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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연필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선수가 야구궤적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물연필
작품등록일 :
2023.09.12 11:12
최근연재일 :
2023.09.29 11:4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31,630
추천수 :
644
글자수 :
134,930

작성
23.09.16 11:45
조회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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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
13쪽

땅을 꼬집어!

DUMMY

*


식당.

그날 연습을 마치고 신입 환영 회식이 있었다.


동섭이 내 옆에 앉았다. 어느새 난 마동섭과 한 쌍이 되어 움직였다.


최고참 선배가 맥주 거품이 넘치는 잔을 들고 외쳤다.


"새내기들의 입단을 환영한다!"

"감사합니다!"


선배에게 빈 잔을 채워주며 인사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 많이 배우겠습니다!"

"너 물건이더라. 마구 잘 다듬어서 우리 팀 목표인 승률 7할에 기여하라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얼큰하게 술이 올라왔을 때, 동섭이 걱정을 털어놓았다.


"아버지에겐 친구 상가집 간다고 여기 참가한 거였어. 큰 기대 않았는데, 덜컥 붙어서 기뻤지만, 한 편으로 걱정이 태산이야. 곧 방송 나가면, 들통날 텐데."

"방송이 나가면 아마 부모님 인식이 달라지겠죠."

"방송 나간다고 달라질까?"

"부모님들은 자식이 방송 나오면 다 성공한 줄 안다고요. 게다가 여기를 봐요."

"..."

"난다 긴다하는 레전드 스타들과 함께하잖아요. 이러면 배경이면 더욱 달라질 걸요."

"정말 그럴까? 니 말대로 됐으면 좋겠다."


사실 동섭의 걱정은 남의 일이 아니다.


어머니도 내가 학교 다니는 줄 알지, 때려치우고 야구한다면 뒷목을 잡으실 게 뻔하다.


야구로 형을 잃으신 분인데, 나까지 야구한다는 걸 설득할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아예 예능야구 프로그램에서 커밍아웃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분명 TV화면에 나오면 인식이 달라질 거라는 계산에서였다.


바람대로 되어야할 텐데...


난 동섭과 잔을 부딪히며 잔을 비웠다.

동섭에게 작심하고 말했다.


"형이 내 전담 포수를 자청해서 얼마나 고마운 줄 몰라요."

"무슨! 니가 받아줘서 내가 고맙지. 넌 좋은 놈이야. 우리 쭈욱 함께하자고."

"그런데, 형. 타율을 좀 올려야겠어요. 언제까지 몸으로 때울 순 없는 거잖아요."

"..."

"전담 포수가 되는 것만으론 부족해요. 타격을 보강해야 깍두기 취급을 안 할 거라고요."


그가 벌컥 술잔을 비우고 안주도 안 먹고 입을 쓱 닦았다.


"나도 그러고 싶지.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나."

"내가 형 스윙 봐줄게요."

"그래? 너처럼 할 수 있는 거야?"

"궤적을 이해하면 지금보다 좋아질 걸요."

"정말 도와줄 거지?“


*


아파트단지.

난 현관 밖에 놓인 주머니에 우유를 넣었다.


새벽 우유 배달로 생활비도 벌고, 체력 단련도 하고 일거양득이다.


배급소에서 남은 우유도 하루 몇 통씩 공짜로 마실 수 있으니 더 없는 알바였다.


엘리베이터를 놔두고 뛰어서 계단을 내려갔다.


타닥, 타닥!


귀에 꽂은 무선 이어폰에서는 팝송 ‘아윌비 미싱유(I’ll Be Missing You)’가 흘러나왔다.


♬Every step I take, every move I make(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Every single day, every time I pray (매일 매일, 기도할 때마다)

I"ll be missing you (나는 당신이 그리울 거예요)


형을 보내고 나서, 이 노래가 내 주제가가 되었다.


*


운동장.

연습시간보다 3시간이나 일찍 나왔다.


동섭은 벌써 나와 몸을 풀고 있었다.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어서 와, 브로!"

"형, 몇 시부터 나온 거야?“


친해져서 존대를 생략하기로 했다.


"친구 상가집 발인하는 거 장지까지 동행한다고 새벽에 나왔다니까."

