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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트의 서재입니다.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122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2.24 07:20
조회
219
추천
5
글자
13쪽

16. 업계 포상인가요?

DUMMY

“어떻게 된 거야?”


“... 저도 모르죠.”


분명히 눈앞에 번쩍이는 빛이 보이고 머콘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는데 알 수 없는 곳에 와 있었다.


“각성계 안에도 무언가 또 다른 공간을 구축하는 걸까요?”


“... 나도 모르지.”


아무것도 모르는 두 사람만 남은 상황이라 난감했다.


“일단은 가보기로 하죠.”


“잠깐만.”


자이는 주변을 쓰윽 둘러보더니 갸웃거렸다.


“익숙한데?”


“네?”


“여기 어딘지 모르겠어?”


그 말을 듣고 나서 살펴보니 뭔가 익숙하긴 했다. 어? 여기는?


“사무실?”


“그런 거 같은데?”


방금 전까지 각성계에 있었는데 갑자기 사무실이라고?


“쉿! 방금 어디서 소리가 들렸다.”


자이의 말에 집중하고 보니 뭔가 사람 말소리 같은 게 들렸다.


“... 연습실 쪽인 거 같은데요.”


자이가 어깨를 으쓱했다.


“가봐야지 어쩌겠어.”


그러고 보니 이 공간은 스트루프가 작용하지 않는 건가? 원래 대부분의 공간이 색이 이상하게 느껴지는데 여기는 사무실의 원래 느낌 그대로였다.


“여긴 스트루프가... 아닌 걸까요?”


“... 다시 말하지만 나도 모른다고.”


자이 형은 언제나 든든한 편이었지만 각성계에서는 좀 의지가 안 되는구나.


연습실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보통은 이 문을 열면 데스티니 선배님들이 있었는데... 설마?


문 앞에 서자 자이는 자연스럽게 나에게 양보(?)했다.


“네가 공격계잖아.”


... 맞는 말이긴 한데 왠지 야속하다.


영화에서 보면 이럴 때 어떻게 하더라? 조심히 들어가는 거였나? 아니면 문을 발로 뻥 차고 들어가는 거였나?


베르가 계속 망설이고 있자 옆에서 자이가 문을 열고 등을 밀었다.


형...


야속했지만 그런 생각을 할 틈은 없었다. 그리고 재빨리 안쪽을 살폈다.


그 안쪽에는... 붉은 머리의 악마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바닥으로 끌려들어 가는 소라가 보였다.


“멈춰!”


베르는 악마에게 달려들었다. 악마는 간단하게 베르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 사이 소라는 바닥으로 사라져 버렸다.


“자이 형!”


“알았어!”


... 정말로 알아들은 것 맞겠지?


자이가 소라를 찾아줄 것이라 믿고 베르는 앞에 있는 악마를 상대하기로 했다. 왼손을 앞으로 한 채로 오른손 역수로 검을 뽑았다.


베르의 왼팔은 공방에 전부 쓰이는 관계로 베르의 자세는 우측면을 숨기고 좌측을 앞으로 한 자세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오른손으로 검을 뽑기에는 왼쪽에 차는 것이 나았지만 그럴 경우에는 반측면을 숨긴 자세를 쓰기 힘들었다.


결국 여러 가지 고민 끝에 발견한 자세가 오른쪽에 검을 차고 역수로 뽑아 올리는 거였다. 여차하면 전투 중에 검을 바로잡아도 되니까.


그리고 의외로 역수자세는 발도가 빠른 편이라 가끔 도움이 되었다.


“덤벼라!”


“싫은데?”


“???”


악마에게 대답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대답이 들려왔다.


갑자기 앞의 붉은 머리가 이상하게 뒤틀리더니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여자의 형태가 되었다.


“너구나? 백야가 말했던 꼬맹이가.”


백야의 동료인가?


그 순간 베르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악마가 아니라 각성자가 변한 악마라는 이야기였다. 저번에 마주친 백야의 기준으로 보자면 자신은 전혀 가망이 없었다.


백야를 상대로 시간이라도 끌겠다는 설단을 상대로 소라와 베르는 말 그대로 옷자락을 겨우 벨 정도의 수준이었다.


“선... 배님이십니까?”


맹렬하게 회전한 베르가 내놓은 답이었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자!


“난 너의 선배는 아닌데~. 백야가 부탁해서 들어준 것일 뿐이지.”


악마는 이제 형체도 인간형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데... 인간이 맞나? 몸매가 인간이 아닌데?


