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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현신 무당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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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pd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3.12.03 15:45
최근연재일 :
2024.09.15 15:0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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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6
추천수 :
103
글자수 :
689,230

작성
24.04.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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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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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73화. 웬디고의 목적.

본 콘텐츠는 픽션으로 내용에 등장하는 모든 상황은 가상이며, 브랜드, 단체, 기관, 이름과 상황은 모두 허구입니다. 현실과 단 하나의 연관성도 없음을 밝힙니다.




DUMMY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던 우리 눈앞엔, 낯익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아는 사람이라 해도 아무도 없는 숙소에, 허락하지 않은 이들이 있으면, 당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법.


우린 당황해 쉽게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그런데, 나와 지현보다 더 놀란 사람이 있었다.

그것은 세아였다.


그녀는 신세계 경감을 보고 놀라 두 눈이 커졌다.

몰래 감시해야 할 대상자를 대놓고 만나게 되는 꼴이 되었으니, 세아가 당황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머뭇거리는 세아를 지현이 보고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피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었다.


“아, 손기자, 저기로 들어가서 옷 정리하면 돼.”


지현은 자신의 방을 가리키며, 세아에게 알려 주었고, 세아는 빛과 같은 속도로 빠르게 뛰어 들어갔다.


“지현이 넌 괜찮아? 너도 옷이 다 젖었잖아.”

“사돈 남 말 하네. 오빠는 괜찮고? 오빠야말로 생쥐 꼴이야.”


지현의 말을 들은 민다연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정우해 대표와 신세계 경감은 제주에서 이미 봤으니, 여기에 있는 것이 자연스러웠는데, 민다연이 있다는 것이 궁금했다.


“다연씨는 제주에 무슨 일로...”

“아, 현신씨가 발견한 피해자분들 진혼제에 제가 진혼굿을 하게 되어서요.”

“아, 그렇군요.”

“그보다, 현신씨 옷을... 감기 걸리겠어요.”


다연의 말에, 나의 상태를 깨달았다.

웬디고와 싸우느라 흠뻑 젖은 옷에서는 아직도, 옷에선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바닥이 나의 옷에서 떨어진 물로 인해 젖고 있었다.


“아, 이런, 저 옷만 갈아입고 나올게요.”


난 황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

.


내가 옷을 갈아입고 방 밖으로 나왔을 땐 이미, 지현도 옷을 갈아입고, 거실에서 따듯한 커피 한잔을 하고 있었다.

그리곤, 민다연이 내게 커피를 건넸다.

난, 커피를 받으며, 자리에 앉았다.


.

.


그들의 눈빛엔 근심이 엿보였다.


.

.


내가 자리에 앉아 커피 한 모금으로 몸을 녹이자, 정우해 대표가 입을 열었다.


“오늘 일은 조금 경솔한 것 같아. 현신씨. 상황을 알 수 없지만, 이 싸움은 피할 수 없었어?”


정우해 대표의 말에, 나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커피잔이 떨어져 탁자에 내려놓았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피했다고 피해지는 싸움은 아니었을 겁니다. 아마도...”

“아마도?”

“네, 분명, 그 사슴, 아니 웬디고는 저와의 싸움이 승산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덤빈 거죠. 분명, 어떤 의도가 있었을 것 같아요.”

“의도?”

“단순한 저의 추측일 뿐인데, 분명한 의도가 있었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죽을 걸 뻔히 알면서, 뛰어드는 악귀는 없을 테니까요.”


그들도 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진혼제는 3일 뒤부터 시작되며 3일간 행해진다고 알려줬다.

식령검을 찾기 위한 지원은 아낌없이 하겠다며, 세 사람은 숙소에서 사라졌다.


“결국, 진혼제를 하게 된 걸 알리려 온 것인가?”

“오빤, 참 둔하다. 둔해. 허튼짓하지 말라고 온 거잖아. 웬디곤지 뭔지 하고 싸우는 일 따윈 하지 말라는...”

“그, 그런가?”

“하여간, 둔팅이.”


나는 머쓱한 나머지, 얼마 남지 않은 커피를 홀짝거렸다.

그러는 상황에 아직 지현의 방에 남아 있는 세아가 떠올랐다.


“아, 손기자님.”


내 말에 지현도 그제야 생각이 났는지, 방으로 들어갔으나, 세아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손기자도 참. 간다면 간다고 얘기하고 가지,”


지현이 방문을 닫고 창을 바라보자, 이미 한밤중이었다.


“오빠. 배고프지 않아?”

“그러고, 보니...”

“뭐, 먹을까?”

“그러게, 장 본 게, 냉장고에...”


내가 주방으로 가는 순간, 화장실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세아가 나왔다.


“어? 손기자님.”

“손기자, 간 것 아니었어?”


세아가 화장실에서 나오며, 얼굴을 붉혔다.


“아, 그, 그게, 인사드리고 가려고 했는데, 다들 너무 심각하셔서, 인사를 못 드려서, 못 갔어요.”

“그래? 손기자도 배고프지?”

“네? 네? 저는...”