"밥은 먹었어?"

"대충. 편의점에서 빵하고 도시락 잔뜩 사왔어. 밥 안 먹었으면 먹어."

"난 먹고 왔어."

"그럼 시작하자."


난 또다시 일타강사 기질을 발휘했다.


"형 스윙의 가장 문제는 상체로만 친다는 거야. 그래서 스윙 궤적이 큰데도 임팩이 없는 거야."

"그래? 난 분명 다리에 힘을 꽉 주고 있는데..."

"스윙해봐."


일타쌍피에서 했던 것처럼 찬찬히 설명하고, 손목 스냅으로 배트를 8자로 빙빙 돌리는 연습까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망치질하듯 때리는 감각, 인-아웃 스윙도 시범을 보였다.


보폭이 큰 습관을 바꾸기 어려워서, 아예 양발을 붙인 채로 체중이동하는 폼을 가다듬었다.


붕-


"좋아! 그 폼이야. 티볼 쳐봐."

"오케이!"


내가 티볼을 던지자 그가 배트를 돌렸다.


붕~


딱-


타구가 총알같이 날아갔다.


"와, 이게 되네!"

"할 수 있다니까. 티볼은 눈에 보이니까 힘 빡주고 치면 강하게 날아가는 거 같지만, 예측 스윙해야 하는 투구는 맞힐 수가 없어. 맞아도 내야를 못 벗어나."

"고마워 강타야! 이 은혜 잊지 않을게."

"시합에서 증명하라고."

"힘을 쥐어짜지 않아도 땅 맞아 나가는 게 너무 신기해!"


따악-


그의 타구가 쭉쭉 뻗어나갔다.

그에게 슬러거 느낌이 풍겼다.


원리를 이해하고 폼을 갖춘 뒤에 반복적인 노력을 해야지, 무턱대고 노력만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전설의 감독이 있고, 코치가 있고, 명문 구단이 존재하는 것이다.


*


옥탑 자취방.

내 자취방은 도심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산동네 옥탑이었다.


"와, 이런 데서 사는구나!"


동섭이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도 독립하고 싶다."

"서울 집값은 너무 비싸."

"너랑 여기서 지내면 안 되겠냐?"

"부모님이 아직 야구하는 거 모르신다며?"

"곧 방송 나갈 텐데 뭐. 잔소리 듣지 않으려면 준비해야지. 월세 절반은 내가 낼게."

"형이 오면 나야 환영이지."

"이건 무슨 컴퓨터 장비냐? 대형 모니터가 두 개에 하드가 왜 이렇게 커? 온라인 게임하냐?"

"하하, 일종의 게임은 게임이지."


난 XR장비를 대충 둘러댔다.


"너 책 많구나? 전부 꼬부랑 글씬데?"

"형도 책을 많이 봐야할 걸.”

"책? 에이, 공부 졸업한 지가 언젠데. 초딩 입학하면서 공부는 내 길이 아니다, 대오각성했다.“

"내 말은 동체시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거야."

"동체시력? 넌 그런 훈련도 해?"

"140km에 반응하려면 배트 스피드만으론 한계가 있어. 내 콘텍트 배팅의 절반은 동체시력 덕분이라고."

"그래?"

"저기 장난감 총 있지? 저걸로 쏴봐."

"비비탄 총 말이야?"

"그래."


난 숟가락을 들었다.


"설마 숟가락으로 친다는 건 아니겠지?"

"일단 쏴봐!"


그가 장난스럽게 나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쏘았다.


틱-


난 숟가락을 휘둘렀다.


딱!


"헠!"


그의 입이 쩍 벌어졌다.

내가 숟가락으로 콩알보다 작은 비비탄알을 쳐냈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한 거야?"

"더 쏴봐."


틱-틱-틱-


딱-딱-딱-


하얀 비비탄알이 숟가락에 딱딱 맞아나가자 동섭의 눈이 튀어나올 듯 동공이 확장되었다.


"컼! 그걸 다 맞춘다고?"


언제부턴가 내 능력에 놀라는 상대방의 리액션을 감상하는 게 취미가 되었다.


"이게 가능하니까 야구공이 수박만 하게 보이는 거라고."