“백야가 싱싱한 어린 남자애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여자애가 걸렸지 뭐야. 그런데 이렇게 제 발로 찾아왔네?”


아...? 뭔가 잘못됐다.


-------------------------------


“뭔가 잘못됐군.”


설단은 이상함을 느꼈다. 시간을 끌고 있는 건 자신이 아니라 백야였다.


“뭐지? 뭘 믿는 거지?”


“아니 자꾸 묻지 마. 나는 거짓말을 잘 못해서 티 난단 말이야.”




백야의 싱글벙글 웃는 느낌은 설단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다.


설단이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상했던 점들을 짚어보자.


사실 백야의 무력이면 소라와 머콘을 굴복시키는 건 조금 시간이 걸리는 일이긴 하지만 충분하다. 그런데 시간이 끌렸다.


그럼 누구를 기다리고 있던 걸까?


“베르?”


“베르가 누구야? 아~. 그 흑염룡?”


“... 함정이었나?”


“딩동댕~. 아니 함정이 맞긴 한데, 잘못 걸린 거였지.”


백야는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원래는 그 녀석이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서큐버스’를 부른 거였는데 여자애가 나타날 줄은 몰랐거든.”


“... 젠장.”



상성이 좋지 않았다. 하필이면 서큐버스인데 보낸 두 명은 다 남자였다. 그래서 소라와 머콘이 버티고 있던 거였구나.


“지금쯤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걸? 부럽지?”


좋지 않았다. 거기다 베르는 이제 피 끓는 고등학생 아닌가. 자이도 아직 젊은 남자였고.


“이런 게 스트루프의 매력이지. 아마도 녹아내릴걸.”


이죽거리는 저 얼굴에 한방은 먹여야겠다고 생각하는 설단이었다.


-------------------------------


“자. 이리 오렴. 누가 네 취향이지? 연상? 연하?”


베르도 현실감 없는 몸매를 보면서 넋 놓고 있었다.


아니 이건 반칙이죠...


“아... 아니. 이건...”


“저건 악마야. 베르.”


베르는 깜짝 놀랐다. 어느새 자이가 옆에 와 있었다.


“소라는요?”


“여기 없는 것 같아. 아마도 빠져나갔겠지. 우리는 우리 걱정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자이라도 옆에 있으니 다행이었다. 혼자 들어왔다면 아예 정신도 못 차렸겠지.


“어머. 싱싱한 아이들이 둘이나... 오늘 너무 기쁘구나.”


“너는 안 싱싱한데?”


자이는 의외로 내성이 있어 보였다. 역시... 이게 성인의 정신력인가?


“어머. 취향이 그쪽이었어? 그럼 말을 하지.”


그녀는 대놓고 앞에서 모습을 바꿨다. 그리고 복장이... 아니 복장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복장의 더 어려 보이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로리라니 취향이 깜찍하구나.”


“... 베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 마라. 그런 거 아니다.”


자이는 나를 한번 째려봤다.


“서큐버스. 네가 줄 수 있는 환각으로는 어차피 한계가 있지. 본신이라면 모를까.”


“서큐버스라고요?”


베르도 당연히 서큐버스를 알고 있었다. 지금껏 읽은 판타지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데 저게 남자들의 로망(?) 서큐버스란 말인가?


“베르. 이상한 상상하지 마라. 저거 못 데려간다.”


“... 네? 아니 제가 언제 그런 상상을...”


“침은 왜 흘리는데?”


“어...? 아니 집중하다 보니.”


베르는 재빨리 흐르는 침을 닦았다.


“흐흥. 강한 척한다 이거지? 어디까지 버티나 볼까?”


그리고 서큐버스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 베르는 코피가 터졌다.


“어차피 지금 너한테 물리력은 없을 걸? 아무리 수작을 부려봤자 소용없다.”




자이... 자이는 성인인가요? 존경합니다.


“뭐야. 너 설마 취향이... 남자였어?”


자이는 코웃음 쳤다.


“미쳤냐? 내가 그런... 베르. 떨어지지 말고 붙어있어 이 멍청아!”


베르는 자신도 모르게 한 발짝 떨어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나에게는 네 본체만 보일 뿐이라서 그렇다. 이 추악한 악마야.”


추악하다고?


“환술을 아무리 걸어도 악마는 악마일 뿐이라는 거지.”


“... 그 말 자존심 상하는데?”


서큐버스는 입술을 적셨다.


“보자... 한 명은 완전히 넘어왔는데 한 녀석이 문제군.”


