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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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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3,205
추천수 :
472
글자수 :
944,177

작성
23.02.21 07:00
조회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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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13. 나한테 왜 이래?

DUMMY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자! 거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박샘의 혹독한 트레이닝이 끝나고 잠시 숨을 좀 돌릴까 하고 복도를 나왔더니 자이가 지나가고 있었다.


“자이형!”


지쳐보이는 표정으로 고개만 돌려서 쳐다본다.


“요새 어떻게 지내세요?”

“아. 베르.”


자이는 다크서클이 내려온 모습이었다.


“2집 활동 중인 거 아니었나요?”

“2집? 너 진짜 연예계에 관심이 없었구나?”

“2집 아니었어요?”


자이는 끄응 소리를 내고 나서 설명했다.


“보통은 싱글이지. 요새는 데뷔하고 1년이 넘어야 겨우 1집을 내는 경우가 많아. 그 전에는 싱글을 내서 시장의 반응을 보는 거지.”


아니 저번에 루드 선배님이 1집이라 그래서 나도 1집인 줄 알았지... 이분은 대체 얼마나 대충 사는 거야.


“그럼 데스티니는 지금 싱글만 낸 거예요?”

“그렇지. 싱글이 뭔지는 알지?”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싱글이면... 한 곡 내는 거 아닌가요?”


자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곡수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 한 곡만 달랑 들고 시작하지는 않지. 최소 2곡이라도 들고 텀을 짧게 가져간다든지...”

“그렇군요.”


음음. 어차피 나도 언젠가 연예계에 데뷔한다면 피가 되고 살이 될 정보겠지. 아니 그보다 나는 언제부터 당연히 아이돌로 데뷔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거지?


“뭐야. 베르 우리 곡 다 듣고 있던 거 아니었어?”


약간 밝은 차분한 톤의 목소리. 단디의 목소리다.


“앗. 선배님 안녕하세요!”

“실망이야. 이터니티라고 해놓고서는 지금 노래 몇 곡 낸지도 몰랐다는 게 말이 돼?”

“하하하... 그게 음원만 듣다 보니...”


막상 이터니티로 활동도 하기 전에 어라우절에 들어와버리다 보니 대부분 데스티니의 곡은 그냥 스트리밍으로 들었다.


거기다 같은 소속사인데 대놓고 이터니티 활동도 할 수가 없었고...


“우리 지금 두 번째 싱글 2번째 곡으로 활동하고 있어. stone.”

“아니. 그 정도는 알죠. 잘 듣고 있습니다!”

“정말이야?”


눈을 흘기는 단디 선배님... 너무 귀엽다.


“안녕하세요!”


돌아보니 소라가 단디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안녕~! 소라라고 했지? 연습은 할만 해?”

“네.”

“아직은 여자 연습생을 많이 받지를 않아서 우리 동생그룹이 생기려면 좀 고생을 하겠다. 힘내!”

“아니에요.”

“그래. 고마워~!”


하... 저 아가씨가 두 얼굴이었군. 나한테는 잘만 쏘아붙이던 아가씨가 막상 데스티니를 만나니까 말도 제대로 못하고 바닥만 쳐다보고 있다.


“그럼 다음에 또 봐! 베르도 파이팅! 자이 피디님도 힘내세요!”

“넵!”

“아. 수고해요.”

“네.”


단디가 가고 나자 자이는 자기도 가보겠다면서 자리를 떴다. 자... 그럼 나도 슬슬...


“저기요?”


응?


“네?”

“제가 저번에 말씀드렸을텐데요?”

“엥?”

“데스티니한테 엉겨붙지 말라고요.”

“아니. 내가 엉겨 붙은 게 아니고 지나가다가 인사한 것 뿐인데...?”

“그럼 그냥 가볍게 인사만 하고 지나가면 되는 거 아닌 가요?”


아니 나한테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소라... 씨. 왜 그렇게 날 싫어해요?”

“본인 싫어하는 사람 처음 봐요?”


아. 그건 아니지. 많이 만났지. 잠깐.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 아닌가? 잠시나마 동병상련일 거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밉다.


“아니 그래도 명색이 같은 소속사 선배고 심지어는 다른 쪽은 팀으로 움직이는데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오늘처럼 데스티니한테 접근 안 하면 딱히 싫어하지 않을 건데요?”

“아니 내가 접근한 게 아니라...”

“됐고. 앞으로 조심이나 하세요.”


틀렸어... 말이 안 통하는 상대다.



-------------------------------


우리는 중간 중간 각성계로 나와서 연습을 병행하게 되었다.


“소라는 혹시 베르에게 방어 강화를 씌워줄 수 없어?”

“... 네.”

“음... 그럼 곤란한데.”


설단은 소라의 방어능력이 당연히 타인에게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자기 방어에 치우쳐 있으니 고민이 많았다.


저렇게 본인의 방어만 높다면 어그로를 직접 먹고 탱킹을 해야 하는데... 저렇게 작은 여자애가 탱커를 선다고?