"어쩐지! 동체시력은 어떻게 연습하냐?"

"난 속독으로 책을 봐. 3~4분이면 책 한 권 다 보거든."

"이 두꺼운 책을?"


내가 책을 잡고 모퉁이에서 휘리릭 넘기며 시범을 보였다.


촤라락~


"헐~ 그렇게 해서 글자를 다 읽는다고? 나보고 공부해서 서울대 가라는 거와 같네. 쩝, 난 책만 보면 울렁증이 있는데."

"형은 그럼 이런 펀칭볼로 시작해."


한쪽에 걸어두었던 기구를 꺼냈다.


머리에 밴드를 장착하고 고무줄로 연결된 공을 주먹으로 치는 복싱용 동체시력 연습기였다.


"이거 복싱선수들이 쓰는 거잖아?"

"맞아. 상대 주먹을 피하려고 이 연습을 많이들 하지."

"나도 당장 사야겠다!"


*


사회인 야구단 감독님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 아깝게, 지구에서 준우승혔구먼. 강타 니 생각 많이 나더라.

"죄송합니다. 제가 시간 내서 갔어야하는 건데."

- 무슨! 만년 꼴찌에서 자력 준우승이면 용된 거지. 언제 개막전 한디야?

"열흘 남았을 겁니다. 정확한 장소 나오면 알려드릴 게요."

- 그려. 첫 방송이 기다려지네. 강타가 활약하는 거 빨리 보고 잡네.

"너무 기대 마세요. 무림 강호에는 숨은 고수들이 많더라고요."

- 뭔 소리! 넌 바로 메이저리그 갈 것이여. 내 장담혀!

"하하, 감사합니다, 감독님!"

- 개막식은 반드시 우리 팀원들이 전부 올라갈 거여.

"감사합니다, 감독님!"


팬심이란 게 있었다.

사실 프로 스포츠란 게 알고 보면 관중을 위한 쇼이다.

로마의 원형 경기장에서 검투사들의 대결과 본질이 크게 다르지 않다.

쇼비즈니스도 중요하다.


*


운동장.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 놓고 공지했다.


"개막 일정 잡혔다. 시즌2는 스케일이 커져서, 개막 경기는터 돔구장에서 두 팀과 붙는다. 관중도 유료입장이고 방송 스텝도 2배로 늘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도록!"

"넵!"


날짜가 잡히자 신입 선수들은 바짝 긴장했다.


난 스탠딩 티볼을 쳤다.


딱-


다른 선수들은 스탠딩 티볼은 풀스윙이지만, 나는 안쪽 손인 오른 손만으로 스탠팅 티볼을 쳤다.


따악-


동섭이 신기한 듯 말했다.


"어째 한 팔로만 치는 데도, 파워가 비슷하지?"

"바깥 손은 거들 뿐 안 쪽 손으로 치는 연습이야."

"나도 그런 연습해야겠어."

"그럼 실전에 도움이 많이 되지."


이번엔 당기고 밀면서 힘조절까지 더해 여러 방향으로 거리를 재며, 1루에서 3루까지 다양한 코스로 치는 정교한 컨트롤 배팅을 했다.


딱-


한상필 타격 코치가 다가왔다.

난 꾸벅 인사를 했다.

그가 말했다.


"배팅 볼 쳐봐."


누가 지켜보면 긴장 돼서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난 내 리듬을 지키려고 애쓰며 배트를 돌렸다.


붕~


따악-


타격 코치가 팔짱을 끼고 유심히 지켜보다가 말했다.


"스톱! 음, 어디가 잘 못 된 걸까..."


호쾌하지 않은 내 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뜯어 고치려 한다면, 갈등이 불가피하다. 난 콘택트 타법을 절대로 바꿀 생각이 없으니까.


기존 시스템과 충돌하는 건가... 걱정이 앞선다.


코치가 말했다.


"스윙을 크게 한번 해봐."


내가 선수를 쳤다.


"전 콘택트 타법이 맞습니다. 파워 풀 스윙은 정확도가 떨어지거든요."


코치가 말했다.


