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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216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3.05 13:50
조회
165
추천
4
글자
13쪽

27. 역습의 후폭풍

DUMMY

“아예 정신이 나갔군. 현실계로 쳐들어오다니.”


“너만큼은 아니지. 이 새끼야!”


백야는 당장에 설단을 찢어 죽일 기세였다. 그동안 각성계에서 백야와 몇 번 마주치긴 했지만 이렇게 죽일 듯이 달려드는 건 처음이었다.


“앞으로 얌전한 척하더니 뒷구멍으로 이런 짓을 벌여?”


설단은 일단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뭔가 바넘과 자신이 계획하던 일들을 상대가 알아챈 것일까?


지금 당장 저 둘과 붙으면 버티는 것도 버거워 보였다. 거기다 현실계에서 각성을 해버리면 ‘스트루프’를 더 신경 써야 했다.


‘일단은 적당히 맞춰줘야겠군.’


“어떻게 알았지?”


“하. 이렇게 순순히 나올 줄이야. 그래 그 직원이라던 연놈들은 어디 있지?”


“우리 애들이야 다 자기들 할 일이 있는데 여기 있을 리가 있나.”


“아. 현실계는 지금 시간이...”


백야의 눈이 재빨리 사무실을 훑었다. 그래도 대표 사무실답게 커다란 디지털시계가 벽에 붙어있었다.


“... 그럴 시간이긴 하군.”


시간은 오후 6시를 넘어 7시를 향하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미 퇴근한 이후였다.


“그럼 이 건물 어딘가에 있다는 말이겠지?”


설단은 목이 타는 것을 느꼈다. 백야는 자신만을 노리고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지금 누구누구 남아있지?’


아까 각성계에 들어갔던 여파로 집에 가라고 했으니 자이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을 것 같았다.


그나마 자이라면 일시적으로나마 설단과 같이 저들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춘봉 선배님이 올 때까지만 시간을 끈다면...


그 생각은 이어지지 못했다.


“죽어라!”


백야의 박달나무가 내리찍었다.


“이런!”


쾅!


대표 책상에 있던 서류가 흩날렸다.


“나의 혀는 하늘을 움직인다.”


설단은 믿기지 않는 속도로 움직이면서 각성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완전히 박살 나버린 책상을 봤다.


“... 현실계에서는 그거 그냥 몽둥이일 텐데?”


“누가 여기서는 내가 힘을 못 쓴다고 하더냐?”


그 순간 백야의 뒤에 있던 검은 형체의 악마의 눈이 번쩍였다. 악마에게서 기이한 기운이 백야에게로 흘러들어 가고 있었다.


설단은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통팔달!”


설단의 외침에 설단에게서 강대한 힘이 쏟아져 나왔다.


“너도 막 나갈 생각이냐?”


백야는 머리끝까지 화가 난 상태였지만 완전히 냉정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백야가 박달나무를 고쳐 쥐었다.


“오냐. 어디 한번 해보자!”


서로 번쩍 거리면서 힘이 쏟아지는 채로 격돌했다. 설단은 주먹으로 방망이를 맞서는 것에 두려움이 없었다.


“너 그거 얼마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백야는 설단의 사통팔달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각성계에서도 자주 안 쓰던 상당히 소모값이 큰 기술이었다.


정신없이 휘둘러 대는 박달나무 방망이와 그걸 막으면서 튕겨져 나오는 충격파에 대표실은 이미 엉망이었다.


“... 누가. 온다.”


뒤에서 백야에게 힘을 주고 가만히 서있던 악마가 말했다.


“하긴 이 정도 난리 쳤으면 손님들도 다 도망갔겠지.”


설단은 백야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전투 중이라 말을 섞지 않았다.


“반응. 둘.”


“오호. 직원들이 뛰어오나 보군.”


“형님들이 뛰어오면 어쩌려고 그러나.”


형님들이라는 말에 백야가 움찔했다.


“그놈들이 아무리 빨라도 내가 너 하나 따고 가는 건 못 막을 거다.”


‘이거 큰일 났는데.’


설단은 순식간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설단은 확실히 보조계였다. 그나마 각성계 안에서 싸울 때와는 또 다른 상황이었다. 어쨌든 각성자도 각성계 안에서 싸울 때 더 강한 게 사실이었다.