“일단 베르가 공방일체가 가능하긴 한데 그래도 기동성이 낮고 접근전 타입이라 방어가 좀 더 필요해.”

“... 죄송합니다.”

“아니 머콘이 미안할 건 없지. 머콘은 ‘위험감지’가 기본이니까. 감지계열은 계속 활성화하고 있어야 하는 타입이라 오히려 정신적 소모가 크고 본인의 방어가 가능하다면 오히려 다행이야.”


머콘 역시 방어계열 능력이 있었지만 말 그대로 마치 꽃봉오리처럼 빛을 끌어올려서 자신을 뒤덮어 방어하는 스킬이었다.


이건 뭐 딱 봐도 남한테 써줄 수 있는 스킬이 아니네.


이리저리 고민해 본 결과, 소라는 ‘강화계’인데, 방어만이 아니라 공격 강화도 가능한 타입이었다.


“... 그럼 소라... 씨는 뭘로 공격하는데요?”

“다룰 수 있는 무기가 있어?”


설단의 물음에 소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운 선배님한테 무기를 만들어달라고 하려고 하더라도 어떤 무기를 휘두를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만운 어르신이 무기도 만드세요?”


설단이 재킷 깃을 잡고 흔들면서 말했다.


“이 재킷도 만운 선배님이 거의 수작업으로 만드는 거다. 강화계에서 물질에 부여가 가능한 것은 만운 선배님뿐이지.”

“강화계가 또 있나요?”


베르의 말에 설단이 소라를 쳐다봤다.


“아니 소라... 씨는 이제 들어왔고, 그 전에 말이에요.”


베르가 본 기존의 각성자라고는 기껏해야 4명이 전부였다. 공격계인 이춘봉 어르신, 그리고 예지능력을 가진 바넘을 빼면 강화계는 박만운 어르신 뿐이었다. 설단은 자기 입으로 보조계라고 했고. 회복이 되는 것처럼 이야기 했으니 강화계는 아닐 것 같은데?


“음... 이 전에 각성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니까.”


괜히 물어봤나.


“그... 그럼 저도 무기를 쓸 수 있을까요?”

“베르가?”


설단은 베르를 위아래로 훑어 보았다.


“쓸 줄 아는 무기가 있어?”

“어릴 때 검도를 좀...”


그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나름 평범한 가정이었다. 그 때는 뭐가 그리 멋있어 보였는지 검도 도장에 나갔었다.


그 말을 듣고 설단이 턱을 괴고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왼팔을 좀 더 방어 위주로 사용하고 오른팔을 검을 들면... 춘봉 선배한테 검술을 좀 봐달라고 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고민하는 설단이었다. 그 사이에 머콘이 소라에게 다가갔다.


“겁이 나진 않아?”


머콘은 소라를 걱정하며 말했다.

머콘. 그거 속고 있는 거라고요.


“무섭지만 방어계 능력이니 버텨봐야죠.”

“소라는 대단하구나.”


머콘의 칭찬에 소라는 얼굴을 붉힐 뿐이었다. 나 빼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다 얌전하구만.


“내가 전투에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

“아닙니다.”

“아니에요.”


머콘은 감지 계열이라 중간 중간 위험 요소만 잡아줘도 나에게는 훨씬 이득일 것 같다.


“전에 만운 어르신이 이야기 하셨는데 이 재킷을 입고 있으면 아무래도 좀 더 두려움이 가시는 것 같아요.”

“아. 그래?”


머콘은 새삼스럽게 재킷을 들춰봤다.


“뭐 안에 주술적인 처리가 되어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구나... 그럼 심신 안정 같은 거 말고 튼튼하게 만든다거나 그런 것도 되어있을까?”


그건 나도 궁금하다.


“... 그러게요. 방어 처리가 되어있으면 좋을텐데.”


그 때 설단이 생각에서 벗어나서 돌아왔다.


“아. 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일단 베르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니까. 기본적으로 왼팔을 방패 사용처럼 익히고 오른팔에 검을 들어서 처리하기로 하자.”

“네.”


한손 검사도 나름 매력이 있지.


“그리고 소라는 ‘봉’ 계열을 줄게. 단봉으로.”

“‘봉’이요...”


이럴 때 보면 정말 과묵해 보인다.


“일단 단봉이 가장 다루기 쉽고, 베는 것은 생각보다 기술이 필요하니까 그보다는 타격 위주로 활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 네.”


그냥 척 봐도 몽둥이로 뚝배기나 깨라는 이야기 같은데?


“그럼 아마도 둘이서 탱킹과 딜링을 크게 구분하지 말고 손발을 맞춰서 싸우는 게 좋을 것 같군.”



-------------------------------


챙강!


베르는 검을 내던졌다.


“지금 장난해?”

“내가 할 말 인데요?”


베르와 소라가 양쪽에서 협공하는 더블 업 전략은 아주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둘의 성격과 상성이 맞지는 않는다는 거였다.


“상황을 보면서 좀 맞춰서 해야 하는 거 아냐?”