"같은 폼에서 당기고 밀고 컨트롤 배팅하는 건 굉장한 장점이야. 니 폼이 약간 특이하지만, 아주 좋아. 간결하고 효율적이야. 타자가 안타만 잘 치면 되는 거잖아. 영리한 선택이야."

"..."


어라? 그럼 뭐가 문제란 거지?


"니 스윙 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테이크 백 크게 해서 풀 스윙 해보라니까."

"아, 네!"


난 상체를 뒤로 더 돌린 뒤, 앞으로 스윙을 했다.


붕-


코치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이거네!"

"..."

"콘택트, 컨트롤 타격 의도는 아주 좋아. 그런데 상체가 왠지 뜨는 느낌이거든. 큰 스윙을 하니까 확실하게 나타나네."


나름 방대한 자료를 연구해서 다듬은 폼인데 결점이 있다니! 자존심이 확 상하네.


"신발 벗어봐."

"신발이요?"

"그래."


난 야구화를 벗었다.


대체 뭐 하려는 거지?


"뒷발의 엄지발가락으로 땅을 꼬집는다 생각하고, 발가락을 움켜쥐어봐."

"..."


일단 코치 지시대로 엄지발가락을 움켜쥐었다.


"그대로 버텨!"

"..."


한 3분 쯤 지나자 발가락에 쥐가 났다.


"으앗!"

"됐어! 맨발 상태에서 스윙해봐. 사자가 발톱을 세운 것처럼, 뒷발 엄지발가락을 지면에 갈고리처럼 박는다 생각하고 밀며 스윙해봐."


난 아직 이해할 수 없지만, 시키는 대로 했다.


"읏차!"


붕~


오, 왠지 안정된 느낌이야!


"좋아졌어! 넌 체중이동만 생각해서 그런지, 하체가 흔들렸거든. 그러니 상체는 더 불안하고. 스윙 궤적이 작고 인-아웃 레벨 스윙으로 치니까 그 단점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거야. 신발 신고, 배팅 볼 쳐봐."

"넵!"


난 뒷발의 발톱을 땅을 꼬집는다는 생각으로 골반을 돌렸다.


따악--


팽!


같은 궤적의 스윙이었는데도, 빠르고 멀리 날아갔다.


동작의 시작점인 발끝에 강력한 에너지가 충전된 느낌이다.


랜선 야구의 독학에 한계가 있네!


물리학으로 계산되지 않는 여러 가지 생체 메카니즘, 심리학이 있었다.


완성형 선수라고 거들먹거린 사실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쩝, 잘났다고 깝죽댈 게 아니야. 하늘 위엔 하늘이 있는 법이야.


"엄지발가락으로 꼬집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난 모자를 벗고 한 코치에게 폴더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코치님!"

"자네는 야구에 접근하는 시각이 아주 신선해. 혈기왕성한데, 절제할 줄도 알고. 열심히 하면 4할대 타자도 충분하겠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일로 내 폼이 완벽하다는 생각은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문제가 뭔지 모르니 해결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완성된 선수는 없다. 가장 완성된 선수는 매일 성장하는 선수일 거다.




추천 꾹~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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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면도날 제구 +6 23.09.21 1,040 25 12쪽
15 소년 가장 +8 23.09.21 1,025 28 12쪽
14 멘탈 지우개 +4 23.09.20 1,094 26 13쪽
13 위기는 기회 +3 23.09.19 1,113 22 12쪽
12 발에는 발 +8 23.09.18 1,170 28 12쪽
11 개막 라인업 +8 23.09.17 1,243 28 13쪽
» 땅을 꼬집어! +5 23.09.16 1,259 29 13쪽
9 전담 포수 +2 23.09.15 1,322 24 12쪽
8 첫 날부터 민폐 +3 23.09.15 1,369 23 13쪽
7 타격말고 스윙! +4 23.09.14 1,431 26 12쪽
6 흑마구의 영업비밀 +4 23.09.14 1,498 28 13쪽
5 올드 폼인데? 23.09.13 1,545 30 13쪽
4 컨트롤 콘택 배팅 +4 23.09.13 1,649 27 14쪽
3 타이밍 아닌가? +6 23.09.12 2,046 26 13쪽
2 확장된 현실 +7 23.09.12 2,766 3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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