쾅!


문을 박차고 누군가 들어왔다.


“대표님!”


자이는 예상했었지만 소라가 아직 남아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소라는 연습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자마자 전위를 막아섰다.


백야는 그 모습을 보고 더 분노했다.


“어린 여자애까지 그런데 써먹으면서 뒤에 숨을 생각이냐?”


집에 가려던 소라는 교복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그러다 스트루프를 느꼈고 뒤이어 들려온 굉음에 대표실을 향해서 뛰어오다가 자이를 만나서 같이 달려온 거였다.


“설단 이 쓰레기 같은 놈아!”


소라는 백야를 본 적이 없었다. 거기다 당연히 ‘검은 정장’은 처음 보는 거였다. 그리고 애초에 현실계로 쳐들어 온 ‘각성계 악마’를 본 것 자체도 처음이었다.


“어... 어떻게 해야 되죠?”


일단 뛰어들어서 익숙한 포지션으로 전위를 맡긴 했는데 앞에 있는 검은 정장의 기세가 흉흉했다. 다만 무기는 자신의 것과 비슷한 몽둥이(?)였다.


백야는 분노에 떨더니 갑자기 인간의 형태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 미친! 여기서 악마화를 할 생각이냐!”


백야의 뒤에 있던 악마도 미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서둘러라. 경계가. 닫힌다.”


백야는 타오르는 검은 늑대모양의 불꽃이 되었다. 설단은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내 간섭력을 모두 쏟아붓더라도 너 하나는 데려가주마.”


울리듯이 들리는 목소리와 함께 백야가 뛰어오르자 소라는 움찔하면서도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보호!”


그러나 소라는 깜빡한 것이 있었다. 지금이 각성계가 아니었고, 자신은 각성을 해놓고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보호는 발동하지 않았고, 소라는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백야는 소라를 지나쳐서 뒤에 있는 설단을 덮쳤다.


“크윽!”


설단도 방어에 일가견이 있는 편이었지만 박달나무를 흡수하고 불꽃 늑대의 형상이 된 백야의 손톱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옆에 있던 자이는 망설이다가 무언가 결심했다.


“안녕하세요.”


아니. 이 긴박한 상황에서 인사라니?


너무도 의외였기에 다들 아주 잠깐이지만 멈칫했다.


“이 순간의 주인공입니다.”


너무도 평온하게 들리던 자이의 말이 끝나자 자이한테서도 빛이 뿜어져 나왔다.


“아니...?”


자이의 행동은 설단과 백야 둘 다에게 의외였다.


“프로젝트!”


자이의 손바닥이 엄청난 속도로 백야를 향해서 다가갔고 백야는 손톱을 마주 휘둘렀다.


펑!


설단과 백야가 충돌할 때보다도 충격파가 더 컸다. 소라는 충격파에 굴러가서 벽에 부딪혔다.


“너는 또 뭐냐!”


자이는 말없이 이를 꽉 물고 손을 휘둘렀다. 다시 한번 백야와 자이가 맞부딪혔다.


펑!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더 충격파가 컸다.


이번엔 백야가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그리고 자이는 입가로 피가 한 줄기 흐르더니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설단은 자이에게 회복을 걸려고 했지만 자기 자신도 백야의 발톱에 옆구리를 찢긴 상태라 힘이 모이지 않았다.


“... 뭐였지?”


백야는 인간형으로 돌아와 있었다. 척 보기에도 백야 역시 안색이 창백했다.


“신기한 놈들을 많이 주워놨구나.”


백야가 박달나무를 들고 설단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렇게 모아서 ‘그따위 짓’이나 하다니.”


설단은 대답할 힘도 없었다. 겨우 숨을 참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소라는 구석에 부딪혀서 정신을 잃은 것 같았고, 자이는 한눈에 봐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현실계를 억지로 비집고 들어올 것은 예상도 못했던 자신의 잘못이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안 돼요!”


누군가 뛰쳐나왔다.


“머콘...?”


머콘은 사실 제일 먼저 대표 사무실에 도착했었다. 애초에 그녀의 감각은 불운에 대해서는 가장 열려있었고 각성계의 단차가 열리려는 순간 이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뛰어들지 못했다. 각성계에서는 약간 현실감이 없어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지만 여기는 현실이었다. 혹시라도 다치면, 문제가 생긴다면 죽는 곳이었다.