“저는 제대로 했는데 그 쪽이 문제인 거 같은데요?”

“저기... 너무 싸우지 말고...”


머콘은 중간에서 말리려고 했지만 벌써 몇 번째 충돌인지 셀 수도 없었다.


각성계에서 연습한지도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났다. 그 사이에 베르도 검을 받았고, 소라도 당연히 몽둥이(?)를 받았다.


그리고 나름 실전을 가정하여 설단을 공격하는 것으로 연습을 시작했는데... 손발이 안 맞는 정도가 아니었다.


결국 보다 못한 설단은 자신은 일단 빠질테니 둘이서 합을 맞춘 이후에 하자는 이야기를 남기고 먼저 나가버렸다.


“그리고 왜 반말하시는 건데요?”


아. 나도 모르게...


“그... 내가 한 살 더 많거든?”

“나이 한 살 많으면 무조건 반말하는 건가요?”


윽... 약점을 잡힌 것 같은데.


“전투 중에 어떻게 일일이 존댓말을 써?”

“그럼 저도 반말합니다?”

“그... 그러던가!”


어휴. 저 서슬 시퍼런 거 봐라. 저 넘치는 오오라를 투기로 바꾸면 공격력은 나보다 좋을 것 같다.


“저기... 일단 오늘은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들어온 지 시간도 좀 됐고.”

“네.”


머콘의 말에는 얌전히 대답하는군.


“베르도 고생 많았어.”

“아니에요.”


이게 연상의 위엄인건가...


-------------------------------


“베르랑 소라의 합이 안 맞는다고?”


이춘봉은 낄낄 거리며 웃었다.


“어휴. 말도 마세요. 소라는 평소에는 얌전한 애가 이상하게 베르랑 붙여놓으니까 전혀 컨트롤이 안 되네요.”


설단이 절레절레 하는 것을 보고 옆에 있던 박만운이 말했다.


“나랑 춘봉이도 처음부터 잘 맞는 건 아니었어. 지금이야 내가 성질이 죽어서 잘 맞춰주는 것 뿐이지.”

“얼씨구. 그건 니녀석이 공격계가 아니라서 줘 터지기만 하니까 그런 거지.”

“웃기고 있네. 내가 부적으로 처리하는 게 더 빠르지.”


서로에게 발동을 거는 두명을 설단이 말렸다.


“아이 왜들 이러십니까. 지금 베르랑 소라 때문에 찾아뵌 건데.”


박만운이 물었다.


“일단 둘 다 공격 방어를 다 겸해서 하고 있다고?”

“네. 소라가 강화계이긴 한데 ‘전이’가 안되고 본인만 강화가 되다보니... 그리고 베르는 아실테고요.”

“음...”


이춘봉의 기억에 베르의 모습은 아주 뚜렷했다. 그렇게 오래 각성자로 살았지만 베르만큼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써먹는 경우는 드물었다.


“솔직히 베르가 그 때 보여준 모습만 끌어내면 아예 걱정이 없을 것 같던데.”

“그 영상에 찍힌... 꿈에서 각성계로 넘어갔던 것 말씀이시죠?”

“그래. 그거.”


설단과 박만운도 그 영상을 봤다. 움직임만 놓고 보면 이춘봉이 더 위겠지만 파괴력이나 ‘각성능력’ 자체만 봤을 때는 절대로 이춘봉의 아래가 아니었다.


“문제는 평소에는 없는 인격이 나온다는 건데... 이미 스트루프로 가버린 인격이라면 그건 최악이겠지.”

“그건 아닐 거다.”


이춘봉의 말에 박만운이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랬으면 내 재킷을 입었을 때 이미 문제가 됐겠지. 그거 항마 주문도 들어가 있거든.”

“아니 아직 악마가 아니니까 반응하지 않은 거 아닌가?”

“적어도 반응은 했겠지. 그래서 저번에 그 난리를 쳐가면서 애들을 위험으로 몰아넣었던 거 아닌가.”


그 순간 이춘봉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있었다.


“...그 말이 맞을 지도 모르겠는데?”

“뭐가?”

“그 때 베르 녀석이 나한테 했던 말이 있어. 재킷을 안 입고 왔냐고 했더니 ‘덕분에 좋은 구경 하실 겁니다’라고 했거든.”


그 말에 박만운의 표정이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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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 각성계의 역습 23.03.05 17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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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 데스티니의 신곡은? 23.03.03 169 4 13쪽
24 23. 진화한 흑염룡 23.03.02 17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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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 각성 업계(?)의 비밀 23.03.01 179 4 14쪽
21 20. 각성의 강화 23.03.01 185 4 14쪽
20 19. 취향의 문제는 아닌데요. 23.02.28 191 4 15쪽
19 18. 흔들리는 마음 23.02.27 206 5 15쪽
18 17. 구출은 했지만... 23.02.25 214 5 14쪽
17 16. 업계 포상인가요? 23.02.24 220 5 13쪽
16 15. 구출작전 23.02.23 224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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