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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까페 출입금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3.06.06 06:25
최근연재일 :
2018.03.11 22:13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869,737
추천수 :
24,738
글자수 :
404,083

작성
17.12.28 08:11
조회
12,713
추천
422
글자
11쪽

두번째 의뢰.

DUMMY

팀 단위의 FPS게임은 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팀워크도 중요하다. 뛰어난 팀워크로 불리한 전세를 뒤집고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렇기에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며 준영이 한눈파는 사이 같이 게임하며 팀워크 또한 맞춘 플레이어들은 준영이라는 구멍이 있음에도 압도적인 실력 차로 이길 자신이 있었다. 물론 정정당당한 게임이란 전제하에서만.

“와! 미친 작정했구나!”

“큭! 나가자마자 녹아 버리네.”

“이건 카운터 자체가 불가능하잖아!”

아무리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하더라도 프로그램 앞에선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준영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 채 죽어 나가는 자신과 팀을 보며 감탄했다.

“와! 진짜 잘한다! 밥 먹고 이것만 했나?”

이상하게 주변이 부산스러웠지만 그야 PC방이니 당연한 거라 아무렴 어떠랴 싶어 부활한 캐릭터를 이끌고 진영을 나서자마자 헤드샷 한 방에 허무하게 쓰러졌다.

왠지 뒤에서 비명이 들린 거 같지만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사운드라 생각했다. 그때 분을 못 참은 같은 편이 절대 하지 말라 한 지시를 어기고 채팅창에 한마디 쓰고야 말았다.


-게임 그렇게 하면 재밌냐, 핵쟁이들아?


“음? 핵이 뭐지? 그보다 대화가 되는 거였어?”

처음 보는 채팅창에 신기해한 준영이 한마디를 시작으로 죽죽 올라가는 채팅창을 읽으며 키보드를 이것저것 누르다 글자를 적을 수 있는 창이 생기자 신기해하며 타이핑 했다.


-핵이 뭐예요?

-뭐냐, 이 븅신은?

-크크, 핵이 뭐냐면 너한텐 없고 나한테는 있는 거다.

-아이디 꼬라지하고는 지가 진짜 김준영인 줄 아나?


어느새 게임은 안중에도 없어지고 원색적인 비난이 오가는 채팅창을 보던 준영은 자신을 비아냥거리는 글귀에 다시 타이핑했다.


-나 김준영 맞는데?

-와! 신기하다 나도 김준영인데!

-난 일산의 김준영이다!

-준영아, 밥은 먹고 다니냐.


준영은 인상을 찌푸리며 모니터의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상대를 비난하는 팀원들과 그런 팀원들을 놀리며 도발하는 이들의 채팅 내용이 결국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수준까지 가자 준영은 혀를 차며 게임을 껐다.

이제 뭘 할까 고민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준영은 이제 더 이상 할 게 없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소란스러워야 할 PC방이 독서실처럼 조용한 광경에 고개를 갸웃거리다 아무렴 어떠랴 싶어 카운터로 다가갔다.

“여기 계산요.”

“계산하실 필요 없습니다.”

“예? 왜요?”

준영의 질문에 당황한 듯 어버버거리던 직원은 준영의 눈초리가 이상해지자 황급히 되는 대로 말했다.

“통합 아이디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계좌도 연동됐거든요. 사용하신 요금은 계좌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갑니다.”

“오! 정말요? 캬. 세상 참 편해졌네.”

“그, 그렇죠?”

“그럼 수고하세요.”


* * *


“어떤 새낀지 찾아!”

“이미 찾았수.”

“어, 어? 빠르네? 석호가 가르쳐 주던?”

입으로 불을 토해 내던 효성은 영필의 툴툴거리는 음성에 당황해 더듬거렸다. 0과도 조사 중인 사안이라 그냥 화풀이 겸 넉두리 삼아 날뛰려고 한 건데 벌써 찾았다니 할 말이 없다.

“게임하는데 보안 처리를 할 이유가 없어서 넘겼다가 이 꼬라지가 난 건 세팅 잘못한 우리 쪽 잘못이니까 우리가 찾아야지.”

“뭐 하는 놈들이야?”

“저 중국 쪽에서 작업치는 놈들인데 삼합회한테 정보 넘겼으니까 그쪽에서 알아서 할 거요.”