“괜찮아. 괜찮아. 손기자도 먹고 가. 어차피, 지금 나가봐야. 먹을 곳도 없어. 저래 봬도 오빠가 음식은 쫌 해. 그러니까 먹고 가.”


.

.


결국 지현의 부추김에, 세아도 함께 늦은 저녁을 먹게 되었다.

더 기가 막힌 건, 바로 이어진, 술자리.


.

.


그리고, 세아도 우리와 함께 숙소에서 눈을 뜬 것이었다.


.

.


다음날.


난, 두통에 시달리며, 눈을 떴다.

그리고, 간밤에 꾼 꿈을 아니, 그들의 대화를 복기했다.



* * * * * * * * * *



어젯밤.


빈 맥주캔이 굴러다니고, 나는 졸리는 눈을 부여잡고,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러면서 우린 맥주를 마시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난 더 버티지 못하고 지현과 세아를 뒤로하고 먼저 방으로 들어와 그대로 쓰러졌다.


그리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염호와 염마의 대화를 들었다.

그런데, 그곳에 게스트가 있었다.

그건, 내가 흡령술로 사라지게 했던 웬디고였다.


“뭐, 뭐야! 저, 웬디고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이상한 것은 웬디고가 염마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뭐지? 서로 아는 사인가? 하긴, 다들 마계의 존재들이니, 서로 알겠지.”


웬디고는 염마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

염마는 왜 지옥이 아닌 이곳에 있는지,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어째서 지옥으로 돌아가지 않는지를 물었다.


염마는 단순하게 대답했다.

어쩌다 들어왔고, 나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지옥에도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고 말이다.


웬디고는 염마의 답을 듣고, 염마는 어째서 이곳을 나갈 수 없는지 이유를 묻자, 염마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고 답했다.


“나도 그걸 알 수가 없으니,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웬디고가 염마에게 또 무엇인가를 물으려 하자, 염호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염호는 웬디고에게 왜 이곳에 왔는지, 목적을 물었다.

그것은 나도 궁금했다.

보아하니, 웬디고는 일부러 나의 흡령술에 당한 것처럼 보였기에, 나도 놈의 목적이 궁금했다.


웬디고는 목적이 분명했다.

염마가 나의 몸속에 봉인이 되어 있다는 소문의 근원을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그것을 확인한 웬디고는 더는 염마 앞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염마. 네가 이곳에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니, 난 이곳에서 벗어나야겠다. 이곳에서 나가는 방법을 내게 말하라.”


돌변한 웬디고의 태도에, 염마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웬디고여, 네놈이 실성이라도 한 것이냐, 네놈 앞에 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흥. 누구긴 누구야. 인간에게 힘없이 잡혀있는 마계의 왕이 될 자. 뭐, 이곳에 있다는 걸 확인하기 전까진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우리와 같은 마재(魔在)일 뿐이지,”

“뭐? 무엄하게 일개 잡재(雜在) 따위가 마왕이 될 분에게 무슨 무례인가!”


버릇없는 웬디고의 태도에 화가 난 염호가, 웬디고에게 호통을 쳤다.


* 마재(魔在) : 마계에 존재하는 모든 마와 악을 칭한다.


염마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웬디고에게 다가서더니, 웬디고를 노려보았다.


“그래서, 네놈이 지금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흥,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것 아닌가? 이미, 세상이 너에 대한 존재를 모두 알게 되었을 테니까 말이야.”

“아, 너희 웬디고는 정신적으로 모든 개체가 연결되어 있었지, 역시, 넌 단순한 희생양일 뿐인가?”

“뭐? 미친, 난 말이야, 웬디고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전사란 말이다. 누가 희생양이야!”

“전사? 하하하! 하하하! 아이고, 아이고 배야. 웬, 웬디고가 전사... 하하하! 하하하!”


웬디고의 말에, 염마는 배꼽이 빠진다는 듯 큰소리로 웃었다.

그러자, 웬디고가 기분이 나쁜지, 양팔을 검으로 만들고는 염마를 공격했다.

순간, 염마는 단번에 웬디고의 목을 움켜쥐더니, 힘을 주었다.


웬디고는 숨도 쉬지 못할 고통에, 애처로운 사슴의 눈빛으로 염마를 바라보았다.


“웬디고여, 내가 네놈의 목숨값으로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알려 주마,”


염마의 말에, 웬디고의 큰 눈이 더욱 커졌다.


“웬디고여, 네놈의 작전은 실패했다.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네놈과 연결된 개체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이곳은 말이지, 우리가 있는 세상과 다른 차원의 세상이라서 말이지, 물론 나도 그것을 방금 깨달았지만 말이다.”

“???!!!”


웬디고의 눈망울에선 눈물이 샘솟아 흘러내릴 것처럼 애처롭고 슬픈 눈빛을 발하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는지 표정이 더욱 일그러지더니, 염마의 손에 힘이 더욱 들어가니, 결국,


“뚜뚝!!!”


웬디고의 목이 꺾여 버렸다.

염마는 목이 부러진 웬디고에게 지옥 불을 선사하고, 웬디고는 한 줌의 재로 사라졌다.


“아무래도 놈들이 움직이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염호대목.”