그녀는 설단이 어떻게든 해줄 거라고 믿으면서 사무실 밖에 숨어있었는데 자이와 소라는 그녀를 보지도 못하고 대표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녀는 그걸 보고 자신도 들어가려 했지만 그 기회마저도 놓쳤다.


열린 사무실 문 너머로 백야가 변신하고 소라가 밀려나가서 부딪혀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멍하니 각성 주문을 외웠다.


“나를 둘러싼 악운의 구름이여. 지금 여기서 나와 너의 운명을 뒤집어 나의 살길을 찾는다. 시련을 받은 이에게 축복을.”


각성은 했지만 망설이던 그녀는 자이가 쓰러지고 설단의 목숨이 등불 앞에 온 뒤에야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비켜라. 일단 설단을 먼저 없애버리겠다.”


“안 돼요.”


“그럼 어쩔 수 없지.”


백야는 몽둥이를 들어 올렸다.


“여자를 때리는 게 취향은 아니지만 미안하다.”


“저는 제일 먼저 왔는데 숨어있었어요.”


뜬금없는 머콘의 말에 백야가 갸웃했다.


“소라도, 자이도 들어가는 걸 봤는데 저는 그냥 숨어있었어요.”


“그럼 끝까지 숨어있었어야지.”


“그런데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머콘은 손을 꼭 모으고 눈을 감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백야는 그런 그녀를 지나쳐서 설단에게 가려했다.


“제가 무서워하는 건... 제 자신이라는 걸요.”


백야는 섬뜩한 느낌에 돌아봤다. 머콘은 어느새 일어나서 백야를 향해 쳐다보고 있었다.


“저는 사람을 찢어 버리고 싶어요.”


“??”


거기에는 광기에 찬 여자가 있었다.


“너... 우리 쪽이냐?”


“안 찢기는 쪽.”


“그... 스트루프 된 거 맞지?”


“이제 고백했으니 내 마음대로 할게.”


“어...?”


순간 백야의 팔이 뜯겼다.


“어...?”


백야는 방금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원래 뜯겨야 할 팔이 뜯긴 것처럼.


“조심. 상위종이다.”


지금껏 침묵을 지키던 악마가 백야에게 경고했다.


“지금은. 물러나자. 위험하다. 특히. 저건.”


백야의 머릿속에도 경고가 울리고 있었다. 확실히 ‘저건’ 위험했다.


“... 설단이 문제가 아니었군.”


백야는 설단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뭐를 모아서 어떻게 하려는 거냐...”


“더. 이상은. 위험.”


백야에게 두 번째 공격이 들어온 것을 이번엔 악마가 막았다.


퍼억!


악마의 오오라가 사방으로 흩날렸다.


“으음? 안 찢기는 쪽이네?”


악마는 대답이 없었지만 오오라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백야는 악마의 보호를 받으며 각성의 단차로 들어가 버렸다. 악마 역시 머콘을 경계하며 단차로 물러섰다.


“흐응~.”


머콘은 낮은 콧소리를 내면서 입술을 핥았다.


“다음에. 또.”


악마도 사라졌다.


“시시하게...”


머콘은 사방을 한번 둘러봤다.


“재밌는 게 없네.”


설단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복잡했다. 머콘이 스트루프 된 거라면 지금 여전히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재밌는 건 역시 거기뿐 인가 봐.”


설단은 자신을 보며 말하는 머콘의 말에 움찔했다.


그리고 머콘은 아무렇지도 않게 손짓 한 번에 각성의 단차를 열고 사라져 버렸다.


온통 박살 나버린 대표 사무실에서 설단은 망연자실하게 주저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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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 또 하나의 베르 23.03.04 169 4 14쪽
25 24. 데스티니의 신곡은? 23.03.03 169 4 13쪽
24 23. 진화한 흑염룡 23.03.02 17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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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 각성 업계(?)의 비밀 23.03.01 179 4 14쪽
21 20. 각성의 강화 23.03.01 185 4 14쪽
20 19. 취향의 문제는 아닌데요. 23.02.28 191 4 15쪽
19 18. 흔들리는 마음 23.02.27 206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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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업계 포상인가요? 23.02.24 220 5 13쪽
16 15. 구출작전 23.02.23 224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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