“왜 그랬대?”

“데리고 온 애들이 이쪽 업계에선 제법 유명한 애들인 것도 있고 아이디 새로 안 만들고 세컨 아이디 가지고 노는데, 핵 만지는 시키들 눈에 띈 모양이우. 그놈들 입장에선 세계 최고의 게이머들이 모여 연습하는 걸로 보였겠지. 그 아이디를 해킹해서 핵 쓰는 모습을 보이면 여러 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일을 벌인 모양이우.”

“그게 다야?”

“그게 다니까 나도 속이 끓지! 가뜩이나 할배는 계속 붙으라고 갈구는데 이런 일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한 거 알면 아오, 썅!”

허공을 향해 불길을 토해 내는 영필의 모습에 자신도 살짝 불안한 입장인 거 같아 빨리 대책을 세워야겠다 다짐하며 영필의 난폭한 모습에 한곳에 모여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벌벌 떨고 있는 게이머들을 보곤 수하에게 지시했다.

“처리해.”

차갑고 단호한 음성에 게이머들은 울음을 터트리며 살라 달라 싹싹 빌고 아우성 쳤으나 요원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덤덤히 품에서 총을 꺼내 게이머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저거 비싼 거 아뇨?”

“한 달이나 기억을 재조정해야 되는데 시간 없어.”

“그래도 망각의 눈물이라니. 잘 팔지도 않는 거잖수?”

“1천분의 일로 희석시켰으니까 그리 큰돈은 안 들어갔어.”

“하긴. 일반인한텐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겠지. 그러면 돈은? 그냥 입 닦고 말 거면 나눠 먹읍시다.”

욕심내는 영필의 태도에 효성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말했지, 0과부터 제대로 돌아가야 해당 국가도 제대로 돌아간다고.”

“아, 진짜 그 한물간 근본이론을 여태 믿는 양반은 형님밖에 없수다.”

“역사책만 뒤져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0과가 부패하면 제아무리 청렴한 국가라도 따라서 부패하고, 결국은 몰락했다. 반면 0과가 상식을 유지하면 아무리 부패한 국가라도 결국은 제 기능을 찾아갔지.”

“쳇. 알았수다. 그놈의 설교는 우리 할배만으로 충분하니까 거기까지만 하쇼. 그러면 저놈들은 다른 기억을 가질 텐데 돈은 어떻게 주게요?”

“한 번에 준다는 소리는 안 했다. 사는 동안 계약금이나 연봉, 정 건수 없으면 복권이라도 조작해서 이런저런 빌미로 조금씩 지급할 거야.”

“역시 사악하시네. 그러면 군대는? 같은 업종에 있는 놈들이 전부 군대 안 가면 나중에 한 소리 나올 텐데요?”

“군대는 가야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효성의 어조에 영필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래서 보상심리가 무서운 거다.




준영이 어슬렁거리며 집 근처까지 걸어가자 마중이라도 나온 듯이 에스텔라와 당화련, 미텔과 엘레나, 미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르르 몰려들어 정신없이 재잘거리며 양팔이 붙잡혀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이에 도착한 까페를 바라보며 준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변한 게 별로 없네?”

“우리가 살 집이랑 고시원의 내부 인테리어는 대충 끝났어. 준영이 이름 정해서 고시원 간판만 달면 돼.”

“그래? 아무튼 끝났다니까 한번 보자.”

고시원을 구경하기 위해 빌딩의 계단으로 향하려던 준영을 여인들이 붙잡아 세웠다.

“응? 왜?”

“준영은 그리로 갈 필요 없어.”

자신만만한 에스텔라의 태도에 준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까페 안으로 끌려갔다.

타르찬이 늠름한 태도로 석상처럼 바짝 얼어 있는 가운데 트리시아가 반갑게 맞이하고 동물 형태의 나비렌이 달려와 다리밑 에 매달렸다 등산하듯 몸을 타고 올라가 어깨에 앉아 준영의 볼에 머리를 비벼 댔다.

“자! 이게 바로 내가 개발한 회심의 시스템이지!”

에스텔라의 말에 나비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까페 안을 둘러본 준영은 별로 변한 게 없다 싶다가 내부가 조금 좁아진 대신에 골방이 커진 걸 확인하곤 물었다.