완전히 넘어왔다는 말에 자이는 베르를 쳐다봤다.


베르는 헤벌쭉한 얼굴로 보고 있다가 자이의 시선을 느끼고는 재빨리 표정을 가다듬었다.


“너의 말대로 본신의 물리력이 약하겠지만... 그럼 그것도 알겠지? 우리는 ‘권속’을 다룬다는 것도.”


권속이라면...


갑자기 복도 쪽이 시끄러워졌다.


“뭔데?”


베르는 복도를 내다보고 깜짝 놀랐다.


“... 좀비?”


베르의 말에 서큐버스가 깔깔거리며 웃었다.


“무언가에 홀린 인간들은 좀비와도 같지. 방금 너의 귀여운 얼굴처럼 말이야.”


베르는 망설였다. 복도에서 밀고 들어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사람들이었다.


“자이! 지금 우리 각성계에 있는 것이 맞나요?”


“무슨 소리야. 당연히 들어왔으니까 각성계지.”


“그럼 저건 사람이 아닌 거죠?”


베르는 아직 사람을 공격한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악마를 공격할 때는 마음이 편했지만 사람처럼 생긴 것들에게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각성계에 사람은 없다. 그리고 스트루프가 없는 걸 보면 여기는 ‘뒤집힌 세계’인 것 같아.”


“뒤집힌 세계요?”


자이는 복도에서 들어오는 문을 닫아서 막아버리고는 말했다.


“그래. 아마도 각성계 안에서 스트루프를 한번 더 뒤집어서 현실계처럼 만들어 놓은 것 같아.”


“... 그런 게 가능해요?”


“지금 보고 있잖아.”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면 각성계와 현실계를 어떻게 구별해서 알아챈단 말인가.


“네 왼팔이 반응하는 거 보면 모르겠냐? 여기가 현실인지 아닌지.”


그 말을 듣고 흑염룡을 쳐다보았다.


‘그래. 여긴 각성계야. 내가 싸우고 살아남아야 할 곳이지.’


마음을 다잡은 베르가 말했다.


“그럼 저 서큐버스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몰려드는 놈들을 쓰러트릴게요.”


자이가 닫아놓은 문은 몰려든 적들로 인해서 거의 부서지기 직전이었다.


“그래. 부탁한다.”


자이는 서큐버스와 마주 섰고 베르는 자이와 등지고 복도 방향을 향해서 섰다.


쾅!


문이 뚫리고 들어오면서 적들이 덮쳤다. 그리고 베르의 검과 왼팔의 흑염룡이 가차 없이 적들을 베어 넘기기 시작했다.


-------------------------------


“... 소라야?”


소라는 눈을 떴을 때, 다시 머콘을 마주하게 되었다.


“머콘 언니?”


“소라야. 정신이 들었어?”


머콘은 소라가 정신이 든 것 같아 보이자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소라는 방금 전에 겪었던 일 때문에 머콘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움찔했지만 안아주게 되자 포근함을 느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까의 검은 오오라는 머콘이었다는 걸. 그런데 왜 검은 오오라였던 거지?


“소라야. 이제 괜찮아.”


소라를 다독여준 머콘은 그제야 자신의 힘이 거의 다 소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참 동안 방어막을 가동했던 탓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소라도 안겨있다가 그걸 느꼈다.


“언니?”


“... 이제 우리 나가자.”


“알았어. 얼른 설대표님께 가자.”


소라는 머콘을 부축하고 일어났다. 어느새 주변에 불던 바람은 멈춰있었고, 근처에는 낡아 보이는 건물들만 있었다.


“그런데... 어디로 들어왔었지?”


보통 때는 들어온 위치에서 그리 멀지 않게 악마를 사냥했기에 단차를 찾기 쉬웠지만 지금은 자신들이 어디 있는지 찾을 방법이 없었다.


“일단 언니는 쉬어요. 내가...”


몸을 일으키려던 소라는 자신의 몸도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쿨럭!”


옆에 있던 머콘은 기침을 하더니 축 늘어져 버렸다.


“언니? 언니! 정신 차려요! 언니!”


이번엔 입장이 뒤바뀌어서 소라가 머콘을 지켜줘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소라는 자신의 ‘몽둥이’를 꽉 쥐었다.


아까 연습실에서는 없었던 몽둥이. 어떻게 봤을 때는 이게 지금의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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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업계 포상인가요? 23.02.24 220 5 13쪽
16 15. 구출작전 23.02.23 224 5 13쪽
15 14. 어긋난 팀워크 23.02.22 240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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