“웬디고가 움직였다는 건, 놈들도 염마지왕이, 이자! 현신의 몸에 있다는 것을 의심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래, 내가 이곳에 있는 동안 앞으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겠지.”


마왕의 자리에 앉은 염마가 오른손으로 턱의 괴고는 소리 질렀다.


“이봐! 나현신! 모두 들었지? 이제 너에게 오늘과 같은 일이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네놈이 죽는다면, 나도 어찌 될지 모르니, 넌 어떻게든 살아줘야겠다. 적어도 내가 지옥이든 마계든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염마의 큰 외침에, 나의 근심도 커졌다.


“빨리, 식령검을 찾아야겠군.”


.

.

.

.



* * * * * * * * * *



현재.


“웬디고 같은 놈들이 더 몰려올 거란 말이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놈들은 무슨 생각인 거지? 어쨌든 빨리 식령검을 찾자.”


방에서 나오니, 상태가 가관이었다.

거실에 뒹구는 맥주캔.

그 사이로 소파에서 잠이 든 듯 누워있는 지현과 바닥에 누워 괴로워하는 세아가 보였다.


나의 기척에 세아가 눈을 뜨고 고개를 들었다.


“어? 나, 현, 신 씨?”

“아, 네. 깼어요? 전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쉬세요.”


사실 난 어제와 같은 일이 계속해서 생긴다는 것에 지현과 세아와 함께 섬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만에 하나, 내가 그들을 보호할 수 없다면, 큰일이 벌어질 것이 자명했기에, 몰래 혼자 가려고 했다.


내가 세아를 안심시키고, 발걸음을 떼는 순간 지현의 눈이 떠졌다.

그리곤, 상체를 벌떡 일으키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순간, 움찔한 나를 빤히 보던 지현.


“오빠! 어디가! 설마...”

“아, 아니야, 화, 화장실 가. 화장실.”

“뻥 치시네, 누가 화장실에 가방을 들고 가.”

“아, 그,”


지현은 벽에 걸린 시계를 보더니, 나를 째려보았다.


“배 시간은 아직 두 시간이나 남았는데, 혼자 갈려고 했어? 앙?”


지현은 아침이면, 평소보다 훨씬 신경이 날카로웠다.

일명, 모닝 지현.


“아, 아니야. 뉴, 뉴스나 볼까? 하하하.”


난 지현일 안심시키려, TV를 켜며, 소파에 앉았다.

그 모습에, 지현이 안심이 됐는지, 화장실로 들어갔다.


TV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세아가 정신이 들었는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머릿결을 쓸어 올려 넘기더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뉴스를 시청했다.

뉴스는 어제 있었던, 나와 웬디고의 싸우는 영상으로 떠들썩했다.


난, TV에서 시선 떼고 창밖을 보았다.

어제 폭풍우가 불 듯 거센 비를 내리던 먹구름은 온 간데 없고, 화창한 햇살만 내리 비치고 있었다.

현신무당과함께0245.jpg




항상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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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화. 천세와 염호. 24.05.18 30 0 13쪽
86 86화. 오전이 지나고. 24.05.15 32 0 12쪽
85 85화. 사건? 혹은 사고? 24.05.12 35 0 12쪽
84 84화. 특채. 24.05.10 38 0 12쪽
83 83화. 기세영. 24.05.06 40 0 13쪽
82 82화. 특별수사본부. 24.05.05 38 0 13쪽
81 81화. 가족 같은 사람들. 24.04.30 45 0 12쪽
80 80화. 그녀의 뜨거운 눈물. 24.04.29 43 0 13쪽
79 79화. 오해. 24.04.28 41 0 13쪽
78 78화. 회복. 24.04.27 47 0 13쪽
77 77화. 완전체. 24.04.22 45 0 12쪽
76 76화. 놈들의 습격. 24.04.21 45 0 14쪽
75 75화. 이무기와 혈투. 24.04.15 45 0 12쪽
74 74화. 혈족을 찾아 비양도로... 24.04.14 46 0 17쪽
» 73화. 웬디고의 목적. 24.04.13 44 0 12쪽
72 72화. 웬디고(wendigo). 24.04.10 48 0 13쪽
71 71화. 뜻밖의 장소, 뜻밖의 인물. 24.04.08 51 0 13쪽
70 70화. 전설의 시작. 24.04.07 50 0 12쪽
69 69화. 형사 세계. 24.04.04 56 0 15쪽
68 68화. 제주도 그리고 4.3사건. 24.04.01 55 0 15쪽
67 67화. 식령검. 24.03.31 58 0 13쪽
66 66화. 담화. 24.03.25 54 0 13쪽
65 65화. 연장전. 24.03.24 49 0 12쪽
64 64화. 반격. 24.03.18 59 0 13쪽
63 63화. 일방적 방어. 24.03.17 61 0 12쪽
62 62화. 이무기. 24.03.13 71 0 13쪽
61 61화. 다시 나타난 천세광명환호. 24.03.11 65 0 13쪽
60 60화. 다시 서울로... 24.03.10 64 0 14쪽
59 59화. 정의를 실현할 사람들. 24.03.03 68 1 13쪽
58 58화. 사형귀. 24.02.28 8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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