“내 방은 왜 크게 만든 거야?”

준영의 물음에 여인들은 다들 의미심장하세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자, 자, 들어와. 들와서 보면 알아.”

여인들이 잡아끌고 밀어 대는 통에 준영은 어? 어? 거리며 골방 안으로 들어갔다. 골방은 준영이 나갈 때와 그다지 달라진점 은 없었는데, 여인들이 우르르 들어와 앉아서 다과를 즐기며 수다를 떨 수 있을 정도의 여유 공간이 남았다.

“어?”

덜컹!

준영은 묵직한 기계음과 함께 부유감이 느껴지자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여인들과 밖으로 나간 준영은 놀란 감정을 표정으로 보여 여인들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우와! 이건 진짜 생각도 못 했다! 아이디어 좋은데?”

“그치? 귀찮게 계단 오르락내리락할 필요 없이 준영은 방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야!”

골방 자체를 엘리베이터로 만들었다. 탁 트인 거실에서 나비렌이 활발하게 뛰어 댕기는 가운데 준영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왜? 뭐 찾는 거 있어?”

“컴퓨터 잘하는 내 부하 놈 어디 갔어? 까페에 없기에 여기 있는 줄 알았는데?”

컴퓨터라는 말에 다들 움찔하는 가운에 미스트가 말했다.

“여긴 여성 전용. 준영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야. 다른 남자들은 출입 금지.”

“그래? 그거 하렘이란 거랑 비슷하네.”

“······.”

비슷한 게 아니라 똑같은 거다만 설명한다고 뭐가 바뀌는 건 아니라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럼 어디 간 거야?”

“2층에 고시원이 잇잖아. 거기다 집어넣었지.”

“이거 2층도 갈 수 있어?”

“당연하지! 이 건물에서 준영이 못 갈 곳은 없다고.”

“그럼 가자. 고시원도 한번 둘러봐야 하니까.”

준영의 말에 여인들은 다시 우르르 골방 안으로 들어갔다.

“어라? 그런데 엘리베이터로 만들 거면 이렇게 크게 만들 이유가 있어?”

준영의 물음에 에스텔라가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한 말투로 대꾸했다.

“당연히 우리도 쓰려고 그런 거지.”

“상공이랑 같이 출퇴근을 하고 싶사옵니다.”

“헤헤, 저도요.”

“설마 사장이라고 사장 전용 엘리베이터 그런 건 아니지?”

“좋은 건 나눠 쓰자고요.”

맞는 말이라 준영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고 여인들은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 * *


“우와! 여기 사람이 살 수는 있어? 폐쇄 공포증 걸리겠다.”

지가 만들라고 해 놓고 호들갑 떠는 모습을 여인들이 애써 모른 척하는 가운데 복도 중간의 문이 벌컥 열리며 부스스한 모습의 석호가 하품을 하며 나타났다.

“아함! 뭔데 이리 시끄러워? 고시원 에티켓도 모르······ 음? 언제 오셨습니까?”

준영을 발견한 석호가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자 준영은 두 사람이 마주 지나가기도 좁은 복도에 질색을 하며 석호를 향해 말했다.

“시킬 일 있으니까 일단 까페로 내려와라. 그리고 좀 씻고 다녀라. 상태가 그게 뭐냐?”

“······.”

솔직히 준영이 할 말은 아니다. PC방에서 지박령 수준으로 한 달 넘게 자리를 지키던 준영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한 요원들의 눈물 나는 노력이 아니었으면 준영의 꼴은 석호보다 더 심해 아무리 여인들이라도 접근할 엄두를 못 낼 수준이었을 테니까.

“그런데 몽키매직한테 무슨 일을 시키려고?”

준영은 언제부터 석호의 이름이 몽키매직이 된 건지 궁금했지만 아무렴 어떠랴 별명이겠지 싶어 말했다.

“그래도 내 밑에 있던 놈이 먹고살 길 없다고 찾아왔는데 먹고는 살게 해 줘야지.”

“그, 그래서?”

참 딴지 걸 요소가 많은 발언을 꾹 참으며 묻자 준영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4층에 PC방이나 하나 차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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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채권 추심 3 +15 17.12.23 13,271 40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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