고 있어요.”

“네. 저도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좀더 정보를...”

“자세한 건 의뢰인에게 들으면 될 것 같아요. 나가죠.”


다연은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유하면서 다소곳한 사람이 아니었다.

마치, 전장에라도 나가는 듯한 결의가 느껴졌다.

난, 다연의 뒤를 따라 방을 나섰다.


다연의 뒤를 따르자, 접견실에 다다랐고, 다연은 조용히 노크한 후 문을 열었다.

문을 여니 그 안에는 피나주 할매와 함께, 나이가 지긋한 스님이 앉아 있었다.


‘응? 스님?’


스님은 나를 보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이, 파령검의 주인이요?”

“네? 주인요? 주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시군요. 어쨌든 그럼 이번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난, 스님에게 직접적으로 물을 수 없어, 다연에게 귓속말하듯 속삭였다.


“누구?”


그런데, 스님이 내가 다연에게 한 말을 들었는지 다시 날 바라보았다.

미안한 듯 미소를 살짝 지어 보이더니, 사과먼저 했다.


“아, 미안합니다. 제가 소개가 늦었네요. 전 요주 진륵사의 주지승 안덕이라 합니다.”


갑자기 주지승이라 밝힌 안덕 때문에, 나도 자연스럽게 날 소개했다.


“나현신 입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의뢰하려는 것은...”


주지승이 의뢰하려는 내용은 다연에게 들어 짐작이 갔다.

퇴마.

하지만, 어떤 퇴마인지, 주지승인 안덕에게 자세하게 들어야 했다.

현신무당과함께0246.jpg




항상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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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화. 연장전. 24.03.24 4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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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화. 사형귀. 24.02.28 8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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